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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

배리 존스버그 지음 | 천미나 옮김
나무생각

2024년 05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5월 15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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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28MB)
ISBN 979116218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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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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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을 제외한 인류 대다수가 거리를 떠돌았지만,
애쉬와 에이든에게는 문제 될 게 전혀 없었다.
최상위 계급인 특권층의 자녀로 태어났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통째로 뒤집혔다.
말 잘 듣던 쌍둥이 동생 에이든도 이상해졌다.
“내가 과연 에이든을 구할 수 있을까?”
애쉬는 그 어느 때보다 용기를 내야 했다.
남매는 서로를 지켜 줘야 하는 법이니까.


[Review]
▶사회적 의식이 있는 10대라면 이 책의 주제들로 매우 흥미로운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든과 애쉬가 나누는 깊은 유대감을 통해 독자들은 무너져 가는 세상에서도 희망을 만날 수 있다.
6년 전

현재

1. 등교 첫날
2. 무단 외출
3. 죄책감
4. 발표 시간
5. 내가 이기적이라고?
6. 뜻밖의 사고
7. 집에 돌아온 에이든
8. 에이든, 무슨 생각 해?
9. 보안 장치
10. 변화
11. 빅토리아 공원
12. 통제 불능
13. 드러난 진실
14. 인간 vs AI
15. 마지막 면회
16. 탈출 작전
17. 담 밖에 있는 세상
18. 넌 여전히 내 동생이야
19. 3개월 후

엄마가 말했다.
“남매란 그런 거야. 가족이란 그런 거고. 얘들아, 옛말에 이런 말이 있어. 형제자매란 넘어지면 서로 붙잡아 주기 위해 있는 거라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말이야. 반드시 화재처럼 거창한 사건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한 사람이 슬픈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아니면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잖아. 그럴 땐 다른 한 사람이 언제든 옆에서 도와줘야 하는 거야. 언제든! 엄마가 말한 책임이라는 게 바로 그런 거야. 에이든, 넌 애슐리가 넘어지면 붙잡아 줄 수 있게 언제든 애슐리 옆을 지켜야 해.” -본문 11쪽에서

에이든의 근육이 긴장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공격할 태세였다. 제일 가까운 사내아이부터 달려들어 주먹질을 시작하겠지. 수적으로 열세라는 사실도, 이 아이들이 자신을 죽도록 팰 거라는 사실도 에이든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에이든은 겁을 먹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조차 결코 겁이라곤 모르는 아이였다. 에이든이 말했다.
“우리 누나 건드리면 너희들은 내 손에 죽어.”
에이든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어조도, 그 어떤 위협감도 없었다. 마치 하나의 사실을 진술하는 느낌이랄까. 오늘 기온은 45도까지 오르겠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섬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대륙입니다. 우리 누나를 건드리면 너희들은 내 손에 죽어. 그런 말투가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한 아이는 뒷걸음질을 치기도 했다. -본문 38~39쪽에서

겁에 질리고 상처 난 얼굴. 우리 둘의 눈이 마주쳤고 에이든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겠다. 물살이 거칠게 일었고 그 소리에 귀가 먹먹해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에이든을 부여잡은 손에 점점 힘이 풀렸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세찬 물살이 우리를 갈라놓았고 에이든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데도 소리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에이든은 그렇게 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에이든이 있던 그 자리에 휘몰아치는 급류와 절망만이 남았다. 나는 눈을 감고 비명을 질렀지만 세상이 그 소리를 삼켜 버렸다. -본문 104쪽에서

에이든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오래전에 엄마가 우리한테 가르쳤던 교훈 기억나? 남매는 누구 하나가 넘어지면 서로를 붙잡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라고.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때부터 난 그걸 내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로 삼았어. 너를 돌봐 주고, 너에게 눈곱만큼이라도 나쁜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 나에 대해,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말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
에이든이 한 말을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서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다. 에이든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 기회가 전혀 없었다. 나는 여태껏 에이든의 성장을 방해하며 에이든이 발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난 네가 날 지켜 주는 게 좋았던 것 같아. 안전하다고 느꼈어.”
내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고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에이든이 말했다.
“난 앞으로도 널 지켜 줄 거야, 애쉬.”
에이든이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본문 183~184쪽에서

