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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미상 지음 | 유성환 옮김
휴머니스트

2024년 06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5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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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5.58MB)
ISBN 979117087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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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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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사막. 그 위에 우뚝 솟아오른 피라미드. 파라오의 황금 마스크. 화려한 관 속에 든, 시커멓고 바싹 마른 미라. 클레오파트라의 비극과 파라오의 저주….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것은 대개 영상 매체를 통해 각색되고 희화화된 이미지뿐이다. 정작 우리는 고대 이집트가 문화적으로 얼마나 풍성한 문명이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5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풍요로운 나일강을 끼고 번성했던 고대 이집트의 진면목을 알게 해줄 책,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기원전 1911~기원전 1830년 사이에 창작된 《시누헤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의 서사문학 중 최고로 평가받는다. 중왕국 시대(기원전 2055~기원전 1650년)에 이집트를 떠났다가 돌아온 시누헤라는 귀족의 삶을 다룬 이 이야기는 서기관들이 파피루스와 석편에 수없이 베끼면서 오늘날 가장 완전한 형태로 남은 작품이다. 고대 이집트인의 삶과 욕망, 꿈과 희망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시누헤 이야기》는 신화적 여정의 원류로서, 고대 이집트인의 심상을 드러내는 자료로서, 그리고 다양한 서사기법이 어우러진 작품으로서 문학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무엇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무한한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원전의 가치를 알아보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이집트 성각문자의 매력에 빠져 미국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 고대 서아시아 문명을 가르치는 유성환 박사가 열정을 다해 꼼꼼하게 번역하고 해설한, 국내 최초의 고대 이집트어 원전 번역이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최초의 여신 인안나》, 《최초의 역사 수메르》, 《롤랑의 노래》 등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부터 중세 유럽의 기사문학까지 탁월하고 가치 있는 원전 번역본을 출간해온 휴머니스트가 고대 이집트어 원전 번역으로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기분 좋은 충격을 선사한다.
옮긴이 서문
일러두기

I.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1장. 시누헤의 도주
01. “시누헤가 말한다”
02. 아멘엠하트 1세의 죽음
03. 시누헤의 도주
04. 암무넨쉬와의 만남
05. 센와세레트 1세 찬가
고전 길라잡이 하나 | 아멘엠하트 1세는 암살당했나?

2장. 레체누에서의 생활
06. 레체누에서의 정착
07. 시누헤와 레체누 용사의 결투
08. 시누헤의 향수(鄕愁)
09. 시누헤의 기도
10. 왕실 포고문
11. 시누헤의 회신
고전 길라잡이 둘 | 시리아-팔레스타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

3장. 시누헤의 귀환
12. 시누헤의 귀국과 알현
13. 시누헤의 복권
14. 결구
고전 길라잡이 셋 | 고대 이집트인의 내세관과 장례 절차

II.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길라잡이

고대 이집트의 지리
고대 이집트의 역사
부록 1. 고대 이집트 연대표
부록 2. 중왕국 시대 왕명표
고대 이집트어와 서체의 변천
고대 이집트의 서사문학
번역 저본 소개

부록

추천의 글
옮긴이 해제
참고문헌
도판/문자 출처
찾아보기

“《시누헤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신의 섭리에 지배받는 인간의 운명과 분열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한 사람의 육체적·정신적 방황을 망명과 귀환의 서사로 승화시킬 수 있는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이름 모를 서기관에 의해 창작된 고대 이집트 문학의 최고 걸작이다.”
- 〈옮긴이 서문〉, 10쪽

“그가 나에게 (물어) 말하기를, “무슨 연유로 여기까지 왔소? 그것이 무엇이오? 본국에 무언가가 일어난 것이오?” 하니 (내가 그에게 대답하기를), “상·하이집트의 왕 세헤텝이브레 폐하께서 아케트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고는 모호하게 말하기를, “체메흐 땅의 원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사실이) 제게 보고되었습니다. 제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제 심장-제 몸속에 있는 것이 그것이 아니었기에 저를 도주의 길로 내몰았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저를 입에 담지 않았으며 제 얼굴에 침을 뱉지 않았습니다. 저는 책망하는 언사를 듣지 않았으며 그 누구도 제 이름을 전령의 입에서 듣지 못했습니다. 누가 저를 이 이방으로 인도했는지를 알 길이 없으니, 마치 신의 섭리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04. 암무넨쉬와의 만남〉, 32~33쪽

