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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와드 기타 강의

일상을 깨우는 세 가지 가르침
김영 지음
북튜브

2024년 06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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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74MB)
ISBN 979119262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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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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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힌두교의 주요 경전인 『바가와드 기타』를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책이다. 『바가와드 기타』는 지금까지도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경전이며, 인도를 넘어 전세계에 지적ㆍ실천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도를 대표하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도 푸네 대학에서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를 전공하고 신화학으로 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 책 『바가와드 기타 강의』를 통해 『바가와드 기타』가 어떤 책인지,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르침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바가와드 기타』는 인도의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의 일부였다가 독립되어 읽히는 경전으로, 전쟁을 눈앞에 둔 왕자 아르주나가 친척들을 죽여야 하는 운명 앞에서 망설이고 있을 때, 비슈누 신의 화신인 크리슈나가 아르주나로 하여금 전장에 나가 의무에 따라 싸우도록 설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가와드 기타 강의』의 저자 김영은 이렇게 신이 전쟁에 나가 싸우도록 독려하는 내용이 어떤 함의를 담고 있는지를 『마하바라타』와 인도의 또 다른 대서사시인 『라마야나』, 인도의 종교적ㆍ사회적 배경 등 다양한 맥락을 참조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바가와드 기타』가 어떤 책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으로, 이 책은 『바가와드 기타』를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가르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바가와드 기타』 속에서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주는 가르침은 ‘세 가지 요가’로 모인다. ‘지혜의(즈냐나) 요가’, ‘행위의(카르마) 요가’, ‘신애의(박티) 요가’가 그것인데, 이 책은 『바가와드 기타』의 원문을 산스크리트어에서 직접 번역해 수록하면서 이 세 가지 요가가 뜻하는 바를 밝히고 있다.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갈 것’(지혜의 요가), ‘대가에 대한 기대 없이 행동할 것’(행위의 요가), ‘조건 없이 사랑할 것’(신애의 요가), 바로 이런 가르침들이 『바가와드 기타』가 담고 있는 좋은 삶을 위한 가르침이며, 이는 힌두교나 고대 인도라는 시공간의 거리를 넘어,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바가와드 기타 강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앞서는 말


1부 _ 바가와드 기타, 존귀한 자의 노래

1장 『바가와드 기타』는 어떤 책인가
인도의 양대 서사시 | 신의 노래 | 크리슈나, 비슈누의 여덟번째 화신 | 비슈누 파의 경전 | 힌두교의 신약 『바가와드 기타』 | 서사시는 역사적 사건을 노래할까

2장 인도 사상의 두 시원
인더스 문명과 아리야인 | 전쟁터 쿠룩셰트라 | 베다 | 두 종류의 성자, 무니와 리쉬 | 아슈라마, 두 전통의 통합 | 신보다 높은 인간 | 업(카르마) 사상이 몰락시킨 제식주의 | 베다의 끝 우파니샤드 |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 | 유신론을 내세운 『바가와드 기타』 | 비슈누의 두 검은 화신

3장 전장에 선 영웅들
크리슈나 | 오형제(판다와) | 백형제(카우라와) | 청년 영웅 라마 vs 중년 영웅 크리슈나 | 크리슈나는 왜 전쟁에 나갔을까

4장 아르주나의 절망
전쟁의 시작 | 아르주나의 딜레마 | 죽여도 죽인 것이 아니다? | 유희적 세계관


2부 _ 바가와드 기타의 가르침

5장 지혜(즈냐나)의 요가
요가의 4가지 뜻 | 두 전통 | 낮은 지혜와 높은 지혜 | 지혜(즈냐나)의 요가 | 지혜의 핵심 | 밤에 깨어 있는 자

6장 행위(카르마)의 요가
제사, 가장기의 의무 | 제식주의 비판 | 무위 :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 | 『바가와드 기타』는 왜 제사를 버리지 말라고 할까 | 지혜의 제사 | 무위의 가르침 |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가르침 | ‘나’가 행한다는 착각 | 행함 없는 행함 | 에고(ego)와 참나(Self : 아트만) | 일상의 기술

7장 신애(박티)의 요가
인격신에 대한 갈망 | 인격적 유일신 | 지고의 정신 푸루쇼타마 | 신이자 인간인 크리슈나 | 신애의 대상 크리슈나 | 헌신의 가르침 | 신애와 구원 | 다양한 신애


