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신과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2024년 05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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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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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희끗희끗한 머리칼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된 정신과 전문의 허찬희는 45년간 정신질환 전문 국립 병원 및 치료감호소 등지에서 다양한 환자를 마주하며 인간의 감정을 누구보다 깊게 다뤄왔다. 그의 첫 책 《아직도 정신과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서는 일평생 정신과 전문의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깨달은 유용한 정신치료법과 독자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자각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나아가 사회 현상 밑바닥에 깔린 여러 심리적 문제를 정신과 전문의 입장에서 살핀다. 한 파트에서는 그동안 비대면으로 상담해온 사례 중 누구나 고민할 법한 보편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아픈 이들뿐 아니라 이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오랜 임상 경험과 연륜이 빚어낸 저자의 통찰력은 개인의 감정을 꿰뚫을 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오래 묵은 감정까지 시원하게 읽어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특히 한국 문화의 특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파악한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심화하고 있는 우울증과 자살, 공황장애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서 유독 민감한 어른과 부모를 대하는 문제, 거기에서 파생되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 문제와 화병까지 괴로운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자는 양육자의 태도와 가정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아이를 기르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조언을 일목요연하게 들려준다.
Part 1. 이토록 고단한 정신질환의 세계
- 우울증_상처의 뿌리부터 치료해야 한다
- 산후우울증_묵은 정서적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 조현병_마음의 상처를 살펴야 한다
- 조울병_약물치료와 더불어 감정을 돌봐야 한다
- 공황장애_만성 불안과 억압된 울분을 표현해야 한다
- 거식증_가족치료를 함께하면 효과적이다
- 강박장애_마음의 고통을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 ADHD_꾸지람보다는 약물치료가 먼저다
- 알코올중독_밑바닥에 깔린 갈등을 발견해야 한다
- 악몽_괴로운 감정을 보듬으면 무서움도 사라진다
- 틱_자녀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부모가 변해야 한다
Part 2. 마음의 고통을 덜어내는 법
- 부정적인 양육 태도가 원인일 수 있다
- 말과 행동 일치의 중요성
- 진짜 감정을 찾을 것
- 자신감을 키워라
- 욕심과 과도한 기대는 금물
- 전이 감정의 이해와 극복
- 형제자매 갈등이 정서장애의 뿌리일 수도
- 자기 마음을 깨닫고 받아들여라
- 꿈속에 흐르는 감정을 발견하라
- 표현은 하되 폭발하지 말 것
- 위기 개입 치료법
- 공감이 건강한 인격을 발달시킨다
- 부모의 태도와 정서적 안정감이 중요한 이유
- 어떤 의사를 선택할 것인가
- 약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Part 3. 사회 문제 이면에는 개인 내면의 문제가 숨어 있다
- 개인의 욕망을 다스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 사이코패스와 우울증
- 무엇이 자살로 몰고 가는가
: 한국 사회의 자살 문제
- 정서적 교감의 결핍과 적개심을 살펴야
: 성범죄 사건과 묻지 마 범죄
- 건강한 부모, 건강한 가정
: 총기 난사 사건
- 상호 정서적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 왕따 문제
Part 4. 당신을 위한 비대면 상담실
01 내가 잘되는 게 싫어요. 이것도 학대인가요?
02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자살 충동을 느껴요
03 가족에게 내팽개쳐진 채 살았어요
04 아내가 우울증입니다
05 엄마가 살기 싫대요
06 정신과에 혼자 가도 되나요?
07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08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09 동생이 상당히 비만한데 치료를 거부해요
10 폭식이 심하고, 무엇보다 뚱뚱한 제 모습이 싫어요
11 강박증 치료에서 상담과 약 중 어떤 게 더 중요한가요?
