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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춤(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김율도 지음 | 송지원 그림
율도국

2024년 07월 0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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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42MB)
ISBN 9791192798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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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 청소년이 읽어도 좋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 청소년들의 로맨스 소설

우리 같이 춰 볼까요 휠체어 댄스를

바람을 가르고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퀴즈처럼 풀면 풀수록 신비로운
춤, 휠체어 댄스 그대

◎ 몽도, 지니, 루비. 십대 3명이 휠체어댄스로 만나 펼쳐지는 성장 소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16살 몽도는 엄마의 강한 추천으로 큰 기대없이 휠체어댄스를 시작하게 된다.
몽도의 첫 댄스파트너 루비는 너무 강압적이라 몽도는 힘들다. 다행이 전국대회 첫 출전에서 금메달을 따지만 몽도는 다음 해는 안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몽도는 두 번째 파트너 지니를 만나는데 지니는 친절하고 착하지만 가르치려는 자세로 지적만 하여 숨이 막힌다.
어느 여름날, 몽도는 지니의 땀을 닦아주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지만 지니는 피하는 사건으로 인해 몽도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니는 무슨 이유인지 몽도를 밀어낸다.
겨울에 몽도는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기다리던 지니의 문병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랜만에 루비가 찾아온다. 퇴원 후 몽도는 루비와 행사를 다니며 가까워진다.
몽도는 지니와 행글라이더를 타다가 사고로 둘은 추락한다.
땅에 떨어질 때 지니 밑으로 몽도가 일부러 깔려 몽도는 하반신을 완전히 쓸 수 없게 되고 오직 휠체어만 타야 한다. 무사한 지니는 죄책감인지 병원에 자주 오는 지니는 몽도에게 헌신적으로 간호하는데 그동안 밀어낸 이유가 밝혀진다.
국제대회에 나가고싶어하는 루비는 몽도와 지니 사이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 작가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청소년 소설

작가는 실제로 5년동안 휠체어 댄스를 했다.
휠체어댄스를 하기 전까지는 지루하고 답답하고 살아가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에 무엇을 해 봐도 보람이 없었고 자유가 없는 신체에 불만도 점점 높아갔다.
휠체어댄스라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자 지루했던 삶이 활기가 생겼고 가슴 떨림도 맛보았다.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며 학창시절과 중년까지 살아왔지만 그나마 걸어다닐 수 있었기에 휠체어를 타지 않아 휠체어댄스를 접할 기회가 없었나 보다.
그러다가 문득, 시인이자 영화평론가의 탱고 춤을 보고나서 “아, 저거다!” 나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서서는 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휠체어댄스가 떠올랐고 우연히 TV에서 보고나서 매력적으로 생각되어 결정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그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그래서 댄스 용어, 장애인댄스의 세계 등을 아주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그릴 수 있었다.

◎ 장애인 로맨스의 편견 타파와 새로운 가치관

이 소설은 아직 소설이나 영화로 본 적 없는 세계 최초의 휠체어댄스라는 독특한 소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의 로맨스라는 중요하고 예민한 내용도 있다.
작가는 영화 ‘미 비포 유’를 보고 불만이 많았었다. 개연성이 없고 존엄사라고 하면서 장애인이 자살하는 것은 납득도 안가고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남자주인공이 여자 주인공 루이자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을 권리를 말하는 것은 작가가 그냥 환타지처럼 만든 것이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니 스스로 죽어야 한다는 것으로 들려 불편했다. 그 작가는 장애를 체험하지도 않았고 인터뷰하지도 않은 것이 확실하다.
작가는 현실적이고 직접 체험을 살려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장애를 갖고 있어도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강한 삶의 의지가 있다는 것를 알리고 싶었다.

◎ 장애인 소설의 소재 확대와 예쁜 일러스트

장애인 소설이라고 하면 난관을 극복한 이야기, 억지감동으로 신파적인 감상이 다수이다. 이 소설은 장애인 소설의 소재를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고 그 소재가 제한이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 많은 독자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 일러스트 20여장을 넣었는데 아름다운 체험이었으면 한다.

