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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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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8.74MB)   |  약 58.9만 자
ISBN 97889324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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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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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부터 쉰여섯까지 보부아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솔직한 사랑의 속내가 담긴 서한집

카뮈, 콜레트, 자코메티, 피아프, 장 콕토 등
20세기를 풍미한 예술가들에 대한 아주 사적인 기록문학

현대 여성학의 성서라 불리는 『제2의 성』을 저술한 시몬 드 보부아르가 미국 소설가 넬슨 올그런에게 17년간 보낸 304통의 연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연애편지』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보부아르는 전통적인 결혼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계약 결혼’ 형태로 장 폴 사르트르와의 관계를 50년 넘게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애편지』는 그런 그녀가 서른아홉부터 쉰여섯 살까지 사르트르가 아닌 다른 남자와 나눈 사랑의 희로애락이 내밀하게 담겨 있다. 한편 20세기를 풍미한 예술가들, 이를테면 알베르 카뮈, 콜레트, 앙드레 지드,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콕토, 찰리 채플린, 에디트 피아프 등 문화예술계를 이끈 유명 인사들의 아주 사적인 에피소드나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그들의 활발한 행보 등이 보부아르의 손에서 가감 없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는 당대 유럽 예술계의 중심에 있었던 보부아르가 미국 시카고에서 지내는 연인 올그런에게 자기 세계를 친절하게 소개한 덕분이다. 따라서 이 서한집에서는 지적이고 전투적인 보부아르의 기존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랑에 빠진 정열적이고 관능적인 동시에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여인의 모습과 연인에게 자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친절하고 익살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꾼의 모습 등 보부아르의 새로운 면을 만날 수 있다. 이로써 이 책은 단순히 ‘연애편지’를 넘어 문학적·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기록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이 책에는 아쉽게도 넬슨 올그런 측의 반대로 보부아르의 편지만이 들어 있다. 그 때문에 이 책을 엮은 보부아르의 양녀, 실비 르 봉 드 보부아르가 넬슨의 답장 내용을 중간 중간에 추가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서문
옮긴이의 말

1947년
1951년
1955년
1959년
1963년
1948년
1949년
1950년
1952년
1953년
1954년
1956년
1957년
1958년
1960년
1961년
1962년
1964년

시몬 드 보부아르 연보

당신이 우리의 작은 집으로 돌아오면 저는 침대 밑이나 집 안 곳곳에 숨어 있을 거예요. 그러곤 항상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시카고의 슬픈 거리에서, 지상철교 아래에서, 고독한 방안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있는 사랑스러운 아내처럼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우리는 깨어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꿈이 아니니까요. 이제 겨우 시작인 현실의 멋진 이야기예요. 저는 당신이 저와 함께 있는 것을 느껴요. 제가 가는 곳마다 당신이 같이해요. 당신의 시선뿐 아니라 당신의 온 존재와 함께할 거예요. 당신을 사랑해요,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어요. 당신은 저를 품에 안고 저는 당신을 꼭 껴안아요. 당신에게 키스한 것처럼 키스해요.
- 1947년 5월 17일 토요일 오후(30~31쪽)

우리는 추억과 희망을 통해 그리고 떨어져 있는 거리와 편지를 통해 서로를 사랑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 사랑을 인간적이고 살아 있는 행복한 감정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그래야만 해요. 우리는 성공하리라 믿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넬슨, 사랑해요. 그러나 당신에게 저의 인생을 주지 않으니 제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왜 당신에게 제 인생을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하려고 했어요. 이해하나요? 그에 대해 원망하지 않나요? 결코 원망하지 않을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향한 저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걸 여전히 믿으시겠어요? 어쩌면 이런 질문들을 하면 안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게 마음 아프네요. 하지만 이처럼 피할 수 없어서 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에게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고 무엇이든 숨기고 싶지 않아요. 제가 두 달 전부터 불안해했던 것은 이 질문들 가운데 하나가 제 마음을 떠나지 않고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것을 다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서 자기 일부를 준다는 게 옳은 일인가? 만일 그가 요구한다면, 그에게 인생 전부를 줄 의도 없이 그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언젠가 그는 날 미워하게 될까? - 1947년 7월 23일 수요일(87~88쪽)