12 공황장애로 인한 과호흡이 너무 힘들어요
13 열한 살 큰아이가 겁이 너무 많습니다
14 시한폭탄 같은 오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5 애인이 자주 때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6 애들한테 화를 많이 내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요
17 안면홍조와 무대 공포증 증상이 있습니다
18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19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0 담당 의사에게 자꾸 화가 나요
정신과 의사로 살아보니, 마음의 병은 전적으로 외부의 힘(약물)에만 의존해서는 효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누구보다 환자 스스로가 병의 뿌리를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도를 닦는다’라고 한다. 이는 결코 허황한 표현이 아니다.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자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마음의 병은 그 발병과 관련 있는 부모(양육자)가 함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완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_6쪽
정신병의 치료 과정은 ‘마라톤’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나 가족들이 먼저 포기한다. 하지만 주치의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환자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소외당하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한 사람이라도 지지의 끈을 놓지 말아야만 환자는 그 힘에 의지해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_27쪽
조울병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과도하게 기분이 들뜨거나 우울해지는 등의 일차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여러 이차적인 심리적 부작용을 주의 깊게 다루고 치료해야 한다. 그래서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적 접근을 통합한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_30쪽
공황장애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 개발되어 좋은 치료 결과를 얻고 있다. 공포증은 심리적으로 무슨 일이라도 조급하게 성취하려고 하는 의존적 성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심층심리학(depth psychology)에서는 인간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적개심이 쌓여 그것이 효과적으로 처리되지 않아 생긴다고 한다. 따라서 마음속에 응어리져 있는 억압된 분노와 불만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정신치료와 더불어 약물치료를 함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_34쪽
강박장애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시도 때도 없이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마음속 분노와 죄책감을 극복하기 위해 손이 갈라질 때까지 온종일 손 씻는 일에 매달리는 것이다. 강박장애 역시 정신장애의 한 종류다. 어떤 이유로 기분이 상했지만 그 문제가 원만하게 극복되지 않으면 정신장애가 생기게 된다. 감정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정신장애와 가장 관련이 있는 것이 분노와 불안이다. 이런 감정을 효과적으로 수습하지 못하고 억압하면 정신장애가 생긴다. _39, 40쪽
우울증의 정신치료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환자가 고민하는 바를 해결해주어 마음을 즐겁게 해주거나 불만이나 괴로움을 표현할 기회를 주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훌륭한 치료자라면 환자가 자기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_61쪽
인격 성숙과 정신건강은 태어날 때 전적으로 의존적 상태였던 인간이 자라면서 점점 독립적인 상태가 되어 자기 주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이다. 조현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노력한 경험 많은 치료자들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압적이며 지배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자녀들의 사적인 영역에 과도하게 침범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또 자녀들을 지나치게 책망하거나 비판하는 태도를 삼가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_66쪽
자신감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모든 생명체는 주위로부터 방해만 받지 않으면 저절로 자신감이 자란다. 들이나 산에 자라는 풀이나 나무처럼 특별히 방해를 받지 않으면 생기가 넘치고 푸르게 자라난다. 즉, 열등감에 시달리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이라면 무엇에 방해를 받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는 쓸데없는 간섭을 하지 말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줘야 한다. 아이를 앞질러서 무언가를 해주지 말아야 자신감이 자란다.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마땅히 바라야 할 일이다. _78쪽
정신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환자가 자신의 마음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는 불교의 전통 사상과 그 맥을 같이한다. 자기 마음을 깨닫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돕는 것이 바로 치료자다. 치료자는 바로 그 순간, 현장에서 환자의 마음을 깨닫도록 한다. 그게 직지인심(直指人心)이다. _92쪽
왜 부모나 치료자가 공감을 잘할 수 없는가? 바로 부모나 치료자의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다. 욕심이 치료를 방해한다. 욕심을 포함한 치료자의 편견을 환자에게 옮기는 것을 ‘역전이逆轉移’라고 한다. 그래서 훌륭한 치료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치료해야 한다. 마음이 비어야 자녀나 환자의 마음을 잘 공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서양의 인간주의 심리학(humanisticpsychology)에서는 모든 인간이 성장 과정에서 결핍된 것을 추구하며(결핍 동기deficiency motivation) 살아간다고 했다. 부모들도 자기의 인생에서 채우지 못한 것을 자녀들에게 요구한다. 그러니 당연하게 자녀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하고 부모의 욕심을 대신 보상해주기를 기대한다. 관심이 아니라 간섭을 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욕심을 해결하는 것이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고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_110~111쪽
정신치료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인간에게 가장 뿌리 깊은 고통은 외로움과 허전함이다. 이 감정은 태어나서 6세 이전에 맺는 부모와의 정서적인 유대관계에서 생긴다. 이 시기에는 부모, 특히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과 공감적 태도가 중요하다. 부부 사이 갈등이나 어머니의 부재, 그리고 어머니가 함께 있더라도 아이의 심정을 잘 공감해줄 능력이 없으면 아이는 항상 소외감과 배척감 속에 살아가게 된다. 성인이 되어도 마음 한켠에 이러한 감정이 남아 항상 외롭고 허전하다. _134쪽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현재 수준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노력합니다. 어릴 때와 달리 청소년답게 당당하게 부모에게 주장하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청소년기’가 반항하는 시기로 알려졌지만 실은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니 우선 부모에게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해보기 바랍니다. 그러면 부모도 자기비판을 하고 반성을 하게 됩니다. 단번에 변하지는 않더라도 부모 역시 서서히 변하게 될 겁니다. _161쪽