◎ 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인창작활성화 선정작

기본적인 장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내용이나 주제적 측면에서 변별성을 갖춘 작품들을 높게 평가하였다.
작가가 전하는 말
내용 미리 맛보기
사고 후에 필요한 것
두 개로 보이는 그림
처음 본 바퀴춤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첫 경험은 왜 두근거릴까?
루비에게 맞으면 아프다
첫 시합에 금메달
새로운 파트너 지니
지니와 두 번째 댄스
그냥 땀을 닦아주고 싶었다
왜 도망쳐
그리움은 신의 명령
얼굴은 미남인데 웃으면 더 미남일 것 같아요
춤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지 않는 지니
파트너가 바뀌니 머리 아파
구름 타고 가는 기분
맹장 수술 하니 지니가 생각나
루비가 병문안 왔다
스키장에서 지니와
루비와 타이타닉을
수행 평가는 하기 싫어
남고 2학년과 여대 1학년
이제부터 반말 할 거야
루비와 남산타워
팔 들어오지 마세요
생일에 쿠킹클럽에서
고슴도치의 가시를 가진 지니
유럽 휠체어댄스 대회에 가고 싶어
유럽에 갈 것인가, 장례식장에 갈 것인가?
나도 빨래 잘 널어
사고는 맨발을 노린다
지니 밑으로 깔리고 싶다
네 옆에 있으니 잠이 잘 와
루비와 지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지니의 동메달은 금메달이야
라라랜드 프리댄스
한국의 라라 공원
일반인 댄스파티에 휠체어
엄마도 댄스를
사고 나는 것은 바퀴가 있다
모두의 천사가 되려는 거야?
사는 것은 시소 같아서
셋이 추는 춤
몸으로 시 쓰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여.”
“아 몰라. 이건 사기야. 처음에 그냥 딱 보면 해골로 보이지.”
“그러니까 자세히 봐야 한다니까?”
“처음에 보이는 게 중요하지.”
“두 번째도 중요한 거야.”

*

“결함은 멋진 거야. 누구에게나 결함은 있어.”
엄마는 나의 행동에 아무런 화를 내지 않고 이런 말을 했다.
“그럼 이거 평생 낫지 못하는 거야. 나는 낫는 꿈을 꾸는데.”
“꼭 신체뿐만 아니라 누구나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거야.”
어느 날 너무 답답해서 기타를 밟아 부숴버리고 시바, 시바 중얼거리자 엄마가 말했다.
“너 파괴의 신, 시바야?”
그리고 엄마는 화장실 안쪽 문에 A4용지에 글을 프린트하여 붙여놓았다.

희망은 우리가 믿는 것과는 반대로 체념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삶을 체념하지 않는 것이다. -카뮈

*

“고마워.”
“뭐가 고마워?”
“같이 춤춰 주어서!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어서 고마워. 100번 해도 부족해.”
“자꾸 고맙다고 말하지 마. 그냥 우리는 똑같아. 뭐가 고마워. 내가 누구를 위해 추는 것 같아? 나를 위해 추는 거야.”
“미안해.”

*

<너를 침략할까. 칼을 잡은 투우사처럼. 엷은 미소만을 장착하고 오로지 한 가지에 집중하며 너를 부드럽게 휘감아볼까? 무덤에서 나온 마왕처럼 아이스크림처럼 강하게 맛 좀 보여줄까? 힘줄이 불거진 굵은 팔뚝으로 너를 휘감아줄게.>

*

“넌 각자 꿈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랑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니는 라라랜드 영화 결말에서 주인공들이 각자 꿈을 위해 헤어진 것에 관해 물어보는 것 같았다.
“난 사랑이 더 중요해.”
나는 생각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왜?”
“그게 더 행복을 줘.”
“조금 의외다. 꿈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사랑하면 꿈이 이뤄져. 사랑하면 춤이 잘 춰지고 그러면 계속 출 수 있잖아. 사랑하면 행복해져서 하는 일이 즐거워.”