그의 이름은 자코메티예요. 다음 달에 뉴욕에서 그의 많은 작품이 전시될 거예요. 그가 성공을 거둔 지 그리고 초현실주의에 영감을 받은 조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지 20년이나 됐어요. 돈 많은 속물이 그에게도 피카소에게처럼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불했지요. 갑자기 그는 자신이 어디에도 가지 않고 자신을 소모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속물들에게 등을 돌리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팔지 않고 홀로 예술을 추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더러운 옷을 벗지 못하고 무척 가난하게 산답니다. 게다가 저는 그가 더러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에게 목욕한다는 건 너무 큰일이지요.
- 1947년 11월 5일 수요일(158쪽)

한 번도 내 집을 가져 본 적이 없지만, 앞으로도 내 집이란 걸 갖지 않기로 했어요. 자기 집을 갖는다는 건 너무 많은 걱정거리를 만들어요. 어릴 적에 부모님이 가난하셨고 추하고 보잘것없는 소부르주아로 격하됐기 때문에, 저는 거의 더럽기까지 한 서글픈 우리 아파트를 증오했어요. 여동생과 저는 침대 두 개가 겨우 들어갈 만한 아주 조그맣고 형편없이 남루한 방을 함께 썼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겨울에 유일하게 난방이 되는 아버지 서재에 모두 모여 종일을 보내야 했어요. 저는 그 음산한 방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걸 몹시 싫어했어요. 집이 비어 있는 오후에만 그곳을 좋아했어요. 그때 금서를 탐독하기 위해 가죽으로 된 깊숙한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지요. 뮈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을 읽을 때면 여왕처럼 느껴졌었어요. 하지만 저녁에 이 집에 돌아오는 것, 그곳의 더러운 계단을 오르는 것, 그리고 혼자 쓸 수 있는 공간 하나 없이, 어떤 평화도 갖지 못한 채 춥고 황량한 이 집에서 말다툼하는 부모님과 함께 잠드는 것을 무척 싫어했어요.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 내 집을 소유하는 것에 그토록 관심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집과 제 어머니 같은 좋은 아내의 생활양식과 관련된 모든 것이 제 안에서 죽음과 같은 공포를 불러일으킨답니다. - 1947년 11월 27일 목요일(183~184쪽)

당신은 콜레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었을 거예요. 그녀는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위대한 여성 작가지요. (…) 일흔다섯 살인 그녀는 매혹적인 시선과 매력적인 삼각형 얼굴을 간직하고 있으나, 살이 피둥피둥 찌고 손발이 부자유스러우며 귀가 약간 먹었어요. 그런데도 그녀가 이야기하고 미소 짓고 웃기 시작한다면 누구도 그녀보다 더 젊고 더 예쁜 여자를 바라보려 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저녁 내내 콕토와 함께 이웃에 대해 잡담했어요. 여담이지만, 둘 다 파리에서 아주 아름다운 장소 중 한 곳인 팔레루아얄에서 살아요. 그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는 늙은 매춘부들의 존재와 초라한 상점들, 작은 카페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무리를 어찌나 인간적으로 그리고 유머러스하게 환기하는지,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귀를 기울였어요. - 1948년 3월 7일 일요일(301~302쪽)

사흘 전에는 스카치를 마시러 니스로 내려갔다가 우연히 우체국 앞에서 늙은 앙드레 지드와 마주쳤어요. 그를 알아요?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예요. 미국에서 그의 『일기』가 번역됐는데, 그 책은 미국인에게 길고 지루할 거예요. 다수의 이해하기 어려운 프랑스인과 그들에 얽힌 일화 그리고 전적으로 프랑스적인 세부사항들이 인용되어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를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는 예전에 프랑스 문학의 리더였고, 대단히 똑똑하며 때때로 재미나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유와 동성애를 위해 투쟁했지요. 지금은 매우 연로하고, 안경과 펠트 모자를 쓰고서 저를 웃게 하지요. 왜냐하면 무척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우리의 만남이 3분을 넘길까 노심초사하기 때문이에요. 그는 쉬 피곤해져요. 노년이에요.
- 1948년 10월 18일 월요일(380~381쪽)

