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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이데올로기

조돈문 지음
한겨레출판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4년 07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6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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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9.91MB)
ISBN 979117213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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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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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오늘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불평등 문제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년 세대는 흙수저 계급, N포 세대를 자처하고 있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신분 상승 기회가 줄어들면서 빈곤이 대물림되는 신(新)계급 사회가 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 노인 빈곤율, 최저 수준의 출생률은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지표가 된 지 오래다.
오랫동안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사회학자 조돈문 교수의 신작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특별히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본격 해부한 책이다. 아무리 심각한 불평등 사회라도 이데올로기 체제에 따라 대중은 상황에 묵종할 수도 분노할 수도 있으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도 상당 부분 불평등 이데올로기와의 투쟁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북유럽 복지를 원하는 한국인은 왜 미국식 경제를 추구하는가,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등 20가지 질문을 던지며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불평등의 현실을 파악하고 해법 모색에 나선다.
추천의 글
머리말: 불평등 이데올로기와 숫자의 반란

1부 통계로 보는 한국의 불평등

1장. 한국 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한국 사회 불평등의 현주소-미국과 스웨덴 사이
심각한 소득 격차-상위 10%와 하위 50%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피케티의 발견: 불평등은 자본주의 구조적 현상
불평등 심화 추세: 자산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3장. 자본주의 불평등, 피할 수 없는가?
자본주의 황금기와 〈모던 타임스〉
시장경제 모델과 불평등 양상
자본주의 다양성: 영미형과 스칸디나비아형

4장.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시장경제 모델과 계급 역학관계
권력 자원론과 사회 민주주의 모델
라이트의 계급 이익 곡선과 한국 사회

2부 한국 사회의 불평등 이데올로기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지배계급과 이데올로기 투쟁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세 가지 기본 명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논리 검증하기

6장. 불평등은 없다, 별것 아니다?
국제 불평등 인식 조사
피라미드형과 다이아몬드형
소득 격차는 여전히 너무 크다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실패

7장. 불평등 있어도, 정당하다?
불평등 피해와 낙수효과
불평등의 사회적 비용과 순기능
신분 상승 사다리는 튼튼한가
빈곤의 대물림과 성공의 조건
수저 계급 사회의 상승 이동 기회

8장. 평등 사회는 불가능하다?
북유럽과 미국식 모델의 차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는가
취약한 평등 사회 이행 의지

9장. 불평등은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는가?
불평등을 바라보는 시선
불평등 세습과 신분 상승 기회의 각축

3부 불평등 사회와 공정성

10장.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문재인 정권의 평등과 공정
윤석열 정권의 자유와 공정
윤석열의 공정성과 문재인의 공정성

11장.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공리주의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존 롤스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공정성 원칙과 한국 사회

12장.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한가?
불평등의 대물림과 노력 보상
개인의 능력인가, 사회의 책임인가
수저 계급 사회의 기회 불균등

13장. 최소 수혜자 보호인가, 최대 수혜자 보호인가?
차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보호
성공하려면 부패해야 할까
불평등 체제의 불공정성: 계층 간 인식 차이
지켜지지 않는 공정성의 원칙들

4부 불평등·불공정 담론의 쟁점들

14장.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다?
불평등 불만인가, 불공정 불만인가
불평등도 못 참고, 불공정도 못 참는다
불평등 불만이 없으면, 불공정 불만도 없다

15장. 한국은 실력주의 사회인가?
실력주의와 소득 결정 기준
서구 능력주의와 한국 노력주의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보상의 형평 원칙

16장. 인천국제공항 사태-공동선인가, 불공정인가?
국가의 역할: 공동선과 ‘기저귀’ 정치인
불평등 체제와 비정규직 문제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
인국공 비판론의 이데올로기적 왜곡

17장. 재벌 혐오감, 재벌은 억울한가?
재벌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초일류 기업’의 민낯-삼성 재벌의 불법 경영권 승계
한국 재벌은 왜 지탄받는가

5부 불평등 체제의 불안정성

18장. 촛불의 분노, 항쟁으로 끝났는가?
평등과 공정의 가치, 대중의 분노
촛불 항쟁 방정식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에 거는 기대
촛불과 상호적 공정성 원칙

