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국어 중첩어 변이형 탐사

강석한 지음

한국문화사 2024년 04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3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본서는 제주 한국어에 나타나는 중첩 현상을 서울 한국어와 비교 관찰하였고, 더 나아가 다른 타 언어들과 비교하면서 제주 한국어가 갖는 중첩 현상의 특색을 음성학적 음운론적 접근방식으로 설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 한국어 중첩어의 범언어적인 특징과 제주어만이 갖는 특징을 음운론적 음성학적 관점에서 기술하였다.
본서의 구성을 살펴보면, 1장의 서론 부분에서는 중첩어 개념과 제주 한국어에 나타나는 중첩어 유형을 기술하였다. 이어서 2장에서는 제주 한국어의 의성·의태어 음상 강화형 중첩어의 특징을 변이형 위주로 완전 중첩어와 유사 중첩어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3장에서는 제주 한국어의 중첩어 형성 과정을 자음 교체와 모음 교체 위주로 살펴보았다. 덧붙여 유사 중첩어에서의 의미강화 현상을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중첩어 변이형의 음상 강화현상에 기여하는 음성학적 요소들을 자음과 모음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5장에서는 음운 규칙과 최적성 이론을 적용하여 음운론적 분석을 적용하였다. 본서를 통하여 제주어의 음운 형성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1. 들어가는 말 11
1.1. 중첩어 11
1.2. 제주 한국어 중첩어
1.3. 완전 중첩어와 유사 중첩어
1.4. 중첩어 음상 의미 강화
요약
2. 중첩어 변이형 형성
2.1. 완전 중첩어 변이형
2.1.1. 1차 강화형(단순 완전 중첩어)
2.1.2. 2차 강화형(복합 완전 중첩어)
2.2. 유사 중첩어 변이형
요약
3. 강화형 중첩어 변이 양상
3.1. 자음 교체
3.1.1. 어두 자음 교체
3.1.2. 자질 교체
3.1.3. 말음 교체
3.2. 모음 교체
3.2.1. 모음 교체 양상
3.2.2. 모음 교체 과정
3.2.3. 모음 교체 분포
3.3. 유사 중첩어
3.3.1. 자음 대조
3.3.2. 모음 대조
3.3.3. 이형태
요약
4. 음상 강화의 음성학적 요소
4.1. 자음
4.1.1. 폐쇄음
4.1.2. 파찰음
4.1.3. 음절 말음
4.2. 모음
4.2.1. 모음 음상 강화
4.2.2. 음상 강화 음성 신호
4.2.3. 모음 음향
요약
5. 음운론적 분석
5.1. 규칙 적용
5.1.1. 자음
5.1.2. 모음
5.1.3. 음절 삽입
5.1.4. 음절 첨가
5.2. 최적성 이론 적용
5.2.1. 강화형 완전 중첩어
5.2.2. 강화형 유사 중첩어
5.2.3. 음절 첨가 강화형 완전 중첩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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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1. 들어가는 말

