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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아나로 가는 길

로버트 바이런 지음 | 민태혜 옮김
생각의힘

2024년 04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4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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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73.11MB)
ISBN 9791193166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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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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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아나로 가는 길》은 영국의 건축 비평가, 역사학자이자 여행 작가인 로버트 바이런의 여행서다. 1933년 8월 베네치아에서 시작해 키프로스,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를 거쳐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고 1934년 7월 영국으로 돌아오는 10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의 모험과 여정을 기록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일기를 넘어, 수천 년간 해당 지역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수많은 제국의 역사, 그들이 이룬 위대한 건축과 예술, 그리고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이어온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19세기 말부터 이어진 이 지역을 둘러싼 서구 열강의 치열한 파워 게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복잡한 국제 정세에 대한 비판과 냉소, 그 정치적 격랑 속에서 근대화와 독립을 쟁취하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민족주의에 대한 연민과 비판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그는 자신이 본 위대한 건축과 자연 풍광을 글로 그림처럼 그려낸다. 그의 글은 다채로운 색과 문양이 되고 화려한 모스크가 되고 험준한 산과 모래 들판이 된다. 그의 여행기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날짜에 따라 순서대로 기록하는 전통적인 일기 형식의 여행기에서 벗어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들려주듯 유쾌하게 자신의 모험담을 써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여행기를 읽으면서 하늘에 닿을 듯 솟아오른 눈 덮인 산을 넘고, 깎아지른 듯한 협곡을 건너고, 메마른 모래 평원과 대초원을 지나면서 꿈의 땅 옥시아나를 찾아가는 저자의 모험에 동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비로운 페르시아와 이슬람 문명이 우리 눈앞에 놀랍도록 선명하게 펼쳐지는 장관을 만나게 된다.
1부
베네치아
키프로스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

2부
페르시아

3부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페르시아

4부
페르시아

5부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인도
영국

1부

그야말로 영국 외교 정책의 배신의 시대를 알리는 또 다른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이런 일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의심할 여지없이 아시리아인들은 아주 다루기 힘들다. 그러나 마르 시문이 지적한 점은 영국 당국이 이라크인의 의도를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이 있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 니코시아, 8월 31일

‘여행가voyageur’라는 말조차 구식 표현이라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단어에는 칭찬의 뉘앙스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고로 여행자란 지식을 찾아 떠나는 사람이며, 현지인들은 자신들의 지역적 관심사로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유럽에서 이러한 상호 감사의 태도가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다. 유럽에서 ‘관광객’은 이제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그저 풍경의 일부일 뿐이며 열 명 중 아홉 명은 여행 비용 외에 지출할 돈도 거의 없다. 그러나 여기서 관광객은 여전히 이례적인 존재다.
─ 다마스쿠스, 9월 18일
2부

12세기 셀주크 왕조의 묘인 굼바드 이 알라비얀Gumbad-i Alaviyan을 방문했다. 건물 외벽의 채색되지 않은 스투코 패널은 부풀리고 구멍을 뚫어 만든 식물 문양으로 풍성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베르사유 궁전 버금가게 격식을 갖추고 풍요로운, 아마도 그들의 경제력을 고려하면 더 풍요로운 곳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부 대신 끌과 석고 덩어리로 이루어 낸 화려함이기 때문에,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이미 눈부시다. 이것은 마침내 이슬람 예술에 관한 한 알람브라와 타지마할의 맛을 잊게 한다.
─ 테헤란, 10월 2일

아크 불라그는 지대가 높고 상당히 개방된 곳이다. 몸을 피할 곳이라고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다. 쌍둥이 봉우리 뒤로 해가 저물고 있다. 창문도 없는 지저분한 방에서 랜턴 불빛을 비추며 벼룩에 물려 열에 시달리는 크리스토퍼를 찬물로 닦아 주었다. 사실 일부 물린 자리는 피부가 벗겨져 쓰라려서 다른 소독제 대신 위스키를 뿌려 주었다.
─ 아크 불라그, 10월 20일