19장.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바람직한 국가 모델: 미국 vs 북유럽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
북유럽 모델과 복지 증세 부담
비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이 출구다

20장. 99%가 1%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한국 불평등 체제의 불안정성
불평등 이데올로기, 절반의 성공
기계적 평등도 공정이 아니다
국가와 재벌의 상호성 원칙 위반
촛불 항쟁과 반사실적 실험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참고 자료

P13_시민들은 이미 우리 사회를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 사회’로 부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사회에 태어났고, 그렇게 살고 있고, 그런 사회를 물려주게 될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국민적 지탄을 받는 인물조차 뇌물로 받은 돈도 실력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우세함을 의미한다. -〈머리말〉

p51_유럽과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 수준은 20세기 초부터 1970년대까지 꾸준히 하락했는데, 두 시기로 나눠진다. 20세기 전반부에 고소득 부유층은 전쟁과 대공황으로 자산 파괴 피해가 컸고, 저소득층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더 작았다. 한편 2차 대전 이후 자본주의 황금기는 포드주의 계급 타협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의 성과를 자본과 노동, 고소득 부유층과 저소득층이 나눠 가졌다.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p56_자산/소득 배율이 높고 자산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것은 저자산·저소득층이 열심히 일해도 근로소득을 통해 소득 불평등 벽을 넘어 상승 이동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금수저로 태어나면 계속 금수저지만 흙수저로 태어나면 아무리 ‘노오력’ 해도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부의 대물림이 구조화된 ‘수저 계급 사회’가 되었다.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p62_자본주의 황금기가 끝나고 신자유주의 시기가 시작되면서 불평등은 완화 추세를 멈추고 심화되기 시작했다. 상위 10%의 점유율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1980년대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스웨덴에서 가장 완만하게 증가했는데 거의 정체 수준이었다. -〈3장. 자본주의 불평등, 피할 수 없는가?〉

p70_신자유주의 시기에도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형 모델 국가들은 노동조합과 노동계급 정당의 영향력으로 자본 편향적 이윤-임금 배분을 막고 복지국가의 탈상품화된 복지 서비스를 꾸준하게 제공했다. 그 결과 노동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이 별로 악화되지 않았고 불평등 수준도 낮게 유지될 수 있었다. -〈4장.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p81_불평등이란 소수의 지배자들이 소득과 자산 등 자원을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대다수 시민은 자신의 몫보다 적게 소유하는 현상이다. 불평등 체제의 수혜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사회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피해자가 되지만 불평등 체제는 유지된다. 불평등 체제의 피해자가 불평등한 지배 질서를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널리 확산되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p85_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세 기본 명제와 과제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제1명제는 “불평등은 없다”인데, 불평등 실태 영역의 불평등 현상 은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불평등 부재, 불평등 경미, 불평등 완화 추세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2) 제2명제는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인데, 불평등 결과의 영역이다. 여기서 불평등 체제 정당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불평등 낙수효과, 불평등 순기능,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3) 제3명제는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인데, 대안의 영역이다. 평등 사회 대안 부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평등 사회 대안 부재, 평등 사회 이행 불가 등 두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p94_한국인의 소득 불평등 인식의 시기별 추이를 보면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인식 수준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데 찬성하는 의견은 2003년 이래 지난 20년 동안 작은 부침은 있지만 90%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반대 의견은 3% 안팎에 불과했다. 그래서 소득 격차가 크다는 의견에 대한 찬성-반대 비율의 격차는 85% 안팎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6장. 불평등은 없다, 별것 아니다?〉

p107-108_한국에서 경영자-노동자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은 국민소득의 공정한 배·재분배가 실패하여 사회 통합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영자-노동자 갈등의 심각성은 소득의 불평등 분배·재분배뿐만 아니라 경제민주주의 저발달로 인해 공존·상생의 노사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탓도 크며, 이러한 현실을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7장. 불평등 있어도, 정당하다?〉