“도주자는 그의 사정 때문에 도주하지만 내 진심은 고국에 있네. 기는 자는 허기 때문에 기지만 나는 이웃에게 빵을 줬네. 어떤 이는 헐벗음 때문에 자기 땅을 떠나지만 나에게는 고운 아마포의 흰옷이 있네. 어떤 이는 보낼 사람이 없어 자신이 움직이지만 나에게는 많은 하인이 있네. 내 집은 좋고 내 거처는 넓으나 내 기억은 왕궁에 머물러 있네.”
- 〈08. 시누헤의 향수(鄕愁)〉, 67~68쪽

“내가 스핑크스 사이의 땅에 머리를 대자 왕실의 자녀들이 (왕궁의) 통로에 서서 나를 맞이했으며, 열주실로 (나를) 수행한 궁인들은 나를 알현실로 이르는 길로 안내했다. 나는 폐하께서 호박금으로 만든 감실에 안치된 옥좌에 좌정하신 것을 보았다. 그때 나는 배를 깔고 엎드려 있었으며 그 눈앞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그 신께서는 유쾌하게 하문하셨으나 나는 어둠에 홀린 사람 같았으니, 내 바는 떠나갔고 내 사지는 후들거렸다. 내 심장-내 몸속에 있는 것이 그것이 아니었으니, 나는 삶과 죽음을 분별할 수 없었다.”
- 〈12. 시누헤의 귀국과 알현〉, 109~111쪽

“《시누헤 이야기》는 주인공 시누헤의 도주를 통해 ‘이집트인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도주라는 사건이 아니라 그가 도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주인공과 독자가 각자 찾아가는 과정에서 정체성에 대한 해답이 도출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시누헤의 도주는 《시누헤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인데도 그가 도주한 이유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속시원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누헤가 자신이 도주하게 된 원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직면할 수밖에 없는 질문, 요컨대 ‘왕과 신민은 어떤 관계인가’, ‘신과 인간은 어떤 관계인가’, ‘개인의 행위와 그에게 닥치는 운명은 어떤 관계인가’와 같은 질문은 결국 ‘이집트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에 다다르게 한다.”
- 〈옮긴이 해제〉, 254쪽

1. 《시누헤 이야기》는 대체 무엇인가
- ‘세계 최초의 소설’ 탄생

제1중간기(기원전 2160~기원전 2055년)의 혼란을 수습하고 다시금 통일 국가를 수립한 이집트 중왕국 초기. 제12왕조(기원전 1985~기원전 1773년)를 연 아멘엠하트 1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왕을 대신해 정벌에 나섰던 왕자들 중 하나를 수행하던 귀족 시누헤는 국왕의 서거 소식을 듣고 두려움에 떨며 저 먼 이방, 시리아-팔레스타인으로 도주한다. 신속하게 수도로 돌아간 다른 왕자가 센와세레트 1세로 즉위하고, 갖은 고초 끝에 팔레스타인에 도착한 시누헤는 그곳의 족장에게서 신임을 얻어 정착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시누헤의 마음은 늘 고국 이집트에 가 있다. 이방에서 제아무리 부유하게 살더라도 고국에서 죽어야 영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약 4000년 전에 쓰인 《시누헤 이야기》는 방랑과 모험, 귀환과 용서라는 신화적 모티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고대 이집트의 서사문학 작품이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길가메쉬 서사시》 속 길가메쉬는 친구 엔키두와 함께 모험을 떠난 뒤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영생을 위해 헤매다 쓰디쓴 깨우침과 함께 돌아온다. 한편 《시누헤 이야기》의 주인공 시누헤는 도주로 인해 이집트인에서 비(非)이집트인이 되었다가 귀환을 통해 진정한 이집트인으로 복원되는 여정을 밟는다. 《길가메쉬 서사시》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꽃핀 초고대 문명 수메르의 정수를 담고 있다면, 《시누헤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함께 세계 4대 문명임을 자랑하는 고대 이집트에 등장한 ‘세계 최초의 소설’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귀족이자 고관”, “왕의 진실한 지인이자 종자” 시누헤는 이야기가 처음 쓰였던 중왕국 시대에도, 수많은 서기가 손이 닳도록 통째로 베껴 쓰던 신왕국 시대에도 이집트인의 모범이자 표준으로 남았다. 이집트 밖으로 도주한 뒤에도 이집트인임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이집트인의 방식으로 싸우고 승리하고 나서는 오매불망 이집트로 돌아갈 날만을 꿈꾸며, 마침내 이집트로 금의환향하는 시누헤의 이야기는 이집트인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정표였다. 옮긴이가 《시누헤 이야기》를 ‘최초의 소설’이라고 거침없이 부르는 것은 고대 이집트인의 꿈과 열망이 고도로 발달한 문학기법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시누헤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신의 섭리에 지배받는 인간의 운명과 분열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한 사람의 육체적·정신적 방황을 망명과 귀환의 서사로 승화시킬 수 있는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이름 모를 서기관에 의해 창작된 고대 이집트 문학의 최고 걸작이다.”
- 〈옮긴이 서문〉, 10쪽

