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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오페라

백재은 지음
그래도봄

2024년 07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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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96MB)
ISBN 9791192410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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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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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카르멘’으로 불리며 국내외 굵직한 공연과 오페라 무대에 서 온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의 첫 책 《디어 마이 오페라》가 출간되었다. 우리가 인생에서 꼭 들었으면 하는 열한 편의 작품을 스토리와 음악에 집중하여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오페라 속 인물을 연기하고 감정을 실어 노래하기 위해 공부했던 역사, 문학, 시대 배경, 성악가들의 뒷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매우 사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오페라 이야기책’이다.
저자는 미국 뉴욕과 버지니아, 폴란드, 한국 국립오페라단에서 활동하며 오페라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마음먹는다. 오페라엔 온갖 고난 끝에 피어나는 삶이 있는 한편 인생의 모서리로 몰려 비극을 맞이하는 사연들이 풍부하지 않은가. 이를 오케스트라의 유려한 연주, 성악가의 연기와 노래로 무대 위에서 보고 듣다 보면 한 인간을 압도하는 세상사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을 이해하게 된다. ‘아 저 무대 위에 우리 이야기가 있구나.’ 비극의 한켠 역시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것을, 그것이 꼭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그 어느 장르보다 반짝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오페라가 단순히 어렵다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오페라라는 매혹적인 장르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고, 독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입문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이야깃거리가 노래와 음악을 통한다면 더욱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성악가로서 무대에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 성악가들만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이번 책에 풀어냈다. 총 열한 편의 오페라를 엄선해 골랐으며, 장마다 수록한 큐알코드를 통해 저자가 추천하는 오페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의 말

1. 베르디, 노년의 통찰을 담다
「팔스타프」(1893)/전 3막/작곡: 주세페 베르디
베르디, 희극 오페라의 시작
팔스타프, 그는 누구인가
「아이다」의 대성공과 베르디의 낙향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 웃는 자”

2. 매혹적인 집시 여성과 순수 청년의 사랑
「카르멘」(1875)/전 4막/작곡: 조르주 비제
첫눈에 반한 자유로운 집시 여성 카르멘
“더없이 부도덕한 오페라다.”
어쩌다가 카르멘을 작곡했을까
진짜 주인공은 셀레스트
니체도 사랑한 카르멘

3. 일탈한 신부님이 쓴 난봉꾼 귀족 이야기
「돈 조반니」(1787)/전 2막/작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알고 보면 수도사가 쓴 바람둥이 이야기
돈 조반니는 왜 이렇게 생겨 먹었나
돈 조반니와 두 명의 신부, 그리고 카사노바
오페라 탄생의 결정적 계기
「돈 조반니」에 담긴 기쁨과 슬픔

4. 모차르트가 탐낸 인물 미트리다테스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1770)/전 3막/작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크림반도의 반골대왕, 미트리다테스 6세
그는 왜 예술가들이 탐내는 캐릭터가 되었는가
주인공만큼 드센 성악가를 상대하라
오페라에 유독 삼각관계가 많은 이유
모차르트와 미트리다테스의 평행이론

5. 로시니가 만든 강인한 신데렐라
「라 체네렌톨라」(1817)/전 2막/작곡: 조아키노 로시니
로시니 오페라에 진땀 흘리는 프리마돈나
그는 왜 이른 나이에 은퇴했을까
다 성악가들 탓!
강인한 여성으로 재탄생한 ‘신데렐라’

6. 낭만의 절정, 19세기 파리를 재현하다
「라 보엠」(1896)/전 4막/작곡: 자코모 푸치니
청년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
“내 오페라에는 사랑이 가득해야 해!”
오페라 속 파리 여성들의 삶
「라 보엠」을 두고 싸운 레온카발로와 푸치니

7. 베르디가 꿈꾼 이탈리아의 독립
「아틸라」(1846)/전 3막/작곡: 주세페 베르디
「아틸라」의 실제 인물, 훈족의 왕 아틸라
비운의 죽음과 결혼
베르디가 만든 대서사시
깐깐함과 영리함으로

8. 푸시킨이 쓰고, 차이콥스키가 완성하다
「예브게니 오네긴」(1879)/전 3막/작곡: 표트르 차이콥스키
여전히 통하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열정적인 아리아 ‘타티아나의 밤 편지’
오네긴과 렌스키 그리고 푸시킨
차이콥스키가 받은 비운의 연서

