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꾸의 날
2024년 04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7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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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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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우주가 짜고 나를 따돌리는 것처럼 되는 일 하나 없는 생일, 유민은 혼자서라도 자신의 생일을 챙기기로 결심한다. 유일한 취미 ‘다이어리 꾸미기’에 쓸 문구용품을 사서 나오는 길, 갑자기 광화문 하늘에 거대한 검은 공이 나타나더니 시공이 멈춰 버린다. 다급히 돌아간 집엔 익숙한 사람들이 와 있다. 바로 다중 우주에 흩어져 있던 다른 ‘신유민’들! 나이도, 성별도, 외모도 제각각인 ‘나’들과 반가움을 나누기도 잠시, ‘신유민’들은 전 우주를 돌며 ‘나’를 없애고 다니는 킬러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준다. 그 킬러는 다름 아닌 또 다른 신유민이다! 그런데 ‘킬러’와 맞닥뜨린 유민은 깜짝 놀란다. 킬러는 유민과 완벽히 똑같은 외모를 가졌고, 다른 ‘나’들에겐 보이지 않는 킬러의 무기가 유민에게만 보인다. 킬러와 유민은 어떤 관계인 걸까? 그보다, 킬러는 왜 자기 자신을 없애고 다니는 걸까?
검은 공
나 옆에 나 옆에 나 옆에 나 옆에 나
여섯 번째 나
무심(無心)
망원시장
사실상 전투 병기
어둠, 안개 그리고 나
무심의 끝
한강대전
이런 종류의 안녕
다꾸의 날
작가의 말
14쪽_세종대로 사거리 빼곡한 건물 위로 떨어질 듯 말 듯 떠 있는 거대한 검은 공! 누군가 비명을 질렀던 것도 같다. 하지만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가던 사람들 모두 마네킹처럼 굳은 듯 서 있었다.
28~29쪽_“‘나’를 죽이는 ‘킬러 신유민’이 오고 있거든. 킬러는 전 우주를 돌아다니며 ‘나’를 찾아 없애고 있어. 너에게도 곧 찾아올 거다.”
51쪽_“우린 킬러의 아공간이 보이지도 않아. 네가 말해 주기 전까지는 칼 형태인지도 몰랐어. 하지만 넌 분명하게 볼 수 있지, 그 형태며 기능까지 전부 다. 그것만으로도 네가 나설 이유는 충분해.”
74쪽_별을 다 붙이자 ‘나’는 물론 종이까지 산뜻해졌다. 이렇게만 꾸며도 어둠 속으로 무력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예쁜 꿈을 꾸며 쉬는 것처럼 보였다. 푹 쉬고 일어나면 다시 씩씩하게 하루를 살아갈 ‘나’로 보였다.
84쪽_아공간 무심은 킬러가 나를 가둔 공간이면서도 내가 지우고 싶어 했던 ‘나’를 버린 공간이었다. 반짝이고 박수받는 모습이 아닌 초라하고 창피해서 영구 삭제하고픈 내 모습을 말이다. 그럼 바닥에는 어떤 ‘나’가 있을까?
97쪽_“공부 못하고 못생기고 발표 못하고 엄마 아빠한테 폐 끼치고 애들한테 인기 없는 자신을 미워한 건 너였어. 그런 네가 없어지길 바랐던 게 너였다고.”
111쪽_“들어 봐, 다이어리 쓰는 게 그런 거잖아? 어제가 된 오늘을 기록하면서 내일을 기대하는 일. 그걸 같이하자고, 내일의 나 기대하기.”
밉고 싫은 나를 끌어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란다
지우고 싶은 내 모습을 쓰레기처럼 버릴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킬러 신유민’은 공간 원자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만든 다층 공간 ‘아공간 무심(無心)’에 ‘신유민’들을 가둔다. 그 안에 갇힌 ‘나’들은 모두 예전에 유민이 미워하고 싫어했던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즉, 무심은 지우고 싶은 나의 모습을 버린 쓰레기통과 같은 공간이다.
유민은 무심 안에서 여러 ‘나’를 만난다. 특징은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패배감과 무력감에 빠져 있다는 것. 유민은 그 ‘나’들을 들여다보고, ‘제왕’이라고 불릴 정도의 다꾸 실력을 발휘해 예쁘게 꾸며 준다. 그렇게 ‘다꾸’를 통해 슬펐던 시간들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는다. 그리고 결국엔 무심이라는 공간을 찢어 버리고 그 안에 갇혔던 모든 ‘나’를 탈출시킨다. 그럼으로써 유민은 지우고 싶고,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들과 화해한다. 하지만 아직 무심의 주인인 ‘킬러 신유민’이 남아 있다.
