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24년 07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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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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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과학을 가로지르는 매혹적인 여행
불멸의 비법을 찾아나서는 것은 한때 돌팔이 의사와 모험가의 몫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히 오래 사는 비결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다. 과연 과학은 노화 방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되며, 우리는 건강히 오래 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덴마크의 분자생물학자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지구촌 외딴곳을 지나 최첨단 연구실에 이르는 생물학 여행을 떠난다. 그린란드상어, 미국사시나무, 벌거숭이두더지쥐 등 자연계의 장수 기록 보유자들을 만나 이들의 생명 연장 비결을 살펴보는가 한편, 노화 연구의 최신 동향과 성과를 전하며 수명 연장이라는 과제를 다방면으로 탐구한다. 치실질의 중요성, 헌혈의 효과, 단식의 원리 등 장수에 관해 기억할 만한 사실들과 유용한 조언도 담았다. 자칫 복잡하고 심각해질 수 있는 ‘노화’라는 주제를 경쾌하게 안내하는 이 책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26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Chapter 1. 자연계의 장수 기록보유자들 : 늙지 않는 생명체를 찾아서
Chapter 2. 태양과 야자수, 그리고 장수 : 블루존을 찾다
Chapter 3. 작지만 사소하지 않은 유전자의 역할 : 유전과 장수의 상관관계
Chapter 4. 유전적 관점에서 바라본 영생불멸 : 우리는 왜 늙는가
Part 2. 과학의 성과
Chapter 5. 우리를 죽이지 않는 고통은… : 스트레스와 장수의 관계
Chapter 6. 키가 그렇게 중요한가 : 노화의 비밀을 푸는 성장 신호
Chapter 7. 이스터섬의 비밀 : 최초의 항노화 약물을 향한 꿈
Chapter 8. 우리 몸의 쓰레기 수집 체계 : 수명 연장과 자가포식
Chapter 9.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 세포 발전소도 늙는다
Chapter 10. 불멸을 향한 모험담 : 끝없이 분열하는 세포
Chapter 11. 좀비세포의 정체와 그 제거법 : 노화 세포라는 게 있다
Chapter 12. 생체시계 되감기 : 후성유전학 시계와 생물학적 나이
Chapter 13. 이렇게 놀라운 일이 : 늙은 피, 그리고 젊은 피
Chapter 14. 미생물과의 전쟁 : 우리 몸의 비인간 유기체
Chapter 15. 등잔 밑이 어둡다 : 노화 유발 바이러스들
Chapter 16. 장수를 위한 치실질 : 알츠하이머병의 유력한 용의자
Chapter 17. 면역 기능 되살리기 : 노화의 마지막 퍼즐, 면역계
Part 3. 유용한 충고
Chapter 18. 취미 삼아 굶어 보기 : 덜 먹으면 더 오래 산다
Chapter 19. 단식이라는 오래된 관습의 효능 : 일정한 시간대에만 식사하라
Chapter 20. 사이비 종교 숭배 같은 식이요법 : 무엇을 먹을 것인가
Chapter 21. 음식에 대해 더 생각할 거리들 : 몸에 좋다는 말의 진실
Chapter 22. 중세 수도원에서 현대 과학까지 :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라
Chapter 23. 측정이 되어야 관리가 된다 : 콜레스테롤의 이해
Chapter 24. 노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 비만보다 중요한 외로움
숫자 100의 절반은 얼마인가? 만약 노화에 관한 계산이라면 50이 아니다. 93이다. 아는가? 93세에서 100세까지 살아 내는 것이 태어난 날로부터 93세가 될 때까지 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
어린이일 때 우리는 삶의 후반기에 겪는 모든 노화 관련 질병을 까마득히 모르고 산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는다. 마침내 사춘기가 오고, 노화가 시작된다. 사춘기가 끝나면 한 해를 더할수록 사망 확률은 더욱 높아지기 시작해 8년마다 거의 갑절씩 불어난다. (…) 만약 당신이 그런 기하급수적으로 음습하는 죽음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운 좋게도 100세까지 살아 낸다면, 그때부터는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당신이 25세였을 때 1년 동안 겪었던 사망 확률과 동일한 위험을 견디며 사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본문 55~56쪽(Chapter 4 유전적 관점에서 바라본 영생불멸)
이 변이가 호랑이가 늙어 시력을 잃는 대가로 젊은 시절에는 시력을 더 좋게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 변이를 갖는 호랑이는 생애 초반부에 더 많은 먹이를 구할 것이고 더 많은 새끼를 낳아서 기를 것이다. 마침내 그 변이가 호랑이를 눈멀게 하고 굶어 죽게 만들더라도 어쨌든 그는 보통의 호랑이보다 더 많은 후손을 보게 된다. 이런 논리를 ‘적대적 다면발현(antagonistic pleiotropy)’이라고 한다. 이 논리의 핵심은 어떤 유전적 변이가 생애 초반에는 유익하게 작용하지만, 후반이 되면 해롭게 작용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만약 생애 초반이 중요하다면 이 유전적 변이가 우세하게 될 것이고, 생애 후반부가 되면 그 해로운 효과가 발현되면서 소위 노화라 부르는 육체적 노쇠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본문 63쪽(Chapter 4 유전적 관점에서 바라본 영생불멸)