3부

트럭 한 대가 아이들 옷을 싣고 마조리뱅크스보다 하루 앞서 도착했다. 다음 날 아침, 학생들은 프랑스 유치원 원아처럼 차려입고 학교에 모였다. 차를 몰고 가던 군주가 차를 세웠다. 아이들의 옷이 후졌다는 이유로 교장을 해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차를 몰고 가 버렸다. 하지만 아이들의 옷을 다 벗겨 다시 트럭에 마구 실어 마조리뱅크스가 시찰할 다음 장소로 보내는 것보다 앞서 도착하지는 못했다. 페르시아는 여전히 하지 바바의 나라다.
─ 메셰드, 11월 17일

갑자기 길은 거대한 굴뚝 숲으로 들어섰고,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굴뚝의 검은 윤곽선이 별빛을 받아 모였다 흩어졌다 했다. 잠시 나는 어리둥절했다. 저 거대한 굴뚝 몸체 때문에 작아 보이는, 멜론 껍질처럼 기묘하게 이랑이 진 부서진 돔의 실루엣이 나타날 때까지 나는 공장이 아닌 이 세상의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전 세계에 이런 돔은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사마르칸트에 있는 타메를란 무덤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저 굴뚝들은 미너렛이어야 한다. 나는 크리스마스이브의 어린아이처럼 아침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 헤라트, 11월 22일

산을 넘어 바미안으로 가는 길목에는 하리강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동쪽으로 넓은 마카담 도로가 뻗어 있다. 하지만 아직 그곳에 도착하지는 못했다. 이 길을 따라 20킬로미터를 내려가 팔라 핀 마을에서 우리는 북쪽으로 난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라 투르키스탄, 라 투르키스탄.” 승객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투르키스탄으로 가는 길! 어찌나 좋게 들렸는지 꿈만 같았다.
─ 카로크, 11월 28일

마침내 우리는 계곡을 빠져나왔다. 협곡의 강 건너편에 있는 축축한 노란색의 고지대는 하얀 눈이 줄무늬처럼 쌓여 있고, 그 위로 납빛 구름이 파란 잉크색 모자를 쓰고 있는 산까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양 떼를 몰고 가는 하얀 옷을 입은 양치기와 멀리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대자연의 거대한 푸대접에도 개의치 않는 인간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 헤라트, 12월 8일

4부

이러한 외무부의 개입으로 수백 파운드의 전보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나아가 이전 장관들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영국에 대해 페르시아인들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강박관념, 즉 페르시아의 무례한 언동이 런던을 공포에 떨게 하고 영국 외무부는 언론 통제를 일삼는다는 믿음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영국인의 선의라는 이 지옥 속에서 페르시아인들은 존엄성을 모욕하는 작은 움직임에도 지치지 않고 반응한다. 감사하게도 내 추천서를 써 준 사람은 미국인이다.
─ 테헤란, 1월 15일

페르시아 여행의 시작은 대수 방정식과 비슷하다. 답이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 우리는 페르시아 여행을 위해 어제 하루를 전부 쏟아부었고 오늘 아침 6시에 출발했다. 하지만 그 이후 온종일 기병대와 말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 카바르, 2월 20일

몇 달을 돌아다녀도 끝내지 못할 정도였다. 11세기부터 건축가와 장인들은 도시의 운명, 취향의 변화, 정부, 신앙을 기록해 왔다. 건물들은 이러한 지역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념물의 매력이며, 대부분의 구시가지가 갖는 매력이다. 그러나 그중 몇몇은 독립적으로 예술의 정점을 보여 준다. 이스파한은 아테네나 로마처럼 인류에게 공통된 신선함을 선사하는 희귀한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 이스파한, 3월 18일