9. 동백 아가씨와 순애보 사랑
「라 트라비아타」(1853)/전 3막/작곡: 주세페 베르디
마리아 칼라스, 당대 최고의 트라비아타
파리에서 가장 우아한 마리 뒤플레시
긴장의 연속, 비올레타의 고음 아리아
제르몽의 비열함과 비올레타와의 이중창
‘라 트라비아타’는 다름 아닌 베르디

10.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캔디드」(1956)/전 2막/작곡: 레너드 번스타인
“이거 오페라 맞아?”
한 맺힌 오페라엔 이유가 있다
서로 다른 열정이 빚어낸 음악들
볼테르,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계몽주의자
왜 《캉디드》를 집필했을까
번스타인과 볼테르가 남긴 깨달음

11.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유혹에 빠지다
「탄호이저」(1845)/전 3막/작곡: 리하르트 바그너
원작과 다른 오페라의 결말
사랑의 여신은 왜 빨강머리인가
오페라에 군무가 등장하는 이유
바그너와 자키 클럽의 악연

.

무대 위 오페라 주인공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인물들 같지만 사실 그들은 다른 시대 다른 문화의 옷을 입었을 뿐 우리와 다르지 않다. 절망의 감정이나 사랑의 감정은 시대와 나라가 달라도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세상 모든 사람은 오페라의 드넓은 세계에 빠져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잠재적인 오페라 팬들이다. _6쪽

한국 영화감독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시상식에서 관객들에게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해 환호를 받은 적이 있다.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영화의 새 장이 열리듯 생소하고 낯설게만 보이는 오페라의 뒷이야기들을 알게 되면 우리에게도 새로운 오페라의 세계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알고 보면 21세기 우리네 사는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이 또 오페라 이야기인데. _7-8쪽

베르디는 팔스타프를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했다. 팔스타프에게 ‘배불뚝이Pancione’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자기 자신을 종종 ‘배불뚝이’라고 불렀다. 친척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자 몇 달간 우울증에 빠져 병을 앓고는 “불쌍한 배불뚝이. 몇 달 아프고 나니 아주 홀쭉해지고 말았구나”라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작곡이 순조로울 때는 “배불뚝이가 펄쩍펄쩍 뛰고 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베르디가 배 나온 사람이 부러워서 자기를 팔스타프와 동일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생 실패할까 두려운 것이 많았고, 속상한 것도 많았던 그다. 우울했던 베르디가 가장 부러웠던 사람은 평생 자기는 누려보지 못했던 자유로운 인생을 산 팔스타프가 아니었을까. 배가 남산만큼 나왔어도 그 배조차 매력으로 알고, 돈이 한 푼 없어도 분명 어디선가 (사기를 치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돈이 생길 거라 굳건히 믿으며, 자기가 원하는 것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눈치 보지 않고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었던, 배짱 있는 사나이 팔스타프를. _40-41쪽

「카르멘」을 무대에 올리면 극장의 주된 수입원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낭만적인 오페라에 익숙했던 당시 오페라 팬들에게 집시 여인 카르멘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무섭기까지 한 캐릭터였다. 순종적이고 우아한 여자 주인공이 눈물 빼는 낭만적 오페라를 즐기던 프랑스 관객들에게 카르멘은 거부감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고급스러운 프랑스 오페라 무대 위에서 각종 술꾼과 사기꾼, 점장이, 탈주범까지 등장해서 죽도록 싸운다? 결정적으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이 휘두른 칼에 죽는 결말이라니. 현대 영화로 보아도 끔찍할 만한 장면이 19세기 말 오페라 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_53-54쪽

메리메의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집시 카르멘은 원하는 것을 위해서 거짓말을 아끼지 않는 작은 도둑과도 같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비제가 원했던 주인공 카르멘은 본인이 소유한 관능의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여인, 자존심 높고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카르멘의 대본을 읽고 이 이국적인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기로 한 비제. 그의 마음속에 가장 강렬하게 자리 잡았던 자유로운 새 셀레스트는 비제의 여주인공 카르멘으로 투영되어 이 비범한 오페라 속에 영원히 남았다. _65쪽

