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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

원자경 지음
한국문화사

2024년 04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3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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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919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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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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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해서 사고력 교육을 한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문학은 정서적 감상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독서란 문학텍스트의 불확정성의 빈틈을 메우고 공감하며 재창조하는
과정이고 의미의 다면성을 탐색하는 사고과정이다.
문학적 사고는 독자와 작가 상호간의 기대지평을 융합하여 제 3의 의미로
확장하는 은유적 사고이고 상상력을 활용하는 창의적 사고이다.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은 사고를 혁신하는 학습(innovative learning)으로
다변화하는 미래사회에 활용가능성이 높은 창의적 사고 형성에 매우 효과
적이며, 시대적 요구이다.
머리말

제1장 : 문학교육과 사고력 교육
1. 문학교육에 대한 문제제기
1) 교육과정과 문학교육
2) 통합교육 시행의 문제
3) 언어 기능 중심 교육의 문제
4)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은 시대적 요구
2. 문학교육에서 사고력 교육의 전개 과정
1) 제1기 : 6차 교육과정 시기 사고력 교육의 방향(1992~1997)
2) 제2기 : 7차 교육과정 초기 사고력 교육의 방향(1997~2005)
3) 제3기 : 2007년 개정 이후 사고력 교육의 방향(2005~현재)
4) 기존 연구 성과 평가 및 제안
3.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방향

제2장 : 문학적 사고의 특성과 창의적 사고력 교육
1. 사고의 개념과 사고 과정의 원리
2. 문학적 사고의 개념과 구성 요소
3. 문학적 사고의 은유 원리와 창의적 사고력
1) 은유 개념의 변화와 의미 창조 기능
2) 은유적 사고와 문학적 사고의 의미구성 방식
(1) 개념은유의 의미구성 방식과 문학독서
(2) 개념적 혼성은유와 문학적 사고의 특성 비교
3) 심미적 체험의 은유적 사고 과정
(1) 심미적 체험의 특성과 의미구성 기능
(2) 심미적 체험의 지향성과 은유적 사고 원리
4. 은유적 사고 활용과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의의

제3장 : 문학 텍스트 활용과 창의력 교수·학습 방법과 효과
1. 잠재적 사고력 계발을 위한 상호 교수·학습 전략
1) 상호 교수적 교수·학습 모형과 학습 전략
(1) 상호 교수·학습적 관계 형성
(2) 문제제기식 질문과 발산형 질문 활용
(3) 역동적인 문학현상 참여로 텍스트 재구성 능력 키우기
(4) 수업 전(全) 과정에서 내면화 적극 활용
(5) 수업 전(前) 지도로 문제발견 능력 기르기
(6)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상호 교수 활동 실행
(7) 은유 원리를 활용한 고등 사고력 교육
(8) 읽기와 쓰기의 통합 사고력 교육
2) 상호 교수적 교수·학습의 실제
(1) 학습자 간 상호교수와 교사의 중재 : 조지훈 「낙화」
(2) 학습자 내 자발적 점검 및 내면화 : 나희덕 「땅끝」
(3) 상호보완의 콘텍스트 활용과 주제 심화·확장 : 나희덕 「땅끝」 & 이육사 「절정」
(4) 주제 확장을 위한 쟁점토론과 사회화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 상상력을 활용한 문학 텍스트 질문전략
1) 상상력을 활용한 문학 텍스트 질문 전략 설계
(1) 인식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현실 인식
(2) 조응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내면화
(3) 초월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사회화
2) 상상력을 활용한 소설 텍스트 질문 전략 실제 : 이상 「날개」
(1) 인식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현실인식의 실제 : <기억><이해> & <감수·감지>
(2) 조응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내면화의 실제 : <평가하기> & <가치화하기>
(3) 초월적 상상력을 활용한 질문법과 사회화의 실제 : <창안하기> & <인격화/사회화>
3. 창의적 사고력 확장을 위한 콘텍스트 읽기 전략
1) 콘텍스트의 개념과 창의적 의미의 재생산
2) 문학 텍스트의 콘텍스트 활용 원리와 실제
(1) 문학 텍스트 내적 연합의 원리와 실제
(2) 문학 텍스트 외적 결합의 원리와 실제
(3) 문학 텍스트 간 통합 원리와 실제
3) 문학 텍스트의 콘텍스트 읽기 효과

