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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숨결 가까이

리처드 메이비 지음 | 신소희 옮김
사계절

2024년 05월 24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5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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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52MB)
ISBN 9791169812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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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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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이자 “영국 최고의 자연 작가”로 꼽히는 리처드 메이비가 야생 속을 거닐며 우울증 치유하고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해 나가는 에세이다. 평생 살아온 마을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 메이비는 그곳 풍경에 새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펼쳐놓는다.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삶의 양식을 관찰하고 역사, 문화, 과학의 관점을 오가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을 탐구한다. 책의 여정을 따라 인간이 딛고 선 자연 지대와 인간을 둘러싼 존재들을 하나하나 인식하다 보면, 이 세상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스스로를 생태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고 세상과의 단절감을 극복해 나가는 것, 이것이 책에서 말하는 치유와 회복의 의미다.
메이비의 치유 과정은 한 개인이 우울에서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자연에 가한 폭력의 역사를 날카롭게 돌아보고 다시금 자연과 관계 맺는 더 나은 방식을 탐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기후 위기와 생태 멸종 시대, 생태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야생의 숨결 가까이』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공존에 관한 실마리를 가득 품고 있다.
추천의 글
감사의 말
1장 둥지를 떠나 날아오르다
2장 새로운 은둔처를 찾아서
3장 잃어버린 공유지
4장 부분에 이름 붙이기
5장 온 생명의 카니발
6장 야생성의 회복

이듬해 5월은 내 평생 처음으로 칼새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5월이었다. 새들이 한바탕 즐거워하는 동안 나는 창문을 외면하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칼새를 다시는 못 보더라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인생이 기묘하고도 희한하게 꼬이면서, 나는 다른 피조물과 어울리지 못하고 공허한 대기 속을 떠도는 불가해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인류 전체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8쪽

“귀 기울여, 고개 들어 봐!” 봄마다 신비롭게 돌아오고 새벽이면 어디선가 다시 나타나는 칼새와 같은 새들이 부활 신화의 탄생에 한몫한 걸까? 그들은 여전히 인간의 시각과 이성 한구석에 내재된 무언가를 보여주는 걸까? 현대 과학과 휴머니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문화 전반에는 풍경과 자연, 계절, 쇠락과 재생에 대한 신화와 상징이 스며들어 있다. 야생과 길들여짐 사이의 경계, 이주와 환생, 보이지 않는 괴물과 잃어버린 대륙에 관한 전설이. 39쪽

인간은 이야기꾼이자 몽상가로 진화해왔다. 그것이 바로 세상 속 인간의 자리이며, 우리는 그 자리를 저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추방의 원인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갈 방법으로 볼 수는 없을까? 물론 언어와 상상력은 외부 세계와의 신속하고 감각적인 관계를 다소 약화시켰고 우리가 나머지 생물종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다른 생물들에게 느끼는 친근감을 이해하고, 우리의 특이성을 만물의 질서에 맞추고, 각성하여 자연을 찬미하고, 자연계의 노래에 우리의 특별한 ‘노래’를 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64~65쪽

글을 쓰면 쓸수록 내 삶이 지금껏 연기해온 외톨이 방관자의 삶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많은 곳에 가보았고 여러 친구를 사귀었으며, 돌이켜보면 나름대로의 업적도 남긴 사람이었다. 다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내 정체성을 되찾았다는 안도감일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잠들어 있던 나의 일부를 열어주는 열쇠였다. (…) 상상력을 통한 정신세계와의 관계 회복이야말로 내게는 진정한 ‘자연 치유’였다. 100쪽

어떤 장소를 서식지, 은둔처,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자연 문화 보호구역’이란 우리에게 낯선 개념이다. 우리는 자연과 문화를 반대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서식지란 단순히 살기 좋은 (그리고 인류의 기원과 통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정착하게 된 장소이기도 하다. 113쪽

들판을 가로지르는 원숭이올빼미들의 의식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도 암암리에 인식하고 있다. 그것은 ‘좋은 땅’, 빛과 어둠의 경계, 사물의 올바른 질서에 대한 성찬이자 축성이다. 여름 철새가 재생을 상징하듯이 원숭이올빼미는 지속성을 상징하며, 그들이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195쪽