p117_모든 국가 시민은 다이아몬드형을 이상적 유형으로 선호하지만, 현실 세계는 피라미드형 위계 구조가 지배하고 있다. 시민들이 바람직한 사회 유형과 현재 사회 유형으로 다이아몬드형을 꼽은 비율의 차이가 사회 위계 구조의 이상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표현한다. 그 괴리는 한국이 64.4%로 가장 컸고, 스웨덴은 44.3%로 가장 작았다(표 8.2) -〈8장. 평등 사회는 불가능하다?〉

p131_한국 사회에서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불평등 은폐 과제는 실패했지만, 현재 불평등 체제 정당화 과제를 둘러싸고 각축하는 단계다. 불평등 정당화 명제의 세 하위 명제 가운데, 불평등 낙수효과 명제와 불평등 순기능 명제는 거부되었으나,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명제가 현재 각축의 장이다. -〈9장. 불평등은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는가?〉

p141_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을 청산해야 할 불공정성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다. ‘공정성’은 어떤 가치와 결합되는가에 따라 그 의미와 내용이 달라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평등과 공정을 강조한 반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공정을 강조한다. 평등과 자유의 지향이 서로 다르다면,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핵심 가치로 설정한 공정성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클 수 있다. -〈10장.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p160_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스웨덴이 정치적 자유를 가장 충분하게 향유하는 반면, 미국이 가장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미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경제적 기회에서도, 스웨덴이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고 미국은 불충분한 편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미국 수준에도 크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11장.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p171_자본주의는 지위 세습을 제도화한 봉건시대와는 달리 개인의 실력을 성공 기회로 보상하는 사회 경제 체제로 정의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불균등 기회 구조는 퇴행적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피케티는 자산/소득 배율 증가 추세로 인해 자본주의 사회도 이제 자산 상속을 통해 지위가 세습되는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성공 조건으로 출신 배경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상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그런데, 세습 자본주의 속성은 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2장.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한가?〉

p180_공정한 사회라면, 출신 배경과 무관하게 본인의 능력·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고, 기회는 균등하게 보장된다. 따라서 가난은 개인 실력 부족 탓이고 본인 실력으로 성공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아도 정상급으로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성공 조건으로 본인의 능력·노력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출신 배경이 인생 성공에서 중요하고, 가난은 개인의 실력 부족 문제가 아니고, 부패하지 않으면 정상에 오르기 어렵다고 본다. -〈13장. 최소 수혜자 보호인가, 최대 수혜자 보호인가?〉

p221_한국인도 필요 요인보다 실력 요인을 중시하고 있어 광의의 실력주의가 서구처럼 일정 정도 확산하고 있지만 출신 배경에 밀려 서구에 비해 실력주의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한편, 서구 자본주의 시민들이 노력을 경시하고 협의의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인은 협의의 능력 못지않게 노력도 중시하며 상대적으로 자본보다 노동에 더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5장. 한국은 실력주의 사회인가?〉

p246-247_인천국제공항(인국공)의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업종은 고객의 생명·안전 관련성이 높은 필수 업무를 중심으로 지정되었다. 인국공의 보안 검색원이나 특수 경비원 자리에 7년 이상 인천공항에서 해당 보안검색·특수 경비 업무를 수행해온 노동자와 실무 경험 없이 토익 점수가 더 높은 취준생 가운데 누구에게 연평균 2000만 명에 달하는 인천공항 이용 승객들의 생명·안전을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가? 인천공항 이용 고객들은 어느 편이 더 안전하다고 선택할까? -〈16장. 인천국제공항 사태-공동선인가, 불공정인가?〉

p264_검찰은 불법 비자금 전달을 지시한 이건희 삼성 회장, 불법 자금 전달 방식을 기획·모의한 이학수 삼성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수년간 떡값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전·현직 검사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삼성이 이회창 후보 동생에게 수십억 원의 불법 자금을 전달한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17장. 재벌 혐오감, 재벌은 억울한가?〉