3부 _ 세 가지 요가의 해석과 실천

8장 세 갈래 길
세 요가는 단계적 가르침일까 | 세 요가는 하나의 가르침일까 | 세 요가는 차별적 가르침일까 | 때와 장소에 따른 선택 | 시대에 따른 선택

9장 내 밭에 물 대기
밭과 밭을 아는 자 | 세 가지 요소(구나) | 기질에 따른 가르침 | 물질과 정신의 빅뱅 이후, 전변설 | 전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이원성의 전쟁

10장 삶의 기술로서의 요가
세 요가의 결론 | 세 요가의 목적 | 윤회의 나무 | 『바가와드 기타』의 명상법 | 세 요가의 현대적 의미

11장 바가와드 기타 비판
송충이가 갈잎을 먹으면 | 죽기 전까지는 죽도록 아프다 | 움직일 수 없는 운명 | 선악은 다르지 않지만 같지도 않다 | 미신숭배


뒤서는 말 _ 『바가와드 기타』는 신의 노래일까

부록 _ 그림과 함께 읽는 『마하바라타』
참고문헌 | 찾아보기

『바가와드 기타』는 『마하바라타』의 일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서사시 『마하바라타』는 총 18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섯번째 권 25장부터 42장까지(700수)가 『기타』입니다. 전쟁을 눈앞에 두고 좌절한 왕자 아르주나에게, 비슈누 신의 화신(아바타) 크리슈나가 내린 가르침이 바로 『기타』지요. 긴박한 전쟁의 와중에 이렇게 길고(총 18장) 심오한 가르침을 내릴 수 있을까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독립된 경전이었던 『기타』가 후대에 『마하바라타』로 편입되었다고 보는 학자가 많습니다. 대서사시의 일부였든 아니었든, 오늘날 『기타』는 별도로 편집되어 읽히는 대중적 경전입니다.(15~16쪽)

무신론의 대표격인 불교가 제사를 거부하며 인도 종교사상계를 풍미하고 있었을 때, 모순되게도 인격신을 섬기는 유신론이 자리를 잡습니다.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능력이 사회성 진화의 핵심이라면, 모든 사물에서 얼굴을 보는 애니미즘적 성향은 그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인격화하는 본능이 인간의 종교성으로 굳어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종교적 심성을 타고난 인간이 우파니샤드의 철학과 불교의 무신론에 만족할 수 있었을까요? 부자만 지낼 수 있는 희생제(제사)나, 식자만 알아듣는 철학은 대중과 거리가 멀기도 한데요. 아마도 토착 신앙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민중이 대다수였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힌두교라는 새로운 종합이 시도되고 있었습니다. 우파니샤드의 철학을 종교적 열정으로 승화하기 위해, 『바가와드 기타』 속 인격신 크리슈나가 앞장을 서지요. (39~40쪽)

인도에서 다르마는 섭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인간 사회의 법칙이 될 때 절대성을 지니지는 않습니다. 당위라는 이데올로기의 깃발일 뿐이지요. 크샤트리야의 법도를 따를지 보편적인 도덕률을 따를지, 라마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크샤트리야의 법도를 따르라는 크리슈나도, 보편적인 도덕률을 따르라는 라마도 서로 다를 뿐 틀리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슈나가 화신이라는 데 생각이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신의 현신이라면서 크리슈나는 왜 사랑과 평화를 소리 높여 주장하지 않을까요? 기껏 다른 이들의 비난(불명예)이 두려워, 스스로 친족을 죽이라며 아르주나를 재촉하다니요? 이렇게 전쟁을 부추기는 신을 과연 의로운 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60쪽)

삼매에서 신(브라흐만)과 하나가 된 수행자는 형용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낍니다. 이런 체험을 하고 나면, 오감의 충족에서 오는 쾌락이 하찮아집니다. 그래서 일상 속에서도 감각의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망이 덜해집니다. 희열의 강렬한 첫인상만으로도 다른 감각들은 일상에서 한발 물러나니까요. 하지만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은 잠시 숨을 죽일 뿐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일상의 기술을 닦아야 합니다. 『기타』는 일상의 명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데, 그런 기술을 어디서 배우냐고요? 그 기술은 행위의 요가에서 다루겠습니다. (124쪽)