가장 매력적인 식물은 난초였다. 많은 난초가 정교하게 빚은 도자기나 부화 중인 곤충 군집처럼 보였다. 난초에 학명을 붙인 식물학자들도 그 생김새에서 도마뱀, 벌, 벌레, 나비, 거미, 피라미드까지 별의별 것들을 연상한 듯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난초과(Orchis)의 경우 꽃송이 하나하나를 머리 또는 투구와 팔다리로 이루어진 인간의 축소판으로 보곤 했다. 머리 크기, 낭창낭창한 팔다리, 잘록한 허리, 우아하게 펼쳐진 돌출부에 따라 난초 꽃은 여성이나 남성 혹은 군인이 될 수 있었고, 팔다리가 유난히 흐느적거리는 것처럼 보이면 원숭이가 되기도 했다. 206~207쪽

‘우드시어’는 ‘나무 예언자(wood-prophet)’를 뜻한다. 클레어는 곤충 자체의 습성뿐만 아니라 양치기를 비롯해 날씨에 민감한 생물로 이루어진 더욱 큰 공동체의 맥락에서 이 곤충의 명칭을 선택한 것이다. 학명이 친족성을 바탕으로 종을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듯, 속명 역시 더욱 광범위한 분류 체계를 통해 종간의 유사성과 연관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212쪽

부분의 명칭과 단순한 인과관계 이론에 국한된 자연과학은 기억, 느낌, 자발성, 존재의 총체성에 대한 점점 커져가는 필연적 감각이 뒤얽힌 세계를 설명하는 데 부적절하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내가 농장에서 관찰한 흰턱제비는 본능적인 행동 패턴만으로는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239쪽

공감 주술은 진정한 과학으로 나아가기 이전의 원시적 단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이해 방식이다. 공감 주술을 믿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길 원한다. 공감 주술은 관찰과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그것들을 더 작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나 ‘원자’로 축소하여 설명하는 대신 그것들이 세상의 얼개에 맞아떨어질 때까지 더 넓게 바라보려고 한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이를 ‘구체적인 것들의 과학’이라고 불렀다. 242~243쪽

올여름에 습지대를 걸으면서 나 자신도 흐르는 물에 잠겨 물의 형상을 띠게 되었음을 가슴 찡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일시적이나마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이다. 나는 내 신발에 들러붙은 씨앗을 운반한다. 내가 물웅덩이 건너편을 넘겨다볼 때마다 잠시나마 갈대 사이로 햇살이 비쳐든다. 이렇게 뜨거운 계절에도 이탄 흙을 밟을 때마다 발 주위로 솟아나는 미세한 물방울을 보면 내가 몇 미터, 나아가 몇 킬로미터에 걸쳐 잠든 수생식물들에게 물을 뿌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254쪽

거대한 집회, 한참 이어지는 과시적인 축하 비행, 여러 종의 뒤섞임은 모두 기존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붉은솔개가 그러듯 다른 새들도 어둠에 맞서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밤중에 모여 쇼를 벌이는 것이라고 상상한다면 너무 인간 중심적인 생각일까? 서로 알지 못하고 아마 알 수도 없겠지만 나란히 집으로 향하는, 같은 길을 가는 서로 다른 여행자들이 함께하는 익숙한 순간. 299쪽

소로의 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야생 그대로 두는 것이 세상을 지키는 길이다”라는 문장도 이런 의미였을까? 세상의 안정과 새로운 시작이,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고대의 숲과 은빛 파도 모두가 통제받지 않은 자연의 에너지에서 나온다는 뜻일까? 300쪽

나는 ‘식물성’이라는 개념에 묘한 매혹을 느낀다. 자의식이라는 특권 없이 지구에 살아가는 다른 형태의 정신들과 조화롭게 지내려는 건 멋진 일이다. 그들도 공유지의 일원이 아닌가. (…) ‘식물적 관계’에 관해 배우고 인간과 식물이 오래전부터 공유해온 감각을 우리의 행동과 원만하게 결합시키려는 시도가 아드레날린 과잉인 우리 문화에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세계와 자연의 세계를 동시에 살아갈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308쪽

휘트브레드 상, 온다체 상, 엑컬리 문학상 최종 후보작!
식물학자이자 “영국 최고의 자연 작가” 리처드 메이비의
기후 위기와 생태 멸종의 시대, 고전이 될 자연 에세이

