여름이 너무해
2024년 07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6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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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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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여름을 좇고 쫓은 저자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름이 너무해!’를 외치면서도 여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뜨거운 볕 아래 자전거를 원 없이 타며 한껏 그을렸던, 그러나 시원한 물 한잔에 흠뻑 쏟은 땀도 괜찮아지던 순간들. 여름이기에 허락된 무모한 장면들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가장 뜨거운 계절을 꿈꾸게 될 것이다.
하노이의 여름
베트남의 여름을 달리는 오토바이
위기 속의 여행. 멈출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빈 지갑의 북유럽 여행 1
빈 지갑의 북유럽 여행 2
인후동 할머니와 풍남동 할머니
여름형 언니와 겨울형 동생
도망친 곳에 과테말라
과달라하라의 알바생은 과로한다
도쿄의 가장 동그란 호떡
삿포로 문답
박쥐와 콩국수
지구는 둥그니까, 카우치서핑
말레이시아를 달리는 자전거
태국을 향해 계속 나아가는 자전거
사라진 인도 여행
여름 하늘 아래 숨이 차도록 축구
오직 마감을 향해
아기와 넥스트
에필로그 여름을 보내며
밤마다 젖은 솜이 되어 잠들기는 했지만 그것은 사실 행복한 일만은 아니었다. 매일 나와 싸우는 인간에겐 맹점이 있다. 매번 이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지는 것 역시 나라는 점, 그렇기에 온전히 이기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노이에서 매일 해내고 이겼다고 생각한 밤들은 사실 내가 패배한 밤이기도 했다.
-하노이의 여름
돈도 아깝고 잃어버린 기회도 속상했지만, 그런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기에 핀란드의 여름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운 좋게 1년 중 손에 꼽히게 좋은 날씨에 북유럽 풍경 속에 있었다. 쌀국수와 반미로 축적한 두툼한 몸은 핀란드 여름의 쌀쌀함 정도는 거뜬히 견뎠다. 돈 봉투가 사라진 덕에 매일 밤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그들의 친절에 감동할 수 있었다.
-빈 지갑의 북유럽 여행 2
안티과에 오니 주변에 아무도 없는 홀몸이 되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도 미리 알 수 없는 세상이었으며 많은 것이 불편했다. 단련되어 있지 않은 몸은 숨기고 싶으면서 동시에 날아갈 듯 가벼웠다. 아무도 날 찾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살펴볼 생각이었다. 100일을 동굴 속에서 보내고 곰에서 사람으로 변한 단군을 생각하면서, 고독을 오독오독 씹으며 그 속에서 ‘나다움’을 발견하려 애썼다. 지구 반대편에서 보낸 시간은 그동안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이었다.
-도망친 곳에 과테말라
사람들은 여행 중 용기를 내어 낯선 사람 집에서 머문 에피소드를 자랑한다. 카우치서핑 여행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진짜 자랑거리가 되지 못한다. 낯선 여행자를 내 공간에 들이며 그동안 받은 호의를 다른 게스트와 나눌 때 그게 진짜가 된다. 남자친구의 제안이 없었으면 나는 평생 반쪽짜리 여행자로 남았을 거다.
-지구는 둥그니까, 카우치서핑
혼자 하는 운동의 끝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세 단어를 읊조리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땀을 쭉 빼고 호흡을 고르며 샤워를 하고 나오면 그렇게 개운할 수 없다. 함께하는 팀 스포츠의 ‘오운완’은 내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안긴다. 팀원들을 위해, 팀원들과 함께하기 위해, 함께 이기기 위해 꼭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매번 다짐했다.
-여름 하늘 아래 숨이 차도록 축구
코로나 때 잠깐 홈베이킹에 빠져 지냈다. 타르트지를 구울 때 누름돌이라는 걸 놓는다. 그걸 올려놓아야 타르트의 빵 부분을 얇게 구울 수 있다. 그래야 필링을 듬뿍 담을 수 있게 된다. 누름돌처럼 내 일에는 마감일이 정해져 있고 누가 압박을 주면 그게 불편하고 싫다. 그래도 마감이 압박을 해 와야 속을 많이 담을 수 있다. 못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다가도 일을 할 때는 그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마감을 하지 못한 원고가 남아 있어! 마감일이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다행이다..
-오직 마감을 향해
엄마는 화가 나면 “너도 꼭 너 같은 애 낳아서 속 끓여봐라”라고 저주했다. 그 말은 왠지 싫지 않았다. 보글보글 푹 끓인 따끈하고 편안한 음식이 떠올랐다. 나 같은 애는 어떨까. 곧 엄마의 바람이 이뤄진다. 나 같은 애를 낳아서 나도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느라 오래 공을 들일 거다. 꼭 엄마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아기와 넥스트
더 무모하게, 더 낯선 곳으로
오직 여름이기에 허락된 도전들
92일간의 여름날 중에서도 8월 초, 여름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저자는 타고난 여름형 인간이지만, 이 책에 담긴 열아홉 개의 여름 장면들은 결코 순조롭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낯선 나라에서 혼자 오토바이 일주를 하다가 사고를 당해 피가 나고 얼굴이 찢어졌으며,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가진 돈을 몽땅 잃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다. 퉁퉁 부은 얼굴로 아파하면서도 오토바이 일주를 이어갔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요구하는 온갖 잡무를 수행하며, 매일 스페인어를 배우고, 태권도장과 헬스장을 찾아 운동했다. 도쿄에서는 뜨거운 불 앞에서 호떡을 구웠고, 적은 돈으로 핀란드를 여행하던 시절에는 ‘카우치서핑(Couch Surfing)’을 통해 남의 집을 전전하며 여행을 계속했다. 오직 여름이기에 허락된 무모한 도전들을 이어나가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삶을 즐겼다. 이 책은 그렇게 완성된 가장 치열한 성장일지다.
이 계절이 지나면 뭐라도 되겠지
아플 것을 알면서도 직접 부딪혀야 직성이 풀리고 좌충우돌하는 저자의 삶은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여름만큼 무모해지기 좋은 계절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야심차게 도전한 경기에 지더라도 이긴 사람과 같이 땀흘릴 수 있는 여름이야말로 도전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저자의 여름 속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과연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즐겨봤는지, 내 인생의 여름이라 부를 만한 전성기는 있었는지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곧 삶에서 가장 뜨겁고 열정적이었던, 가장 무모했던 나만의 여름과 마주한다. 정말로 너무한, 제대로 된 여름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삶을 더 열정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어진다. 그 결과, 인생이 꼬이더라도 미래의 내가 수습할 거라고 안심시키며.
작가정보
8월 초, 여름의 한복판에 전주에서 태어났다. 미지의 세계에서의 삶을 꿈꾸며 무역학을 전공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교환 학생을, 베트남 하노이에서 무역 회사 인턴을 거쳤으며, 과테말라 안티과와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거쳐 일본 도쿄에서 호떡을 굽다가 에디터가 되었다.
그래픽 디자인 매거진 《CA》, 아웃도어 매거진 《GO OUT》을 거쳐, 볼드 피리어드에서 모던 파더를 위한 매거진《볼드저널》과 기후 위기 대응 매거진 《일점오도씨》를 만들었다. 지금은 서울 한복판에서 남성 패션 매거진 《GQ》의 디지털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는 문장을 가훈으로 삼고 있으며, 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자동차 운전을 할 줄 안다. 가끔 낯선 자전거 여행자를 ‘볼트하우스(@bolthouse_seongsu)’라 불리는 집에 들이며, 축구 실력이 나아질 날을 상상한다.
인스타그램 @veenu.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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