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볼륨을 줄여요
2024년 07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2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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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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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뜰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엄마와 아빠는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해요. “집에 들어오면 손부터 씻어야지.”, “자기 전에 꼭 양치해라.”, “숙제하고 나서 놀아라.” 엄마, 아빠는 왜 잔소리를 하는 걸까요? 정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길까요?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는 마음대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잔소리 라디오’로 인해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담은 새로운 ‘잔소리 동화’입니다. 능청스러운 상상력으로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는 이승민 작가만의 기발한 설정과 유머,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마음껏 맛볼 수 있습니다.
민준이의 별명은 ‘잔부’입니다. ‘잔소리를 부르는 김민준’이란 뜻이죠. 엄마 아빠는 물론 선생님, 단짝 유나도 입버릇처럼 민준이가 잔소리를 부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민준이 귀로 온종일 잔소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특히, 엄마는 속사포 랩 같은 잔소리를 쏟아내죠.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나를 끊임없이 가만두지 않는 잔소리. 사실 그 기저에는 애정과 사랑이 있음을 우리는 모르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은 민준이를 통해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며 후련함을 만끽하는 동시에 잔소리하는 이의 마음 또한 이해하게 될 겁니다. 깔깔깔 웃으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니까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소중한 일상을, 다른 이의 마음을 더 큰 눈으로 새로이 바라보게 되길 바랍니다.
UFO와 잔소리
선생님과 유나의 잔소리
잔소리 파티
세르턴이 주고 간 볼펜
잔소리 라디오 테스트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잔소리 라디오 볼륨 3단계
듣기 좋은 잔소리
3단계가 필요한 순간
진짜로 큰 문제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다
자가 수리는 불가능
마법의 숲
엄마의 잔소리
잔소리 파티
“너는 진짜 잔소리를 부른다니까.”
유나가 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저 말은 사실 유나만 하는 게 아니고 우리 엄마도 하고, 아빠도 하고, 선생님도 한다. 심지어 유나를 따라서 애들 몇 명이 저 말을 나한테 하다가 내 별명이 ‘잔부’가 됐다. 잔소리를 부르는 김민준이란 뜻이다.
나는 약간 억울하다. 내가 장난을 좀 잘 치기는 하고(우리 엄마 말로는 밥 먹고 장난칠 생각만 한다지만), 간혹 엉뚱한 짓을 하거나(선생님 말로는 교사 인생 중에서 내가 최고라고), 친구들을 잘 놀리기는 하지만 말이다(유나 말로는 너무 심하다고).
솔직히 내가 잘못해서 잔소리를 들을 때면 그나마 참을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딱히 내 잘못이 아닌데도 잔소리를 들으면 너무 화가 난다. (……)
“너 엄마가 먹을 때 조심조심하면서 먹으라고 했어, 안 했어?”
“아니, 이거 상준이가 내 손을 쳐서 이렇게 된 거야. 내 탓이 아니야.”
솔직하게 말하니까 엄마가 얼굴이 분홍색으로 변하더니 잔소리를 시작했다.
“이게 이제는 동생 핑계나 대고 있어?”
“아니, 동생 핑계가 아니라 진짜라니까. 내가 이런 게 아니고 얘가 내 손을 쳐서 그래.”
엄마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엄마가 남 탓하는 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지?”
그 뒤로 머리가 아프도록 잔소리를 들었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서도 온종일 잔소리를 들었다. 선생님이랑 유나는 물론이고, 일부러 나한테 잔소리를 하려고 옆 반에서 찾아오는 애들도 있었다.
이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러다 꿈에서도 잔소리를 들을 것만 같았다.
잔소리 라디오 볼륨 3단계
아직 잔소리 라디오 볼륨 3단계가 남아 있었다.