5부

다시 찾아온 추억이 깃든 호라산 길! 봄이 왔음에도 고원 가장자리를 넘어 카스피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고개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보라 아래에서 특별한 변화가 일어났다. 5분 뒤, 우리는 돌과 진흙과 모래의 세계 그리고 다마스쿠스 이후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가뭄에서 벗어나 나무와 나뭇잎, 습기가 가득한 세계로 들어섰다. 그곳의 언덕은 덤불 옷을 입었고, 덤불은 나무로 자라났으며, 눈이 그치자 나무들은 아치형 천장이 하늘을 가리듯 잎이 무성한 맨살을 드러낸 줄기가 모인 빛나는 숲이 되었다. 고원이 주었던 압박감이 홀연 사라졌다. 바람이 휩쓸고 가는 피할 곳 없는 사막과 위협적인 산, 다 허물어져 가는 마을이 영혼에 어떤 형벌을 부과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안도감은 사실 육체적인 것이다. 우리 몸은 중력의 변화를 겪으며 정상적인 활기를 되찾아 가는 것 같았다.
─ 샤히, 4월 22일

배가 하구를 빠져나가면 광활한 바다를 만나듯, 갑자기 대초원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탁 트인 눈부신 녹색 바다. 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이었다. 에메랄드, 비취 혹은 공작석, 벵골 정글의 거친 짙은 녹색, 아일랜드의 슬프게 서늘한 녹색, 지중해 포도밭 잎사귀의 녹색, 영국의 여름날 너도밤나무에 무성하게 피어난 녹색 등 다른 수많은 초록색에서는 일부 파란색이나 노란색이 다른 색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다른 색을 분리해 낼 수 없는, 순수한 녹색의 정수, 생명 그 자체의 색이었다. 태양은 따뜻했고 종달새는 하늘 위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우리 뒤로는 숲이 우거진 엘부르즈의 안개 자욱한 알프스의 푸른빛이 피어올랐고, 우리 앞에는 빛나는 신록이 땅끝까지 펼쳐져 있었다.
─ 굼바드 이 카부스, 4월 24일

이 미너렛이 굼바드 이 카부스와 같은 세기에 지어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흥미롭다. 각각의 미너렛 모두 기념비적이며 과시의 갈채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쪽의 화려함과 다른 한쪽의 단순함 간의 차이는 당시 페르시아 건축에서 두 개의 각각 다른 아이디어가 작용했음을 보여 준다. 그 뒤를 이은 셀주크 건축은 이러한 두 가지 아이디어의 결실이었으며, 두 아이디어의 천재성을 계승하여 장식과 구조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 냈다.
─ 가즈니, 6월 15일

그는 “여기와 마자르 사이의 땅은 다 말라서 황량하지만 지훈이 가까워지면 다시 푸르러집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옥수스강을 지훈이라고 부르면서 우리가 그 강을 아무다리야라고 부르는 것은 알지 못했다. 그는 안드코이에 우리의 숙소를 잡으라고 지시를 내렸다. 안드코이는 아직 3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 안드코이, 5월 25일

1930년대, 양차 대전 사이에 유럽 강대국의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불안한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을 가다

193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잉태되던 시기다. 들불처럼 번져가던 공산주의, 냉정한 자본주의, 독일에서 히틀러의 등장과 집권, 미국발 대공황으로 세계가 소용돌이치던 시기였다. 그 불안과 암울함의 시기에 로버트 바이런은 서구 열강의 첨예한 주도권 경쟁의 전장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탐험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저자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나 감상을 넘어 역사와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식견을 바탕으로,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일어나는 여러 정치적 격동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기록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이 지역을 둘러싼 강대국들이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국가를 분할하고 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신랄하고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영국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후 이라크 정부가 아시리아인에 대한 학살을 자행할 때, 영국 정부가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던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그야말로 영국 외교 정책의 배신의 시대를 알리는 또 다른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이런 일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의심할 여지없이 아시리아인들은 아주 다루기 힘들다. 그러나 마르 시문이 지적한 점은 영국 당국이 이라크인의 의도를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이 있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 니코시아, 8월 31일

