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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일하고 어디로든 떠난다

성훤 지음
키효북스

2024년 05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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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21.94MB)
ISBN 9791191477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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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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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나이게 맞이한 엄마의 죽음, 10년 뒤 또 아빠의 죽음. 저자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 짧다는 걸 알아버렸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마흔을 앞두고, 저자는 작은 파티션 너머의 세계를 훔쳐보기로 결심한다. 스스로 견고하게 쌓아올린 벽을 무너트리며 배낭을 짊어졌다.

무작정 떠난 긴 여행은 방향 없이 걷는 인생과 같았다. 그러다 몽골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낙타를 타고 실크로드를 건너겠다는 남자의 한 마디에 정처 없이 걷던 여행이 인생의 방향을 찾는 여정으로 분했다. 수행자를 닮은 저자의 여행은 독자에게 많은 것을 묻는다. 삶의 가치와 죽음, 사랑과 이해, 다양성과 그름, 시간과 돈, 일과 장소까지.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인생에 한계점은 없다고. 그저 방향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고개를 들고 삶을 환기하고 싶은 독자들은 그녀의 여행에 함께 몸을 실어보기를 권한다.

“죽고 난 뒤가 아니라 함께 살면서 그리워하고 서로에게 따듯한 사람이어야 한다.
우린 더 많이 웃을 일을 만들어 내야하며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스스로에겐 쉴 시간을 줘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것뿐이었다.”
프롤로그. 어디서든 일하고 어디로든 떠난다

첫번째 직장 - 인도 림빅, 명상하듯 일하세요

1-1) 낙타를 타고 실크로드를
건너겠다던 어떤남자
1-2) 우리의 첫 트래블 이력서
1-3) 사원을 보수하는 요리사
1-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1-5) 쓰례기, 여행자, 세계평화

두번째 직장 - 인도 사막, 낙타들은 어디에 있어요?

2-1) 사우나 생존 서바이벌
2-2) 수드라를 기대하신 걸까요?

세번째 직장 - 네팔 박타푸르, 탱화를 그리는 예술가

3-1) 옛 도시의 예술가
3-2) 신과 함께 있을 그대에게
3-3) 책에 나오지 않은 어떤 것

네번째 직장 - 이집트 다합, 길상이의 재발견

4-1) 친구 길상이 바이바이 두바이
4-2) 바다의 남자
4-3) 여행, 가끔 천직을 찾기도 하는 것

다섯번째 직장 - 케냐 음팡가노, 우리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5-1) 아프리카 작은 섬의 무승구
5-2) 더 오래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
5-3) 사람들은 이곳을 코리아 하우스라고 불러요

여섯번째 직장 - 레바논 베이투르, 다림질보다 뜨거운 열기

6-1) 냉탕과 열정사이
6-2) 내일의 역사 시험 대신 오늘의 역사를!

일곱번째 직장 - 키프로스 공화국, 귀농 체험판

7-1) 둘로 쪼개진 나라의 올리브 농장
7-2) 아무것도 우리의 열정을 막지 못해

여덟번째 직장 - 터키 이스탄불, 어서오세요. 여행가이드와 민박집 주인입니다

8-1) 한 번 살아봐도 될까요?
8-2) 이번 일도 할 수 있습니다.
8-3) 낯을 가리는 호스트
8-4) 954,22896

아홉번째 직장 - 한국 부산, 새벽을 꽃으로 여는 중입니다

9-1) 돌고 돌아 제자리, 꽃수저

N번째 직장을 찾는 곳
-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 워크어웨이

에필로그. 끝맺음, 여전히 나는 계속 흔들리며

ㆍ우리는 우리가 태어날 곳을 정할 수는 없다. 사실 처음부터 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하니 이제 내가 살 곳쯤은 정할 수 있었다. 꼭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정착할 필요가 없었는데 내가 지금껏 너무 어렵게, 혹은 너무 쉽게 주어진 것으로만 선택하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어디에서든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해볼 선택지를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일하며 아낀 돈으로 세계여행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목적은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자유로운 여행 속에서 원하는 일을 가질 수도 있었고 살고 싶은 곳을 결정할 수도 있었다. 정해진 답은 없었다. 잘못된 길은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냉탕과 열정사이 p.162

