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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니, 황금두더지

캐서린 런델 지음 | 조은영 옮김
곰출판

2024년 05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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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79MB)
ISBN 9791189327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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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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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캐서린 런델이 쓴 《살아있니, 황금두더지》가 곰출판에서 출간됐다. 멸종 위기종, 또는 그 아종을 다룬 이 책에는 총 21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기린, 늑대, 곰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웜뱃, 황금두더지, 외뿔고래, 천산갑 등 낯선 동물도 담겨 있다. 그러나 그들의 겉모습을 아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책을 펼치면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동물들의 생김새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테니까. 하물며 낯선 동물들은 오죽할까. 인간은 그들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게 없다. 어디에 사는지도,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도 말이다. 멸종 위기란 단어 속 ‘동물의 사라짐’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역사와 문학, 음악 등을 통해 보여주는 한편 동물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친절히 알려준다. 저자의 내러티브를 따라가다 보면 동물들이 어떻게 동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돌봐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책은 이들이 살아있어야 인간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힘주어 말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이토록 경이로운 동물들과 사랑에 빠질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 들어가는 말

- 웜뱃
- 그린란드상어
- 기린
- 칼새
- 여우원숭이
- 소라게
- 바다표범
- 곰
- 외뿔고래
- 까마귀
- 산토끼
- 늑대
- 고슴도치
- 코끼리
- 해마
- 천산갑
- 황새
- 거미
- 박쥐
- 다랑어
- 황금두더지
- 인간

- 저자의 말
- 감사의 말
- 더 읽을거리

이 책은 인류가 기쁨과 파괴, 즐거움과 위엄, 지혜와 어리석음 속에서 살아있는 다른 생명과 부딪혀온 순간들로 이루어졌다. 이는 우리 자신을 가장 매혹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발견한 역사이기도 하다._13쪽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종은 멸종 위기종이거나 그런 종의 아종이다. 어차피 지금 세상에 딱한 처지가 아닌 생물이 어디 있을까. 세계의 생태계를 가장 적극적으로 파괴한 가해자는 글로벌 웨스트지만 그 결과를 전 지구가 감당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_17쪽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기린을 가로등에 묶어두는것이 불법이다. 그러나 사냥당한 지 얼마 안 되어 속눈썹이 여전히 붙어 있는 기린의 머리로 만든 쿠션을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기린의 신체 부위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시장이다. 지난 30년간 개체 수가 40퍼센트나 감소해 6만 8,000마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아직 이 동물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지 않고 버티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서 사냥꾼들이 기린 사체 3,744구를 수입했다. 살아있는 기린의 5퍼센트나 된다._42쪽

곰은 놀랄 거리가 풍부한 종이다. (...) 동면하는 종들이 구현하는 느림의 미학은 100일 이상 먹지도, 마시지도, 소변을 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심장 박동은 1분당 40번에서 8번으로 느려져서 45초마다 한 번씩 숨을 쉰다.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줄까. 이들의 몸은 완벽한 재활용 공장이 되어 요소를 도로 단백질로 바꾸며, 항문에는 깔끔한 마개가 형성되는데, 동굴에서 실수로 배설하는 일이 없게 하려 함이다._89쪽

외뿔고래는 적색목록에 ‘준위협종’으로 등록되었다. 이들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은 단연 기후 변화다. 얼음이 뒤덮은 지역이 너무 빨리 줄어드는 바람에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범고래의 눈을 피해 숨거나 먹이를 먹을 곳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외뿔고래는 일련의 딸깍음과 웅웅거리는 소리(혹등고래보다는 음이 높고 돌고래보다는 덜 날카롭다)로 소통하는데 북극권을 지나는 선박이 늘고 추출 산업이 증가하면서 소음 공해가 심해져 소리를 듣지도 내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 결과 새끼를 제대로 보호하거나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_103쪽

나는 웨일스 국경에서 반쯤 길든 암늑대를 만난 적이 있다. 상상한 것보다도 훨씬 개와 달랐다. 피부 아래로 개에게서 본 적 없는 근육이 발달해 있었다. 덤불로 가더니 이빨로 블랙베리 한 알을 땄는데, 그 동작이 굉장히 섬세하고 절제되어 보였다. 개에게서 맡아보지 못한 먼지와 피 냄새가 났다. 늑대의 털은 두꺼워서 영하 40도에서도 편안하게 잠들 수있다. 손을 대보았더니 정전기로 따끔했다. 말 그대로 전기가 통한 것 같았다. 이 암늑대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늑대는 그들이 배회하는 동화와 같다. 야생 그 자체이며 그 누구의 편도 아니다._134쪽

모두 귀 기울여 들어주길 바란다. 세상에 거미가 없다면 전 세계에 기근이 닥칠 것이다. 거미는 인간의 식량을 빼앗는 것들을 잡아먹는다. 다시 말해 거미는 해충을 예방한다. 인간이 매년 4억 톤의 고기와 생선을 먹는다면, 거미는 매년 4억~8억 톤의 곤충과 해충을 먹는다. 또한 거미는 식물에 꽃가루를 전달하고 죽은 동식물을 흙으로 돌려보내어 재활용하게 하며, 동시에 3,000~5,000종의 새들의 먹이가 된다. 거미가 없으면 인간도 소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거미를 보면 감사 인사를 해야 한다._193쪽