일단 아내는 전문 치료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부인을 도울 힘을 기르는 게 우선입니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자라야 합니다. 혹시 지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부인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주기만 하고, 자기의 의견은 당분간 접어두도록 하세요. 치료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공감이란 자비심입니다. 아내의 우울증 치료 기회를 남편의 정신건강도 함께 도모할 기회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_176-177쪽
진료실, 그 문턱을 넘으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줄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일평생 정신과 전문의로 살아온 허찬희가 들려주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발견하고 집착과 불안, 공포에서 벗어나는 법
⋆치유의 첫 번째 원칙⋆
들여다보기 → 자각하기 → 받아들이기
한국 최초로 한국정신증치료학회를 창립하고 한국정신치료학회 회장을 3대에 걸쳐 역임한 정신과 전문의 허찬희의 첫 책 《아직도 정신과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가 출간되었다. 어느덧 희끗희끗한 머리칼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된 저자는 45년간 정신질환 전문 국립 병원 및 치료감호소 등지에서 다양한 환자를 마주하며 인간의 감정을 누구보다 깊게 다뤄왔다. 이 책은 그간 허찬희 선생이 쌓아 올린 정신치료 경험을 소개하고 독자 스스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발견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다룬다. 나아가 사회 현상 밑바닥에 깔린 여러 심리적 문제를 정신과 전문의 입장에서 살핀다. 한 파트에서는 그동안 비대면으로 상담해온 사례 중 누구나 고민할 법한 보편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아픈 이들뿐 아니라 이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오랜 임상 경험과 연륜이 빚어낸 저자의 통찰력은 개인의 감정을 꿰뚫을 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오래 묵은 감정까지 시원하게 읽어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민간요법이 난무하던 1970~80년대부터 정신(상담)치료와 약물치료의 병행을 강조해왔다.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급증해온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ADHD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해 설명하며 한 가지 치료법만으로는 완치에 이를 수 없음을 증명한다. 이론적인 배경을 다루기보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주요 정서장애의 원인과 뿌리, 치료 방향을 제시한다. 동서양의 세계적인 치료 전문가와 사상가의 주장을 예시로 들며 정신질환이 왜 생기는지 쉽게 풀어내어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 여러 세대를 지켜봐온 저자인 만큼 한국 정서 문화를 세심하게 파악해 우리 전통과 선조들의 지혜 속에서 현대인이 가진 괴로움을 읽어내기도 한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심화하고 있는 자살, 왕따 문제, 묻지 마 범죄 등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서 유독 민감한 어른과 부모를 대하는 문제, 거기에서 파생되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 문제와 화병까지 괴로운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자는 양육자의 태도와 가정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아이를 기르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조언을 일목요연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나와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하는 데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일차적으로 정신과 진료실 문턱을 넘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줄 사람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라고 권유한다. 미국의 상담치료자 칼 로저스는 치료자의 ‘공감적 반응’이 정신치료의 ‘치유 인자’라고 했다. 치료자가 환자에게 새로운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면 그 결과 정신장애가 치료되고 환자의 뇌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결국, 나의 문제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도록 돕는 치료자와 보호자의 관심과 사랑이 더해질 때 정신질환은 완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한계를 꼬집기 이전에 자신의 병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구체적으로 짚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도를 닦는다’라고 한다.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자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치유의 첫 번째 원칙이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발견할 때 집착과 불안,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을 고치는 건 마라톤과 같은 일,
환자마저 포기하려 할 때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최후의 보루 ‘주치의’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자주 발병하는 보편적인 정서장애를 비롯해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사회 문제에 깔린 개인 내면의 문제, 그리고 비대면으로 상담한 환자의 사례를 통해 인간 누구나 보편적으로 고민할 만한 문제를 다루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1장 〈이토록 고단한 정신질환의 세계〉에서는 우울증에서부터 조현병, 조울병, 산후우울증, 거식증, 공황장애, 강박장애, ADHD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서장애를 다룬다. 저자는 우선 익명의 사례를 통해 그들이 자라온 환경, 성격, 신체적 증상 등을 설명하며 각각의 정서장애가 무엇인지 간명하게 소개한다. 거식증, 틱장애, 강박장애 등 신체적 증상이 발현되는 장애에는 당사자가 파악하지 못하는 분노와 고통이 마음속 깊은 곳에 뿌리 박혀 있음을 이 장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환자 스스로 자신의 괴로운 감정 상태를 자각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위해서 주치의는 환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줘야 하며, 환자와 환자 가족이 지쳐 포기하려 할 때 마지막까지 환자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흔히 오해하고 있는 약물치료에 대해서도 상담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재발 우려가 낮아짐을 강조한다. 정서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자주 느끼는 사람, 악몽 등의 꿈을 자주 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해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장 〈마음의 고통을 덜어내는 법〉에서는 분노와 화, 욕심과 집착 등의 괴로운 감정을 덜어낼 수 있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위와 같은 감정들이 곧 정서장애를 만든다고 말하며, 양육자나 주변 인물들은 환자가 속마음을 열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당사자에게는 스스로 자신의 괴로움을 자각하려는 자세가, 부모나 주변 인물에게는 당사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조건 없이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공자와 맹자, 불교의 전통을 인용해 남에게 지나치게 인정받으려는 마음, 집착하거나 욕심부리는 마음을 내려놓기를 권한다. 이 장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화를 표현해야 하는 건지, 참아야 하는 건지에 대해 정신치료적 입장에서 답을 전달하기도 한다.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행하면 자신의 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꼭 질환 문제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 그리고 진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싶다면 이 장이 유용한 깨달음을 줄 것이다.