욕망이 이끄는 대로 하다 보면, 결과에 집착하기 마련입니다. 결과를 얻으려는 의도를 끌어내는 것이 욕망이니까요. 하지만 행위의 결과를 버린다는 것이, 일을 대충 해치우라는 말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좋은 결과가 나오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우쭐하지 말고, 나쁜 결과가 나와도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며 실망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때는 눈에 보이는 요인만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복잡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일의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지요. 열심히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되, 성패는 겸허하게 놓아야 합니다. 그러니 지겨워도 할 수 없지요. 과정을 즐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152쪽)

이 세계에는 ‘불멸하는 것’(악샤라)과 ‘멸하는 것’(크샤라)이 있다고 『기타』는 노래합니다. 멸하는 것(크샤라)은 신기루 같은 세상 모든 것입니다. 물질을 말하지요. 원자로 구성된 만물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모였다가 이내 흩어지니까요. 그렇다면 불멸하는 것(악샤라)은 궁극적 실체인 브라흐만(속성이 없는 브라흐만)일까요? 아닙니다. 무한한 브라흐만의 한 조각인 영혼, 바로 아트만을 지칭할 뿐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덧없이 사라지는 육체와는 달리 불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멸하는 것과 불멸하는 것 위에 지고의 정신(푸루쇼타마)이 있습니다. (179쪽)

세 요가 모두 해탈이라는 최종 목표뿐만 아니라, 욕망과 에고(아항카라)의 극복이라는 일차 목표를 공유합니다. 에고가 족쇄가 되어, 참나로 향하는 발길을 잡아 두기 때문이지요. 에고의 동굴에서 나오지 않는 한, 우리는 에고가 지어내는 그림자만을 보게 됩니다. 『바가와드 기타』를 비롯한 인도의 경전들이 예외 없이 에고를 비난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전마다 그 경전을 배울 수 있는 제자의 자격을 늘어놓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에고를 없애기 위해 우선은 에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제자의 자격 요건이니까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야, 모든 것을 던져 버리고 가르침에 입문할 수 있습니다. (254쪽)