최근 파리 지성계의 최고 사건은 카뮈의 지독한 실패랍니다. 그가 소설 『페스트』를 길고 야심 찬 연극으로 만들어 일류 무대에 올렸지요. 저는 총연습에 가지 않았어요. 그곳에선 모든 사람이 턱시도와 야회 드레스를 보란 듯이 과시하는데, 사르트르와 저는 이를 혐오하지요. 우리 친구들 대부분은 연극에 대한 언론 의견에 동의해요. 지독한 실패작이라는 거예요. 맙소사! 사람들은 참으로 냉혹하고 악의에 차 있어요! 카뮈의 실패에 모두가 그렇게 만족해할 수 없답니다. 사람들은 사르트르가 이를 기뻐한다고 확신해요. 괴상해요. 작가들은 그렇게 질투하지 않고 서로 증오하지도 않지만, 연극계에서는 칼부림이 난무한답니다.
- 1948년 11월 2일 화요일(388쪽)

저의 에세이는 『제2의 성』이라고 부를 거예요. 프랑스어로 듣기가 좋아요. 또 여자들이 두 번째에 온다는 것과 남자들과 동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 남자 동성애자들을 항상 ‘제3의 성’이라 부르기 때문이지요. 서열은 은연중에 암시되어 있어요. 참으로 두꺼운 책이 될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 - 1948년 12월 21일 화요일(417쪽)

현재 프랑스에서는 많은 낙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분노가 치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산아제한도 존재하지 않아요. 그것은 불법이에요. 그 결과 매년 출생 수만큼의 낙태가 행해지는데, 1백만 건 정도예요. 낙태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요. 제가 잘 아는 의사가 얼마 전에 체포됐는데, 제가 난처한 처지에 있는 많은 여자를 그에게 보냈어요. 그는 부유한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가난한 여자들도 도와줬어요. 지난주에는 다른 한 외과의사가 창문 밖으로 투신했는데, 사람들이 그를 이런 추잡한 사건에 연루시켰기 때문이지요. 반면 아들을 거의 죽을 지경까지 때린 아버지는 법정에서 징역형이 아닌 가벼운 징계만 받았을 뿐이에요. 일단 아이가 태어나면 필시 죽일 수 있다는 거지요, 재미로 말예요. 그리고 그가 전쟁터에서 죽는다면, 그러기 위해 아이를 만들어 냈다는 거고요. 그러나 아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한 아이에게 행하는 일은 무엇이든 살인이라는 거예요. 당신 앞에서 저는 고발합니다. 당신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무 일도 하실 수 없나요? - 1949년 2월 9일 수요일(436쪽)

작은 사건이 있었어요. 비서가 사르트르에게 장난쳐서 골탕 먹인 거예요. 그 자리에 저는 없었지요. 비서는 사르트르에게 찰리 채플린이 초대한다고 하고 채플린에게는 사르트르가 초대한다고 말했어요. 결국 그들은 비서와 기요네, 보스트와 올가 그리고 피카소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지요. 모두가 채플린 때문에 대단히 즐거워했어요. 채플린은 아이젠하워가 당선되면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하는 등 수많은 이야기를 해 줬어요. 그가 어찌나 우호적이고 다정하며 기분 좋은 사람이었던지 유혹에 잘 넘어가지 않는 사르트르조차 넘어갔대요. 그러나 피카소는 노여움을 가라앉히지 않았어요. 어디를 가든 중심인물이 되는 데 익숙한 그가 주변으로 밀려나고 관심이 온통 채플린에게 쏠렸으니까요. - 1952년 12월 9일(796~797쪽)

서른아홉부터 쉰여섯까지 보부아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솔직한 사랑의 속내가 담긴 서한집