“도주자는 그의 사정 때문에 도주하지만 내 진심은 고국에 있네. 기는 자는 허기 때문에 기지만 나는 이웃에게 빵을 줬네. 어떤 이는 헐벗음 때문에 자기 땅을 떠나지만 나에게는 고운 아마포의 흰옷이 있네. 어떤 이는 보낼 사람이 없어 자신이 움직이지만 나에게는 많은 하인이 있네. 내 집은 좋고 내 거처는 넓으나 내 기억은 왕궁에 머물러 있네.”
- 〈08. 시누헤의 향수(鄕愁)〉, 67~68쪽

2. 《시누헤 이야기》는 왜 중요한가
- 고대 이집트인의 삶과 욕망, 꿈과 희망이 녹아있는 서사문학의 총체

《시누헤 이야기》는 한 인물의 도주와 귀환을 당대의 문학기법을 총동원해 다채롭게 표현한 서사문학의 걸작이다. 고대의 기록 하면 떠올릴 법한, 왕들에 관한 연대기나 재산 목록 같이 도구적으로 쓰인 기록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플롯과 당대 독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수사가 어우러진 문학작품인 것이다.

시누헤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던 도주 이야기에 왕을 향한 찬가가 시가 형식으로 삽입되고, 이집트의 왕을 모방해 이방의 적들을 무찌르는 정복자의 서사가 끝나자 이집트로 돌아가길 간구하는 기도문이 들어선다. 시누헤의 격정적인 기도에 응답한 왕이 포고문을 내려 사면을 허락하며, 실제 인물이었다면 들어있지 않았을 회신문이 삽입돼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한다. 왕의 앞에 선 시누헤는 왕궁이라는 무대 위에서 혼절과 감읍을 거듭하며 이집트인으로의 복귀를 성공리에 마무리한다.

그저 사건의 경과를 평이하게 서술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넘어서는 서사구조가 《시누헤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시누헤 이야기》가 그토록 오랫동안 필사되고 많은 판본이 남아 가장 완전한 형태의 고대 문학으로 복원될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다. 19세기에 처음 사본이 발견된 이래 많은 이집트학자가 큰 관심을 기울이며 하나씩 얼개를 맞춘 《시누헤 이야기》는 연구를 거듭할수록 매우 가치 있는 문학작품임이 밝혀졌다. 고대 이집트인에게 왕(파라오)은 어떤 존재였고 그들이 나고 자란 땅은 얼마나 소중했는지, 죽어서도 이집트에 남아 영원히 머무르며 영광을 누리려 했던 그들의 열망은 또 얼마나 강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집트인의 삶과 욕망, 꿈과 희망이 모두 담긴 《시누헤 이야기》를 고대 이집트어 원전 완역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여기서 분명해진다.