제4장 :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효과 검증과 평가
1. 연구 설계 및 과정
2. 검증 도구 설계
1) 독서실태 및 문학 인식도 사전·사후 설문조사
2) 양적 연구와 사고력 평가 사전·사후 진단 검사
⑴ 사고력 진단지 문제 구성의 형식
⑵ 사고력 평가 진단지 분석과 문항 구성의 타당도 검증
3) 질적 연구와 비평적 감상글 평가
3. 연구 결과 검증 평가 및 논의
1) 사고력 평가 사전, 사후 진단지 검사 결과
⑴ 채점자 신뢰도
⑵ 사전, 사후 사고력 진단 검사지 총점 비교 결과 : 사고력 향상
⑶ 개별 학생의 총점 변화 비교 결과 : 상향 평준화 현상
⑷ 범주별 사전-사후 대응 표본 검사 결과
⑸ 개별 학생 범주별 사고력 비교 결과
2) 문학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
⑴ 문학 작품에 대한 흥미
⑵ 문학을 배우는 목적
⑶ 문학 수업의 참여 방식
⑷ 문학 수업 후 내면화

제5장 : 맺는말
참고문헌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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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문학교육과 사고력 교육

1. 문학교육에 대한 문제제기

이 책은 문학교육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창의적 사고를 신장할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론 제안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실행되고 있는 문학교육의 현실과, 문제 해결 중심의 사고력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문학교육의 교수·학습은 학습자가 문학 텍스트를 매개로 '문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수 학습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문학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적으로 개별 문학 작품의 이해와 감상을 통한 교양 함양과 문학적 능력의 제고에 의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이다.(최창헌, 2019:21-31) 문학적 체험은 인지적, 정의적, 도덕적, 철학적 등, 다양한 체험의 총합이다. 그런데 기존의 문학교육에서 '문학적인 체험'을 흔히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문학적 감상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으로 진행해 온 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문학 감상 중심의 문학교육으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 문학 텍스트를 통하여 자기이해에 이르는 과정은 엄정한 통찰과 반성의 사고작용이기 때문이다. 문학 텍스트를 이해하는 과정은 분석–해석–평가의 일련의 통합적인 사고 과정이고 의미구성 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체적 해석과 의미구성에 대한 합리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은 분석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 과정이다. 이는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필연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대상의 이해를 통한 자기이해와 존재의 전환은 곧 문학의 본령이므로,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은 문학교육의 본질이기도 하다.