보통 작곡가는 신작 오페라를 만들 때 작곡에 앞서 성악가들에게 가장 편한 음은 어디인지 저음과 고음은 어디까지 내려가고 올라가는지 아질리타(많은 음을 빠른 템포로 시퀀스를 이루어 진행하는 기법)를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 그러면 성악가는 어떤 종류의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지 고음이 다른 사람보다 편하다든가 아질리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든가 등 작곡가와 이런저런 의견을 자세하게 주고받는다. 오페라에 이런 요소들이 잘 반영되어야 초연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즉 배역을 맡은 성악가들이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야 빛나는 공연이 되는 것이다. _111-112쪽

「라 체네렌톨라」는 다른 오페라에 비해 유난히 웃는 장면이 많다. 덕분에 주인공의 광대뼈가 내려오지 않지만 그건 마냥 행복해서는 아닐지도 모른다. 로시니의 오페라는 유난히 고음에서 수많은 음을 빠르게 불러야 한다. 이 음정들을 광대뼈 쪽에 잡아 놓고 강풍에 날아가려는 듯한 음정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슬픈 성악 테크닉의 일부인 것이다. _129쪽

반면 원작에 좀 더 충실했던 레온카발로의 「라 보엠」은 원래 앙리 뮈제의 소설을 사랑하던 팬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초반에는 레온카발로가 승리한 듯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대중들은 푸치니의 「라 보엠」과 사랑에 빠졌다. 내용이 좀 다르면 어떤가. 팀 푸치니 대본가들이 만들어낸 빈틈없는 극의 골격, 푸치니의 손에서 탄생한 가슴을 저미는 아름다운 선율, 거기에 관현악단의 유려한 연주가 더해지며 관객들이 새로운 「라 보엠」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데 마술과도 같은 역할을 해낸다. _171쪽

베르디의 호소력 있는 음악 덕분에 오페라는 크게 성공한다. 1850년 당시 「아틸라」는 베르디의 인기 있는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지금의 이탈리아는 압제에 시달리지도 않고 전쟁을 하는 중도 아니니 「아틸라」가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시에는 ‘울 밑에 선 봉선화야’를 부르던 한 맺힌 우리나라 사람마냥 울분 가득한 이탈리아인들이 모두 이 오페라의 관객이었다. _193쪽

또 다른 사람은 차이콥스키의 비운의 아내 안토니나 밀류코바(Antonina Miliukova)다. 그녀는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차이콥스키에게 대위법을 배웠던 학생이었다. 차이콥스키는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기 3주 전쯤 밀류코바로부터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받게 되는데, 이 연서는 타티아나의 밤 편지와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실제로 많은 학자가 차이콥스키가 「예브게니 오네긴」을 작곡하기로 마음먹은 데 밀류코바의 편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_215-216쪽

번스타인은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작곡가, 지휘자, 교육자로서 한 사람이 일생에서 일구어낼 몇 배의 일을 해낸 놀라운 정력가였다. 중구난방의 인생을 종횡무진 누비던 그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가지 일만 집중해서 했으면 훨씬 더 많은 업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요?” 번스타인은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나는 내가 연주자나 작곡가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으로 존재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느끼는 열정, 신비, 열망 등을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충동을 항상 느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_263-264쪽

바그너는 (…)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후일 바그너 전용 바이로이트 극장을 직접 설계했을 때 바그너는 사람들이 오페라에 집중하고, 중간에 탈출하지 못하도록 좌석 사이에 중간 통로를 모두 없앴다. 좌석이 부채꼴 모양으로 길고 넓게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정중앙 VIP석에 앉았다가 배탈이라도 나는 날에는 대재앙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이로이트 극장으로 기나긴 바그너 오페라를 보러오는 관객들 사이엔 커피를 마시고 오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고 한다. 바그너는 자기가 힘써 만들어낸 오페라에 집중하지 않는 관객을 극히 혐오했다. 그의 창조물을 앞에 두고 아무도 도망갈 수 없었다. _294쪽

★금난새, 박용만, 김소현 강력 추천★

“기존 오페라책의 문법을 과감히 넘어선 시선이다.”_금난새
“오페라의 문턱을 넘어 클래식에 한 걸음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_박용만
“그녀의 생동감 넘치는 오페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무척 설렌다.” _김소현