저자는 보고 싶던 옥수스강을 끝내 보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이루는 이 강은 영국과 러시아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민감하게 여기는 곳이었다. 영국과 러시아의 패권 경쟁 속에서 아프간 정부가 이 강에 대한 접근을 허락할 권한마저 갖지 못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는 불합리한 정책이나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공사관 내부에서는 카불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에게 인도 경유 비자를 거부한 것은 어리석다는 의견에 모두 동의한다. 심지어 국경의 젤랄라바드까지 가는 경우에도 인도 정부는 공식적인 항의를 보낸다. 그 결과 영국과 러시아 양국 공사관과 아프간 정부 사이에 영국인은 북쪽을, 러시아인은 남쪽을 여행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마자르 당국은 우리가 옥수스강에 가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당국은 아프간의 주권이 제한받는 것처럼 보일까 봐 그러한 이유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 카불, 6월 11일

게다가 아시아에서 러시아와 영국의 이해관계가 예전처럼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사실상 똑같아졌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특히 양국 간의 완충 국가와 관련하여, 외교 관계에서 양국의 목적이 더 큰 주변국을 집적거림으로써 자신의 요구를 피력하려는 것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 쿤두즈 도착 전 로밧, 6월 3일

또한 히틀러의 등장과 정권 장악, 유대인 박해가 이 지역에 미친 영향과 히틀러에 대한 비판도 함께 언급한다. 이 시기는 대대적으로 유대인의 이주가 이루어진 때이기도 하다. 독일,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에 거주하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고 러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유대인 역시 페르시아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온 유대인이 자신들의 고향인 러시아와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의심한 아프가니스탄은 유대인이 경제적 실권을 갖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이들의 경제권을 박탈하기 위해 페르시아로 추방한다. 바이런은 이러한 행위가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반목, 유대인 국가 건설을 둘러싼 주변국의 갈등, 유럽의 파시즘 대두, 인종주의 등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이전의 다양한 문제들이 축약된 상황이 그의 여정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유대인들이 미래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아랍인들을 달래는 편이 더 이익 아니냐고 묻자, 고든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아랍인과 유대인이 유일하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영국에 대한 공동저항이지만,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예루살렘, 9월 7일

우리는 신문에서 본 아프간 정부가 발흐를 재건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아프간 투르키스탄의 수도이자 번성하는 도시인 마자르 이 셰리프가 불과 27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그렇게 할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발흐가 역사적인 도시로 아리아인의 고향이라고 대답했다. 이 광기는 독일에서 퍼진 것이 틀림없다. 1년 전만 해도 아프간인들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부족인 유대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시아 민족주의에 너무 기상천외한 것은 없다.
─ 메셰드 5월 6일


지적인 예술 비평,
인류 문화에 대한 이슬람 건축의 공헌을 말하다

이전에 그리스와 러시아, 티베트 등지를 여행하며 여행기를 펴냈던 바이런은 크리스토퍼 사이크스와 함께 레반트에서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긴 여행에 나섰다. 비잔틴과 이슬람 건축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이슬람 건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더듬어 가며 이들이 인류 건축 역사에 어떠한 공헌을 했는지 상세히 기술했다. 그는 방문하는 지역의 건축물에 대해 구조는 물론 건축이 보여주는 미적 가치와 다른 건축에 미친 영향도 상세하게 언급했다. 그리고 이슬람 건축의 구조적 견고함과 장식의 유려함, 그 위에 자연의 빛을 활용하는 천재성에 감탄한다. 서양 건축의 우월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하는 동양, 특히 이슬람 건축의 기원과 영향, 구조에 있어서 건축적 탁월성, 장식에서 색상과 패턴의 화려함을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언어로 설명한다.