p295_이재용·박근혜 게이트는 국가 권력의 정상인 대통령과 시장 권력의 정상인 삼성 재벌 총수가 불법 비자금을 매개로 국가 권력을 농단한 사건으로 정경 유착의 불법성과 불공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재용·박근혜 게이트는 ‘수저 계급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겪으며 누적된 시민들의 불만을 광장으로 불러내고 촛불을 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8장. 촛불의 분노, 항쟁으로 끝났는가?〉
p325_한국인들은 평등한 복지국가를 희망하면서도 북유럽 모델보다 미국식 모델을 더 선호하고, 사회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부담을 거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스웨덴도 오늘날의 스웨덴 모델을 만들기까지 100년 이상 걸렸다. 스웨덴을 벤치마킹하되 우리 사회의 객관적 조건을 고려하여 장기적 전망에서 점진적 변화를 추진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지배 체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되 개혁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높은 수준의 변혁을 지향하는 ‘비개혁주의적 개혁non-reformist reform’ 전략이다. -〈19장.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p340_촛불 항쟁은 국가와 지배 세력이 상호성 원칙의 사회 계약을 위반한 데 대해 도덕적으로 분노하며 응징한 집합 행동이다. 촛불 항쟁은 예전과 다른 사회 발전 경로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박근혜 퇴진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실현을 약속하는 파격적 대선 공약들이 경쟁적으로 제출되었고, 소득 주도 성장 전략과 함께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수립할 대안적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 정치 세력이 집권하게 되었다.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의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 -〈20장. 99%가 1%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 이병천 교수, 박태웅 의장, 송경동 시인 강력추천

한국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데이터로 보는 불평등·불공정 공화국의 실체

책에서는 피케티(Piketty)가 《21세기 자본》에서 밝혀낸 바, 자본주의의 내재적 요인에서 불평등의 원인을 찾는다. 모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자산 수익률’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세계 자본주의는 역대로 글로벌 자산 수익률이 5%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했는데, 항상 경제 성장률보다 높았다. 자산가들의 몫이 더 컸다는 의미다.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버는 돈보다, 부자들이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불려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 이는 사회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된다.
한국은 어떨까? 저자는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 펜월드테이블(PWT)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서구 선진국과 한국의 불평등 수준을 비교 분석한다. 그 결과 2010년대 한국의 자산/소득 배율은 8배 정도로 서구 국가들보다 평균 2.4배 정도 더 컸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 사회로서 서구 국가들보다 세습자본주의 특성을 더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는 상위 10%의 점유율이 1970년대에는 서유럽 국가들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격한 불평등 심화로 2010년대에는 미국까지 추월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으로 편입되었다.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불평등이 심화하는 추세를 지속하다가 2010년대 들어 정체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_43쪽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는 강력한 도구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승리했는가

그렇다면 소수만이 혜택을 누리고 다수를 피해자로 만드는 불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한국 자본주의의 불평등 실태를 확인한 저자는 묻는다. 그리고 그 비밀을 ‘이데올로기’에서 찾는다. 테르보른(Therborn)의 ‘이데올로기적 호명 과정의 세 가지 양식’을 적용하면 오늘날 자본주의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동원되는 이데올로기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ㆍ정리된다.