무슨 이유로 작은 사람은 큰 사람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있는 걸까? 우선 키 큰 사람은 세포가 더 많다. 다시 말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가 많아서 암에 걸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그 정도로 이런 경향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차라리 키가 성장호르몬에 보이는 반응의 크기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키가 크다는 것은 그들이 키 작은 사람보다 더 강한 성장 신호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고, 성장 신호에 더 잘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본문 96~97쪽(Chapter 6 키가 그렇게 중요한가)
사실 mTOR는 성장 신호 전달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다음 단계의 토끼 굴이다. 첫 번째 토끼 굴에서는 성장호르몬으로 갔다(그 호르몬을 억누르면 생명이 연장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IGF-1에 도달했다(역시 그것을 저지하면 생명이 연장된다). 이제 우리는 mTOR에 도달한 것이다. IGF-1이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면 mTOR 복합체가 활성화된다. 이는 곧 mTOR가 ‘각성’되어 성장과 관련된 세포 내 많은 과정이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과학자들이 실험실 동물들에게 라파마이신을 주입하자 성장을 촉진하는 mTOR가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동물의 수명이 연장되었다. 라파마이신을 주입한 쥐는 평소보다 20퍼센트나 더 오래 살았다. 약물 한 가지로 그런 성과를 낸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 20퍼센트의 차이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한다면 그것은 책의 저자인 내가 유치원생일 때 죽어 버리는 것과,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을 쓸 때까지 내가 살아남는 것만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다.
103쪽(Chapter 7 이스터섬의 비밀)
과학자들이 성체 세포에 야마나카 인자를 사용해 보았더니 세포는 조금씩 유도 만능성 줄기세포로 변했고, 그 생물학적 나이도 0을 향해 갔다. 결국 자연적인 줄기세포와 똑같은 나이가 되었다. 이것은 실험실 수준에서 우리가 이룰 수 있었던, 해파리 투리토프시스의 회춘에 가장 근접하는 연구 성과다. (…)
잠시 정리해 보자. 야마나카 인자는 사실상 생물학적 시계를 되돌려놓았다. 그 말은 지금 당장 당신의 피부세포를 하나 떼어 내서 야마나카 인자를 사용하면, 그 세포를 당신 몸 전체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나이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세포 수준에서 항노화와 불멸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그 효과를 생명체 전체로 어느 정도까지 전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본문 151쪽(Chapter 12 생체시계 되감기)
나이 든 피에는 노화를 촉진하는 한편 제거하면 도움이 되는 특정 분자, 즉 ‘친노화 인자’가 들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수천 개의 잠재적 범인이 있다. 그중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철분이다. (…)
철분은 사실 상당히 으스스한 몇몇 상황에서 등장한다. 가령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들은 뇌 질환이 있는 부위에서 다량의 철분이 검출되며, 뇌 철분 수치가 특히 높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병의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다.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혈관에 축적되는 플라크(plaque)에는 다량의 철분이 있어서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본문 165~166쪽(Chapter 13 이렇게 놀라운 일이)
긴 세월 내내 바이러스가 암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일부의 학자들이 조심스럽게 인간에게도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을 때 더욱 거센 비난이 몰아쳤다. (…)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일인 과학자 하랄트 추어하우젠(Harald zur Hausen)이 1970년대에 마침내 인간에게서 암 유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문제의 그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였고, 앞서 언급한 헨리에타 랙스의 암도 이로 인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암을 유발하는 다른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서 발견되었다. 그중에는 이미 앞에서 만났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제8형 사람헤르페스바이러스가 있고, 간암을 유발하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도 있었다. (…)
