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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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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6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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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2.06MB)
ISBN 9791141600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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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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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세계적인 작가이자 알바니아의 ‘문학 대사’ 이스마일 카다레의 에세이 『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이 출간되었다. 고등학생 때 시인으로 데뷔한 뒤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는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소설, 시, 에세이, 희곡 등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해왔다. 2014년 알바니아에서 출간된 『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은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의 에세이로, 1970년대 처음 파리에 방문했던 일부터 프랑스로 망명한 이후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쓴 장소인 카페 로스탕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고국 알바니아의 문학과 역사, 『맥베스』를 향한 애정, 노벨문학상을 둘러싼 소동을 바라보는 솔직한 심경 등 작가의 솔직한 속내와 깊이 있는 단상을 엿볼 수 있는 10여 편의 글이 실려 있다.
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 … 007
카페의 나날 … 091
프레드를 위한 어느 4월 … 147
그루 남작 … 183
알바니아문학의 새싹들 … 203
악몽 … 249
맥베스 … 291
모자이크 … 355
잃어버린 한나절
공산당 정치국의 나날
한밤의 눈물
기념비를 세우다
알바니아의 붕괴
10월 초
심문조서
에스파냐와 관계된 무엇
중세 노래의 여성형 이본
카바 다리

옮긴이의 말 … 419

언젠가 카페 로스탕에 관해 뭔가 써야겠다는 생각이 내게 너무 익숙해져서, 처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날짜를 특정하거나 어떤 상황에서 생겨났는지 기억해낼 수가 없다. 그곳은 뉘우침과 고마움이 뒤섞인 감정이랄까, 늘 곁에 있지만 우리의 관심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혹은 그런 것으로 보이는 일생의 동반자를 향해 느끼는 감정을 떠올린다. 본문 42쪽

설명할 길은 없지만, 그 시절엔 글만 쓰기 시작하면 모든 것과 모두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불손하다거나 혹은 그저 조리 없다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그것은 말하자면 음험한 격노였다. 이유 없이 ‘될 대로 되라지’ 하는 태도. 심지어 분열하듯 번지는 방어막 같은 것.
아마도 분열이라는 말로 그걸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이상한 시기 동안 내 안에서 서로 맞서던 두 삶이(흔히들 말하듯 두 개의 현실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게 뒤얽힌 결과임이 분명했다. 본문 80쪽

카페에 대한 나의 끌림은 애초에 존재했을까 아니면 이 일 이후로 굳어졌을까?
나는 늘 그런 끌림을 느껴왔다고, 달리 말해 본능적으로 느껴왔다고 믿고 싶었다. 게다가 인간 삶의 한 부분은 그렇게 모든 것 바깥에서, 생각이 윤곽을 그려줄 세월을 기다리며 잠재적 상태로 남아 있지 않은가. 본문 102쪽

사랑이 후퇴하고 무관심에 자리를 내주던 나라에서는, 그리고 그런 시기에는, 아마 모두가 까닭도 모른 채 무언가를 상실하면서 고통받는다. 그들 가운데 유난히 다감한 영혼의 소유자들은 그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영영 부러져버린다. 본문 180쪽

나는 『맥베스』를 알바니아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읽을 생각에 오랫동안 설렜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이 서로 다른 수십 개의 언어 속에 구현되었다는 사실이, 그런 고갈되지 않는 매혹을 인류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보였다. 본문 294쪽

그 일은 10월과 동시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조금 더 일찍, 9월 마지막 주에 벌써 시작되며, 첫번째 목요일이 어떤 날이 될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이 소란이 잦아들기를 바랐다. 매복하고 기다리던 사람들은 지치고, 스캔들을 건질 희망은 잦아들며, 반대자들도 사라지기를.
헛된 희망이다. 태풍 전의 고요 같다. 금세 어디선가 번개가 번쩍일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한 가지 구실을, 잘라낸 신문기사를, 반쯤 생기다 만 논쟁거리를 찾아낼 테고, 매년 그러듯 모든 소동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번 노벨상은…… 본문 403쪽

파리와 티라나의 카페에서 보낸 나날

처음 수록된 에세이 「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에서 작가의 이야기는 파리와 함께 시작한다. 꿈과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도시 파리에 이스마일 카다레가 첫발을 디딘 것은 1970년 『죽은 군대의 장군』이 프랑스에서 출간되면서였다. 공산주의 국가 알바니아에서 글을 쓰는 작가에게 당시 파리는 “이백 개의 도장이 찍힌 백 개의 초대장이 있더라도” 오기 힘든 곳이었는데, 작가는 소문만 무성했을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비(非)초대장” 덕에 이 도시에 오게 된 것이다. 그후 보이지 않는 끈이 작가와 도시를 연결한 듯 작가는 파리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고국에서 더는 책을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자 1990년 프랑스로 망명을 결정한다.
뤽상부르공원이 보이는 곳에 자리한 카페 로스탕은 쥘리앵 그라크 같은 작가도 자주 방문했던 곳으로, 카다레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백 쪽의 원고를 집필했다. 책에는 카페 로스탕을 작업실 삼아 글을 쓰던 시기에 만난 콜레트 D.와의 일화나, 뤽상부르공원에서 비슷한 시간에 산책하며 자주 마주친 파트릭 모디아노와의 불발된 약속, 역시 알바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와 그리스 영화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와 협업한 이야기 등 여러 지성인들과의 대화와 교유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파리의 카페에서 시작된 글은 카다레의 고국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의 카페로 이어진다. 「카페의 나날」에서 작가는 고등학생 때 출간한 시집의 원고료를 받아 처음 친구들과 카페에 갔던 일화를 풀어놓는다. 도시의 가장 유명한 카페에서 코냑을 주문한 사소한 일은 젊은이들이 외국의 영향을 받아 “더러운 돈”으로 “퇴폐적인 음료”를 마신 불미스러운 행위로 해석되어 급기야 정치적 소동으로까지 번진다. 또한 일간지에 발표한 ‘술의 나날’이라는 글이 출판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사건을 써내려가며 그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한다.