『바가와드 기타 강의』 지은이 인터뷰


1. 『바가와드 기타』는 한국에도 여러 차례 번역되어 소개된 바 있지만, 여전히 생소한 고전인 듯합니다. 어떤 책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바가와드 기타』는 힌두교의 신약성서라고 일컬어집니다. 서구에서 먼저 극찬을 받은 경전이지요. ‘Bhagavad(바가와드)’는 ‘존귀한 존재’, 즉 비슈누 신의 여덟 번째 화신 크리슈나를 뜻합니다. ‘gītā(기타)’는 ‘노래’를 말하니까, 『바가와드 기타』는 ‘존귀한 분(신)의 노래’라는 뜻이 되지요. 사촌 간의 전쟁을 앞두고 절망한 왕자 아르주나에게, 신이 내리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일어나 싸우라고 설파한 『기타』의 외침은 영국 식민통치 시기, 이 경전을 독립운동의 바이블로 올려놓았습니다. 종교적으로 『기타』는 사실상 힌두교의 성립을 알린 경전입니다. 불교의 전성기(기원전 2세기~기원후 2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고요. 바라문 전통 위에서 불교(사문 전통)의 가르침을 흡수하고, 토착 신앙을 받아들여 대중적인 종교를 만들었습니다. 여성과 노예에게도 열린 새로운 종교였지요. 『기타』는 철학적 교리를 설명한 경전이 아니라, 당시 민중의 종교적 열망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2. 『바가와드 기타』의 성립 연대가 불교의 전성기라고 하셨는데요. 힌두교 경전인 『기타』가 당시 불교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초기불교는 출가자 중심의 종교였습니다. 가족을 떠나 하루 한 끼를 걸식해 먹으며 명상에 전념하는 가르침이었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출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수행할 준비가 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가르침은 필요하고요. 출가하여 명상에 전념하지 않더라도 속세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기타』는 주장합니다. 세상 속에서 살면서 욕심을 버리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라고요. 우리 각자는 사회에서 부여받은 역할이 있으니까요. 자신의 자리에서 제 할 일을 다 하는 것은 세상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이렇게 사회적 의무와 봉사를 강조함으로써 『기타』는 재가자를 위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또한 종교적으로는 크리슈나라는 신을 내세워, 불교의 무신론을 어색해하는 사람들에게, 숭배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3. 『바가와드 기타』는 비슈누의 화신 크리슈나가, 전쟁을 망설이는 아르주나에게 나아가 싸워야 한다고 설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렇게 다소 호전적으로 보이는 고대 인도의 경전을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읽고 탐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타』는 영혼의 진화를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전쟁터 자체가 영혼이 시험을 당하는 ‘어두운 밤’을 표상하지요. 절망과 고뇌의 밤을 견디지 못하면, 영혼은 여명의 빛을 볼 수 없습니다. 영혼의 진화는 비전(祕傳)적 가르침에 속합니다. 비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 소수만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알레고리로 전할 수밖에 없지요. 『기타』는 영혼의 진화 방법을 열거하는 비전이자 알레고리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을 전쟁에 비유함으로써, 높은 의식을 얻기 위해 깨어나야 한다는 것을 설파하지요. 습관적이고 무분별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가장 절실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이 책에서 『바가와드 기타』의 핵심 가르침으로 세 가지 요가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계신데요. 세 가지 요가란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혜의 요가는 내면으로 들어가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을 따르면, 진정한 ‘나’에 대해 알게 됩니다. 행위의 요가는 대가 없이 행동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을 따르면,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게 되지요. 신애의 요가는 조건 없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을 따르면, 부정적 감정을 몰아낼 수 있답니다. 각기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세 요가 모두 하나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욕망과 에고(자의식)를 극복하고 완전한 자유를 얻으라는 것이지요. 에고가 족쇄가 되어, 참나로 향하는 발길을 잡아두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지혜의 요가인 명상은 스트레스 관리 수단으로 일상에 자리 잡았습니다. 명상이 스포츠가 된 시대에 걸맞는, 종교의 전환을 시사하지요. 바로 종교가 더 나은 삶을 위한 스킬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신도 명상도 수행도 필요하니까요.
리추얼이라는 이름을 얻은 행위의 요가는, 반복을 통해 여전히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삶의 의미는 인생에 몇 번 찾아오지도 않는 영광의 순간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사소한 반복을 통해 직조되는 것이니까요. 몸으로 행하는 리추얼을 통해 우리는 삶의 가치와 질서를 체화합니다. 산책하기, 차 마시기, 책상 정리하기 등 소소한 리추얼을 구축하지 않으면, 생은 공허해지거든요. 하잘것없는 일과에 신성함을 부여하는 스킬입니다.
신애의 요가에는 ‘아모르 파티(운명애)’라는 낭만적 이름을 달아줄 수 있습니다. 내게 부딪쳐오는 모든 것을 신의 손길로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긍정이지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나의 신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부정적 감정을 일소하는 능동적인 방법이지요.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인도 푸네 대학에서 팔리어(초기불교)와 산스크리트어(인도학) 디플로마를 수료한 뒤, 차례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번역하고 산스크리트 문법서를 쓰면서, 푸네 데칸칼리지 대학원에서 「인도와 중국의 영웅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라마야나』 1권을 번역했으며, 인도 수행법을 다룬 『거꾸로 선 나무』, 인도의 신화를 소개한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를 썼다. 인도의 고전과 비교신화학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작가의 말

인도의 사상가 오로빈도는 『바가와드 기타』를 자기 사상의 중심에 두었지만, 『기타』가 신의 말씀 혹은 진리라는 것을 부정했을뿐더러 경전이 시대적·역사적 맥락 위에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기타』도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한 인간의 작품일 따름이니까요. 『마하바라타』는 이원성의 세계 속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인간 군상을 그리고, 『기타』는 그 선택이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삶의 행불행을 의연하게 견디며 의무를 다하라고요.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이 세상 인간 영웅들의 서사시 속에, 왜 『기타』라는 저 세상 가르침이 들어 있는지 이제는 추측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도 정의로 통하지 않는 두 갈래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실질적 지침이 간절하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 요가의 지혜, 의무, 헌신(사랑)이 가장 간명한 지침이지요. 신이 마부로 참전한 것 자체가, 신의 의무이자 인간을 위한 헌신입니다. - ‘뒤서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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