“13년 전 엄마는 예쁜 딸을 낳았고 애슐리라는 이름을 지어 줬어. 그런데 그 애슐리는 외동딸이 되리라는 걸 알았지. 애슐리는 외동딸이 될 수밖에 없었어. 너를 낳자마자 불임 수술을 받았으니까. 너를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너의 얼굴을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내가 유전적 사고로 쌍둥이를 갖게 되었다면 너에겐 너를 보살피고 지켜 줄 남동생이 생겼을 텐데. 만약 엄마, 아빠가 죽으면 애슐리는 어떻게 될까? 너는 혼자가 될 거고 냉혹하고 위험한 세상에서 홀로 커야만 해. 너에게 남동생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 것도 바로 그때야. 그 남동생은 너를 사랑하고 너를 보호하고 필요하다면 너를 위해 죽는 것도 학습하게 될 테니까.” -본문 230쪽에서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기계 vs 인간을 해칠 수 있는 기계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최첨단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관심은 현시점에서도 매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심지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고 인간처럼 감정을 가진 로봇이 나타난다면 새로운 인류의 출현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반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적으로 판단하고 공격하는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실현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1818년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얽힌 지속적인 윤리적 딜레마에 그 기원을 두고 탄생한 소설과 영화도 부지기수다.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 2004년 윌 스미스가 출연한 〈아이, 로봇〉이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은 것도 벌써 20여 년 전이다. 그때보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을 배경으로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기계’와 ‘인간을 해칠 수 있는 기계’를 두고 논쟁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베스트셀러 작가가 쓴 배리 존스버그의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에는 유전자형 복제인간이 아니라 로봇형 복제인간이 등장한다. 자원고갈 등으로 산아 제한이 실시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특권층으로서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애쉬의 엄마가 딸을 위해 쌍둥이 동생을 만든 것이다. 소설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통해 가까운 미래 세계를 묘사하지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근시일 내에 인류 모두에게 가능한 현실로 닥칠 문제임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나아가 이 소설은 우리를 그 세계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방관자적 시각에서 변화된 시각으로 우리 자신의 삶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소설의 주제가 흥미롭고 속도감이 뛰어나서 끝까지 단숨에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복제인간 이야기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함으로써 도시가 물에 잠기고, 잦은 사이클론으로 전기 공급도 차단된 미래. 자원들은 고갈되고, 일부 선진국들은 자원을 아끼고자 산아 제한과 육류 섭취 제한을 실시한다. 부와 권력을 가진 1%의 특권층은 최첨단 보호 시스템 안에서 부족함 없이 지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담 밖으로 밀려나 거리의 부랑자가 되고, 추위와 굶주림, 질병에 시달리고, 생명을 수시로 위협받는다.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의 배경이다. 과학이 발달한 미래 사회에 우리 모두는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살 것이라 낙관하지만, 지금보다 더욱 혹독한 환경 속에서 과연 그러한 안락함이 모두에게 고루 주어질 것인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산아 제한 사회에서 운 좋게 쌍둥이로 태어난 애쉬와 에이든은 부모 잘 만난 행운아들이다. 과학자인 엄마 덕분에 수영장과 도서관, 미디어실 등이 있는 대저택에서 살고, 특권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잔디 깔고 들어갈 정도다. 시드니 거리에서 수백만 사람이 쓰러져 죽어도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특권층의 자녀는 그런 일에는 신경 쓸 일도 없고, 솔직히 알지도 못했으니까.
그런데 캠프에서 만난 갑작스런 돌풍이 애쉬와 에이든의 세계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같은 쌍둥이지만 범생이 에이든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다소 이기적인 애쉬 바라기 그 자체였다. 애쉬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었고, 애쉬의 결정이라면 순종적으로 따랐다. 마치 애쉬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캠프에서 돌풍을 만나 급류에 휘말린 애쉬를 구하다 머리를 다친 에이든이 병원에 다녀온 뒤 확실히 이상해졌다. 에이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동안 숨겨 왔던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자신만 생각했던 애쉬는 이제 하나뿐인 동생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야 했다. 엄마는 ‘그것’이 애쉬를 해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당장 작동을 멈추어야 한다고 하지만, 애쉬에게 에이든은 여전히 넘어지면 일으켜 줘야 하는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이기적인 인간 vs 이타적인 기계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는 환경 파괴로 인한 자원 고갈 문제, 자본주의의 불공정한 배분 문제 등에 따른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사회를 이야기 곳곳에 배경으로 설정해 두었지만, 무엇보다 두드러진 주제는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다. 애쉬의 엄마는 과학자이자 복제 찬성론자이며, 자본주의자의 전형이다. 부의 상속과 더불어 딸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하여 에이든을 창조했고, 그것이 딸을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자본을 보태서 출발선상의 유리함을 안겨 주는 행위 역시 ‘정당한 권리’이고,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고 여겼다.
반면, 애쉬를 위해 존재하도록 창조된 에이든은 머릿속 제어장치가 망가지면서 과연 애쉬를 진정으로 보호하고 아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애쉬가 진실을 알고 더 단단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엄마, 이거 아세요? 엄마를 보고 에이든을 보면 난 누가 기계인지 알 것 같아요.”
자만심에 가득 차 있는 엄마를 향한 애쉬의 신랄한 표현이야말로 저자의 숨겨진 속마음이 아닐까? 기계가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말하기 이전에 인간이 기계보다 더 차갑고 이기적인 존재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일까? 이야기 후반에 자신의 몸에서 벗어나 하늘을 유영하는 에이든의 말이 더 인간적이고 희망적으로 가슴에 와닿는다.

“너를 구하는 게 곧 인류 전체를 구하는 일이라면, 뭐, 내가 한번 해 볼게… 미래는 밝아. 왜냐하면 내가 미래를 밝게 만들 거고, 난 그렇게 할 수가 있으니까. 빈곤도, 불필요한 죽음도, 식량 부족도 없을 거고, 인류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에게 적합한 기후가 될 거야. 나를 믿어, 누나. 살아 있다는 게 신나는 시간이 될 테니까.”

작가정보

영국 리버풀대학에서 영어와 심리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9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기 전까지 체셔주 크루에서 대학 강사로 일했다. 지역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으나 지금은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다윈에서 아내 니타와 이상한 개 조로와 함께 살고 있다.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쓴 여러 작품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 중국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호주아동도서협의회(CBCA) 베스트도서상, 퀸즐랜드 프리미어 청소년 도서상, 골드잉키상, 호주어린이평화문학상,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내 친구 키포와 투견 선생님 이야기》 《칼마》 《꿈의 지배자》 《이곳에 있다는 것》 《내 인생의 알파벳》 《나만 들을 수 있는 노래》 등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구례에 살며 어린이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포니》 《파란색을 볼 때》 《김주니를 찾아서》 《어둠을 걷는 아이들》 《원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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