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와 함께

강가 , GANGGA 지음

강가 2024년 06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강가 편집자의 작품들.
소설, 시, 수필 등 단편들이 실려있다.

오늘은 '고요와 함께'
내일은 '폭풍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

낭만. 현실.

두 가치가 충돌하며 갈등한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혼돈 속에 뒤엉킨다.
그러면서도 삶이 나아간다. 삶이 하나의 궤도와 색채를 띈다.
역사가 혹 변증법적이라면 개인의 삶에서도 그런 면이 드러난다.

순결. 성욕. 선. 악.
평온. 전쟁. 사랑. 분노.
종교. 정치. 무수한 가치관들. 국가들.

정반대되는 가치들이 한 인격 안에 혼재하며 동시적으로 일어난다.
한 인간의 내면의 갈등과 모순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목차

1부 낭만 - 주의 ROMANCE - CAUTION

1 추락
2 새파란
3 낙하
4 낭만 - 주의 ROMANCE - CAUTION
5 박동
6 최초의 춤

2부 고요와 함께 WITH SILENCE

7 고요와 함께 WITH SILENCE

3부 조각 PIECE

소설 NOVEL

8 인샬라 블루 INSHALLA BLUE
9 폴 FALL
10 바그란트 VAGRANT
11 여신 MISTRESS
12 통통한 천사
13 흰 눈 WHITE SNOW
14 캥거루 KANGALOO
15 반려
16 고요
17 셋째 아이
18 파우더

시 POETRY

19 정오
20 쉼
21 다른 몸
22 비밀이 많아
23 평안하기를
24 잠든 그대
25 나는 모든 것을 놓으며 다시 모든 것을 안아요
26 한 걸음
27 열 FEVER
28 들판
29 영

코메디 COMEDY

30 이불
31 앵두
32 야스민 YASMIN
33 하비비 HABIBI حبيبي

비극 TRAGEDY

34 CHEERS!
35 통 PREDIDENT
36 미세한 왕 MICRO KING
37 고요한 세계대전
38 마침표
39 분노
40 전사가 되려는 이에게

책 속으로

<인트로 INTRO>

첫 담배의 맛
황홀한 인간 세계여

한 모금의 술
핑도는 여자 냄새여

안녕하시오!
만나서 반갑소 :)

잘 부탁하오
되는대로

....................................

<인트로 2 INTRO 2>

유쾌케 해주구려
못해 본 것 많아
퍽 기대가 많다오

전율케 해주구려
그런걸 좋아하오

뻔한 걸 참지 못하오
퍽 실망이 빠른 편이오

참말로 기가 막힌
무언가 있길 바라오
그리 황홀하단 인간 세계여

....................................

<새파란>

그녀는 새파란 와인
어린 포도 맛이 난다

어린 생명은 강하다
순수는 절대성에 닿는다

처음 강렬히 터지는 빛
그 감각은 잊히지 않는다

어린 호흡 음성 톤 억양 색이 고막을 흔들고
떫은 포도의 맛과 달큰한 향에 취한다

날개를 퍼득이는 통통한 천사의 비명
뜨거운 피의 포근함에
나는 피를 홀린다

모든 감각이 그녀로 채워진 육체
영원을 맹세하는 비열한 영혼

육과 영, 두 마리 짐승에게
겁 없는 어린 포도는 새파란 와인을 들이붓고
지울 수 없는 파란 낙인을 강요한다

맹세해!
지금!
넌 영원히 내꺼라고!

....................................

<전사가 되려는 이에게>

전사의 피를 물려받은 이여, 나의 동생이여, 네가 그 길을 굳이 가고자 한다면 나는 네게 이 노래를 바친다. 나는 시인이며 노래하는 이이니, 전사의 삶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다만 네게 펼쳐질 삶을 상상할 뿐이다. 전쟁은 죽이는 것이며, 전쟁은 분노로 하는 것, 전쟁은 자비 없는 것, 상대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기까지 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의 동생이여, 온갖 소음과 질시와 낙담과 우울과 패배감과 소심함들이 너를 둘러쌀 때, 걱정과 연민과 연약함이 너를 쳐지게 할 때에, 분노하라. 세상을 모두 불태워버릴 만큼 분노하라. 세상이 깜짝 놀랄만큼 분노하라. 그리고 그 분노 의 힘으로 전쟁하라. 생각이란 것은, 일단 너의 적, 놈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린 이후에 그때가서 하라. 그러나 아킬리우스와 같이 광분하여 날카로운 창 끝으로 핵토르의 목을 꿰뚫어버린 이후에는, 사랑을 기억하라. 그는 너의 상대이며, 사내이며, 전사이며, 적이었으나, 그의 아내, 그의 부모는 아니다. 핵토르의 죽은 시체를 가족들에게 돌려주라.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나의 동생이여, 길어야 60년, 짧으면 6개월, 살다 죽는 것이 인생이며, 우리 모두는 깨끗이 잊혀지며,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윤리를 지켰는지, 사랑스러웠는지, 잔인했는지, 그 모두도 깨끗이 사라진다. 전사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질주하며, 싸우며, 전쟁하며, 죽이다가 장렬히 죽는다. 전사에겐 전사의 삶이 있다. 나는 시인이기에, 나는 산책하며, 나는 생각하며, 나는 비판하며, 나는 판단하며, 나는 나의 손에 펜을 쥘 뿐, 너처럼 칼과 총을 들고 전쟁터에서 살지 않는다. 나는 너를 노래한다. 나의 동생, 나의 전사여, 모든 소음들이 무색해질만큼 질주하며, 너의 몸을 불태우다 하얀 재로 사라지라. 그리고 후회하지 말라.

작가정보

저자(글) 강가

강가 출판사 편집자. 작가.

저자(글) GANG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