*

“나는 이제 그만 하려고 해.”
“왜?”
“나는 춤이 좋아서 추고 싶지, 메달 때문에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메달은 결실이잖아. 결실도 중요하지.”
“그냥 연습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손잡고 움직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 거지 억지로 하고 싶지 않아.”
“너 예전에 축구 했다고 했지? 축구도 골을 넣고 이겨야 하는 거잖아.”
“그런데 그건 경기 자체가 그렇게 정해진 거잖아. 춤은 예술도 될 수 있는데….”
“예술도 대회에서는 어디서나 다 등수를 매겨.”

*

“금사빠라 힘들어요. 지니 님도 조심하세요.”
“그건 바람둥이 아니에요?”
“바람둥이 아니죠. 감정이 일어나는데 어떻게 해요?”
“절제를 못 하면 바람둥이예요.”
“마음이 움직이는데 어떻게 해요. 가짜는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간디처럼 삐쩍 바를 때까지 참아요?”
나는 정말 궁금하고 지니의 생각을 알고 싶어 물었다.
“한 사람만 사귀어야지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면 안 되잖아요.”
“그건 누가 정한 법이죠? 그냥 나는 마음이 움직여서 한 건데... 선물 주고 싶고 카톡 보내고 싶은데 어떡해요? 어떻게 참아요?”
“그래도 한 사람만 바라봐요.”
“그건 나를 속이는 거잖아요.”
“사귀는 건 다르죠.”
“내가 장애인이라 그런가요? 재벌도 아니고 공부 잘하지도 못하고….”
나는 조금 흥분하여 목소리가 조금 높아져 나왔다.
“뭐라구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지니는 격앙되어 말할 때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손깍지는 어른들이 사교춤에서 많이 한대요.”
“아이 어른 구분하는 것이 왜 그렇게 많아요?”
“그래도 아직은….”
“나도 몸은 어른이에요.”
“그래도 아직 청소년이잖아요.”
“어른의 몸에 갇힌 아이의 비명이 들리지 않아요? 애 어른 구분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안돼요.“
“사교춤은 나쁜 건가요?”
“아뇨. 주로 어른들이 하는 거니까 아직 우리는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왜 어른들만 좋은 거 하고 아이들은 하지 못하게 해요? 불공평해요.”
지니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그날 연습을 마쳤다.

*

나는 드디어 지니 앞에 가서 연습했던 동작을 멋지게 보여주었다. 다섯 바퀴 정도 돌았던 것 같다. 나름대로 멋있다고 생각하고 턴 동작을 마치자 지니가 물었다.
“몽도님 저 좋아하세요?”
지니가 너무 갑자기 물어봐서 오랜만에 당황이 되었다. 코치 선생님이 옆에 있는데도 들으라는 듯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나에 대한 공격인가, 시험인가? 확인인가? 지니는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인가?
나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몇 가지 대사 후보안이 떠올랐다.
1. 안 좋아해요. 지니 님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2. 지금은 안 좋아하지만, 내일부터 좋아할게요.
3. 안 좋아해요, 사랑해요.
이 중에서 하나 결정하고 말했다.
“안 좋아해요…. 사랑해요.”

*

“왈츠는 어떤 춤이지?”
“사랑의 춤이죠.”
나는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어 말했다.
“하하 비슷한데 왈츠는 무도회나 결혼 축하 춤으로 사랑스러운 춤이야. 두 남녀가 만나 교감하면서 춤을 춰야지.”
“4분의 3박자로 경쾌하고 파도처럼 우아한 춤이죠?”
나는 미리 찾아 공부한 내용을 자신 있게 퀵스텝 리듬을 타듯 빠르게 말했다.
“하하 잘 아네. 우아한 춤인데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 아름다운 춤이 나오지.”
“진짜 사랑하면 안 되나요?”
나는 정말 정말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빵빠드르르, 하고 소리가 들렸다. 풍선이 터지듯 사람들의 웃음이 터진 것이다. 풍선이 여러 개 터진 것 같은 소리다.
너무 갑자기 돌발적인 질문이었나?
감독님이 다시 말을 이었다.
“진짜 사랑해도 돼.”
“정말요? 진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추면 더 좋은 춤이 나올 것 같은데 연기를 하려니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럼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추도록 합시다.”
나는 지니를 지목하며 말했다.
“지니 님도 연기하지 말고 진짜로 해 봐요. 나도 진짜로 사랑해 볼게요.”

