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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4년 04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4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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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51MB)
ISBN 978890128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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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태어나 보니 장애인, 살다 보니 인권변호사!
킥보드를 타고 법원과 경찰서를 종횡무진하며
수임료 무료 사건만 찾아다니는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응징하겠다”는 생각이 솟구치는 사람, “모르면 몰랐지, 알고도 모른 척하며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를 담은 책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됐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전면개정판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억울한 일을 겪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변호사인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게 된 우연하고도 불운한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연다. 그 경험을 통해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 그는 무료 수임 사건만 맡는 ‘이상한 변호사’가 됐다. 끔찍해서 때론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 인권의 사각지대를 폭넓게 경험해온 그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동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권 사건 등을 맡으며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새로 고쳐 쓰며 ㆍ 무너진 한 사람의 손을 잡고 걷는 일에 대하여

1부 ㆍ 바꿀 것은 바꿔야 하고 할 말은 해야 하는 모난 성격 덕분에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버린 한쪽 눈
삶의 밑바탕을 만들어준 최고의 ‘극복’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선택, 인권변호
그렇게까지 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하니까
수동 킥보드를 타고 법원에 변론하러 가는 사람
마음의 동선을 살피며 반보 뒤에서 걷는 일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낯모르는 사람들의 용기가 담긴 전화들

2부 ㆍ 함께 실타래를 풀어갈 사람이 곁에 있다면
오지랖이 정의 구현의 힘이다
육아휴직 기간에 성폭력전문상담원이 되다
‘피골변’, 당신들 덕분에 오늘도 승소했다
주저앉고 싶은 이에게 귀 기울이는 방법
마음이 열리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어떤 싸움들
얼굴에 침이라도 뱉어주지 그랬냐는 말
장애인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3부 ㆍ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 가하는 비열한 폭력들
어떻게 왔든 태어난 걸 진심으로 환영해
아이는 존재를 다해 신호를 보낸다
아이들의 삶을 시들게 하는 나쁜 정책들
아동학대 신고 이후 벌어지는 진짜 현실
태어나기만 하면 저절로 어른이 되나요?
학교는 어쩌다 소송 전쟁터가 되었을까
죄가 없어도 소년원에 보내지는 아이들
위에서 내려다보면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

4부 ㆍ 사람과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는 어떻게 한밤중에 강도 살인을 저질렀을까
존재 자체로 비정상 취급을 받는 사람들
당신의 말에는 힘이 있다
일상의 단절은 어떻게 사람을 가두는가
편견과 동정심이 만드는 모멸감에 대하여
그런 취급이 당연한 사람은 없다

나오며 ㆍ 제자리를 찾으며 이어지는 삶
부록 ㆍ 만일 당신 주변에서 도움이 필요한 일이 발생했다면

고운 한복을 입고 과하게 웃던 모습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되던 순간 자막을 통해 내가 “시각장애를 극복한 인권변호사”라고 소개되었다. 한 친구는 그 자막이 웃기다고 내게 화면을 찍어 사진으로 보내며 물었다. “예원아, 너 장애 극복한 거야?” 장애는 하나의 정체성이자 나에게 익숙해진 상태인데 이걸 극복한다는 말을 무슨 뜻으로 이해해야 하는 걸까? 한 눈으로만 살아온 내가 어느 날 갑자기 기적적으로 두 눈으로 반짝반짝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장애를 극복한 걸까. 그게 아니라면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정상인’보다 더 성공한, 더 부유한, 더 유명한 삶을 살면 그걸 ‘극복’한 것으로 봐주겠다는 걸까. _p.24-25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공직이 아닌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설립한 재단법인 동천의 공익변호사로 지원하게 된 이유도,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던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를 나와 1인 법률사무소인 장애인권법센터를 개업하게 된 이유도 내 맘대로 해야 하는 이놈의 성격 때문이다. 현장에 가서 사람 냄새 나는 사건을 마주하는 일, 그 사건을 통해 법과 제도를 조금씩 함께 바꾸어나가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기에 활동에 제약이나 한계가 있는 것이 싫었다. 수임료를 준다는 이유로 똥을 된장이라고 우겨대는 의뢰인에게 웃으며 맞장구쳐줄 마음의 아량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사건 양상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쉽게 지원하기 어려운 사건, 절대 수임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이 심하게 겪은 사건만 찾아가서 지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택했다. 나로서는 타고난 성격에 맞게 살려고 가장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_p.36

