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상처
2024년 06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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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부 세상이 아프다, 교사도 아프다
선생님 마음은 쓰레기통
너무나 변해 버린 교육 현실
대한민국이 아프다
아이들이 아프다
선생님도 아프다
서이초 교사의 순직이 말해 주는 것
“힘들다”고 인정하기
슈퍼 티처 VS 매뉴얼 티처
학교에서 매일 벌어지는 스몰 트라우마
‘함께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치유
2부 나는 왜 교사가 되고 싶었는가
교사들의 솔직한 이야기 ①
교사들의 솔직한 이야기 ②
상처의 또 다른 기원 - 기대, 인정, 정체성
이상적 교사상은 어떤 모습일까
선생님이 되면서 생긴 병, 선생님병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표출되나
직업적 소진을 점검하는 자가 진단 척도
상처 받은 교사에서 치유하는 교사로
3부 관계에서 상처 받는 순간
아이들은 어떤 상태일까
왜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행동할까
왜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할까
성공하는 관계, 실패하는 관계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아이들과의 관계 게임
학생과 교사의 상처 주고받기
교사의 애착 유형에 따른 아이들과의 관계
교사의 애착 유형별 인정 시스템
4부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좌절될 때
당신에게는 멘토가 있는가
‘무시’를 뚫고 가르칠 수 있는 용기
교사의 열망 베스트 3 - 수업, 관계, 성장
지금도 기억하는 내 인생의 수업들
교사를 치유하는 수업
아이들을 좋아하는 교사가 더 성장한다
상담이 아니라 데이트를 하자
성장하는 교사의 7가지 습관
5부 왜 교사는 내면의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가
예견된 상처
교사는 혼자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
하지만 소리 내어 울 수 없다
교사이자 부모라는 이중성
치유의 첫걸음 ‘털어놓기’
혼자 있지 말고 모이고 참여하기
파커 파머가 제시하는 내면 치유 처방전
당신이 부족한 교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6부 행복한 교사가 되고 싶다면
행복한 교사의 조건
불행한 교사의 자화상
불행한 전략을 쓰는 교사들
헛똑똑 증후군에 걸린 교사들
교사 회복 프로젝트 - 레질리언스 워크숍
교사들이 만든 ‘행복한 교사 십계명’
비슷한 꿈을 꾸며 함께 같은 길을 간다면
혼자 발버둥은 이제 그만! 함께 교사 상처를 치유하자
닫는 글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이초 교사의 순직을 기점으로 여러 교사들이 고백한 많은 사례들은 교사도 감정 노동자임을 밝히는 내용들이 많았다. 2023 년 교원단체총연합회가 3만 2,000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9퍼센트가 자신이 감정 노동자라고 답을 했다. 교사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대상은 학부모라고 답한 교사는 66.1퍼센트에 이르렀고, ‘학생’이라고 응답한 교사는 25.3 퍼센트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관리자와 교육 행정 기관, 그리고 동료 교사 순이었다. 가장 힘든 업무도 학부모와의 대화, 학생 지도 등이라고 했다. 교사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억압된 감정이 쌓이고, 또 대응과 지도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37~38쪽)
미국의 정신 분석가 마이클 아이건Michael Eigen은 『독이 든 양 분』이라는 책에서 고통을 부정하고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 양식을 일컬어 ‘자기 식인 행위’라고 명명했다.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스스로를 파먹는 행위라는 뜻에서였다. 때때로 우리는 힘듦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힘든 현실에 맞서 싸우겠다며 앞으로 달려 나가는 사람을 보고 강인하다고 부러워 하는데, 이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내겐 힘든 일이야. 나는 이런 점이 힘들어’라고 인정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으면 더욱 병들고 나약한 사람이 되기 쉽다. (44~45쪽)
슈퍼 맘에 이어 ‘슈퍼 티처super teacher’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교사도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 맘 같은 슈퍼 티처가 되려 한다는 것이다. 슈퍼 티처와 비슷한 개념으로 어떤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인적인 열정으로 헌신하는 ‘아이언 티처iron teacher’가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불태우는 유형이다. 그 덕분에 타인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큰 영향력을 갖 기도 한다. 하지만 슈퍼 티처와 아이언 티처의 불꽃같은 열정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타들어 가게 함으로써 삶의 목표가 아닌 죽음에 더 가깝게 만든다. 우리 주변에서도 소명 의식에 집착한 나머지 너무 많은 일에 매달리는 교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편 슈퍼 티처의 반대편에는 ‘매뉴얼 티처manual teacher’와 ‘슈링 큰 티처shrinken teacher’가 있다. 이들은 최소한의 가이드를 따르면서 꼭 해야 하는 일만 하는 교사를 말하며, 학교 안에서 한 방울의 열 정조차 불태우지 않는다. 슈퍼 티처와 아이언 티처의 살인적인 열정의 폐해와 마찬가지로, 의욕이 식어 버린 매뉴얼 티처와 슈링큰 티처도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죽어지내는 존재나 다름없다. 이렇듯 학교 안에서 교사는 힘든 현실에 자신을 적응시키거나 보호하기 위해 과잉 전략 혹은 과소 전략을 선택한다. 그리고 때로 과소 전략 교사와 과잉 전략 교사는 서로를 비난하고 대립하며 더욱 힘든 방식으로 살아간다. (46~47쪽)
