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노린재는 거짓말하지 않아
2024년 06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3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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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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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노린재는 거짓말하지 않아』는 2022년 《쥐트도이체 차이퉁》 선정 최고의 아동·청소년 도서와 2023년 독일 청소년문학상 청소년 심사위원상 부문 후보작에 오른 청소년 소설이다. 빈곤에 대한 수치심에서 기인한 비밀과 거짓말이 절친한 두 친구 사이에 드러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다.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소재지만, 천진한 동시에 속 깊은 니츠와 어른스러운 동시에 순수한 미샤, 두 주인공이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이끌어 나간다. 독서 후 여러분의 마음에는 따스함과 함께, 책 속 미샤의 다음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거짓말은 그랬을 수도 있는 상황을 ‘꿈꾸는’ 것에 불과해.”
산만하고 촐싹대기를 좋아하는 니츠에게는 미샤라는 오랜 단짝 친구가 있다. 미샤는 니츠와 어울리지 않게 진중하고, 똑똑하고, 올곧은 아이다. 그런데 니츠는 우연히 미샤의 거짓말 하나를 발견한다. 의심을 시작하고 보자 미샤의 거짓말은 한두 개가 아니었고, 니츠는 자신이 미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망한다. 그러나 곧 그 뒤에 도사린 믿을 수 없는 진실을 알고 충격에 빠지는데……. 두 사람은 이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0쪽_나는 미샤의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진단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처음으로 가 본 미샤의 집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20~21쪽_미샤는 인간이 달리 방법이 없을 때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징역형, 폭력, 굶주림, 죽음 같은 고약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어쨌든 나는 비상 상황에서만 거짓말을 해. 정말 다른 방법이 전혀 없을 때만.”
51쪽_기묘한 정글 의사에 관한 기발한 이야기는 잔인한 거짓말이었다. 미샤의 진단서는 위조 서류였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던 미샤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나까지 속인 것이다.
56~57쪽_오랜 세월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냈기 때문에 우리 사이에 뭔가 부족한 게 없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미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던지지 않았던 많은 질문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왜 미샤의 엄마를 모를까? 나는 왜 미샤의 집에 가 보지 않았을까?
95쪽_나는 지금 내 방으로 가서 물건들을 모아 미샤에게 넘겨주는 상상을 잠시 해 보았다. 그렇게 상상하니 부끄럽고 화가 났다. 가난과 부의 차이를 없애는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친구 사이에서는 더더욱 어려웠다. 바로 친구이기 때문에 어려웠다.
108쪽_미샤가 얼마나 끔찍하게 창피해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미샤에게 돈이 너무 없는 것이, 또는 내게 너무 많은 것이 마치 내 잘못인 것처럼.
131쪽_“거짓말은 그랬을 수도 있는 상황을 ‘꿈꾸는 것’에 불과하다고. (…) 아니면 원래 ‘그랬어야만 하는’ 상황을.”
140쪽_“내 인생이 초기화되어 모든 게 ‘0’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그러면 더는 숨을 필요가 없잖아. 더는 거짓말할 필요가 없잖아.”
141~142쪽_내가 미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나는 무엇이 미샤의 관심을 끄는지, 무엇이 미샤를 매료하는지, 미샤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에 웃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미샤를 잘 알고 있었으며, 자기 자신이 되고 싶은 미샤를 알고 있었다.
195쪽_미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다 괜찮아. 너희는 안전해.’ 그런데 과연 그게 정말일까? 나는 안전하다는 것이 미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255쪽_사람들이 가끔 거짓말에 집착하는 이유는 거짓말이 없는 삶보다 거짓말이 있는 삶이 더 좋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61쪽_나는 평소와 달리 몸을 꼼짝도 하지 않고 물속에 서서 미샤를 보며 웃었다. 내가 외쳤다.