*

가까운 공원이 있다며 지니가 먼저 제안하여 우리는 공원을 향해 걸었다. 길을 잘못 들었는지 갑자기 ‘모텔’이라는 글자가 많이 보이는 모텔촌이 나타나자 지니는 깜짝 놀랐다.
“그냥 모텔이라는 글자인데 왜 놀라?”
나는 돌아 나오면서 물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모텔, 이라는 글자 보고 놀라는 여자, 지니는 어떤 여자이길래,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길래 그럴까? 그것이 몹시 알고 싶었다.

*

“사고 난 다음에... 죽고 싶었어. 그런데 나와 같은 장애인들이 이 세상에 많고 즐겁게 사는 것 같아서 놀랐어. 그리고 춤을 추니 다른 생각이 안 들었어.”

*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 같아.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나오면 거의 똑같아. 남자가 장애인이고 사고가 나자 여자에게 떠나래. 자신이 짐이 될 거라며, 정상인 사람을 만나라며, 부담을 주는 게 싫다며 여자에게 헤어지자고 해. 작가가 장애인을 인터뷰 한 번이라도 해보고 쓴 거냐고? 웃겨. 이건 장애인이 그러길 바라는 속 마음을 내비친 거잖아. 장애인의 로망이 아니라 비장애인의 판타지를 그린 거잖아. 장애인을 불행의 아이콘으로 본 거잖아. 힘들어 보이지만 그건 보는 사람 생각이고 장애인은 슬프지 않아. 장애인에게 슬픔을 강요해.”

*

“룸바는 밀당해야 해.”
“밀당?”
“응, 밀고 당기고...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사실 나는 밀당은 싫은데 그냥 직진이지.”
내가 말하자 루비도 맞장구쳤다.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 그런데 춤이 그런데 어떡해. 밀당해야지.”

*

“그동안 말을 못 하고 있었는데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몽도”
지니가 입을 열었다.
“왜 고마워?”
“나를 살리려고 네가….”
“아니야, 난 내가 원해서 한 거야. 희생했다고 절대 생각 안 해. 난 그게 행복해서 한 거야. 진짜 나는 절대 희생이 아냐.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완벽한 모습을 계속 보고 싶었어. 나를 위해 한 거야.”
“그래도….”
“지니, 네가 사고 나서 장애인이 된다면 상상만 해도 슬플 것 같아. 나를 떠나서 어딘가에 있어도….”
“몽도, 너도 장애인인데 장애인을 슬프게 보는 것은 모순 아냐? 난 장애인 되어도 괜찮은데….”
“인간은 모순덩어리라는 거 몰라? 근데 내 감정이 그런데 어떻게? 나 이기주의자지?”