라틴어 격언에는 ‘솔비투르 암불란도(solvitur ambulando)’라는 말이 있다. ‘걸으면 해결된다’라는 의미로 신체뿐 아니라 감정적 갈등도 아우르는 표현이다. 책을 집필한 이후 공허함과 우울감에 시달리던 자연 작가이자 식물학자인 리처드 메이비는 평생을 살아온 칠턴을 떠나 이스트 앵글리아의 새로운 동네로 향한다. 익숙한 숲 대신 늪과 습지로 둘러싸인 이스트 앵글리아에서는 어떤 풍경들을 마주하게 될까? 그곳에서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평생을 한집에 살아온 저자가 새로운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리처드 메이비가 야생을 거닐며 만난 풍경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온 대지와, 그곳을 거쳐간 수많은 존재들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척박한 습지대에서 한때 마을의 공유지였던 대지의 역사를, 마을의 지명에서 지금은 사라진 생물들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역사와 과학, 문학의 관점을 오가며 땅, 동물, 식물, 그리고 인간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나가는 『야생의 숨결 가까이』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세상을 작동시키고 있는 모든 존재들의 연결성이 되살아난다. 이 책은 기후 위기와 생태 멸종 시대라 일컬어지는 지금, 생태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자연 에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자연에 대한 사랑을 되찾으며 극심한 우울증을 치유한 메이비는 이 회고록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치열하게 성찰한다.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지성으로 가득 차 있다.
- 휘트브레드 상 심사평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와
다시금 연결되어 세상에 뿌리내리는
야생 속 치유와 회복의 여정

저자를 따라 이스트 앵글리아의 야생을 거닐어 보자. 5월이면 칼새 무리가 하늘에서 저녁 비행을 하고, 혹독한 겨울에는 습지대를 찾은 두루미 떼가 마치 집단의식을 행하듯 함께 모여 춤춘다. 매년 찾아오는 철새들은 저자로 하여금 계절감과 시간의 흐름을 다시금 느끼도록 한다. 강인한 생명력과 뛰어난 적응력을 자랑하는 잡종 난초들도 눈에 띈다. 서로를 이롭게 하고, 토양을 변화시키고, 뿌리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공생 곰팡이를 유인하고 적을 물리치는 난초의 생존 방식을 통해 저자는 서로 돕고 협력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올여름 습지대를 걸으면서 나 자신도 흐르는 물에 잠겨 물의 형상을 띠게 되었음을 가슴 찡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일시적이나마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이다. 나는 내 신발에 들러붙은 씨앗을 운반한다. (…) 이렇게 뜨거운 계절에도 이탄 흙을 밟을 때마다 발 주위로 솟아나는 미세한 물방울을 보면 내가 몇 미터, 나아가 몇 킬로미터에 걸쳐 잠든 수생식물들에게 물을 뿌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_254쪽

이렇듯 리처드 메이비는 자신을 둘러싼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며 세상과의 단절감을 극복해 나간다. 식물과 동물의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며 유사성을 인식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차이에서 새로운 태도를 배우기도 한다. 이 세상을 하나의 생태계로, “서로 연결된 생명체들이 분주하게 소통하며 요동하는 막”으로 인식하며 “사회적, 정서적, 생태적으로” 세상에 뿌리를 내린다.
한편, 풍경은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기도 하다. 한때 마을의 공유지였던 땅은 인클로저(중세 유럽의 공동이용이 인정되었던 토지에 울타리나 담을 둘러쳐서 사유지임을 명시하던 일) 이후 개인 소유의 척박한 개간지가 되었고, 주변에는 가축 사육장이 들어섰다.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전쟁의 폭격과 기후 변화로 돌아오지 못하는 철새, 가축화되고 노예화된 꿩과 닭…. 리처드 메이비는 세상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존재들을 마주하며 인간이 자연에 가해온 폭력의 단면을 써 내려간다. 인간은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 우리는 자연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 걸까? 이 책은 매섭게 질문한다.
자연에서 신체적, 감정적 고통을 치유하는 서사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이야기의 원형이다. 흐르는 물에 다친 부위를 노출하면 병이 씻겨 내려간다거나, 광활한 자연 속에서 인간의 미미함을 실감하며 불안, 우울과 멀어진다는 주제는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어 왔다. 『야생의 숨결 가까이』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위치와 역할을 성찰하고 질문하는 과정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그 궤를 달리한다. 한 명의 개인이 우울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여정이자, 인간이라는 한 종의 생태적 역할을 탐구해 나가는 회복의 이야기다.