1) 교육과정과 문학교육
교육과정은 교육에 대한 특정한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교육의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교육의 목적, 교육의 내용, 방법, 평가, 학생들의 경험과 활동 등을 구체화한 것이다.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도 초기에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수요목 정도로 생각했다가, 구미 선진국의 경우 1930년대 이후에는 학습자의 경험이 교육과정의 실제적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했다. 그리고 1950년대 이후에는 교육과정을 단순히 내용이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실제적으로 운용할 것인지 사전 계획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현행 우리나라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는 2022년 교육과정 개정안에서는 초, 중등 학교에서 운영해야 할 교육과정으로 성격,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 교수·학습 및 평가로 구성되어 있고 이 요소들을 모두 포괄한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문학' 교육내용의 변화과정을 면밀하게 살피면 우리나라 문학교육의 성격과 방향, 실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명시된 문학교육의 일반적인 목표는 '문학을 통하여'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문학적 가치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며, 문학의 가치를 자신의 삶과 통합하여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데 있다.(교육과학기술부, 2007:393) 이처럼 문학교육의 모든 실행은 문학의 본질을 기반으로 하고 문학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문학을 통한 교육'(Literature Based Instruction)이란 문학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문학 본질적 측면에 대한 교육과, 문학 작품을 매개로 소통을 이루어 인간과 삶을 배우고 그 문학적 가치를 삶에 실천할 수 있게 하는 실천적 측면에 대한 교육을 변증법적으로 통합한 교육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학교육은 시초에 국어과 교육의 하위 개념으로 설정되었기에 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Litereature Based Instruction)으로서의 주체성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는 언어기능 교육을 중시하는 국어교육의 방향성 안에서 문학교육의 기반이 만들어진 결과이다.
해방 이후 교육과정의 기본 틀을 제공했던 교수요목기(1946~1953)부터 제1차 교육과정(1954~1963)이 고시된 이래 현 2022년 개정 교육과정까지 열 번이 넘는 개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문학교육은 3차 교육과정(1973~1981)까지도 별도의 항목을 설정하지 않고 국어과에 포함되었다. 제1차 교육과정기부터 국어과에서는 학습자의 언어생활과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네 영역으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이후, 이 네 영역은 교과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국어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 영역이 되었다.
1차 교육과정에서 문학 영역은 별도 항목 없이 읽기와 쓰기의 하위 요소로 분산되어 읽기의 제재로 활용되었다. 즉 문학은 읽기와 쓰기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국어기능 영역의 하위 위상에 놓인 문학교육은 3차 교육과정까지 유지되었다. 4차 교육과정(1981~1987)에서 국어과 교육의 영역을 말하기·듣기·읽기·쓰기·언어·문학 6개 항목으로 구분하면서 '문학'이 별도의 독립 영역으로 지정된다. 1, 2, 3차 교육과정에서 문학이 읽기와 쓰기 영역에 산재해 있었고 국어교육의 제재로만 기능하던 문학이 독자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언어기능 중심의 국어교육의 방향성 안에서의 문학교육 실행은 5차 교육과정(1987~1992)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차 국어과 교육과정도 언어기능 교육을 강조하였다. '지도 및 평가상의 유의점'의 '지도' 항을 보면 국어 과목은 말하기·듣기·읽기·쓰기·언어·문학의 여섯 영역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지도하되, 국어사용 기능을 지도하는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영역에 중점을 둔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6차 교육과정(1992~1997)에서도 국어과의 성격을 “언어사용 기능을 신장시키고 국어에 관한 기본이 되는 지식을 가지며, 문학의 이해와 감상 능력을 길러주는 교과.”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어과의 도구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도구교과의 의미는 언어와 지식 습득의 관계를 고려하여 국어가 모든 교과의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7차 교육과정은 공급자 위주의 교육에서 수요자를 중시하는 교육으로 전환하고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을 위하여 공통교육기간(초등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0년)을 설정하고 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하였다. 고등학교 2, 3학년에서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고등학교 1학년은 공통국어 고등학교 2, 3학년은(11·12년) 「화법」·「독서」·「작문」·「문법」·「문학」을 심화 선택과목으로 지정하였다. 이를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선택과목을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나누었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고려하여 학생들의 진로와 성장을 중시하는 교과목을 재구조화하고 선택과목을 일반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으로 세분화하였다.