중요한 것은 미생물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에 끼어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질병을 끝장내고 싶다면, 우선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이 작은 생물들을 퇴치하는 싸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본문 203~205쪽(Chapter 16 장수를 위한 치실질)
단식은 일종의 호르메시스 효과를 일으킨다. 궁극적으로 우리를 더 강하게 단련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열량 제한처럼 단식도 성장 촉진 인자인 mTOR의 작용을 차단하는 동시에, 세포 쓰레기 수집 활동인 자가포식을 활성화한다.
본문 230쪽(Chapter 19 단식이라는 오래된 관습의 효능)
우리는 장수의 비결을 알아내고자 장수인들을 연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저 부유한 고학력자의 피상적 특징들을 베끼는 데 그칠 뿐이다. 평균적으로 돈이 많고 많이 배운 사람은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 대학 졸업장을 받은 사람은 고등학교를 마쳤을 뿐인 사람보다 몇 년 정도 더 오래 살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향은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나타나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본문 243쪽(Chapter 20 사이비 종교 숭배 같은 식이요법)
우리 몸이 식이 섬유를 소화해 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은 온전한 상태로 소화계를 통과한다. 그 과정에서 섬유소는 우리가 지방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 사용했던 담즙산(bile acid)이라는 물질을 흡착한다. 우리 몸은 사용이 끝난 담즙산을 흡수해서 재활용하려고 시도하지만, 식이 섬유에 흡착되고 나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면 간은 다시 담즙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 쓰는 출발 물질이 핏속 콜레스테롤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왜 현대인의 몸속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근본적으로 높은지를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섬유소의 비중이 높은 식단을 채택한다면 우리 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담즙산을 흡착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부족한 담즙산을 채우기 위해 핏속의 LDL 콜레스테롤로 이를 만회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반대로 식단에서 섬유소를 없애 버린다면 LDL 수치는 사정없이 솟구칠 것이다.
본문 275쪽(Chapter 23 측정이 되어야 관리가 된다)
★ 2023 영국 왕립협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작
★ 2022 《빌트 데어 비센샤프트》 올해의 과학책
★ 2022 《선데이타임즈》 최고의 책
★ 《뉴욕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
늙지 않는 바닷가재, 거꾸로 나이 먹는 해파리…
지구촌 생명체의 다양한 노화 전략
노화란 모든 생명체가 따라야 하는 보편적 자연법칙이기에, 흔히 그 쇠퇴 양상도 동일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노화는 무척 가변적인 과정이며, 자연에는 매우 다양한 노화 패턴이 존재한다. 브렌보르는 자연계에서 탐색을 시작해 종에 따라 제각각인 노화의 양상을 살펴본다(1장). 동물 중에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사는 종도 있고, 노화 없이 오래 사는 종도 있으며, 심지어 나이를 거꾸로 먹는 종도 있다. 이 책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어떤 해파리 종은 성체였다가 미성체 상태인 ‘폴립(polyp)’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게 가능하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거나 병들어 죽지 않는 한 이론적으로 불멸할 수 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인간 세계도 다르지 않다. 백세인이 유별나게 많이 사는 장수촌 ‘블루존(Blue Zone)’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있어서 인간끼리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2장). 이 책은 이 같은 인간 수명의 격차를 ‘유전 대 환경’이라는 고전적인 틀로 분석하며, 수명에 대한 두 가지 요인의 공헌도를 따져 본다(3장). 수명의 격차는 유전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유전의 영향은 20~30퍼센트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환경의 영향이다. 다시 말해, 장수 문제는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유전의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포크헤드박스 O3(FOXO3), 알츠하이머병 위험 인자인 아포지단백 E(APOE)-ε4 유전자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전자는 “마법도 운명도 아니”며, “그냥 특정 단백질에 관한 코드를 품고 있을 뿐”이다. 브렌보르는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안다면, 약물이나 기술을 동원해서 그런 효과를 모방할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생물학적 차이가 있더라도, 후천적 노력과 과학으로 수명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늙는가’에 대한 생물학의 대답은?