이스마일 카다레 작품세계의 근원

이 에세이에서 작가는 고국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며 자신의 문학 원류인 알바니아의 문학과 역사, 정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드러낸다. 「프레드를 위한 어느 4월」에서는 혹독한 시대를 살아가며 부침을 거듭한 알바니아 시인 프레데리크 레슈피아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알바니아문학의 새싹들」과 「악몽」에서는 발칸 지역의 분쟁과 다툼 속에서 여러 국가의 지배를 받다가 독재 체제의 억압 아래 놓였던 알바니아의 비극적인 과거와 현재를 깊이 있게 서술한다. 농담을 섞어가며 재치 있는 입담으로 써내려간 글들을 읽다보면 카다레의 작품세계-알바니아의 역사, 전설, 민담, 그리고 독특한 관습법이 서사의 배경과 중심 주제가 되고, 비극에 유머를 더해 ‘해학적인 비극’을 창출해내는-가 어디에 그 근원을 두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편 카다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에 품고 있는 깊은 애정도 아낌없이 표현하는데, 이는 “발칸의 외딴 구석에서, 글을 잘 쓸 줄도 모르면서” 셰익스피어에게 홀려, “손가락에 잉크를 잔뜩 묻힌 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옮겨 적으려고 시도한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특히 그는 이 아름다운 작품을 전 세계가 함께 읽는다는 사실에 매혹되어 하나의 문장이 서로 다른 언어에서 어떻게 다르게 번역되었는지 살펴본다. 언어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탐독하는 재미를 따라가다보면 카다레가 얼마나 문장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매만지는 작가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카페에서 옆자리 여자들이 나누는 대화에 신경이 쓰여 글을 쓰지 못한 사소한 일화부터 조작된 심문조서에서 체제 전복 음모에 가담한 인물로 거론되었던 위험한 경우까지,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과거의 편린들은 마치 모자이크처럼 조각조각 이어져 이스마일 카다레라는 세계적인 작가를 온전히 보여주는 하나의 커다란 그림으로 완성된다. 천상 이야기꾼인 작가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발휘된 이 자전적 에세이들을 읽다보면 냉소적 유머에 킬킬거리거나 코끝이 찡해지거나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는 한편, 어느새 작가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 이스마일 카다레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된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옮긴 백선희 번역가의 말처럼 마치 “화창한 봄날 아침에 창밖으로 뤽상부르공원이 보이는 카페 로스탕에 앉아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거장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정보

Ismaïl Kadaré
1936년 알바니아의 남부 지로카스트라에서 태어났다. 티라나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모스크바의 고리키문학연구소에서 수학했다. 1953년 고등학생 때 시집 『서정시』를 출간해 시인으로 데뷔했다. 1963년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을 발표해 일약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고, 후에 이 작품으로 “그는 그의 조국 알바니아보다 유명하다”라는 찬사를 들었다. 이후 많은 작품을 통해 신화와 전설, 구전민담 등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암울한 조국의 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려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몇몇 작품은 출간 금지라는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전체주의를 고발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잃지 않았고,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우스꽝스러운 비극, 기괴한 웃음을 만들어내며 세계적인 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기 직전 1990년 프랑스로 망명해 지금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수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1992년 프랑스 치노델두카 국제상, 2005년 제1회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2009년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왕세자상(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2016년 프랑스 레지옹도뇌르 최고 훈장을 수훈했으며, 2019년 박경리문학상, 2020년 노이슈타트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죽은 군대의 장군』 『돌의 연대기』 『사고』 『부서진 사월』 『꿈의 궁전』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 『아가멤논의 딸』 『잘못된 만찬』 『떠나지 못하는 여자』 『H 파일』 등이 있다.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떠나지 못하는 여자』 『잘못된 만찬』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 『노르망디의 연』 『마법사들』 『내 삶의 의미』 『레이디 L』 『흰 개』 『하늘의 뿌리』 『목마른 여자들』 『자크와 그의 주인』 『웃음과 망각의 책』 『울지 않기』 『랭보의 마지막 날』 『프루스트의 독서』 『책의 맛』 『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 『파졸리니의 길』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노숙 인생』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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