벽돌은 길고 얇으며 가마에서 갓 나온 것처럼 예리하게 각이 살아 있어서 부벽에 비치는 햇빛과 그림자를 칼처럼 선명하게 나눈다. 부벽이 태양 방향에서 멀어질수록 그림자는 부벽 사이의 원통형 곡선 벽면으로 확장되어 다양한 폭의 빛과 그늘의 줄무늬가 놀랍도록 역동적인 무늬를 만들어 낸다. 이 부벽의 수직적 운동성과 쿠픽 띠의 수평적 포용력이라는 대치되는 배치가 이 건물에 다른 어떤 건축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개성을 부여한다.
─ 굼바드 이 카부스, 4월 24일

이 놀라운 건축물은 1313년에 몽골 왕자 울자이투가 완성한 것이다. 약 30미터 높이의 달걀 모양의 돔이 높은 팔각형 몸체 위에 놓여 있고, 팔각형의 난간 모서리에는 여덟 개의 미너렛이 빙 둘러서 있다. 벽돌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 그러나 미너렛은 원래 청록색이었으며, 돔의 아랫부분은 청금석으로 윤곽을 그린 같은 청록색의 트레포일에 둘러싸여 반짝거리고 있다. 평평한 사막에 진흙으로 만든 허름한 집들에 둘러싸인 이 거대한 몽골 제국의 기념물은 셀주크, 몽골, 티무르 제국의 지배하에서 페르시아 건축 사상 가장 행복한 영감을 만들어 낸 중앙아시아의 힘을 증언한다. 확실하게 이것은 타지와 수백 개의 다른 사원의 원형이 되는 파사드 건축이다. 이것은 진정한 발명의 대담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념을 위해 우아함을 포기했다. 그 결과는 불완전할지라도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념의 승리를 보여준다. 그토록 위대한 건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 진잔, 10월 12일

여기저기에 보이는 나뭇가지의 교차점이나 무성한 당초문 한가운데 있는 황토색과 진한 파란색 장식은 흑백으로 된 트레이서리의 엄격함을 완화하고 부드러운 황금빛이 도는 분홍색 배경과도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조화로움은 전체에 퍼져 있는 희미한 연한 파란색의 하단부 당초문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효과의 진수는 표면의 유희에 있다. 상감 부분은 유약 처리되어 있지만 얇게 바른 스투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햇빛이 돔에 내리쬐면 유약 처리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조각난 빛의 그 단속적인 번쩍임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면서 문양에 모빌처럼 예기치 못한 세 번째 질감을 더한다.
─ 이스파한, 3월 18일

그리고 중앙아시아에 등장했던 제국들이 찾아내고 발전시킨 건축 공법과 이후 이 공법이 서양 건축에 미친 영향을 간결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한다. 이러한 그의 묘사와 설명은 이슬람 건축의 화려함이나 정교함에 대한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형태와 구조 등 건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예리한 예술 비평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고학자만이 사산 제국의 건축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이러한 관심은 역사적인 것이다. 3세기 초에 세운 이 궁전은 건축의 발전에서 획기적인 건축물이다. 두 벽이 만나는 모서리를 가로지르는 단순한 아치인 스퀸치의 발견은 시리아에서 앵글 피어가 지탱하는 연 모양의 궁륭 천장인 펜던티브의 출현과 동시에 일어났다. 스퀸치와 펜던티브의 발명에서 중요한 두 가지 건축양식이 파생되었는데, 메소포타미아, 레반트, 인도에 영향을 미친 중세 페르시아 양식과 북유럽으로 퍼진 비잔틴 로마네스크 양식이다. 이전에는 정사각형의 네 개 벽 위에 돔을 배치하거나 내부 면적이 돔 자체의 면적을 훨씬 초과하는 형태의 건물에 돔을 올릴 방법이 없었다. 이러한 건축적 가능성이 기독교 세계로 확대되어 콘스탄티노플의 성 소피아에서 절정에 달했고, 피렌체에서 브루넬레스키의 돔으로 재탄생되었다. 하나는 확실하다. 이 두 가지 원리가 없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축은 사뭇 달라졌을 것이고, 성 베드로 대성당, 미국 국회 의사당, 타지마할 등 세계인의 눈에 친숙한 많은 건축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루자바드의 칼라 이 두흐타르는 페르시아의 이슬람 건축에 있어서 스퀸치 돔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사산 제국의 또 다른 원형을 제공하는데, 바로 이반 또는 전면 개방형 홀이다. 이 형태는 다른 어떤 형태보다도 초기 모스크의 성격을 크게 바꾸었다. 처음에는 성소와 메카의 방향을 알려 주기 위해 한쪽 면에만 사용되었지만, 나중에는 다른 쪽의 단조로움을 깨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높이도 점점 더 높아졌다. 평평한 스크린 같은 앞면은 온갖 종류의 장식과 글씨가 들어가는 공간이 되었다. 측면에는 미너렛이, 상단에는 회랑과 큐폴라가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는 이슬람 세계의 모든 도시의 얼굴을 바꾸어 놓았다.
─ 이브라히마바드, 2월 23일