100세 시대, 더 오래 살게 된 우리가 알아야 할
‘늙는다는 것’의 과학
노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결국 ‘생명체는 왜 늙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도 시인하는 것처럼 노화의 근본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미 과학계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노화 관련 이론들이 나와 있는데, 이 책은 진화생물학의 관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노화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4장).
진화생물학자들은 노화 현상 자체보다 ‘왜’에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야생의 험악한 환경에서는 죽음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결코 안 올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래보다 지금 여기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로우며, 그렇기 때문에 진화가 노화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영국의 생물학자 피터 메더워는 설사 영생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생명체가 불멸의 삶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얼핏 보면 늙어서 득 될 건 없는데도 결국 생명체가 노화하는 이유다. 저자는 해로운 돌연변이를 솎아 내는 ‘자연선택’의 힘이 번식 이후 약해진다는 진화론적 가정을 바탕으로 ‘돌연변이 축적 이론(mutation accumulation therory)’과 ‘적대적 다면발현 이론(antagonistic pleiotropy)’까지 나아간다. 이들 진화생물학의 노화 이론은 오늘날 분자생물학, 유전학 등 여러 분야의 노화 연구에 영감을 주었다.
현재 일반 생물학자들이 내세우는 노화 경로에 관한 가설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손상이 쌓여 노화가 온다는 설명, 다른 하나는 생명체 안에 이미 유전적으로 노화가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설명으로, 각각 노화를 ‘우연’과 ‘필연’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누가 옳으냐 하는 문제는 노화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노화에 접근할지를 결정하지만, 아직 둘 중에서 어느 쪽이 맞는지 확신할 정도의 결과를 얻은 건 아니다. 따라서 저자는 노화 저지에 관심이 있다면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노화의 비밀을 푸는 성장 신호부터
장수의 마지막 퍼즐 면역계까지,
늙는다는 것은 흰머리와 주름진 피부, 그 이상이다!
유전,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등 노화의 원인은 수없이 많고, 그만큼 연구할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5장부터 17장까지는 노화 경로와 수명 연장에 대한 실험실의 성과를 폭넓게 담았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몸에 활력을 준다는 호르메시스 효과에서 시작해, 성장 신호 전달 경로인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및 엠토르(mTor)를 거쳐, 우리 몸의 쓰레기 수집 체계인 자가포식의 작동 기제까지 아우르며 이들이 수명 연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꿰어 낸다.
큰 틀에서 보면 우리 몸의 성장과 손상 복구 메커니즘은 상충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성장 스위치를 켜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및 엠토르(mTor)라는 신호 전달 경로는 우리 몸의 손상 복구 메커니즘인 자가포식을 차단한다. 이 말은, 곧 성장 신호를 차단할 경우 거꾸로 자가포식이 활성화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험실에서는 자가포식을 촉진하면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자가포식을 활성화하는 최선의 방책은 다양한 성장 신호를 차단하거나 혹은 호르메시스 효과를 동원하는 것”이라고 정리하며 수명을 늘리는 ‘바이오 해킹’의 원리를 짚어 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노화를 통합해서 설명할 수 있는 단일한 이론이 없다는 것은 그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지 보여 준다. 생명체가 태어나 성장하고 번식하며 살아가는 생활사의 전 과정이 노화라는 생명 현상에 함축되어 있다. 저자는 신진대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떠맡는 미토콘드리아부터 염색체의 손상을 막아 주는 텔로미어(telomere), 생물학적 나이의 지표인 후성유전학 시계까지 망라해 수명과 장수의 과학을 가로지른다. 유전학,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미생물학, 생리학 등 다방면에서 어지럽게 전개되는 복잡한 과학 연구를 명쾌하고도 흥미진진하게 풀어 낸 이 책은 독일의 대중 과학 잡지 《빌트데어비센샤프트》의 2022년 올해의 과학책 ‘가장 독창적인 책’ 부문에 선정되었으며, 2023년 영국 왕립협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릴 순 없을까?