그러나 7차 교육과정에서도 국어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학습자의 창의적 국어사용 능력 향상'에 두고 있기 때문에, 문법이나 문학은 독립 영역으로서의 독자적 기능보다 언어기능 교육과의 호응을 이루어야 했다. 2009년 교육과정 이후 '통합교육'이 강조되면서 문학교육과 언어기능 교육의 통합적 운용의 정도는 더욱 심화되었다. 그리고 2015년 교육과정 이후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교육이 우리 교육과정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러한 교육현실에서 문학 본연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문학교육의 목표와 정체성에 대해 재고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초기 국어교육에서부터 문학이 언어기능 교육의 도구화로 활용되었던 상황은 우리 교육에서 사고력 교육을 강조하면서 심화됐다. 우리나라는 3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사고력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국어과의 경우, 말하기·듣기·읽기·쓰기 등의 언어기능 신장, 국어를 통한 사고력·판단력·창의력 함양, 국어 학습을 통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힘 기르기 등을 교과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후 5차 교육과정 기간이기도 한 1987년부터 1992년까지 6개년 동안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부 주관으로 사고력 신장 프로그램 개발 연구 사업이 추진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교과에서 사고력 교육이 본격적으로 실행되었다. 5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우리나라 모든 교과 교육의 목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사고력 교육 강화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 국어과의 궁극적인 목표도 '언어적 사고(verbal thought)'라는 개념 아래 언어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사고력 증진을 이루는 데 두었다.
'언어적 사고'라는 개념은 Vygotsky(1978)가 각각 별개인 언어기능 단계와 사고기능 단계에 중첩 가능한 영역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노명완·이차숙(2002)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그들은 Barrete가 제시한 언어기능 분류와 Marzano가 제안한 사고기능 분류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는 이유를 들어 언어기능과 사고의 기능을 동일시하였고, 언어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동시에 사고가 발달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국어교육에서 사고의 도구로서의 언어사용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강화된다. 이때부터 언어기능 중심적인 사고력 교육이 본격적으로 실행되었다. 이러한 '언어적 사고'가 강조되는 국어교육의 현실은 6차 교육과정에서 더욱 강조되었고, 문학교육의 많은 방법론 연구도 언어활동과 연계된 교수·학습 방법의 구안(構案)과 실행으로 귀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많이 늦었다. 매일 해결해야 할 업무에 밀려 때를 놓쳤으나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은 놓지 않았다. 그래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렇게 늦었고 서툴지만 지금이라도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책의 기반이기도 한 박사학위논문을 제출한 지 십여 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교육과정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아직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교육 내용도 있고 당시 비판했던 내용이 개진되어 저만치 앞서간 것도 있다. 그 사이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 문학을 중심에 둔 문학교육의 자리가 나름 넉넉해져서 다행스러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공부하고 배우는 마음으로 이 책을 시작했다. 매일 밀려오는 다른 일들로 충분히 누릴 수는 없었지만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더불어 행복했다. 그러나 늦은 만큼 빨리 마치고 싶은 모순된 욕심으로 교육과정의 모든 변화를 세심하게 살필 수는 없었고, 큰 변화 몇 가지에 주력하였음을 미리 고백한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학 수업을 시작한 지 30여 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교과서에 몰입한 국어 수업을 진행했고, 다시 문학을 중점적으로 수업을 진행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당시 각 대학은 문, 이과 상관없이 논술전형이 필수였고, 풍부한 독서력이 관건이었다. 우선적으로 인문, 사회, 과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독서를 바탕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사고력 수업이 필요했다.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를 문제라고 발견할 수 있는 문제의식과, 문제를 파악하여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는 가치판단 능력을 길러야 했다. 문학만큼 학생들이 읽기도 쉽고 모든 인간 삶의 다양한 가치와 갈등의 충돌과 욕망의 문제가 담겨 있는 좋은 수업 소재는 없었다. 나아가 문학 작품에 드러난 다양한 문제를 평가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자기이해에 이르고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기에 교육의 본질에도 맞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문학을 통한 '삶을 가꾸는 수업'을 설계하고 실천했다.
당시 문학 이외에도 역사, 철학, 과학, 영화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였지만, 유독 문학 수업을 진행할 때면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비문학 텍스트는 인지적 사고, 문학은 정의적인 감상이라는 이분법적인 고정관념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문학 텍스트를 이해한다는 것은 철저한 텍스트 분석을 통한 해석의 과정과, 이를 학습독자의 관점에서 비판하고 평가하는 역동적인 사고과정이었다. 또한 문학 텍스트를 매개로 학습독자와 작가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의 경험과 반응 그리고 성찰은, 학습자의 내면의 변화와 사고력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같은 주제나 소재의 여러 문학작품들을 통합적으로 엮어 읽으면서 다면적 의미들을 탐색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사고력도 형성되었다. 이렇게 문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습자의 문학 비평 능력과 사고력이 확장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문학이 단순히 정의적인 감상의 영역이 아니라, 사고력 교육의 영역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력 교육'의 다양한 방법론을 모색하고 실험했다.
