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
2024년 07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7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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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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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년은 만화 영화 〈꽃의 요정 메리벨〉을 동경하며 꽃의 요정을 꿈꿨다. 꽃을 보면 누구나 행복해하는 마법과 같은 힘을 자신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식물과 꽃을 만날 수 있는 순천이 좋았고, 자연스레 지역의 생태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생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순천 시민들의 노력을 알게 된 뒤, 청년은 자신의 힘도 보태기 위해 다양한 생태 활동을 벌인다. 그러다 도시재생 사업을 만나며 ‘정원’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이후 저자는 3년간 순천의 오래된 동네에서 ‘꽃의 요정’ 같은 주민들과 함께 여러 마을정원을 만드는 마법 같은 시간을 경험한다.
꽃의 요정 메리벨
문화기획자를 아시나요
흑두루미와 춤을
숲으로 한 걸음
내가 만난 퍼머컬처
도시재생, 아날로그 포레스트리
정원이라는 만능열쇠
닥나무를 찾아서
정원으로 가는 지름길
할매들의 의자
일곱 빛깔 나비들
정원마을에도 정원이 필요하다
식물 도둑을 모십니다
지속가능성 앞에서
나오며
정원에 삽니다
p10 들어가며_꽃의 요정 메리벨
꽃 선물은 받는 사람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게 한다. 이것은 꽃의 힘, 꽃의 마법이다. 나는 늘 이런 꽃의 힘을 더 많이 알고 싶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종종 〈꽃의 요정 메리벨〉 주제가를 떠올리곤 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비밀이나 비법, 은밀하게 전수해야 할 것들을 노래로 남기니까 말이다.
pp21-22 문화기획자를 아시나요
손님들이 가득하고 자연스레 매출도 오르니 시장 상인 분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썰렁하던 전통시장이 활기로 가득 찼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이 마법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p29 흑두루미와 춤을
1997년, 순천 시민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의 가치에 공감하길 바라며 제1회 순천만 갈대제를 기획한다. 갈대제는 당시 예민했던 환경 이슈를 시위가 아닌 축제의 장으로 풀어낸 사례다. 지역 문제를 일상의 즐거움으로, 자신들의 삶과 연결되는 문화로 승화시킨 점이 놀라웠다.
p46 숲으로 한 걸음
내 손바닥만 한 크기나 될까 싶은 새집 안에는 몇 개의 알이 있었고, 이윽고 날아온 작은 새가 알을 포옥 품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그저 감탄하며 새삼 내가 생생한 자연 속에 살고 있음을 실감했다.
p68 아날로그 포레스트리
나는 아랑곳의 전공 과정 중 하나였던 ‘숲에서 살기학’을 좋아했다. 이 수업은 인간이 가진 야생의 본능을 일깨우고 스스로의 손으로 삶을 영위하는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아날로그 포레스트리Analog Forestry’였는데, 스리랑카에서 만든 교육이다.
p81 정원이란 만능열쇠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가 엉켜 있는 도시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형사들이 범죄 현장에서 많은 단서를 찾는 것처럼 도시의 문제도 현장에서 단서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저전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골목을 걷고 사람을 만나며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동네 골목마다 어떤 특징과 역사가 있는지 살폈다.
p112 정원으로 가는 지름길
정원은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기꺼운 마음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이야기를 보탤 수 있는 길이 되어주었다. 저전동에서 정원은 그 자체로 지름길이었다.
p118 할매들의 의자
결국 도시재생을 통한 마을 만들기는 정원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관계망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p128 일곱 빛깔 나비들
그때까지 먹을 수 있거나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식물만 중요하게 생각하던 내가 부끄러웠다. 눈앞의 이득만 고려하는 인간의 관점이 아닌 생명의 순환이라는 숲의 관점에서 식물을 다시 볼 필요가 있었다.
p147 식물 도둑을 모십니다
개인적으로는 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민 모임에서 튤립 구근을 나눌 때가 가장 좋았다. “우리 겨울 동안 잠시 헤어졌다가 튤립이 피는 4월 초에 다시 만나요!” 이런 약속을 나누는 것이 ‘정원마을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p161 지속가능성 앞에서
뿌리내리고 산다는 것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이다. 나에게 맞는 곳을 찾거나, 내가 있는 곳을 멋지게 만들거나. 그동안 순천에서 자연에서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들로 내가 사는 저전동을 더 나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골목을 걷는다.