한국을 대표하는 카르멘,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이 들려주는
내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저 무대 위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한 편의 오페라에 담긴 버라이어티한 세상사!
무대 위에서 더욱 풍부해지는 ‘살아 있음’에 대한 감각

‘한국의 카르멘’으로 불리며 국내외 굵직한 공연과 오페라 무대에 서 온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의 첫 책 《디어 마이 오페라》가 출간되었다. 우리가 인생에서 꼭 들었으면 하는 열한 편의 작품을 스토리와 음악에 집중하여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오페라 속 인물을 연기하고 감정을 실어 노래하기 위해 공부했던 역사, 문학, 시대 배경, 성악가들의 뒷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매우 사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오페라 이야기책’이다. 클래식에 한 걸음 다가가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는 러브레터로,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오페라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저자 백재은은 어린 시절부터 성악을 전공했다. 초등학생 때 오페라 「카르멘」을 처음 접한 뒤 주인공 카르멘에게 매료되어 오페라 가수의 길로 들어선다. 뇌쇄적인 눈빛과 열정적인 춤사위, 내 삶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찾아가겠다는 주체성, 닮고 싶은 모습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 뉴욕과 버지니아, 폴란드, 중국, 그리고 한국 국립오페라단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어릴 적 푹 빠져 보던 오페라에 담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마음먹는다. 오페라엔 온갖 고난 끝에 피어나는 삶이 있는 한편 인생의 모서리로 몰려 비극을 맞이하는 사연들이 풍부하지 않은가. 이를 오케스트라의 유려한 연주, 성악가의 연기와 어우러진 노래와 함께 큰 무대 위에서 보고 듣다 보면 한 인간을 압도하는 세상사의 감각을 느낄 뿐만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을 이해하게 된다. ‘아 저 무대 위에 우리 이야기가 있구나.’ 비극의 한켠 역시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꼭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그 어느 장르보다 반짝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오페라가 단순히 ‘어렵다’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오페라라는 매혹적인 장르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다. 더불어 오페라가 독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입문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이야깃거리가 오페라를 통한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성악가 동료들과 함께 노래했던 경험들, 다양한 오페라 무대 위에 벌어졌던 성악가들만 알고 있는 숨겨진 뒷이야기를 저자 특유의 호쾌하고 유쾌한 언어로 풀어냈다.

알고 보면 오페라는 신화와 역사 그리고 주인공과 작곡가의 가정사까지 모두 담긴 ‘버라이어티한 드라마’다. 작곡가가 어떤 역사나 신화를 두고 오페라를 만들었는지, 왜 원작의 주인공과는 다른 버전의 주인공을 만들었는지 등 그 배경을 살펴본다면, 오페라 감상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각 노래에 담긴 주인공의 심정과 당시의 상황을 알고 본다면, 오페라가 한층 더 깊이 있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가 ‘작가의 말’에 썼듯 영화 〈필라델피아〉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톰 행크스가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속 막달레나의 노래에 위안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노래에는 잔인한 현실 가운데서도 인생의 숭고함을 잃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존엄함이 담겨 있다.

베르디와 배불뚝이 팔스타프,
모차르트와 잔혹한 왕 미트리다테스 6세,
푸치니와 순수한 여인 미미…
이들 사이의 평행이론 위에서 만들어진 열한 편의 오페라

《디어 마이 오페라》에서는 열한 편의 오페라를 소개한다. 한국에서 주로 소개된 오페라부터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타고난 작곡가의 능력이 만들어낸 오페라 등을 엄선해 골랐다. 장마다 수록한 큐알코드를 통해 저자가 추천하는 열한 편의 오페라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1장 「팔스타프」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코미디 오페라다. 이 작품은 배불뚝이에 보잘것없지만 늘 자신감이 넘치고 유쾌한 인물 팔스타프가 주인공이다. 이런 팔스타프를 왜 베르디는 자기와 동일시했을까? 책은 왜 베르디가 유독 비극적인 오페라만 만들었는지, 어쩌다가 말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두 번째 코미디 오페라를 만들어 성공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이 작품의 마지막 노래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베르디 자신을 위한 노래라는 것도.