그렇다면 교사를 무력하게 만드는 스몰 트라우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주변에서 한마디씩 던지는 비아냥거림을 들 수 있다. 동료 교사들이 무심코 하는 말, 관리자들이 혼내는 말,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말,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부리는 투정 등이 교사에게는 다 스몰 트라우마가 되어 상처를 남긴다. 교사가 힘들고 외롭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라주는 것 역시 스몰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동료 교사도 몰라주고, 관리자도 몰라주고, 아이들도 몰라주고, 학부모도 몰라주고, 사회도 몰라준다. 힘든 교사들의 스몰 트라우마는 마침내 집단 트라우마로 옮겨 간다. 교사의 집단 트라우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발현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교사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트라우마를 치유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료 교사가 어째서 힘들어하고, 무엇에 놀랐고, 어떤 것에 공포를 느끼는지 알아주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54쪽)
교사는 혼자 지내기 용이한 조건을 갖고 있어서 더 위험하다. 지금 당장 옆자리에 앉은 교사와 어떻게 하면 행복을 발견하고, 만들고, 나눌 수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교육 제도에 대해 토의하고, 학교 문화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교사가 혼자 있지 않는 것, 교사들이 함께하는 것이 교사를 행복하게 하고, 또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본능을 충족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의 본능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57쪽)
아이들로부터 받는 적당한 인정이 교사를 충족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정이 추종이나 애걸이 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괴감이 생겨난다. 교사의 비애 또한 자신이 인정받는 과정에 대한 갈등이나 온전한 내가 사라지고 타인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공허함에서 비롯한다. 자기 인정에서 시작해 상호 인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 서로를 인정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은 우리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되지만,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애달픈 투쟁은 하면 할수록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 오직 타인이 내려 주는 인정, 더 높은 인정을 향한 열망에 눈이 멀면 본말이 전도되어 더욱 불안정한 늪에 빠지기 때문이다.(75쪽)
파커 파머는 교사가 아이들이 느끼는 공포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아이들의 공포는 결국 교사에게도 전이되는데, 이때 스스로 치유가 이루어진 교사라면 그 공포를 아이들에게 안정감으로 되돌려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교사 자신이 치유되어 있지 않으면 아이들에게서 전이된 공포를 더욱 키움으로써 교사도 같이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만다. 그렇다면 다시 앞의 표를 보며 진단과 처방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표를 보면 많은 교사가 아이들을 무기력하다고 진단했는데, 그렇다면 교사는 아이들에게 기력을 불어넣어 주는 쪽으로 처방의 방향을 잡아야 옳을 것이다. 산만한 아이들에게는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시키도록 도와주고, 쉽게 분노하는 아이들에게는 분노를 잘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수업을 더 늘리고 시험을 자주 치르게 하는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있지는 않은지도 자문해 보아야 한다. 예컨대 ‘아이들이 매정하게 구니까 나도 정을 안 주 겠다’고 결심한다면 진단에 따른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109쪽)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교사 자신에게도 줄 것이 있어야 한다. 교사는 삶이 즐겁지 않으면서 “선생님은 즐겁지 않지만 너희는 삶이 즐거웠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남에게 주는 일은 불가능하다. 파머 파커의 이론을 빌리자면 ‘소진한 교사가 뇌사 상태에 빠진 아이 들을 깨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아이 들한테 줄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것이 교사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123쪽)
책 소개