갈대밭과 흑두루미를 지켜낸 지역 시민들
생태 도시, 지속가능한 정원을 꿈꾸다
순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 생태습지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지역 관광지가 아니다. 순천만의 갈대밭과 흑두루미 등 다양한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오랜 시간 습지 보존 활동을 펼친 결과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토록 자랑스러워한 국가정원에서도 철마다 버려지는 꽃들을 보며 진정한 생태적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진정한 생태란 무엇인지 도시 안에서도 생태적으로 살 수 있는지 궁금했던 청년은 자기 안의 질문을 품고 순천을 떠나 공부를 시작한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생태마을과 숲으로 복원된 도시(아날로그 포레스트리)를 탐방하고 지속가능한 농사 방식(퍼머컬쳐)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여러 배움 끝에 다시 순천으로 돌아온다. 생태적 가치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서, 삶에서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지역을 찾기 어렵다면 내가 사는 곳을 더 멋지게 만들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공동체 텃밭, 생태 캠프, 쓰레기 없는 축제 등을 기획했고 순천을 넘어 타 지역의 큰 관심을 받았다.
오래된 마을을 밝히는 마법 같은 순간들
담벼락과 골목, 사람과 도시 사이 정원이 피어난다
정원이라고 하면 흔히 꽃과 나무가 무성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순천 저전동 곳곳에 만들어진 정원을 들여다보면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단순히 외관을 꾸미고 녹지를 늘리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닌, 마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주민들의 소망을 수렴해 만든 ‘마을정원’이기 때문이다.
활기를 잃어가는 지역 사회가 그러하듯 순천의 저전동 역시 학생과 주민 수의 감소, 텅 빈 가게들, 위험한 보행 도로와 골목길, 서먹한 이웃 관계 등의 문제가 존재했다. 순천시 도시재생 저전동 현장지원센터의 사무국장이 된 저자는 이런 구도심의 문제를 생태적이고도 지속가능한 마을정원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저자와 주민들은 텅빈 학교 운동장을 활용해 ‘생태놀이터정원’으로 만들고, 빗물이 넘치는 도로에 ‘빗물가로정원’을 조성한다. 동네잔치를 할 수 있을 만큼 널따란 ‘먹거리정원’도 마련하고, 자투리 공간에서도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세모정원’과 ‘띠정원’을 일궜다. 가장 큰 변화는 골목 담벼락을 낮추고 개인 정원을 ‘이웃사촌정원’으로 개방하면서 폐쇄적으로 느껴졌던 동네 골목 구석구석을 환하게 변모시킨 일이다. 이제 그들은 정원을 함께 보살피는 힘으로 식물 도둑을 막아내고 동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
마을정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 덕분에 저전동은 갈수록 잎과 꽃이 가득한 마을이 되었다. 3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이제는 저전동 주민의 한 사람이 된 저자는 자신의 정원을 더 아름답게 가꾸고 마을정원의 힘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꿈을 꾸고 있다.
어딘가에는 @ 있다
다섯 출판사의 지역 인문 시리즈
강원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의 포도밭출판사, 대전의 이유출판,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 단단하고 색깔있는 책들을 선보여 온 지역의 다섯 출판사가 2년 넘게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여 동시에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를 펴낸다.
처음 듣는 지명, 낯선 사람, 생소한 사물들, 그리고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자신의 생활과 일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작지만 가볍지 않고 단단하게, 다양한 색깔로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기록을 올컬러의 인문 시리즈로 담아냈다.
전체 시리즈의 북디자인은 타이포그래퍼로 유명한 안삼열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작가정보
나이, 학력, 성별, 출신 지역 등 서로를 구분하는 모든 경계를 허물고 싶은 프로 N잡러.
국내외 생태마을을 오가며 생태관광, 퍼머컬쳐, 업사이클 디자인 등을 공부하고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을 대하는 철학과 기술을 배웠다. 평소에는 생태문화기획자로 활동하다가도 때때로 텃밭 교사, 정원사, 축제 기획자, 정책 연구자 등으로 변신한다. 순천에서 생태적인 지역 축제와 마을 만들기 사업을 벌이다 3년간 순천시 도시재생 저전동 현장지원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주민들과 함께 오래된 동네를 정원마을로 일군 경험을 바탕으로 식물과 정원이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힘을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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