험난했던 옥시아나로 가는 길,
유쾌하게 풀어낸 모험담

저자는 옥시아나로 향하는 여정에서 길을 잃는 것은 물론 험난한 강과 협곡을 건너다 사고가 나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하고 악천후와 질병으로 일정이 늦춰지기도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수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는 이런 난관을 과장하거나 지나치게 심각한 것으로 묘사하는 대신 유쾌하고 익살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여정은 고통스러움과 동시에 그것을 이겨낸 여유가 함께 녹아 있다. 어쩌면 죽음의 경계를 무사히 통과한 탐험가의 무용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무용담을 자랑처럼 내세우는 대신에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모험담으로 풀어낸다.

브레이크나 핸들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트럭은 반들반들한 바위를 게처럼 비틀거리며 내려가고, 타이어는 타이어대로 허공에 매달려 이 절벽에서 저 절벽으로 대포를 쏘듯 쾅쾅거리며 제 갈 길만 갔다. 그동안 우리는 어스름과 얼어붙은 진흙탕을 헤치며 트럭을 뒤쫓아 걸어 내려갔다. 양치기 한 명이 저 아래에서 우리를 소리쳐 불렀다. 그 옆에는 달빛 아래 또 다른 트럭이 뒤집어져 바퀴를 공중으로 쳐든 채 너부러져 있었다. 우리의 희망도 꺼져 가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가 탁 트인 경사로에 도착했을 때 운전기사는 더 운전할 수 없었고 우리도 더는 걸을 수 없었다.
─ 칼라 나오. 11월 30일

설사가 이질로 악화되었다. 돌아가야겠다. 겁먹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걸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하고 싶다. 어쨌거나 여행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둘의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 칼라 나오, 12월 3일

이제 우리도 말을 타고 가야 할지 그것이 문제였다. 밤사이 수위가 9센티미터나 내려갔고, 세이드 제말은 계약을 지키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어렵게 찾은 마을에서 남자 30명을 모았다. 그중 일부는 밧줄로 앞에서 끌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밀었다. 강가를 향한 경사면에서 차가 앞쪽부터 거꾸로 물속에 처박혀 뒤집히는 통에 앞에서 끌던 사람들을 거의 죽일 뻔했다.
- 바미안, 6월 8일

그는 여행 내내 고하르 샤드 모스크에 매료되어 있었다. 고하르 샤드의 명으로 세운 건축물 중에서 특히 메셰드의 고하르 샤드 모스크를 보아야겠다는 열망은 집요한 것이었다. 그는 메셰드에서 밤과 낮, 두 번에 걸쳐 코르크 검댕으로 얼굴을 칠하고 페르시아인으로 변장하여 출입이 금지된 고하르 샤드 모스크와 이맘 레자 모스크에 들어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완벽하게 페르시아인으로 변장한 모습에 만족한 그는 이 모험에 매우 고무되었으며 마침내 고하르 샤드 모스크로 몰래 들어가 그 건축적 구조와 모스크 돔의 화려한 패턴과 색상의 모자이크를 직접 목격하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든다. 하지만 곧 정체가 들킬까 겁을 먹고 사원을 빠져나가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묘사하고 있다.