헨리 소로, 존 클레어, 에드워드 윌슨의 계보를 잇는 자연과 인간에 관한 탐구
“인간과 자연을 연결해 줄 강력한 도구는 언어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다는 유기적 관점에서 자연을 이해했다면,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 이후 기계론적 환원주의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보게 되었다. 자연의 법칙과 원리를 밝혀낸다는 이유로 자연을 실험하고 통제하면서, 인간과 자연 사이에 위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전의 관점을 회복할 수 있을까? 메이비가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것은 언어와 상상력의 힘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언제나 언어를 통해 자연과 관계 맺어 왔다. 새처럼 노래하고 꽃처럼 피어나고 나무처럼 우뚝 선다는 표현은 자연물에 관한 가장 흔한 은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설화와 민담에는 수많은 동물이 등장하며, 인간은 자연 속 존재에 감정이입해 상황과 감정을 빗댄 이야기를 창조해 왔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다른 생명체에 친밀감(바이오필리아, Biophilia)을 갖는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우드시어(woodseer)는 당신도 잘 아는 곤충입니다. (…) 그들은 잎과 꽃의 뒷면에 작고 하얀 침 거품을 뱉고 그 속에서 살지요. 어디서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습한 날에는 항상 많이 나타나서 양치기에게 비를 예고해주는 존재입니다. 머리가 위쪽에 있으면 날씨가 좋고 아래쪽에 있으면 날이 습할 거라고들 하지요. _212쪽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자연물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영국의 시인 존 클레어는 자신의 시에서 거품벌레를 ‘우드시어’라 쓴다. 이는 ‘나무 예언자(wood-prophet)’라는 뜻인데, 양치기에게 날씨를 알려주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과 자연물이 맺고 있는 관계를 나타내는 속명(俗名)은 거품벌레를 단순한 곤충이 아닌 우리 곁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한다.
그러므로 『야생의 숨결 가까이』에서 소개되는 자연물에 관한 신화와 전설, 자연물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 자연과 자연 속 삶을 찬미하는 자연·생태 작가들의 글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작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숨은 작은 존재들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 이 책은 가장 시급히 회복해야 할 생태적 태도를 선사한다.


자연의 ‘보호자’와 ‘관리자’를 넘어
야생성을 회복하는 미래를 그리며

리처드 메이비는 1980년대에 ‘하딩스 우드’라는 숲을 구입해 모든 주민에게 개방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환경 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두가 저자처럼 사유지를 마을의 공유지로 복원할 수는 없을 테다. 메이비는 ‘자연 보호구역’과 ‘야생지대’를 다수 만들어 자연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에 대해서도 얼마간 회의적이다. 인간을 자연의 관리자로 상정하는 것은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자연을 객체로 대상화하는 태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보다 인간을 자연계의 구성원으로서,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총체로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서로를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장소’가 도시 곳곳에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야생은 자체적인 회복력과 다양성을 지녔기에 그저 약간의 공간만 마련해 주어도 충분하다고 당부한다. “열흘간의 야생 체험과 울타리로 둘러싸인 등산로 산책 사이의 어딘가에서” 자연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작지만 새로운 변화를 제안한다.

농장에 포함된 2,000제곱미터가량의 풀밭은 초원으로 되돌릴 생각이다. 풀은 이미 베어냈다. (…) 임시변통의 아담한 공터지만, 초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방식을 따라 한층 더 야성적인 땅으로 변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 세월이 흐르면서 이 초원이 한때 집 뒤꼍에 있었던 사라진 공유지를 닮아간다면 좋겠다. 아니, 그냥 땅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되었으면 한다. _312쪽

작가정보

《더 타임스》 선정 영국 최고의 자연 작가이자 식물학자다. 베스트셀러이자 식물학 바이블로 손꼽히는 『영국 식물 백과사전』과 『공짜로 얻는음식』 『날이 다시 개었다』 『춤추는 식물』 등을 비롯해 30여 권의 책을 저술했고, 전기문학 『길버트 화이트』로 휘트브레드 전기작가상을
받았다. BBC 라디오에서 자연과 식물에 관한 시리즈를 진행했으며, 유수의 언론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한다. 2011년에는 왕립문학협회 회원으로 선임되었다. 파트너인 폴리와 함께 채소밭, 지중해식 정원, 연못 정원, 들판과 산울타리가 있는 야생초 정원을 직접 가꾸며 살고 있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야생의 위로』 『야생의 식탁』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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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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