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메아 시장
2024년 04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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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28850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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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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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크레스포 : 명예가 짓밟혔는데
살아 있는 게 무슨 소용이냐?
아, 칼만 있ᄋᅠᆻ어도!
말없는 운명이여, 이제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어떤 방법을 써도 위험한 일뿐이로구나.
120쪽
한 농촌 마을에 군대가 주둔하게 된다. 농부 크레스포는 대위 일행을 집에 맞으면서 장성한 딸 이사벨을 숨긴다. 군인들에게 딸이 희롱당하고 명예가 실추될 것을 염려해서다. 우려가 현실이 되자 크레스포는 시장에 부임한 뒤 대위를 처형해 복수한다.
17세기 스페인에서 사랑은 코메디아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칼데론은 사랑을 좀 다른 양상으로 그려 낸다. 아름답거나 애틋함과는 거리가 먼, 욕정이 빚어내는 폭력의 양상이다. 무엇이든 해결하는 전지전능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라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의 또 다른 모습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황금세기 다른 극문학과 차별화된다.
칼데론은 이 작품에서 사랑과 더불어 정의와 명예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민중을 대표하는 크레스포 시장과 대위를 비롯해 귀족 계급 출신 군인 간 충돌은 작품의 가장 중요한 대립점이다. 16-17세기에 스페인은 많은 전쟁을 겪었다. 이때 군대가 시골 마을을 지나는 일이 빈번했는데, 공권력 남용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며 민중에 고통을 안겨 주었다. 칼데론의 《살라메아 시장》에는 그런 슬픈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데, 특히 이사벨 납치 및 성폭행 사건으로 구체화된다. 크레스포는 시장에 취임한 뒤 자신의 권리를 내세워 대위를 처벌함으로써 정의를 바로세우고자 한다. 실상 당시 민선 시장에겐 귀족 장교에 대한 재판권이 없었으므로 이는 오히려 법적 정의를 거스르는 게 된다. 비슷한 시기, 평민에 대한 귀족의 폭력을 다룬 작품들은 더 있었다. 대부분 민중이 승리하는 결말을 취하며 반체제 입장을 드러낸다. 이와 달리 《살라메아 시장》에서 크레스포는 왕에게 판결의 정당성을 인정받음으로써 기존 계급 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목표을 이룬다.
“명예는 영혼의 자산입니다. 오직 신만이 처분할 수 있는 것이지요”
크레스포의 이 말은 신이 부여한 인간 존엄은 계급 질서를 초월해 지켜져야 하는 것임을 피력하고 있다. 에드윈 호니그의 표현대로 “독재적인 억압에 대해 목가적인 도덕의 승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칼데론 데 라 바르카
(Pedro Calderó́n de la Barca, 1600∼1681)
1600년 1월 17일 하급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귀족이었으며 펠리페 2세와 펠리페 3세의 재정고문관의 비서였다. 어머니는 플랑드르 귀족 출신의 후손이었다. 그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부유하지는 않았다. 1608년 마드리드의 예수회 제단 학교에 입학해 1613년까지 철학, 수학, 역사, 라틴어, 그리스어 등을 배웠고, 훗날 그의 작품에 깊이 각인될 예수회 정신을 체득한다. 1614년 알칼라 데 에나레스 대학에서 논리학과 수사학을 공부했으며, 1615년부터 살라망카 대학에서 법학과 철학, 지리, 정치 등을 공부하고 교회 법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때 공부한 것이 훗날 칼데론이 극작 활동을 하면서 작품 세계를 심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1610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계모 후아나 프레일레(Juana Freyle)의 모진 구박을 견뎌야만 했는데, 1615년에는 아버지마저 사망했다. 어려서부터 문학과 연극에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로 무대에서 공연된 작품은 《사랑, 명예, 권력(Amor, honor y poder)》으로, 1623년 6월 29일 마드리드에서 후안 아카시오 베르날(Juan Acasio Bernal) 극단에 의해 공연되었다. 군 복무 중이던 1625년 《위대한 세노비아(La gran Cenobia)》가 공연되고 이어서 《브레다 포위》, 《시장 스스로가(El alcade de sí mismo)》, 《선과 악에 대해 알기(Saber del mal y del bien)》 등이 공연되면서 극작가로서 칼데론의 명성은 높아졌다. 1630년 칼데론은 본격적으로 성공적인 극작가의 길을 걷게 되는데, 특히 《아폴로의 월계관(El laurel de Apolo)》으로 로페 데 베가의 인정을 받게 된다. 이후 1650년까지 칼데론은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속극을 많이 썼다. 이 시기에 쓰인 대표적인 작품들로 《요정 부인(La dama duende)》, 《문이 두 개인 집은 지키기 어려워(Casa con dos puertas, mala es de guardar)》, 《사랑을 조롱해서는 안 돼(No hay burlas con el amor)》, 《지조 깊은 왕자(El príncipe constante)》, 《경이로운 마법사(El mágico prodigioso)》, 《자신의 명예를 고치는 의사(El médico de su honra)》, 《살라메아 시장(El alcalde de Zalamea)》, 《세 가지 불가사의(Los tres mayores prodigiosos)》, 《은밀한 모욕에는 은밀한 복수를(A secreto agravio, secreta venganza)》 등이 있으며, 칼데론의 가장 훌륭한 작품인 《인생은 꿈(La vida es sueño)》도 1630년대에 쓰인다.
칼데론은 성찬신비극(El Auto Sacramental)이라는 종교극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세상이라는 거대한 연극(El gran teatro del mundo)》, 《인생은 꿈》(성찬신비극), 《성스러운 오르페오(El divino Orfeo)》 등의 대표적인 성찬신비극을 썼다. 1640년대부터 칼데론의 극작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1680년에는 마지막 희곡 《레오니도와 마르피사의 운명과 명찰(Hado y divisa de Leonido y Marfisa)》을 쓴다. 궁정 기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왕궁에서 먼저 상연된 뒤 대중을 위한 코랄에서의 공연이 21일이나 지속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을 썼다. 1681년 성체절을 위한 성찬신비극 《이사야의 양(El cordero de Isaias)》을 쓰고, 《신성한 필로테아(La divina Filotea)》를 절반만 완성한 채, 유언을 써 놓은 지 닷새 만인 1681년 5월 25일 사망한다.
김선욱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국립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연극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스페인과 중남미 연극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연극을 번역하고 무대에 올리는 한편 드라마투르그(문학 감독)와 연극 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공연 예술≫(공저),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등과 역서로 ≪누만시아≫, ≪살라메아 시장≫, ≪푸엔테오베후나≫, ≪죽음 혹은 아님≫ 등 다수가 있다. 논문으로는 <연극사 각 시대별 연기 양식 비교 연구 : 음악적 대사의 연극적 재현의 역사>, <르네상스와 바로크 과도기 시기 스페인 연극의 관객 : 또레스 나아로를 중심으로>,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연극과 연극 축제> 등과 평론으로 <젊은 작가와 극단의 재기발랄한 놀이 : 극단 이상한 앨리스의 변기 속 세상>, <사회적 폭력에서 잉태된 개인의 폭력, 그리고 그 치유에 대한 희망 : ‘주인이 오셨다’의 텍스트 구조와 의미>, <‘마호로바’의 미덕 : 그 구조와 연기 앙상블> 등 다수가 있다. 이외에도 <번역극의 드라마투르그 임무와 역할>과 같은 연극과 관련한 많은 문화 칼럼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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