사랑의 모양은 다양하다. 한 사람의 사랑에도 스무 살의 것과 마흔 살의 것이 다르다. 언제 어떻게 누구와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 지구상에 똑같은 사랑이란 없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실제로 어떤 사랑을 했을까? 그녀의 사랑에는 장 폴 사르트르와의 ‘계약 결혼’ 형태 외에 다른 모양은 없었을까?
현대 여성학의 성서라 불리는 『제2의 성』이 출간되기 2년 전인 1947년에 보부아르는 장 폴 사르트르와 함께 미국 강연을 갔다가 그곳에서 미국 소설가 넬슨 올그런을 만난다. 둘은 첫 만남에서 바로 호감을 느꼈고, 이후 1964년까지 17년간 대서양을 넘나드는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 편지들이 세상에 공개되리라 예감한 그녀는 죽기 전에 이 책의 출판 작업을 직접 감독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시간이 많지 않았고, 결국 그녀 사후 11년 만인 1997년에 양녀 실비 르 봉 드 보부아르에 의해 그 모습이 알려진다.
『연애편지』에는 보부아르가 넬슨 올그런에게 17년간 보낸 304통의 사랑이 담겨 있다. 보부아르는 넬슨을 ‘악어’로, 자신을 ‘개구리’로 비유하면서 사랑하는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사르트르에게는 쓰지 않았던 ‘사랑하는 나의 남편’이라는 표현을 수시로 사용한다. 보부아르를 급진적 페미니스트이자 결혼 제도를 거부한 사람으로만 생각한 독자라면 그녀의 이런 낯선 모습에 당혹스러워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솔직하고 정열적인 모습에 공감하며 되레 친근함을 느낄 것이다. 특히, 중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난 그녀의 모습은 스무 살 때와는 다른 묘한 생명감과 매력을 더한다. 이제 더 이상 가슴 두근거릴 일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마흔을 앞둔 나이에 일생에서 가장 달뜨고 아프고 벅찬 사랑을 경험한다. 덕분에 우리는 운 좋게도 사랑에 빠진 보부아르가 가슴 깊은 곳에서 써 내려간 아름다운 문장들을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만남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게 마련이다. 둘은 사랑이 깊어질수록 양립될 수 없는 것들, 즉 두 사람이 각각 살아가는 터전인 파리와 시카고라는 두 공간의 현실 앞에서 갈등하게 된다. 따라서 『연애편지』에는 보부아르와 넬슨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갈등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만 결국 우정으로 바뀌었다가 연이 끊어지는 등 17년간 변모하는 관계 양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에 따라 보부아르의 심적 상황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되고 왜 맺어질 수 없었는지, 결별 후에는 관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을 들여다보면서 우리 각자의 애정과 우정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전반적 의미를 되돌아볼 수도 있겠다.

카뮈, 콜레트, 지드, 자코메티, 피아프, 장 콕토, 채플린 등
20세기를 풍미한 예술가들에 대한 아주 사적인 기록문학

보부아르의 편지들에는 연애 이야기만 담긴 것이 아니다. 보부아르와 올그런은 프랑스와 미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자랐다.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올그런을 위해 보부아르는 영어로 편지를 썼고, 올그런에겐 낯선 유럽의 문화와 예술, 사회 등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그렇듯, 보부아르는 올그런을 자기 세계로 초대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를 모르는 연인에게 자기 내면에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사랑의 환희·고통·그리움의 감정뿐 아니라, 매일매일 자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글로 옮겨 전했다. 덕분에 이 편지들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유럽인들의 생활양식과 사회상,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정치에 대한 시각, 1940~1960년대 문화예술인들이 일상에서 자기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펼쳐 나갔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가감 없이 묘사되어 있다.
일례로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알베르 카뮈와 관련된 에피소드들, 그녀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위대한 여성 작가라고 생각한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와의 만남, 한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년 작가 앙드레 지드의 죽음, 절친한 친구이자 존경하는 현대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성실한 예술관과 아틀리에 이야기, 사르트르가 연극 〈더러운 손〉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겪어야 했던 고난들과 그를 도와준 장 콕토, 애정하는 배우 찰리 채플린과의 만찬 자리, 부자연스러운 몸짓과 쉰 소리가 매력적인 에디트 피아프, 동성애자 시인 장 주네의 삶, 사르트르의 가까운 사촌인 앨버트 슈바이처, 그리고 툴루즈 로트레크의 전시회 등 당대를 주름잡은 예술가들과 얽힌 아주 사적인 일화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한 중국, 멕시코, 쿠바, 유고슬라비아,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 여행을 좋아하는 보부아르가 다양한 나라를 방문하면서 남긴 기록들 등 올그런에 대한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20세기 유럽 풍속도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제2의 성』부터 『아주 편안한 죽음』까지
보부아르의 주요 대표작들이 탄생하는 결정적 순간들