‘킬러’는 모든 ‘나’를 미치도록 죽이고 싶어 하는 자기혐오자다. 그리고 동시에 유민에게서 가장 외면당한 존재이기도 하다. 킬러의 마음, 그러니까 유민이 가장 외면하고 싶던 자신의 모습은 바로 ‘죽이고 싶을 만큼 자신을 혐오하는 내 모습’이다. 유민은 마지막으로 그런 ‘나’까지도 끌어안는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자리를 마련해 줌으로써, 비로소 한 뼘 자라난다.
우울한 내 마음에 필요한 건 외면보다 인정
유민은 무심(無心) 안에서 ‘나’들과 함께 떠다니는 종이들을 발견한다. 종이들은 찢기고, 구겨지고, 욕이 가득 적히고, 선이 박박 그어져 지저분하다. 알고 보니 그 종이들은 유민이 예전에 썼던 일기들이고, 킬러의 무심은 다름 아닌 유민의 예전 일기장이다. 유민은 그 일기장에 ‘나’의 어두운 면을 묻어 버리고 그 사실을 잊은 채 밝은 면만을 드러내며 지내 왔다. 하지만 ‘우울한 생일’, 안 좋은 상황들에 휘둘려 애써 무시했던 어두운 마음들이 튀어나온다. 거기다 킬러의 등장으로 무심 속 수많은 못난 ‘나’의 모습들과 마주한다. 외면함으로써 전부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콤플렉스가 한꺼번에 유민의 마음속에 들이닥친다.
친구, 공부, 진로, 외모, 가정 환경…… 세상엔 스트레스 요인이 너무 많다. 무심 안에 갇힌 ‘나’들이 가진 상처와 콤플렉스는 청소년 시기라면 누구나가 겪는 것들이다. 유민은 그 고민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진 자신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버림으로써 상황을 회피했다. 하지만 유민의 ‘우울한 생일’처럼, 주위엔 언제나 나를 힘들게 만드는 외부 요인이 있기 마련이다.
무심에서 모든 ‘나’를 탈출시킨 유민이지만, 완벽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고, 실수할까 봐 마음 졸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가 달라졌다. 이제 자신의 ‘못난’ 마음도 인정하고 웃어넘긴다. 밉고 싫은 내 모습이라도 마주하고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나’로 서게 된 것이다. 유민의 ‘내적 성장 여정’에 함께하고 공감하면서 내 마음도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내일의 숲’ 시리즈 소개
‘내일의 숲’은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인 SF 시리즈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를 통해 꿈을 이룬 여성들로부터 희망의 목소리를 빌려 어린이에게 전해 온 씨드북이, 이제는 SF라는 장르를 빌려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도모하고자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활약하는 소설 속 소녀들처럼, 독자 여러분도 내일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 줄거리
온 우주가 짜고 나를 따돌리는 것처럼 되는 일 하나 없는 생일, 유민은 혼자서라도 자신의 생일을 챙기기로 결심한다. 유일한 취미 ‘다이어리 꾸미기’에 쓸 문구용품을 사서 나오는 길에 갑자기 광화문 하늘에 거대한 검은 공이 나타나더니 시공이 멈춰 버린다. 다급히 돌아간 집엔 익숙한 사람들이 와 있다. 바로 다중 우주에 흩어져 있던 다른 ‘신유민’들! 나이도, 성별도, 외모도 제각각인 ‘나’들과 반가움을 나누기도 잠시, ‘신유민’들은 전 우주를 돌며 ‘나’를 없애고 다니는 ‘킬러’를 피해 도망가자고 말한다. 그런데 그 킬러는, 다름 아닌 또 다른 신유민이다!
작가정보
걱정 많은 뻥쟁이. 어릴 적 만화책으로 한글을 뗐다. 떡볶이를 사랑하고 라면 없이 3일을 못 버틴다. 강아지랑 같이 살고 동네에 아는 고양이가 많아 심심할 새가 없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앤 셜리를 흠모한다. 때때로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한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다정함이 지구를 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쓴다.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소설 앤솔러지 『극복하고 싶지 않아』, 『희망의 질감』, 『외로움의 습도』, 『마구 눌러 새로고침』과 SF 앤솔러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나의 슈퍼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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