이 조잡한 재료는 낮 동안 분장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콧수염은 검은색이 아닌 녹색으로 보였고 얼룩덜룩하게 변했다. 눈은 여전히 파란색이지만 속눈썹은 반쯤 까만색이며 문질렀더니 눈이 따가웠다. 하지만 의상은 교묘했다. 10센티미터나 짧고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색 바지에 갈색 구두, 회색 코트, 넥타이 대신 금색 장식 단추, 우리 하인이 입는 매킨토시, 발로 차서 낡아 보이게 만든 검은색 팔레비 모자 등, 이런 요소들이 완벽한 마조리뱅크스의 페르시아인을 만들어 냈다. 알라여! 내 예술 작품이 완성되기 바로 직전에 전화로 소식이 왔는데, 마지막 순간에 우리 안내자가 겁을 먹고 오지 않겠다고 알려왔다.
........
나의 놀란 호기심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나는 황급히 시장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물라들은 이제 통로에 없었다. 거리에는 크리스토퍼가 서 있었는데, 내가 눈을 피한 채 그의 옆을 지나치자 장난치듯 곁눈질을 했다. 영사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양 아래 내 얼굴이 드러나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뭔가 잘못되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개스트렐 부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불 옆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었고, 그저 정체불명의 현지인이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에 매우 화가 나 있었다.
─ 메셰드, 5월 7일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민족주의와
근대화 열망에 대한 비판과 지지

이라크,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9세기 초에 시작되어 20세기 초에 막을 내린 중앙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 간의 ‘그레이트 게임’을 거쳐,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영국과 러시아의 패권 경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독립을 쟁취한 이들 국가에서 발흥하는 민족주의와 근대화, 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정치적 격변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바이런은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영국과 러시아의 탐욕을 비판하고 이 틈바구니에 끼여 혼란한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고 근대화를 달성하려는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노력에 비판과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 장교는 혼란스러워했다. 어쩌다 이 남자는 요새 근처에서 죽었을까? 언제 죽은 걸까? 어떤 이유로 죽었을까? 자동차에 치인 것은 아닐까? 사방 16킬로미터 안의 죽음의 평탄지를 둘러보면서, 지나가는 차라고 해봐야 하루에 겨우 트럭 한 대라는 사실을 떠올리곤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 앞에 있는 시체가 발전을 보여 주는 진보의 징조라고 생각하고 싶은 페르시아인들의 마지막 바람이 내동댕이쳐졌다.
─ 카리즈, 5월 10일

불만을 품은 난민들이 증가하자 러시아는 현지 투르코만인을 반볼셰비키 정서를 퍼뜨리는 잠재적 근원으로 여기고 있다. 당연히 이 지역의 진정한 보호 장치는 러시아가 영국과 얽히지 않는 것과 상황이 안정적이라면 아프가니스탄을 그대로 두는 것이 완충지대로서 양국에 유용하리라는 사실에 있다. 하지만 아프간인들은 이를 인정하는 것이 굴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해도 그들은 러시아와 거리를 유지하려면 자국을 평화롭게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한 최선의 수단은 전신과 도로를 갖추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전신은 군대를 소집하기 위해, 도로는 군대를 폭동 현장으로 수송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점에서 그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쭉 봐 왔다. 그러나 날씨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국가 통신망은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
─ 마자르 이 셰리프, 5월 29일

그 느낌은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중단되었다. 계곡 아래쪽에서 마조리뱅크스의 새 철도가 고원을 향해 서서히 기어오르고 있었다. 피루즈쿠에 있는 엘부르즈산맥에 공사의 두 번째 단계인 삼중 나선형 터널을 만들고 나면 3년 후에는 테헤란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그 비용을 결코 감당할 수 없다. 처음 320킬로미터 건설을 위해 부과된 세금은 이미 농민들에게서 그들의 유일한 사치품인 차와 설탕을 빼앗아 갔다. 그러나 도로 건설의 목적은 경제학보다는 심리학의 문제다. 현대 페르시아인에게 그것은 국가적 자존심의 상징이다. 이 철도는 마침내 다리우스의 업적으로 2천 년을 근근이 살아온 철옹성 같은 허영심을 채워 줄 새로운 식단을 제공한다.
─ 샤히, 4월 22일