지금도 학생들이 문학 수업이 끝나면 어디 다른 세상에 갔다가 돌아온 듯 들뜬 표정으로 “이 작품이 이런 의미였어요?” 하면서 스스로 인식의 변화에 감동하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문학에 맛을 들인 아이들이 일주일 만에 염상섭의 『삼대』와 채만식의 『태평천하』 두 권의 장편을 비교하여 읽고 와서 열띤 토론을 하던 모습은 지금도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이렇게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학생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사고력 교육에서 '문학'의 가치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고,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결과를 이론적으로 밝히고 싶은 강한 갈망이 솟구쳤다.
문학 언어는 일반 언어와 같은 의사소통 기능의 언어가 아니다. 그리고 문학적 사고는 일반적 사고와 같이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인지적인 조작을 통하여 객관적인 정답이나 최선의 대안을 찾는 사고력이 아니다. 문학은 지식보다 학습자의 경험이나 체험이 더 중요하며 텍스트 내에서의 문제해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학습자의 내면에서 구성되는 텍스트의 내면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찰과 반성적 사고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학습경험을 한 학생들은 사고력만이 아니라 실존적 존재로서의 자각으로 한층 성숙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을 통한 사고력 수업은 그 어떤 사고력 수업보다도 실천적 교육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이와 같은 확신에서 '문학적 사고'의 개념을 정의하고, 문학적 사고의 특성에 맞는 구성원리와 운용원리를 밝히고자 했다. 우선 십수 년 동안 현장에서 실천했던 다양한 문학 수업들을 중심으로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방법론을 구축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학적 사고의 개념화가 이루어져야 했다. 그래서 다양한 문학 수업의 방법론과 발현되는 결과를 역으로 문학적 사고의 특성을 탐색하여 문학적 사고를 '은유적 사고'라고 개념화했다. 문학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독자와 작가와의 상호교통의 경험 나누기는 상호침투되고 융합되어 제3의 의미로 확장되는 은유적 관계이다. 그리고 문학텍스트 읽기 이후 학습자 내면에서 일어나는 내면화 과정은 은유의 구성원리인 사상(寫像, mapping)과 배제, 융합을 통한 완성, 정교화 등이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창의적인 사고작용 과정이다. 또한 은유의 속성 자체가 기존의 범주를 타파하는 창조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문학적 사고는 은유적 사고이면서 창조적 사고력이라고 규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학적 사고를 활성화할 수 있는 학습자 간의 상호교수적 관계가 이루어지는 토론수업, 인지와 정의적 사고를 통합하는 발산형 사고의 질문전략, 다중텍스트 활용 등의 수업 사례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이론과 실제의 간격을 최소화하였고, 더 나아가 이러한 문학 수업 방법들을 실제 수업에 적용한 실험 연구를 통해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효과를 검증하여 제시했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여 이론만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었다.
이 책에서 제안한 문학적 사고를 은유적 사고로 개념화한 것이나 문학적 사고의 구성요소와 구성원리 등에 대한 후속 질문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진한 연구와 제안이 후속 연구로 이어져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의 논의가 역동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으로 엮어서 세상에 내보낸다. 그리고 필자 또한 후속으로 학생들과 수업했던 문학 수업의 자료들을 정리하여 좀더 보완된 논의를 계속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해준 결코 잊을 수 없는 스승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 말씀 올린다. 우선 대학교 때부터 부족한 제자를 한껏 인정해주고 필요한 시기마다 학문의 길로 이끌어주신 박영순 교수님, 나이가 들어감에 학문에 대한 갈급함으로 초조해하던 시기에 여러 가지로 미흡했던 필자를 제자로 받아들여 공부할 기회를 주시고 늘 부족함을 채울 수 있게 독려해주시는 최동호 교수님, 시 전공자가 문학교육 논문을 쓴다고 헤맬 때마다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하고 부족한 입론을 채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이끌어주신 박인기 교수님, 그 어떤 풍부한 수식의 말로도 감사함을 전하기에 부족하다. 그리고 책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업무를 부담해준 안주현 실장을 비롯한 우리 말·글·삶 선생님들, 늘 나의 빈자리를 묵묵히 감내해준 가족에게도 감사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새로운 생기와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던 나와 함께 했던 많은 학생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 모두가 감사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을 예쁜 책으로 만들어주신 한국문화사 한병순 부장님 외 모든 출판사 관계자님께, 감사 말씀 전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원자경

문학박사(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졸)
대학 1년 때 학업부진아였던 중학생과의 만남에서
교육의 재미와 의미를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강의했으며
1991년 이후 현재까지 목동에서
말·글·삶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더 나은 삶과 사고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수업을 고민하고
설계하고 실천하는 사람
누가 당신은 행복하냐고 물으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기에
마냥 행복하다고 답할 수 있는
아이들과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오롯이 그들에게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픈
남은 삶도 그렇게 살고 싶은 사람

前) 경성고등학교 교사
고려대학교 및 고려대 대학원 강사 역임
現) 말·글·삶 아카데미(목동) 원장
말·글·삶 독서교육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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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통한 사고력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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