오래된 세포를 갈아 치우고
장수 유전자를 자극하는 과학적 방법
브렌보르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화 방지의 비법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한다(18~24장). 흔히 장수의 비법으로 알려진 소식(小食)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열량 제한 조치를 취하면 이들은 일반적으로 평소보다 20~40퍼센트 더 오래 산다.”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지만,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일뿐더러(이는 많은 노화 연구의 한계다) 비슷한 수준의 식이요법을 자발적으로 시도한 인간들은 기운이 빠지고, 피로하며, 체온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는 사실도 꼬집는다. 브렌보르는 단순히 칼로리를 제한해서 배를 곯게 하는 조치보다, 칼로리는 그대로 유지한 채 단식만 해도 비슷한 수명 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식사 시간대를 제한하는 시간제한 섭식(time-restricted feeding),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 등이 예이다.
섭식 조절을 고민하다 보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도 부딪히는데, 브렌보르는 과학을 가장한 갖가지 근거 없는 영양학 정보를 도마 위에 올린다. 그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 섬유와 마늘을 제외하고 노화 방지 식품에 대한 주장은 “거의 변함없이 거짓”이거나 식단에서 현실적으로 따라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는 채식, 레드와인, 오메가-3, 비타민 D 보충제가 몸에 좋다는 속설의 맹점도 낱낱이 밝힌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식습관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받아들이기에는 효과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보통 이들은 생활 전반에서 건강한 습관을 갖고 있다). 노화를 질병처럼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넘쳐 나는 요즘, 이 책은 장수의 비책을 찾고자 하는 욕망에 쉽게 편승하기보다는 그럴싸해 보이는 과대 주장을 과학에 근거해 냉정히 짚어 준다.
작가정보
(Nicklas Brendborg)
코펜하겐대학 분자생물학 박사 과정. 현재 코펜하겐대학 보건의료과학 대학원의 ‘기초 및 임상 근골격학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노화 중 발생하는 근육-뇌 신호 전달 경로의 혼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 국제 인재 프로그램의 젊은 과학자로 선정되고, 노보 장학금을 받는 등 생명과학 분야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재능 있는 연구자로 꼽힌다. 학생 시절부터 대중을 상대로 한 글쓰기에 관심을 가져서 2015년 『최고의 학생(Top Student)』을 공저로 출간하고, 2019년 『슈퍼트렌즈(Supertrends)』의 집필에 참여했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브렌보르의 첫 번째 단독 저서로, 인류의 오랜 꿈이자 생명과학의 주요 난제인 노화 극복을 향한 과학의 온갖 시행착오를 담고 있다. 그는 모든 질병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노화라는 점에 주목해 생명체의 노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 주제를 탐구했다. 노화를 들여다보는 것은 암, 알츠하이머병, 심혈관 질환 등 인류를 괴롭히는 골치 아픈 질병과의 싸움에서 효율적인 접근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학, 분자생물학, 생리학, 영양학 등 다방면에서 어지럽게 전개되는 노화 관련 논의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이 책은 덴마크에서 출간 직후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6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3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복잡하고 방대한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그의 글은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영어 전문 번역가. 영화 번역과 방송 번역 일을 했고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지금은 책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리베카 긱스의 『고래가 가는 곳(Fathoms)』을 옮겼고, 이 책으로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인덱스(Index)』에 이어, 현재 역사학자 앤드루 페테그리의 『라이브러리(The Library)』(가제)와 『전쟁의 책(The Book at War)』(가제)을 번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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