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씨의 해빙기
2024년 05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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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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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윈터 씨가 뷰티 컨설턴트가 되었다는 소문이 들린다. 남 비위라고는 맞출 줄도 모르는 양반이 어떻게? 게다가 요새 윈터 씨 주변에 사람들이 가득한 것 같다. 조용하기만 했던 그의 삶이 시끌벅적하다. 그 윈터 씨가 정말 바뀌기라도 했단 말이야? 죽을 때가 된 게 아니고서야 사람은 웬만한 일로 바뀌지 않는다고 하던데….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8주 후
4주 후
“저를 겉은 무심해도 속은 자상하다고 착각하시는 거 같은데, 저는요, 성격 지랄 같고 세상 불만 많은 투덜이입니다.”
릴리가 그를 뚫어지게 봤다.
“소피아 같은 사람이 평생을 당신과 보냈는데, 당신이 나쁜 사람일 수가 없죠.”
로버트는 목이 메어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 114p
처음에는 문제 해결책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첫 번째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지 못한다면 자기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계좌 이체를 부탁하며 계좌 번호를 적은 메모를 우편함에 남겨두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모순된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그는 어쩌자고 자신의 원칙을 깨버리려는 걸까? 문제가 생긴 이상 피할 수만은 없다. 늘 해왔던 대로 지금부터 다시 문제를 직면해야 한다. --- 74p
그 고객은 로버트의 조언을 칭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진솔함에 감동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고마운 마음에 다른 화장품까지 넉넉하게 주문했다. 그 이후 고객과 만날 때마다 로버트는 화려한 판매 화술보다 진실한 말 한마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 208p
바로 그때, 로버트 손에 아주 특별한 레코드판이 들어왔다. 바로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였다. 그녀는 마음에 그늘이 지고 어두워질 때면 언제나 이 음악을 틀었다. 그러면 한순간에 다시 빛이 드리워졌다. 턴테이블 위에 올려진 낡은 커버와 작은 레코드판을 보자, 로버트는 수많은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턴테이블의 바늘이 레코드판 위로 놓였다. 스피커에서는 머나먼 옛일처럼 탁탁 튀는 소리가 들렸다. 그다음 음악이 시작되었다. 로버트는 요나스의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법을 보여주었다. “다 함께 트위스트를 Let’s twist again….” --- 266p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릴리는 감동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윈터 씨는 변하지 않았어요.”
로버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주변 사람 중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릴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저는 윈터 씨가 그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거로 생각해요.” --- 345p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은 윈터 씨가 불러온 알록달록한 세계!
조용한 빛으로 강렬하게 반짝이는,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
《윈터 씨의 해빙기》는 50여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현재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극본 작업을 하고 있는 저자 슈테판 쿨만의 소설 데뷔작이다. 시나리오 작가의 이야기답게 마치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흡입력이 있고, 감동과 재미를 둘 다 선사한다는 점에서 출간과 동시에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윈터 씨의 해빙기》는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은퇴를 앞둔 ‘윈터 씨’에 관한 이야기다. 은퇴와 함께 아내 소피아와의 새로운 삶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은퇴라는 단어 앞에 자꾸만 작아지는 보통의 중년 남성이다. 세무 공무원으로 그간 어려운 업무를 해온 만큼 윈터 씨는 세상을 바라볼 때 깐깐하고 꼼꼼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꼼꼼한 것까지는 좋으나, 융통성이 없는 탓에 세상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 불만도 많은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사람은 싫고 혼자 있는 것이 좋은 윈터 씨에게는 화장품 회사 에이본에서 뷰티 컨설턴트로 일하는 아내 소피아가 있다. 소피아는 윈터 씨와는 정반대로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일에 있어서 굉장히 열려 있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소피아는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충분히 감사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런 소피아와의 삶 덕분에 괴팍한 윈터 씨는 서툰 모습을 조금씩 고쳐가면서, 바닥 난 사회성을 조금씩 끌어올리면서 겨우 사회와 연결되어 살고 있다.
그 꽉 막힌 윈터 씨가 화장을? 말도 안 돼!
윈터 씨가 잡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안정적으로 흘러가던 윈터 씨의 삶이 단 하룻밤의 사건으로 인하여 완벽하게 무너진다. 윈터 씨는 소피아를 잃고 세상과의 문을 굳게 잠가버린다. 그에게는 딸 미리암과 손자 요나스가 있지만, 윈터 씨는 그들과의 교류와 소통마저도 단절시킨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윈터 씨는 삶을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지만, 그런 그의 앞에 소피아의 오랜 고객인 릴리를 시작으로 새로운 이웃 바스티와 다양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언제나 정해져 있고 변수 없던 삶을 살아가던 윈터 씨의 삶이 온통 변수에, 변하기만 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다. 은퇴한 세무 공무원,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했던 윈터 씨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처음 겪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이제야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그들에게 융화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소피아의 도움 없이, 오로지 혼자서의 힘으로 말이다.
언제나 훨씬 좋은 윈터 씨를 세상 밖으로 새롭게 연결해 준 것은 다름 아닌 화장이다. 윈터 씨는 이제는 고인이 된, 사랑하는 소피아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그녀가 하던 일을 이어받는다. 빨간색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미용에는 무지한 삶을 살아오던 윈터 씨는 소피아가 그간 일했던 공이 사리지지 않도록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윈터 씨와 화장이라니, 모두가 그를 비웃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그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지금 겨울을 보내고 있다면,
당신에게도 알록달록한 봄이 올 겁니다.
윈터 씨는 소피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화장품을 팔기 위해 화장을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의 화장을 도와줄수록 그의 마음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어 간다. 알록달록하게 물든 그의 마음이 화장을 통해 다른 이에게로 옮겨간다. 윈터 씨는 딸 미리암에게 화내기보다는 아이의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요나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사랑하던 소피아가 왜 그렇게 이 일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진작 자신은 왜 그런 소피아를 알아주지 못했는지 깨달으며, 소피아를 한 번 더 사랑하고 이해하게 된다.
《윈터 씨의 해빙기》는 지금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봄의 희망을 심어주는 소설이다. 계절이 바뀌듯 우리의 겨울도 지나갈 것이며, 시간이 흐르면 모든 얼음과 혹독한 추위가 녹아 따뜻하고 알록달록한 봄을 맞이할 것이라는 저자만의 위로를 전하고 있다.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휴머니즘과 은퇴를 앞둔 나이에도 찾아올 수 있는 새로운 인생과 성장, 화장하는 남자부터 다양한 성 정체성과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다양성까지, 저자는 뛰어난 필력으로 독자를 《윈터 씨의 해빙기》로 이끌고 있다. 당신이 맞이할 따뜻한 봄날을 위하며.
작가정보
1964년 출생. 독일 북부에서 나고 자랐고 신문방송학과 연극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영화 및 드라마 극본을 쓴다. 《윈터 씨의 해빙기》는 50편이 넘는 시나리오를 쓴 저자의 소설 데뷔작이다. 마치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흡입력이 뛰어나며, 감동과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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