“《시누헤 이야기》는 필사본의 수와 전승된 범위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압도적인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시누헤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중왕국 시대 서사문학 작품의 걸작으로 알려진 《난파당한 선원》이나 《쿠푸 왕과 마법사 이야기》는 현존하는 필사본이 단 한 점에 불과하다. (…)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것이야말로-모든 우연적 요소를 고려하더라도-《시누헤 이야기》가 고대 이집트인에게 얼마만큼 독보적인 작품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 〈옮긴이 해제〉, 233쪽

“내가 스핑크스 사이의 땅에 머리를 대자 왕실의 자녀들이 (왕궁의) 통로에 서서 나를 맞이했으며, 열주실로 (나를) 수행한 궁인들은 나를 알현실로 이르는 길로 안내했다. 나는 폐하께서 호박금으로 만든 감실에 안치된 옥좌에 좌정하신 것을 보았다. 그때 나는 배를 깔고 엎드려 있었으며 그 눈앞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그 신께서는 유쾌하게 하문하셨으나 나는 어둠에 홀린 사람 같았으니, 내 바는 떠나갔고 내 사지는 후들거렸다. 내 심장-내 몸속에 있는 것이 그것이 아니었으니, 나는 삶과 죽음을 분별할 수 없었다.”
- 〈12. 시누헤의 귀국과 알현〉, 109~111쪽

3. 지금 《시누헤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국내 최고의 이집트 문헌학자가 풀어주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무한한 매력

《시누헤 이야기》를 번역한 유성환 박사는 이집트 성각문자의 매력에 빠져 수년간 독학하다가 실존적 결심 끝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진학해 이집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이집트학 중에서도 문헌학에 큰 관심을 기울여 고대 이집트의 다양한 문자체계와 서사구조를 속속들이 습득했다. 옮긴이는 오랜 공부와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하며 흥미로운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들의 바람에 부응하고 있다.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에는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옮긴이의 해박한 지식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집트 문명의 매력을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 담겼다. 〈Ⅰ.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는 《시누헤 이야기》의 원문 번역과 더불어, 번역문의 약 5배에 달하는 주해가 풍부하게 실렸다. 주석에서는 당대의 시대상과 믿음, 인·지명, 풍습, 종교관 등 고문헌에 대한 옮긴이의 전문성이 돋보이며, 1부의 각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덧붙인 ‘고전 길라잡이’는 번역문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을 적절하게 해소해준다. 아멘엠하트 1세는 과연 암살당한 것인지, 고대 이집트인에게 시리아-팔레스타인은 어떤 곳이었는지, 죽음이 고대 이집트인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고 그들이 장례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세심하게 설명한다.

〈Ⅱ.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길라잡이〉는 고대 이집트 문명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해설을 가득 담았다. 고대 이집트의 지리와 역사부터 고대 이집트어와 문자의 변천, 서사문학의 사례, 번역 저본을 소개해, 《시누헤 이야기》와 관련된 부분을 포함해 고대 이집트를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책의 백미는 옮긴이의 생각이 압축된 〈옮긴이 해제: 이집트인에 의한, 이집트인을 위한, 이집트인의 서사〉이니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또한 글을 시작할 때마다 성각문자로 주요 문장을 표기하고, 지도, 벽화, 석판, 파피루스 사본, 고대 이집트의 다양한 문자 등 시각자료를 모아 독자들이 당대의 시대상을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는 약 4000년 전의 문학작품이 약 100년간의 연구를 거쳐 수년간의 우리말 번역을 통해 우리 앞에 도착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우리에게 비교적 낯선 시대를 조명하는 이 책은, ‘고전 문학의 황금기’인 중왕국 시대에 쓰인 주요 서사문학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우리 번역문학의 테두리를 넓히는 데 기여한다. 무엇보다 고대 이집트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무척이나 낯선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무한한 매력에 푹 빠질 시간이다.

“《시누헤 이야기》는 주인공 시누헤의 도주를 통해 ‘이집트인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도주라는 사건이 아니라 그가 도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주인공과 독자가 각자 찾아가는 과정에서 정체성에 대한 해답이 도출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시누헤의 도주는 《시누헤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인데도 그가 도주한 이유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속시원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누헤가 자신이 도주하게 된 원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직면할 수밖에 없는 질문, 요컨대 ‘왕과 신민은 어떤 관계인가’, ‘신과 인간은 어떤 관계인가’, ‘개인의 행위와 그에게 닥치는 운명은 어떤 관계인가’와 같은 질문은 결국 ‘이집트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에 다다르게 한다.”
- 〈옮긴이 해제〉, 254쪽