2장 「카르멘」은 현대에 와서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중 한 명인 아그네스 발차의 매력적인 연기로 더욱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책에는 작곡가인 비제가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로 운명처럼 만난 여인 셀레스트 그리고 그의 어머니 델사르트를 소개하고, 그들이 비제의 작곡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풀어낸다. 또 처음 발표했을 당시엔 부적절한 오페라라고 비난받은 이 오페라가 비제 사후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는지 왜 철학자 니체가 그토록 열렬하게 사랑했는지 알아본다. 아그네스 발차의 「카르멘」이 궁금하다면, 책 속 큐알코드를 통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3장 「돈 조반니」는 모차르트의 작품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는 돈 조반니가 등장하는 장면을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오케스트라’가 직접 영화에 출연해 인상 깊은 연주를 펼쳤다. 바람둥이이다 못해 희대의 망나니 돈 조반니가 등장하는 이 작품의 원작 소설가는 다름 아닌 수도사다. 수도사는 도대체 왜 이런 작품을 썼을까? 책은 수도사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친구, 또 그 친구의 멘토인 카사노바를 추적하며 돈 조반니라는 인물을 탐색한다. 세대와 세대를 점프하며 이어지던 한 인간들의 개인사가 젊은 천재 모차르트에게 발견되며 아주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핀다.

4장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 역시 모차르트 작품으로 고대국가 폰투스의 왕 미트리다테스 6세의 비극적인 삶을 그렸다. 전쟁, 고단한 가정사, 투옥, 유배, 살인과 배신 등 온갖 암투가 팽배한 이 왕의 서사를 예술가들은 유독 탐을 냈다고 한다. 모차르트 역시 이 왕의 파괴적 본능과 서슬 퍼런 광기를 작품에 그려내고 싶어 했다. 무엇보다 폰투스의 왕과 모차르트에겐 닮은 점이 있었으니, 바로 썩 편치만은 않았던 어린 시절이다. 이 장에서는 모차르트가 어릴 때부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와 아버지의 관계, 당시 경쟁이 심했던 성악가들 사이에서 겪은 모차르트의 고충 등을 알아본다. 또 왜 오페라에는 유독 삼각관계가 자주 등장하는지 이 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5장 「라 체네렌톨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를 각색한 것이다. 조아키노 로시니의 작품으로 책은 그가 왜 신데렐라를 원작 삼아 오페라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재미난 일화를 들려준다. 또 오페라 작곡보다 더 중요했던 로시니의 미식 사랑이 결국 그의 오페라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빠르고 비명에 가까운 고음 아리아를 만들어 성악가들을 힘들게 만든 로시니에 대한 성악가들의 애증 그리고 저자가 직접 이 노래를 부르며 느낀 것들을 이 장에서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

6장 「라 보엠」은 자코모 푸치니가 또 다른 작곡가 레온카발로와 경쟁을 벌인 작품이다. 앙리 뮈제의 원작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들》을 기반한 이 작품은 네 명의 청년들의 각박한 삶과 사랑 그런 가운데에서도 예술성을 잃지 않으려는 당시 파리 청춘들의 모습을 애잔하게 그려내며 사랑받았다. 한편 푸치니가 원작보다 오페라를 더욱 낭만적으로 그려내고자 노력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장 「아틸라」는 베르디가 조국 이탈리아의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만든 오페라다. 그는 조국 이탈리아의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운동가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훈족의 왕 아틸라 이야기를 왜곡해서라도 독립운동을 지지하고자 했다. 실제 구성이 까다로워 오페라단에서조차 공연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에는 이런 사연이 있는 것이다. 책은 「아틸라」를 잘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두 가지, 베르디라는 작곡가가 살아온 삶 그리고 훈족 아틸라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8장 푸시킨의 동명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예브게니 오네긴」은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작품이다. 주인공 타티아나의 ‘밤 편지’가 유명한데, 상대방을 향한 연정을 진실하고 강인하게 드러내며 오페라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책에는 차이콥스키가 실제로 그를 흠모하던 제자로부터 받은 연서가 어떻게 작품으로까지 연결되는지 또 푸시킨과 차이콥스키의 생애를 풀어내며 이 오페라를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저성부를 쓰는 조금 특이한 이 오페라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러시아의 대표 성악가 안나 넵트렙코가 부르는 영상도 함께 소개한다.