한편 저자는 이 장을 비롯해 책 전반에 걸쳐 양육자(부모)의 태도를 매우 강조하는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사춘기와 같은 일반적인 인생의 전환기로 자녀 문제의 모든 부분을 따지려 들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원래 그렇게 자란다”라는 명제 안에서도 내 아이에겐 힘든 점이 없는지 살피고, 형제자매 간 서열에 따라서도 정서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 부단한 관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3장 〈사회 문제 이면에는 개인 내면의 문제가 숨어 있다〉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문제시되는 사이코패스, 우울증, 자살, 묻지 마 범죄, 왕따 문제 등을 다룬다. 치료감호소에서 범죄자들의 정신 감정을 해온 저자는 그들의 어린 시절 경험과 성격 등을 두루 면담한 뒤 개인 내면에 뿌린 내린 결핍이 폭발해 어떻게 범죄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이야기한다. 사이코패스와 우울증은 그 패턴만 다를 뿐 결국 관심과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 나타난 범죄 양상임을 이 장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자살 문제, 왕따 문제 등을 정신과 전문의 입장에서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는 강력해지는 범죄 문제 속에서 단순히 형량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또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많이 걷고, 햇볕을 많이 쬐고, 약을 먹으면 된다는 데에도 오해가 있음을 밝힌다. 자신의 욕망을 다루고 건강한 인격을 도모할 수 있는 건 바로 개개인의 노력과 가정 안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소신 있게 주장한다.
4장 〈당신을 위한 비대면 상담실〉은 병원 방문이 힘든 여건이거나 머뭇거려지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병원 홈페이지에 만든 ‘비대면 상담란’의 상담 내용을 모아둔 장이다. 실제로 질환을 겪거나 혹은 가족이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 궁금해하고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신이 잘되는 게 싫은 30대 여성부터 남 앞에 서면 얼굴이 새빨개지는 사람, 거식증으로 고생하는 동생을 대신해 글을 써 내려간 언니, 그리고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있지만 다시 희망차게 살고 싶은 중학생까지. 저마다의 복잡다단한 개인사 속에서 저자는 마치 뒤엉킨 실타래를 풀 듯 각각의 사람들의 괴로운 원인을 차근히 풀어낸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둔 남편에게 쓴 저자의 세심한 답변에서는 오히려 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누구나 고민할 만한 가장 보편적인 고민들(소외감, 외로움, 우울함, 공허함, 인간관계, 부부관계 등)을 모아두었으니, 읽고 나면 오히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마음이 가뿐해질 수도 있다. 더불어 익명의 고민을 향한 상세하고 긴 답변 속에서 한 사람의 괴로움을 덜어주고자 하는 저자의 진심마저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우울증을 겪는 한 환자에게 괴로웠던 어린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며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때의 고통을 자각하고 치유해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기 위해서 과거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분노도 내려놓을 줄 아는 자기 극복의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그러한 고통을 자각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환자를 지지하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치료자(정신과 전문의)임을 잊지 않듯, 저자는 이 책이 지금 힘겨워하는 어느 독자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만 있어도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얼어붙은 환자의 마음이 풀리고 파릇파릇 싹이 터서 어여쁜 꽃을 피우도록, 이 책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_〈책을 펴내며〉 중에서
작가정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현재 마음편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며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전공의를 지도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대법원 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병원과 국립부곡병원 그리고 국립법무병원에서 근무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겨레, 매일신문 등 여러 매체에 의학 칼럼을 쓰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적 면담의 중요성을 깨닫고 환자를 치료하였으며, 그 효과를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해왔다. 한국정신치료학회(KAP) 회장을 3대에 걸쳐 역임하였고, 한국 최초로 한국정신증심리치료학회(ISPS-Korea)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으로서 학회의 기반을 다졌다. 2005년부터 국제정신치료연합(IFP) 카운슬 멤버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치료자들과 교류함으로써 전문성을 다지는 데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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