대장정의 끝

그의 여정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옥수스강과 그 일대 평원이었다. 위대한 페르시아 전설 속 영웅 루스탐이 말달리던 옥수스강을 보고 싶은 희망을 품고 대장정을 시작해 이제 그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다. 그러나 루스탐이 그랬듯이 옥수스강을 따라 말을 달리고 싶다는 그의 희망은 영국과 러시아의 상호 배제라는 묵인 속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는 옥수스강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그 희망이 좌절되는 과정을 잘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그곳의 총독과 장관에게 옥수스강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편지를 쓰기도 하고 러시아 공사관을 찾아가 요청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옥수스강을 보지 못했다. 비록 옥수스강을 보지 못했지만 저자는 처음 페르시아를 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된 이슬람 건축을 모두 돌아본 것에 만족감을 드러낸다.

우리는 모래밭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평평한 지평선이 펼쳐지면서 불길하고 뜨거운 바람이 훅 덮쳐 왔다. 하늘은 납빛으로 물들었다. 우리는 옥수스 평원에 도착했고, 바다를 보기 전에 바다가 느껴지듯이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흐르고 있을 강의 존재가 느껴졌다.
─ 안드코이, 5월 25일

적어도 답장은 받았다. 거절이었다. 모하마드 굴이 단순히 불허한 것은 아닌 듯하다. 외국인이 강을 방문하려면 카불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고위급 정책이 관련되어 있었다. 따라서 허가를 내주고 싶어도 모하마드 굴은 하이바크에서 전신이 끊긴 지금 상황에서 서신 없이는 우리를 보내 줄 수 없었다. 더구나 서신을 받는 데 한 달이 걸릴지도 모른다. 또한 영국인 두 명이 국경을 정찰하는 것을 막는 것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볼셰비키 요원들에게 꼬투리를 제공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마지막 이유는 메셰드에서 우리가 얻은 정보와 일치하지 않았다면 지나친 상상으로 들렸을 수도 있다.
─ 마자르 이 셰리프, 5월 29일

페르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네 개의 건축인 굼바드 이 카부스, 이스파한의 금요일 모스크의 작은 돔이 있는 방, 이곳의 고하르 샤드 모스크, 이스파한의 셰이크 루트풀라 모스크 중 내가 알고 있는 두 곳과의 만남이 이 나라에서 머무는 마지막 2주 동안으로 연기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전율이 인다.
─ 메셰드, 5월 7일

그는 자신의 여정을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한다.

기차에서 내다보는 영국은 가뭄 때문에 생기 없고 추해 보였다. 패딩턴에서부터 나는 멍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곧 기차가 멈추고 11개월에 걸친 이동성과 사랑하는 집의 부동성 사이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어지러워졌다.
─ 세이버네이크, 7월 8일

작가정보

(Robert Byron)
1905년 2월 26일 런던 웸블리에서 태어났다. 이튼칼리지를 나와 옥스퍼드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1925년 그리스 여행을 시작으로 아토스산, 인도, 러시아 그리고 티베트 지역을 탐험했다. 1933년부터 1934년까지 약 10개월간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고 1937년 베이징에서 『옥시아나로 가는 길』을 완성했다. 그는 비잔틴과 이슬람의 역사뿐 아니라 건축과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서아프리카로 가던 중 그가 탄 배가 북대서양에서 독일 잠수함 U-97의 어뢰 공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유해는 찾지 못했다. 향년 36세였다.
이 여행기 외에도 『정거장Station』, 『비잔틴의 성취Byzantine Achievement』, 『처음은 러시아, 그다음은 티베트First Russia, then Tibet』 등의 저서를 남겼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으며 독일에서 세계유산학으로 석사학위, 국내에서 민속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로 역사 및 문화유산, 박물관 관련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의 연구원, 고려대학교 박물관 연구교수를 지냈다. 최근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서 세계유산등재신청서 집필에 참여했고, 유네스코 산하 아태무형유산센터 등에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논문으로 「고려도경을 통해 본 고려시대 중국사신영접과 전통연희」, 「예치와 예악, 궁중의 연향과 놀이」, 저서로 『동아시아 사신영접의례와 공연 문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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