“초기화됐어. 전부 처음으로!”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가면
거짓말은 언제 나쁘고 언제 정당화될 수 있을까? 니츠의 단짝 친구 미샤는 수영복이 망가졌다는 이유로 수영장 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비상 상황에서만 거짓말을 한다던 미샤가 진단서를 위조하고, 자신까지 속였다는 사실에 니츠는 큰 실망감과 함께 미샤의 우정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미샤는 니츠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고, 니츠는 곰팡내가 진동하고 살림살이도 없는 집을 보고 경악한다. 그런 니츠에게 미샤는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 아빠, 우리 집, 내 배낭, 모든 게 늘 창피해.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항상 창피했어.” 미샤의 깔끔한 옷차림과 꼿꼿한 태도는 빈곤함을 들키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미샤의 집에 처음 가 봤을 뿐만 아니라 니츠는 미샤네 엄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정글에서 생물학자로 활동한다는 미샤 엄마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담은 편지를 집으로 보내고, 수도관을 통해 모스 부호를 전해 온다. 그러나 그건 전부 미샤 아빠가 ‘그랬을 수도 있는 상황’을 꿈꾸며 지어낸 거짓말일 뿐이었다. 물론 미샤는 더 이상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지 않지만, 해맑은 동생 아미의 동심을 위해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미샤가 모든 거짓말을 고백한 후 니츠와 미샤의 우정은 회복된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미샤의 삶은 점점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유일한 보호자였던 아빠가 사라지고 아빠에게 사기를 당한 범죄자들이 미샤의 집에 찾아온 것이다. 미샤는 아빠를 되찾는 한편 청소년청에서 자신과 아미로부터 아빠를 학대 혐의로 떼어 놓는 걸 막아야 한다.
미샤와 니츠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꾸러기 동생 아미와 함께, 엉뚱하고 철없지만 부성애는 누구 못지않은 아빠의 행방을 찾아 아빠를 위협하는 가죽 재킷 남자들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인다. 그렇게 몰입감 있게 풀려 가던 이야기가 결국 얽힌 실타래 끝에 다다랐을 때, 거짓말이 담고 있는 수많은 의미가 우리의 눈에도 새로이 보일 것이다.
빈과 부를 떠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타인의 빈곤은 평범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빈곤을 알아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소설 속 미샤네 가족은 ‘타펠(Tafel)’에서 장을 본다. 타펠은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슈퍼마켓 등에서 기부하는 식품을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푸드 뱅크다. ‘식탁’이란 뜻을 가진 이 비영리단체는 실제로 독일에서 운영 중이다. 또 지역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청’이 미샤를 보살피고 보호한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지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소외계층을 지지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빈곤이라는 색안경을 빼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일 것이다. 처음으로 미샤의 사정을 알게 된 니츠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무의식에서 동정심이 발동한다. 그러나 곧 그 마음은 사라지고, 미샤와 자신 사이에 그보다 더 중요한 경험과 감정이 존재함을 느낀다. 그러고 나자, 자신의 삶을 초기화시키고 싶다는 미샤에게 니츠는 그저 ‘초기화 후에도 내가 네 인생에 남아 있을지’를 묻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니츠는 우정의 영역은 빈부의 격차와 상관없다는 사실을 몸소 느낀다. 단짝 친구의 거짓말에 큰 배신감을 맛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무지로 자괴감에 빠졌었지만, 이제 변함없는 사실 한 가지를 깨닫는다. “내가 미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나는 무엇이 미샤의 관심을 끄는지, 무엇이 미샤를 매료하는지, 미샤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에 웃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미샤를 잘 알고 있었으며, 자기 자신이 되고 싶은 미샤를 알고 있었다.” 바로 두 사람의 세계엔 언제나 서로가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줄거리
산만하고 촐싹대기를 좋아하는 니츠에게는 미샤라는 오랜 단짝 친구가 있다. 미샤는 니츠와 어울리지 않게 진중하고, 똑똑하고, 올곧은 아이다. 그런데 니츠는 우연히 미샤가 병원 진단서를 위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의심을 시작하고 보자 미샤의 거짓말은 그 외에도 한두 개가 아니었고, 니츠는 자신이 미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망한다. 그러나 곧 그 뒤에 도사린 믿을 수 없는 진실을 알고 충격에 빠지는데…….
작가정보
1978년에 태어나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스코틀랜드의 던디에서 독문학, 영문학, 스칸디나비아 어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연극 교사로 일하면서 가족과 함께 슈바르츠발트에서 살고 있다. 열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그중 청소년 소설 네 권이 모두 독일 청소년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독일 인문사회과학서와 예술서, 그리고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제17회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바베테, 넌 누구니?』 『그날 물고기는 죽었다』 『쓰레기에 관한 쓸데 있는 이야기』 『중학생이 알아야 할 뉴스의 모든 것』 『사물의 가부장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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