ㆍ 워터스톤스 올해의 책 최종 후보작
ㆍ 웨인라이트상 최종 후보작
ㆍ 포일스 올해의 책 최종 후보작

가장 경이롭고 기이한 동물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 땅의 고귀한 보물인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영국에서 활동하는 캐서린 런델은 전기부터 에세이, 어린이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써온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다룬다. 오래전부터 희귀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에 관심을 가진 서방 세계 이야기, 민간에서부터 이어져 온 동물에 대한 오해, 신화나 민담을 인용한 멸종 위기 동물 등을 재기발랄한 문장에 담아내 소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이들 동물들이 살아가는 경이로운 방식들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책에는 총 21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동물은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의 사랑을 독차지한 ‘웜뱃’이다. 1700년대 호주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웜뱃은 1800년대 이르면 영국에서 사람 손에 길러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웜뱃은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아주 힘이 세고 단단한 뼈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그리 호락호락한 동물이 아니다. 단지 둥글고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에 실려 서식지를 떠나온 것이다. 이런 웜뱃이 어느날엔 유해조수로 분류돼 현재는 25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귀여워하거나 유해하거나. 인간의 기준에 의해 사라져가는 존재들은 웜뱃뿐만이 아니다. 기린, 곰, 산토끼, 까마귀 등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잘못된 믿음으로 죽임을 당한 동물도 있다. 여우원숭이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사람의 심장에 구멍을 낸다는 오해를 받아 죽임을 당했다. 그런가 하면 가난과 빈곤에 처한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먹을거리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멸종 위기종을 지키는 건 어쩌면 지역 아동의 영양을 지원하는 일과 함께 한다고 말한다.

“시골 가정에서 여우원숭이를 잡아먹는 집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다. 많은 경우 생물종 보전 활동은 지역 아동의 영양을 지원하고, 그 부수적인 효과로 멸종위기종을 사냥할 필요를 없애는 것에서 시작한다.”(61쪽)

산토끼 역시 마녀가 변신했다는 잘못된 소문의 피해자다. 하지만 위험한 존재로 미움받던 산토끼는 반대로 사랑을 이루어지게 한다는 괴이한 소문 때문에 중세 시대엔 산토끼를 먹으면 아름다워진다는 믿음의 대상이 되었다. 또 다른 피해자 고슴도치는 소젖을 빨아먹는다고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고슴도치에겐 여느 인간들처럼 유당불내증이 있다. 사라지지 않는 건 인간의 이상한 믿음뿐이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식욕으로 사라져 가는 존재도 있다. 그린란드상어, 천산갑, 다랑어, 곰, 해마 등이 그들이다. 5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사는 그린란드상어는 한때 그들의 살뿐만 아니라 기름을 얻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살육을 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그들은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아주 깊숙한 바다에 살고 있어, 과학자들은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천산갑, 곰, 해마는 희귀한 식재료와 약재라는 이유로 포획 되어왔다. 곰은 쓸개가, 해마는 말려서, 천산갑은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곰이 얼마나 경이로운 방식으로 겨울을 나고, 천산갑이 8000만 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아왔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이들을 단순히 식재료로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유일하게 수컷이 알을 낳고 수직 보행하는 해마를 알게 된다면 더욱.

대서양참다랑어는 그 맛이 다른 다랑어와 다르지 않음에도 높은 인기로 수없이 포획되어 멸종 위기에 처했다. 놀라운 건 이들의 멸종 위기를 반기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랑어를 잡아 자신의 곳간을 채우고 훗날 다랑어의 씨가 말랐을 때, 이들을 비싸게 내놓으려는 인간들이다. 다랑어뿐이 아니다. 뿔이 없는 코뿔소마저 잡아다가 야생의 재고가 바닥나는 그날, 이윤 극대화를 노리는 밀렵꾼들은 세상 도처 어디에나 있다.

“멸문은 단지 인간의 타성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유인책에 의해 적극적으로 동기가 부여되는 현상이다. 광대한 푸른 세상을 가로지르는 다랑어들 위로 끝을 기다리는 도박꾼들이 재고를 남몰래 철저히 관리하면서 지켜보고 있다.”(218쪽)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황금두더지는 지구상 유일하게 무지갯빛을 뿜어내는 동물이다. 아름다운 이 동물은 현재 서식지 오염과 파괴로 동족 모두가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 “이 생물을 잃게 된다면 유일무이한 무지갯빛 포유류를 잃는 것이다. 세상을 그 지경까지 만든 인류의 어리석음은 아마 용서받기 어려울 것이다.” (224쪽)

이외에도 칼새, 소라게, 바다표범, 외뿔고래, 코끼리, 황새, 거미, 박쥐 등이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다. 앞으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그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의 관심과 경탄을 얻어보려는 구애의 시도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아직 세상에는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아있니, 황금두더지》가 사라져 가는 존재들의 경이롭고 사랑스러운 삶에 부디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데 매개가 되기를 바라며 독자들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지금부터 소개할 것들을 봐주시겠습니까? 이것들이 얼마나 놀랍고 사랑스러운지 동의하시렵니까?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는 당신의 관심과 결연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니까요.”

작가정보

(Katherine Rundell)
옥스퍼드 대학교 올소울즈 칼리지에서 르네상스 문학을 연구한다. 시인 존 던의 전기인 《슈퍼 인피니티(Super-infinite)》를 비롯해 《당신이 어린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Why You Should Read Children’s Books)》 《당신이 늙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해도(Even Though You Are So Old And Wise)》 등을 썼다. 런델의 책들은 전 세계 30여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워터스톤스 올해의 책(2023)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기도 했다.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타임즈 문학 부록〉 〈뉴욕 타임즈〉에 책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가끔은 동물, 야밤의 등산, 외줄 타기 이야기를 쓴다.

어려운 과학책은 쉽게, 쉬운 과학책은 재미있게 옮기려는 번역가.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대학원과 미국 조지아대학교 식물학과에서 석사학위
를 받았다. 《파브르 식물기》 《오해의 동물원》 《암컷들》 《눈부신 심연》 《언더랜드》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10퍼센트 인간》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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