(1) 제1명제 → “불평등은 없다”
마치 세상에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은폐한다. 하위 명제로 불평등 부재, 불평등 경미, 불평등 완화 추세 등 세 가지가 있다.
(2) 제2명제 →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는 이데올로기다. 저소득층에게도 부가 흘러간다는 낙수 효과론, 불평등의 순기능,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3) 제3명제 →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
불평등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는 논리다. 평등 사회 대안 부재, 평등 사회 이행 불가 등 두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한국에서 이러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을까? 저자는 한국종합사회조사(KGSS)를 비롯한 각종 설문 자료를 통해 불평등에 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를 추적하면서 불평등 이데올로기 수준을 점검한다. 그 결과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는 불완전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현실의 불평등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개별적으로 불평등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불평등 체제를 은폐하고 합리화하려는 논리가 절반만 관철된 셈이다. 한국인이 전반적으로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나라 방식의 안정된 복지국가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과 불평등을 양산하는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한국처럼 불평등이 심하고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지만, 시민들이 한국에 비해 불평등 수준을 덜 심각하게 인식하는 한편 실력주의에 기초한 경제적 기회 보장 정도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지배계급의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한국보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다?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공정성 논쟁에서도 충돌한다. 일례로 2020년 인천국제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공방은 첨예한 이데올로기 각축의 장이었다. 이 책은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복기하면서, 불평등 체제의 희생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무임승차’ 프레임을 씌운 보수 정당 및 언론의 행태와 이에 호응한 정규직 노조와 취업 준비생 일부의 인식이 공정성을 어떻게 훼손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촛불 항쟁을 거론하며 재벌이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어떻게 국가 권력을 농단하는지, 이를 응징하려는 시민들의 의지는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살피고 공동선과 불공정의 문제를 되짚는다. 저자는 고 노회찬 의원의 말을 빌려 촛불 항쟁에서 시민들이 많이 들었던 팻말 ‘이게 나라냐’ 구호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불공정과 불평등이며,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가 시대적 과제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규정한다. 한국의 불평등은 단순한 불평등이 아니라 불공정을 통해 확산된 불평등이라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전체 사회 차원에서 소득 불평등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능력·노력에 비해 적게 받는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형성되지 않으면 분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형성되기 어렵고, 분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은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에 기초하여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_200쪽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각축 중인 이데올로기와 촛불 항쟁이 말해주는 것

이처럼 한국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 수준이 높고 시민들의 불만도 강하며, 자본의 일방적 계급지배 방식에 대한 노동의 저항도 강력하다. 또한 시민들의 상대적 공정성 원칙에 대한 헌신도가 높고 공정성 원칙 위반에 대한 응징 의지도 강하다. 한국의 불평등 체제는 소수의 최대수혜자들이 불만이 누적된 압도적 다수의 피해자들에 둘러싸여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지난 날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촛불 항쟁은 한국에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완전히 승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으며, 시민들은 언제든 불평등한 현실을 뒤집으려는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서 평등을 지향하는 민중의 요구는 여전하며 이는 불평등 체제를 뒤바꿀 희망의 씨앗이다.” 바로 이 책이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설문 연구를 통해 다다른 결론이다.

불평등 체제가 개선되지 않은 채 시민들 불만이 촉발 요인을 만나면 또다시 제2, 제3의 촛불 항쟁으로 분출될 수 있다. … 지배세력은 불안한 가운데 상생을 거부하고 상당한 사회적 손실을 유발하면서도 네거티브섬 게임을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99% 민중이 1% 엘리트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합니까?” _345쪽

작가정보

저자(글) 조돈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9년 8월 퇴임했다. 주요 관심 영역은 불평등과 이데올로기, 평등 사회와 이행의 정치,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계급 관계와 노동계급 형성, 유럽의 사회적 모델과 라틴아메리카의 사회 변혁 실험 등이다.
노회찬재단 이사장, 민교협 상임의장,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 비판사회학회 회장, 한국스칸디나비아학회 회장,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장, 사회공공연구원 이사장, 민주노동당 평가혁신위원장,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로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 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노동운동과 신사회운동의 연대》 《노동계급의 계급형성: 남한 해방 공간과 멕시코 혁명기의 비교연구》 《브라질에서 진보의 길을 묻는다: 신자유주의 시대 브라질 노동운동과 룰라 정부》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 《비정규직 주체형성과 전략적 선택》 《베네수엘라의 실험: 차베스 정권과 변혁의 정치》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위한 실험》 《함께 잘사는 나라 스웨덴: 노동과 자본, 상생의 길을 찾다》 등이 있다.
공저 및 편저로는 《구조조정기 노동조합의 개입전략》 《한국 사회의 계급론적 이해》 《한국 사회, 삼성을 묻는다》 《217, 한국 사회를 바꿀 진보적 정책대안》 《위기의 삼성과 한국 사회의 선택》 《노동자로 불리지 못하는 노동자: 특수고용 비정규직 실태와 정책대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의 길》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본 지역 일자리·노동시장 정책》 《다시 묻는 사용자 책임: 간접고용 비정규직 실태와 정책대안》 《다시 촛불이 묻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경제개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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