9장 「라 트라비아타」의 가장 성공적인 프로덕션은 루키노 비스콘티 연출,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주연의 라 스칼라 극장 초연작이다. 여기엔 한 가지 일화가 있는데, 마리아 칼라스가 살을 빼면서 아름다운 주인공 비올레타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살을 뺀다는 건 성악가들 입장에선 어떨까? 그뿐만 아니라 비올레타가 불러야 하는 극강의 고음 아리아에 대해 성악가들은 실제로 어떻게 느끼는지 성악가인 저자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다. 무대에 서기 위한 성악가들의 노력과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장 「캔디드」는 책에 소개된 열한 편의 오페라 중 가장 근래의 작품이다. 지휘자이자 작곡가이기도 했던 로너드 번스타인은, 볼테르의 소설 《캉디드》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그가 왜 아주 오래된 작품인 《캉디드》를 오페라로 만들었는지, 왜 주인공은 그토록 비명에 가까운 아리아를 불러야만 하는지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번스타인이 왜 그토록 말러를 좋아했는지 알게 되면 이 오페라를 훨씬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11장 「탄호이저」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이 장에선 바그너 작품을 볼 때 도움이 될 만한 바그너 오페라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왜 사랑의 여신은 항상 빨강머리인지, 어째서 오페라에 군무가 등장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특히 당대 파리 문화계를 들썩이게 만든 자키 클럽과 바그너의 악연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페라는 오래전 벌어진 사연들을 바탕 삼아 만들어졌다. 이 사연들은 각 작품을 선택한 작곡가들의 삶의 궤적 어딘가에서 어떤 식으로든 연결지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작곡가들이 각 작품에 끌린 건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베르디 이외에도 모차르트, 푸치니, 로시니, 차이콥스키 등 당대 유수의 작곡가들은 오페라에 알게 모르게 자기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자와 작곡가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사연이 한데 모여 그렇게 한 편의 오페라가 탄생할 수 있었다. 비슷한 이야기 같아도 뜯어 보면 모두 다른 소설들,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와 다름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오페라에 대한 시각 역시 넓어질 것이다. 영화 〈필라델피아〉 속 막달레나의 노래가 들려오는 순간, 영화를 보는 이들 역시 그 감정에 압도되어 눈시울을 붉히고 마는 것처럼. “클래식은 영원하다”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쓰이는 게 아닐까?

작가정보

저자(글) 백재은

메조소프라노

‘한국의 카르멘’으로 불리며 국내외 굵직한 공연과 오페라 무대에 선다. 따뜻하고도 표현력 있는 음색,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사랑받는 성악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최근에 예술의전당과 한화그룹이 후원하는 토요음악회에서 오페라 해설을 맡은 동시에 주연 성악가로 출연했으며, 현재 CPBC 평화방송 클래식 라디오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에서 ‘백재은의 행복한 오페라’ 코너를 맡아 음악을 사랑하는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뉴욕 메네스 음악대학을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지금까지 버지니아 오페라단, 뉴욕 슈타콰 오페라단, 폴란드 브로츠와프 오페라단, 중국 푸저우 오페라단, 한국 국립오페라단 등 국내외 유수의 오페라 단체에서 「카르멘」 「아이다」 「나비부인」 「카운슬」 「코지 판 투테」 「신데렐라」 「아랑」 「메리 위도우」 「외투」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윌리엄 텔」 등 여러 작품에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 폴란드 키푸리 국제 음악 페스티벌의 한국 대표 성악가로 초빙되어 공연했으며, 미국 뉴잉글랜드 챔버오케스트라, 아칸소 오케스트라, 폴란드 국립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KBS 교향악단, 국립합창단, 서울국제음악제, 부산ㆍ포항ㆍ성남ㆍ대구시향과 같은 국내외 연주단체에서 베토벤, 말러, 모차르트 시마노프스키, 헨델, 바하 등의 작품에 성악 협연자로 초대되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또한 ‘청와대 신년음악회’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 콘서트’ ‘예술의전당 오페라 갈라 콘서트’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음악회’ 등에서 호연했으며, 국내 여성 성악가 최초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24곡 전 작품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성악곡을 국내외에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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