ㆍ“명상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페인트 칠하는 이 순간만 생각하는 거예요.” 나는 세상 단순한 사람인데도 생각을 비워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으로 번져나가는데 댐 속에 갇힌 물이 터져나가듯 망상들은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현대인이 피곤한 이유였다. 우린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다.
-사원을 보수하는 요리사 p.30

ㆍ우리에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대신 안 좋은 결과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했다. 다음 기회가 또 있으니 말이다. 사실 아무도 완벽한 나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걸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며, 스스로 좋은 결과에 얽매어 힘들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이들과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여 줬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p.43

ㆍ탱화를 그리며 엄마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내가 신을 가까이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니 신과 함께 있을 엄마가 자연스레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물감이 뭍은 붓을 잡으며 탱화에 몰입할수록 세상 먼 곳까지 여행을 하고 싶었던 엄마와 붓을 맞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건 엄마도 네팔에 있다는 것이었다. 물은 세상 어디든 흐를 수 있었고 하늘을 떠다니다 다시 땅으로 오게 되니 박타푸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캔버스 사이로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죽음은 삶을 빛나게 한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시간의 소중함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틋함도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의 부재는 나를 외롭게 했다. 제일 외로운 순간은 궁금한 것을 물어볼 곳이 없을 때였다. 사회에 나와 질문할 것은 너무 많은데 답을 줄 어른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 부모의 죽음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부재는 몸소 남긴 큰 가르침이기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빛나고 감사한 것인지를 어린 나이에 깨닫게 했다.
-신과 함께 있을 그대에게 p.87

ㆍ목적지를 향해 모든 불편함과 낯섦을 감수하고 길 위에 서서 앞으로 나가야 했다. 맞닥뜨리는 문제들이나 고난들을 뛰어넘을 때, 갖가지 모양으로 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나는 계속 배우고 있다고 느꼈다. 책으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불편함과 고행을 업으로 삼는 여행자이자 수행자가 되는 것이 즐거웠다. 매일 깨어 있었다. 집을 떠나 길 위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우리는 무한히 반복되는 이 과정으로 내가 스스로 오롯이 살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에 나오지 않는 어떤 것 p.96

ㆍ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도중 문자를 받았다. 설마 했던 여행사에서 1차 합격의 문자가 왔다. 직장생활을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김칫국을 마시고는 긴장이 되어 밤새 잠을 설쳤다. 다음날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30분 동안 면접을 보고 나니 왠지 진짜 합격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가이드가 될 수도 있다니? 마음이 들떴다. 정말 터키에 살게 되는 것일까? “우리 정말 이스탄불에서 살아 볼까?!”
-한 번 살아봐도 될까요? p.200

ㆍ일을 하며 세계여행을 하는 이야기가 조금은 고생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정작 우리에게는 고생이었기보다 내가 경험할 수 있었던 엄청난 행운이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이라는 말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림빅의 사원을 내려오면서 더 많은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던 그 변화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두려움에도 한발 나아가는 용기, 좌절을 딛고 일어설 줄 아는 단단한 마음, 또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의지,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믿음 같은 것들 말이다. 한국, 내가 사는 한곳에 머물러서는 절대 알 수 없는, 해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가치들이었다.
-끝맺음, 여전히 나는 계속 흔들리며 p.247

작가정보

저자(글) 성훤

보름이 가까운 날 태어나 달처럼 훤하게 살으라는 낭만적 이름을 가졌다.

중국어로 밥벌이를 하며 직장인으로 10년을 살았다. 하지만 울타리안의 정착민보다 자유로운 수렵채집인이 되길 늘 꿈꿨다. 그러니 세계여행은 내 인생의 과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이 3년쯤 접어 들자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졌다. 터키에서 취직을 하고 쉐어하우스도 오픈했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코로나라는 세계재난으로 모국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부산에서 꽃집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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