잔소리 라디오 기본 사용법
잔소리 볼륨 버튼을 3단계로 하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람들이 나에게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
3단계는 잔소리를 안 하고, 화도 안 내는 걸 넘어서는 단계였다. 잔소리 라디오를 3단계로 해 놓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심지어 볼륨을 3단계로 해 놓을 때는 우리 엄마랑 아빠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다. 내가 밥을 먹거나 말거나, 학교에 가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는 잔소리 라디오 볼륨 3단계는 좀 별로였다. 아무래도 나한테 아무 관심도 없는 단계는 필요하지 않았다. 세르턴이 준 펜은 사용자의 마음을 담아서 물건을 만든다고 했는데, 나는 3단계 같은 건 원하지 않았다. 딱 2단계까지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잔소리 라디오?!
안드로메다에서 온 세르턴은 민준이에게 마음을 담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펜을 선물합니다. 사람들이 잔소리하지 않게 해 달라고 민준이가 마음속으로 빌자, 펜은 쓱쓱 ‘잔소리 라디오’를 만들죠. 내 마음대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잔소리 라디오! 라디오 볼륨 버튼을 1단계로 하면 잔소리가 싹 사라지고, 2단계로 하면 어떤 일을 해도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날마다 듣는 지긋지긋한 잔소리를 멈추게 할 잔소리 라디오가 필요한가요? 잔소리 볼륨을 조절하게 한다는 기발한 설정과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여기에 박현주 화가의 재기발랄한 삽화가 책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높여 주죠.
동화는 잔소리 라디오를 사용하는 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과 친구들이 벌이는 유쾌한 소동은 웃음 넘치는 재미와 함께 부모와 아이 각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가득 안기죠. 부모님과 어린이들이 ‘잔소리’에 관해 대화할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 생각해 보면 잔소리에는 사랑이 있다!
잔소리 라디오를 3단계로 해 놓으면 민준이가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빠마저도 민준이가 밥을 먹거나 말거나, 학교에 가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에 민준이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3단계를 쓰기로 합니다. 그런데 라디오의 정체를 안 유나와 실랑이하는 사이, 3단계로 맞춰 둔 볼륨 버튼이 똑 부러지고 맙니다.
민준이는 이대로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외로이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독자는 곧 민준이와 함께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잔소리 없는 세상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니까요.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는 어린이의 고민을 현실감 있게 다루어 폭넓은 공감을 끌어내는 동시에 판타지 기법을 통해 아주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게 합니다. 책을 보며 독자는 잔소리 기저에 있는 애정과 사랑을 깨닫게 되죠. 이 책을 통해 나를 위해 잔소리하는 가족, 친구, 선생님의 진심 어린 속마음을 헤아려 보세요!
* 잔소리를 막을 기가 막힌 방법은?!
민준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엄마와 아빠. 지각해도 선생님은 혼을 내지 않고, 친구들은 민준이에게 말을 걸지 않습니다. 민준이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잔소리 라디오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습니다. 설명서에는 볼륨 조절 버튼이 부러진 경우, 마법의 숲에 있는 ‘무엇이든 기계 상점’을 방문하라고 쓰여 있죠.
끈질긴 시도 끝에 어렵게 찾은 무엇이든 기계 상점. 그곳에서 민준이는 잔소리 라디오 볼륨 버튼을 딱 한 번만 쓸 기회를 얻습니다. 과연 민준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이 민준이는 건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성장합니다. 그런 민준이를 보며 독자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다른 이의 마음에 귀 기울이기 등 잔소리를 막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작가정보
끄적거리던 습관이 그리는 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잘하게 쌓은 습관으로 나답게, 재미있는 삶을 그려나가고 싶어요.
쓰고 그린 책으로는 《와비, 날다》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엄마, 고마워요》, 《비밀》, 《다른 건 안 먹어》, 《인싸가 되고 싶어》, 《열 살, 채근담을 만나다》, 《가짜렐라, 제발 그만해!》, 《아홉 살 대머리》, 《착한 내가 싫어》, 《귀신 초등학교》, 《무지막지 막무가내 폭탄 고양이》, 《대한 제국이 사라진 날》, 《소원 코딱지를 드릴게요》, 《진짜 가족입니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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