보부아르에게 세계적 명성과 부를 안겨 준 철학서 『제2의 성』(1949), 공쿠르상 수상과 함께 작가로 자리매김하도록 해 준 소설 『레 망다랭』(1954), 그리고 문학적 글쓰기의 정점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자전적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1964) 등 보부아르의 주요 작품이 출간된 시기와 올그런과의 서신 교환 시기가 맞물려, 『연애편지』에는 저자 육성으로 걸작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듣는 재미가 있다. 일례로 『제2의 성』은 출간 후 몇 개월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프랑스 북부의 한 연맹에서 부도덕하다고 배척한 때문에 경찰들이 더 이상 서점에서 『제2의 성』을 진열할 수 없게 했다. 『레 망다랭』은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그녀는 이 상을 받은 후에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병이 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이 상에 대한 몇 가지 뒷이야기들도 덧붙인다. 그리고 『아주 편안한 죽음』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즉 엄마가 병원에 입원한 당시 상황과 돌아가시는 순간, 엄마의 죽음 이후 휘몰아치는 감정들에 대해서도 밝힌다.
한편, 이 책은 1997년 프랑스에서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부아르 연구가 이정순의 번역으로 국내에서 1999년과 2000년에 두 권짜리로 출간된 바 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2024년, 역자는 첫 출간 당시 의도치 않게 있었던 번역상의 오류와 현시점에서 더 이상 유효치 않은 표현이나 문장 등을 다시 손보는 과정에서 이 책의 문학적·사료적 가치가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사실 서한집은 글쓴이와 관련 당사자들의 내밀한 사적인 기록이므로 그 내용과 시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정순 역자는, 보부아르의 『연애편지』는 “개인적 삶의 기록이라는 서한집의 한계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 관심과 흥미를 일으키는 기록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이번 재번역 작업은 위대한 작가의 역량이란 작품뿐만 아니라 서한집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힌다.

작가정보

(Simone de Beauvoir, 1908~1986)
프랑스의 가톨릭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난 시몬 드 보부아르는 파리 고등사범학교와 소르본대학에서 철학사 학위와 철학 교수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중에 장 폴 사르트르를 만난다. 이후 그들이 결혼하지 않고 50여 년간 ‘계약 결혼’ 형태로 함께한 사실은 유명하다. 그녀는 여러 고등학교에서 12년간 철학을 가르쳤으나 학부모의 허위 고발로 1942년에 해고당한다. 1943년 소설 『초대받은 여자』와 1944년 철학서 『피뤼스와 시네아스』 등을 발표하면서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 1945년 복권된 교직을 완전히 떠난다. 그리고 사르트르와 함께 잡지 『현대』를 창간하고 소설·희곡·철학서·기행문·회고록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0년대 후반은 실존주의가 세계적으로 풍미하던 시대였다. 당시 실존주의 작가이자 철학자로 명성이 높았던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각국으로부터 강연 초청을 의뢰받았고, 그중 처음 방문한 미국에서 그녀는 소설가 넬슨 올그런을 만나 대서양을 넘나드는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17년 동안 연애편지를 주고받는다. 1949년에는 보부아르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 준 『제2의 성』이 출간된다. 이 책은 실존주의 철학의 관점에서 여성 문제를 고찰하여 당시 프랑스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출간 1주일 만에 프랑스에서 2만부 이상 판매된다. 이후 30여 개국에 번역 소개되어 전 세계 여성 독자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1954년에는 『레 망다랭』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하면서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페미니즘 사상가로서만이 아니라 소설가로서도 확고히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넬슨 올그런과 주고받던 연서는 서서히 뜸해지다가 1964년에 완전히 끊기고 만다. 1970년대부터는 여성해방운동(MLF)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에 앞장서고, 1986년 타계할 때까지 페미니스트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
그밖에 주요 저서로는 회고록 5부작인 『얌전한 처녀의 회상』, 『나이의 힘』, 『상황의 힘』, 『결국』, 『작별의 의식』과 소설 『타인의 피』, 『모든 인간은 죽는다』, 『위기의 여자』, 『아주 편안한 죽음』 그리고 철학서 『애매성의 윤리를 위하여』와 『노년』, 희곡 『군식구』, 기행문 『미국 여행기』 등이 있다.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4대학에서 보부아르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문학, 여성문학, 인문학 등을 강의했고,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이사로 있다. 박사 학위 논문 「시몬 드 보부아르의 철학사상과 문학표현」 외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자서전」, 「『아름다운 영상』과 『위기의 여자』에서의 여성 이미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삶, 작품, 사상의 변증법적 관계」, 「1970~1980년대 시몬 드 보부아르의 페미니즘 활동과 사유에 대한 일 고찰」 등의 논문을 썼고, 저서로는 『페미니즘 어제와 오늘』(공저), 『성노동』(공저)이 있다. 또한 『제2의 성』, 『보부아르의 말』, 『남성의 재탄생』, 『사랑의 모든 아침』,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편지』(예정) 등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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