*

서른 살 누나의 너무 좋아하는 반응에 나는 신나서 이 대사도 이선균 목소리로 했고 다음 대사도 성대모사로 말했다.
“봉골레 하나, 파스타 하나. 야 빨리빨리 안 가져오냐, 응?”
옆에 있던 다른 시각장애인들도 그 소리를 듣고 다 모였다. 모두 귀를 세우고 나의 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번 더, 한 번 더.”
더 해달라고 아우성치길래 다른 대사로 성대모사 했다.
“야, 너 남자랑 연애 한 번도 안 해 봤지? 나랑 하자. 연애.”
와우, 박수와 함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멀리 있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다가왔다. 일이 커지면 안 되는데... 더 해달라고 난리난리 개난리다.
한 번만 하고 도망치려고 했다.
“애들이냐? 네가 읽어. 뭐라고 썼는데? 니 마음이야?”
이 대사를 마지막으로 하고 가려는데 지니도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왔다. 나는 지니에게 들으라는 듯 성대모사를 했다.
“나 이런 거 처음 받아본다. 음, 이 맛에 연애하나 보다, 사람들이.”
연습실 여기저기에 있던 더욱 많은 사람이 모이고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나는 계속 성대모사를 했다. 몇 가지 대사를 반복적으로 했다.
“야, 너 남자랑 연애 한 번도 안 해 봤지? 나랑 하자. 연애.”
이 대사를 하고 지니를 쳐다보니 지니는 미소를 지으며 얼굴이 빨개졌다.

*

지니는 메달을 걸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말했다.
“우리가 왜 동메달 딴 줄 알아?”
“왜?”
“몽도 웃는 얼굴 때문이야.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많이 변했어. 이 미소에 매달 안주면 죄악이지.”
멀리서 디카프리오가 웃으며 박수 치는 모습이 보였다. 녀석은 한약 달일 때 넣는 감초인가? 매번 끼어드네.

장애인의 로맨스는 어떤 모습일까?

기존 비장애인이 쓴 장애인의 로맨스는 어떤 틀에 갖혀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장애인은 자신의 장애 때문에 상대방에게 떠나라고 하는 오래된 편견을 비롯하여 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린다는 것.

바람직한 장애인 로맨스 소설은 어떤 것일까?

작가의 환상이나 비장애인의 이기적 환상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실제로 사랑을 하면서 일어날 것 같은 리얼한 이야기가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로맨스에서 장애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은 장애가 아닌 다른 것으로 일어나는 갈등과 다른 차원의 것이 아니다. 장애가 아닌 다른 것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이 사실 더 잔인하고 심각한 것일 수 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것과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문제는 로맨스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업무적인 것은 정해진 규칙대로 하기에 개인적으로 큰 갈등은 없다. 그러나 로맨스는 거름망없이 인간의 진짜 감정이 일어나기에 로맨스는 살아있는 감정교과서이다.

작가가 소설을 쓴 이유는 비장애인에게는 장애관련 소재가 특수한 소재가 아니고 보편적인 소재로 인식시켜 장애를 바라볼 때 어떤 틀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
인생은 가변적인데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는 운명을 대하는 자세를,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독자 스스로 깨닫고 행복과 불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으면 좋겠다.

추천 심사평

좋은 작품은 비장애인과 자애인의 구분을 의식하지 않게 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감동을 생성하고 있었다. 아마도 거기에는 하나의 시선이 고립되지 않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서는 종종 신동이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문학에서 그런 사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문학이 삶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고통이나 경험의 깊이는 문학적 양분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실존적 문제에 구체적으로 고투한 시간이 문학적으로 승화되어 나타나는 장면들을 기대하면서 심사했다.

북 트레일러

https://www.youtube.com/watch?v=qSh17K0lMJU

작가정보

저자(글) 김율도

대광고등학교 문학반에서 생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강한 체험으로 인하여 문학에 뜻을 두고 독학으로 공부한 후 결과, 19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남들보다 5년 늦게 서울예술대학에 졸업한 해인 1991년 제 1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대상을 받았고 2014년 제 18회 구상솟대문학상 시부문 대상을 받았다. 2022년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을 받았다.
출간한 장편소설로 <시인, 조폭>이 있고 시집으로 <다락방으로 떠난 소풍>, <그대에게 가는 의미>, 장편동화로 <큰 나무가 된 지팡이>, <아빠는 슈퍼 로봇>이 있다. 10여년 간 문학을 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교재 <세상을 뒤집는 스토리텔링>을 펴냈다.

그림/만화 송지원

동화 <아빠는 슈퍼로봇> 삽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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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퀴춤(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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