“최고위 궁인에게(나) 행해지는 것과 같이 장례 신관이 배정되었으며 접안시설 앞에 자리한 경작지가 포함된 장례 영지가 하사되었다. 내 형상에는 금박이 입혀졌으며 요의는 호박금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하도록 하신 분은 (바로) 폐하이시니 (일찍이) 미천한 자에게 이와 같은 일이 행해진 전례가 없었다. (마침내) 정박하는 날이 올 때까지 나는 폐하의 총애 속에서 살리라.”
- 〈13. 시누헤의 복권〉, 124~125쪽

◎ 편집자의 말
나는 어렸을 때 ‘비주얼 박물관’이라는 시리즈에 푹 빠져들었다. 그중에서도 《고대 이집트》는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그 책은 방학마다 찾아갔던 외갓집 서가에 꽂혀있었는데, 사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사람보다 책이 더 좋아서 그 책 볼 생각에 방학을 기다렸다는 것도 고백한다(얘들아 미안). 비디오로 보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서 산 아부심벨 신전 복원 다큐멘터리는 너무 돌려봐서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였다(덕분에 나이도 고백한다).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 원고를 처음 본 순간 고대 이집트의 매력에 푹 빠졌던 그때가 떠올랐다. 투탕카멘 왕의 황금 마스크나 람세스 2세의 웅장한 신전에 대한 기억은 흐려졌지만, 타임 스케일에서 차원이 다른 고대 문명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어 원고를 읽고 편집하는 동안 다시 어렸을 때로 돌아간 듯했다(진짜 어려지면 좋겠... 아닙니다).
내게 중왕국 시대는 피라미드로 유명한 고왕국 시대와 람세스 2세로 잘 알려진 신왕국 시대 사이의 낀 시대, 그러니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대였다. 편집자의 묘미는 이처럼 크게 관심이 없던, 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야를 접할 때 오는 것 같다. 원고를 읽을수록 왜 옮긴이가 중왕국 시대를 ‘고전 문학의 황금기’라고 불렀는지, 그리고 《시누헤 이야기》를 기꺼이 ‘최초의 소설’이라고 선언했는지 절감했다. 다양한 서사기법이 한 편에 집약되어 있는 《시누헤 이야기》는 알면 알수록 고대 문명의 문화적인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어 원전 번역’이라는 것도 (내가 옮긴 것도 아니면서) ‘부심’을 느끼는 대목이다. 웬만하면 뜨거운 곳은 안 가고 싶었는데, 이 책 덕분에 다음 여행은 이집트로 가볼까 궁리하고 있다.
- 편집자 김주원


◎ 옮긴이의 말
지금까지 10여 년간 열 편 넘는 논문을 작성하면서 제법 다양한 문헌을 직접 번역해 우리 학계에 소개했다. 그러나 적잖은 분량의 서사문학 작품 한 편을 ‘원전 완역본’이라는 제목 아래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독자에게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쪼록 나의 《시누헤 이야기》 번역본이 독자에게 오랜 고전을 새롭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기를 바란다.
- 옮긴이 유성환

작가정보

저자(글) 미상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영문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한 후 5년간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했다. 2012년 미국 브라운대학교 이집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013년부터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동대학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2022년 공식 출범한 한국고대근동학회(KANES)의 창립 멤버다. 저서로는 《고대 중근동의 팬데믹: 문명의 어두운 동반자》와 《인류 최초의 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고대 이집트 창세신화》(근간)가 있다. 2022년 KBS 1TV 〈역사저널 그날〉에 전문 패널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강연자로 각각 출연했다.
성각문자의 아름다움에 반해 고대 이집트 문헌학의 세계에 들어선 옮긴이는 이집트의 주요 원전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문헌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고 틈틈이 원전 번역과 주해 작업을 수행해왔다.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고대 문명 구성원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신념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이들이 남긴 텍스트를 정확하게 번역해 파악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누헤 이야기》 파피루스의 원본을 옮기고 해설해 《최초의 소설 시누헤 이야기》를 출간했다. 이를 계기로 더욱 많은 독자가 오랜 고전을 새롭게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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