교사로 지내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들 다루기도, 수업도, 행정도, 관계도, 그리고 교사이면서 동시에 부모 노릇하기도 다 쉽지 않다. 선생님들이 이야기하는 ‘교사 상처’는 다양하다. 제도로부터, 철학으로부터, 관계로부터 받은 서로 다른 상처들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교사들이 받은 상처 가운데 상당 부분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교육 제도나 시스템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것들이다. 즉, 모든 교사는 대한민국 교육 제도가 할퀴는 상처에 아파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교사라 하더라도, 혹은 매우 긍정적인 교사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상처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교사로 살면서 덜 상처 받고, 자신을 더 잘 돌보면서, 의미 있는 교사로 살기 위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진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성장학교 별’의 교장인 저자는 교사들이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첫 번째로 마주해야 할 과제는 “힘들다고 인정하기”라고 말한다. 교사들은 힘들 수밖에 없으니까. 또 한 가지 중요한 자기 인식은 나 또는 우리가 모든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슈퍼 티처(super teacher)’ 또는 ‘아이언 티처(iron teacher)’는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불태운다. 덕분에 타인에게 인정받게 되지만, 그 불꽃 같은 열정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타들어 가게 한다. 학교 안에서 한 방울의 열정조차 불태우지 않는 ‘매뉴얼 티처(manual teacher)’나 ‘슈링큰 티처(shrinken teacher)’도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죽어지내는 존재나 다름없다. 과잉 전략도 과소 전략도 아닌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들은 외로운 존재다. 가장 큰 이유는 교사에게 적용되는 세간의 높은 기준들 때문이다. 교사는 아파도 결근하면 안 되고, 가르치는 실력이 부족해도 안 되며, 아이들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때문에 교사는 소리 내어 자신의 어려움을 말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의 위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보다는 서로 경계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사 집단의 문화는 동료 교사에게 마음을 닫게 만든다.
가장 치명적인 교사 상처의 조건은 ‘혼자 지내기’와 ‘홀로 하기’이다. ‘관계’ 혹은 ‘함께’의 가치는 큰 힘을 갖는다. 물론 혼자가 더 편한 사람도 있고, 혼자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혼자라면 불행해지기 쉽다. 교사는 혼자 지내기 용이한 조건을 갖고 있어서 더 위험하다.
그렇다면 교사를 치유하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 교사는 누구로부터 가장 큰 힘을 받을까? 말할 것도 없이 아이들이다. 교사의 행복에 아이들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교사는 아이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대해야 한다. 교사의 핵심 정체성에 아이들 다음가는 요소는 가르침이다. 교사에게서 가르칠 자유를 빼앗으면 정체성을 훼손당하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따라서 존중에 기초한 가르침의 자유를 확보하는 일,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이야말로 교사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기본적이고도 큰 걸음이다. 교사 치유의 마지막 단계는 ‘자긍심’이다. 교사는 자신을 정의할 때 우리의 미래를, 우리의 희망을 만드는 존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자긍심만이 행복한 교사로 살면서 가르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천이요,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1966년 서울 출생.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사단법인 ‘별의 친구들’ 대표. 공중 보건의로 소년 교도소에 근무하면서 ‘문제 행동은 심리적 구조 신호’라는 것을 절감하고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던 봉천동에서 ‘사는기쁨 신경정신과’를 열면서 청소년들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사재를 털어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위한 치유형 대안 학교 ‘성장학교 별’을 세워 지금까지 교장을 맡고 있다. 빈곤, 배움의 중단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치유 학교에서 교육 철학으로 프레네 교육을 공부하면서 공교육 교사들과 활발히 교류를 시작했다. 2018년 이후에는 ‘관심단(관계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교사단)’을 창립하여 애착 이론을 중심으로 함께 공부하고 있다. 교사들과의 만남 속에서 교사들의 세계를 만나고 그 안에서 교사의 정체성, 상처, 소진과 돌봄 등에 관심을 갖고 상담과 교육을 현재까지 하고 있다. 2011년 명지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도광역정신건강복지 센터, 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등에서 센터장으로 활동했으며, 코로나 시기에는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단장을 맡았다. KBS 「아침마당」, EBS 「부모클래스」, 「세바시」 등에 다수 출 연한 바 있으며, ‘별’ 학교 운영의 공로로 2021년 교보재단에서 주는 ‘참사랑 대상’을, 느린 학습자, 경계선급 청년들의 인권을 확대하는 활동을 인정받아 2022년 태평양-동천 재단이 주는 ‘태평양 공익 인권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 『무기력의 비밀』, 『공부 상처』,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등이 있다. 진료, 교육, 강연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느라 깔끔한 의사 가운을 입는 날보다 덥수룩한 머리에 어깨에는 커다란 백팩을 멘 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날이 더 많다. “환자는 물 론이고 환자의 환경까지 관심을 갖고 치료해 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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