1.1. 중첩어
중첩어(reduplicant)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어기가 반복하여 나타나는 언어 현상으로, 연구 대상 및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첩어, 중첩어, 반복어, 반복 합성어, 반복 복합어 등의 여러 용어를 사용한다. 본 연구서에는 편의상 중첩어와 반복어 용어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말에서 반복어/중첩어는 명사, 대명사 등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소리, 상태, 동작을 나타내는 의성어 의태어 의미를 지닌 부사어(어찌씨)에 주로 나타난다. 음운론적으로 어기와 중첩사의 복사 과정에 완전 및 불완전 반복이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는 의성어 의태어의 반복어는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아직까지도 중세 한국어의 흔적이 묻어나는 제주어에 이러한 의성어 의태어의 중첩현상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이는 제주어의 중첩어 연구를 통하여 한국어의 음운론적 문법 구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첩어(혹은 반복어)는 70대 이상의 제주 토박이들의 제주어 발화에서 좀 더 다양하게 발견된다(강공택, 1986; Kang, 2008; 강석한, 2008, 2010, 2018). 제주 한국어(Jeju Korean)는 서울 한국어(Seoul Korean)에 비하여 의성어 의태어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의미론적 강화를 꾀하는 반복어 형태의 변이형도 다양하다. 강석한(2010)에 의하면 의성 의태어 반복어인 경우 서울어에서 532개의 어휘가 발견되는 반면에, 제주어인 경우 그 4배에 달하는 2251개의 반복어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변이를 일으키는 문법 형태에서도 제주어는 서울어에 비하여 양과 질에서 압도적이다. 즉, 제주어에서는 74%가 자질(격음화, 경음화), 자음(두자음 첨가, 종성 자음 첨가, 자음 변화), 모음(전설음화, 고모음화), 그리고 음절 삽입을 통한 단순 및 복합 변이형을 갖는 반면, 서울어에서는 중첩어 중 43%만이 비교적 단순한 유형의 변이형을 갖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이형 중첩어는 주로 의성어 의태어에 나타난다. 표준대국어 사전에서는 의성어란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그대로 묘사하여 그 소리나 상태를 실제와 같이 표현하는 비유법으로 읽는 사람에게 실감을 주어 인상을 강하게 한다'라고 나타나 있으며, 의태어란 '어떤 모양이나 동작을 본떠서 흉내 냄'으로 설명되어 있다. 의성어의 예로는 '아삭아삭', '주룩주룩', '쌕쌕', '퍼덕퍼덕' 등이 있으며, 의태어의 예로는 '방긋방긋', '반짝반짝', '아장아장' 등이 있다. 종합하면, 의성의태어란 흉내말, 시늉말, 혹은 상징어로서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나 모양을 흉내 낸 말' 정도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형태론적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의성의태어의 중첩어는 입력형(input)과 출력형(output) 사이에, 혹은 출력형내의 어기(base)와 중첩사(reduplicant) 사이에 형태론, 음운론, 그리고 음성학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있고, 이 요소들이 대상 언어의 문법을 잘 드러내준다 (McCarthy & Prince, 1995). 중첩어에 대하여 범언어적으로 많은 언어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Marantz, 1982; MaCarthy & Prince, 1995; Boersma, 2000; Flemming, 1996; Balle, 2017), 한국어에서도 질적 양적으로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이희승, 1955; 이익섭, 1982; 채완 1986; 박동규 2000).
중첩어는 전 세계 언어의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는 강조를 하기 위하여 단어를 반복하거나 구, 혹은 문장을 반복하는 경우 매우 쉽고 강렬하게 그 의미가 강조되기 때문이다. 품사적으로 중첩어는 명사(예, 서울 서울), 동사(예, 달려라 달려), 부사(예, 살짝 살짝), 형용사(예, 둥글 둥글)등 의미를 지닌 단어들에 골고루 나타날 수 있으며, 언어적으로도 영어, 독일어, 중국어, 몽골어등 특정 어족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언어에서 보편적으로 출현한다. 이러한 범언어적으로 나타나는 중첩어는 입력형과 출력형 사이에, 혹은 출력형과 출력형 사이에 어기와 중첩사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완전 중첩어, 부분 중첩어, 그리고 유사 중첩어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세 유형은 제주 한국어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제주 한국어는 당연히 한국어의 한 지역어이기 때문에 이 언어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어에 나타나는 중첩어를 이해해야 한다. 본서는 제주 한국어에 나타나는 중첩 현상을 서울 한국어와 비교 관찰하고, 더 나아가 다른 타 언어들과 비교하면서 제주 한국어가 갖는 중첩 현상의 특색을 음성학적 음운론적 접근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제주 한국어 중첩어의 범언어적인 특징과 제주어만이 갖는 특징을 음운론적 음성학적 관점에서 기술하려고 한다.
본서의 구성을 살펴보면, 1장의 서론 부분에서는 중첩어 개념과 제주 한국어에 나타나는 중첩어 유형을 기술하였다. 이어서 2장에서는 제주 한국어의 의성·의태어 음상 강화형 중첩어의 특징을 변이형 위주로 완전 중첩어와 유사 중첩어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3장에서는 제주 한국어의 중첩어 형성 과정을 자음 교체와 모음 교체 위주로 살펴보았다. 덧붙여 유사 중첩어에서의 의미강화 현상을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중첩어 변이형의 음상 강화현상에 기여하는 음성학적 요소들을 자음과 모음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5장에서는 규칙과 최적성 이론을 적용하여 음운론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한 반복 부사어 중첩어들은 김영돈(1965, 1989), 현용준(1980), 현평효(1962; 1985), 강공택(1986), 제주도(2009), 송상순(2007)등과 본 연구자가 직접 채집한 음성 자료를 참고하였다.

출판사 서평

언어학의 한 분야의 음성학/음운론 전공자인 내가 제주 중첩어라는 다소 뜻밖의 주제로 책을 쓰게 된 데는, 2009년 1년간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박사후 과정 프로그램으로 방문했던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언어학과의 Kenstowich 교수님과의 만남이 다소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언어 운율에 대하여 능통한 교수님도 제주 방언에 대하여는 단지 '한국어의 한 방언'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고, 서울 한국어에 비하여 특별한 점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고향이 제주도라서 제주어는 서울 한국어와는 달리 독특하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는 당시 제주 방언 연구 결과들이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미흡함이 원인으로 여겨졌다.
박사후 과정을 통하여 나의 고향인 제주어 연구는 결국은 제주 사람의 몫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 이후 약 20여 년간에 걸친 제주어에 대한 본인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제주어를 표준어인 서울 한국어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언어들과 비교함으로써 독립된 위상을 가진 제주어를 음운론적 음성학적인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다루고자 하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흠을 보이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서술된 제주어에 대한 지식의 상당 부분은 논문이나 책으로만 이해된 바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낸 이유는 제주도는 한시라도 잊을 수 없는 몸과 마음의 고향이고, 출향인으로서 빚을 진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년을 몇 년 남겨둔 시점에 이 책은 언제나 잊을 수 없는 고향에 대한 빚 변제의 의미를 지닌다. 비록 고향을 떠올리면 성장 과정에서 경험했던 쓰디쓴 고통만이 떠오르지만, 그럼에도 고향이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곳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권의 책을 마무리하며 이제 나도 나름 고향을 위하여 기여를 했다는 자기 만족감이 크다. 이 책은 고스란히 어머니 延州 玄씨 仁生(1927~2017,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 님께 바친다. 여기에 수록된 상당한 수의 중첩어 자료 출처는 이 분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석한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양대학 교수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에서 학사학위를 취득 후, 중고교 교사를 하였다. 그 후 University of Wisconsin-Milwaukee의 Curriculum and Instruction(영어 교육 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음성학/음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언어학과에서 박사후 과정을 이수하였다. 서울대학교 연구 교수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양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제2 언어 습득, 응용 언어학, 그리고 제주 한국어 음운 형성이며, 박사학위 취득 이후 현재까지 70여 편의 연구 논문과 5편의 저서를 발표하였다. 2022년 저자의 저서 ‘영어와 한국어 유창성 이해 및 평가’(신아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세종도서(학술부문)로 선정되었다. 더불어 2022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학습자 발음 발달 종단 연구’가 대한언어학회에서 우수논문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