고소장 작성에 필요한 서류들을 넘겨받으면서 복지카드를 보니 마침 상담하는 날이 미숙의 생일이 아닌가! 나는 반가운 마음에 “어머! 오늘 생일이시네요!” 하며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미숙이 서류의 빈칸을 채워가는 사이, 사무실에서 가까운 꽃집에 달려가 작은 꽃 뭉치를 사왔다. 꽃다발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꽃 뭉치를 미숙에게 건네며 말했다. “생일 축하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던 미숙은 약간 놀란 듯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도 당황스러웠지만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등을 쓰다듬었다. 시간이 지나고 울음이 잦아들자 “혹시 꽃 무서워하는 거예요?” 하고 농담도 건넸다. 슬며시 웃던 미숙은 내게 수어로 말했다. “생일에 꽃을 처음 받아봐요.” _p.135-136

정인이 이후에도 많은 아이들이 학대로 생명을 잃었고 지금도 그 일들은 벌어지고 있다. 즉각 분리 제도 도입 이후 남용 방지를 위해 분리된 아동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정부는 입을 꾹 닫았다. 원가정에서 뽑혀 나가 어디론가 떠도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책을 발표한 사람도, 법을 만든 사람도 모두 모른다. 모든 면에서 어른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폭력과 학대에 대처하는 방법은 숫자 몇 개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 일을 담당하는 어른들이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구조인가에 달려 있다. 당장의 책임 회피를 위해 급조된 나쁜 정책들로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시들어가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_p.198-199

결단을 내려야 했다. 소은이는 며칠 더 고민하다가 집에 가겠다고 말하고 문을 나섰다. 그때 다급하게 그룹홈 선생님이 할 말이 있다며 부르셨다. 그러곤 소은이를 앉혀두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소은아. 사실 너는 집에 가도 들어갈 수가 없어. 아빠가 너를 버렸거든. 아빠가 자기를 신고한 너를 다시 보고 싶지 않대. 그래서 이제 집에 갈 수 없고 계속 여기서 살아야 해.” 그럴 리가 없었다.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소은이는 갑자기 인생이 끝난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수습하고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다시 힘없이 방에 들어간 소은이는 이틀 후 그 아파트 옥상에서 막 뛰어내리려다 발견되었다. _p.206

피자를 먹다가 영문도 모르고 당기는 손에 이끌린 발달장애인이 무대에 섰다. 시끄러운 댄스음악이 나오자 당황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표정으로 막춤을 춘다. 그 모습을 깔깔깔 웃으면서 바라보는 관중은 소풍의 주인공인 장애인 당사자들이 아니라 직원들과 비장애인 자원봉사자였다. […] “얼쑤, 잘한다! 정상인보다 더 잘한다!” 그 말을 듣고 가슴에 들어앉은 돌덩이가 쿵 심장을 때리는 것 같아서 나는 벌떡 일어났다. 무대 위에 비정상인으로 취급받으며 서 있는 그 사람들이 몹시도 외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일어서자마자 시끄러운 노래를 목청껏 따라 부르고 무대를 바라보며 막춤을 따라 추기 시작했다. _p.275-276

나는 그저 내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보고 “너는 불쌍한 사회적 약자니까 내가 도와줄게”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순간, 예전에 들었던 어떤 이야기가 머리를 스친다. 소아마비로 보행이 어려워 목발로 이동하던 장애 여성이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목적지에 도착한 후 여성에게 “오늘은 제가 좋은 일 하는 것이니 그냥 가세요”라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는 이야기. 그 여성은 그날 고마움이 아니라 모멸감을 느꼈다. 모멸감은 삶의 순간순간에 찾아온다. 장애가 있어서, 많이 가지거나 배우지 못해서,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어서 겪는 차별과 혐오, 단단한 편견이 그런 모멸감을 만들어내곤 한다. _p.310

★ 범죄 피해자 지원 공로 대통령 표창 ㆍ 변호사 공익대상 수상 ★
★ 김영란 前 대법관, 박준영 변호사, 은유 작가 강력 추천! ★

“어쩌다 벌어진 뉴스 속 사건이 아니라,
바로 당신 옆에서 벌어지는 지옥 같은 일들입니다”
-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함께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한 사람

한 해 동안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숫자는 5만 건으로 일주일에 전국적으로 어림 천 개 정도의 사건이 발생한다. 단지 보호받을 환경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때로는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겠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욱 비극적이다. 30년 넘게 맞고 살면서도 집이라는 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중년의 여성들, 인권 유린을 당하며 노예로 살았던 지체 장애인들, 이웃이 성폭행범이었지만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여성 청소년, 최근 뜨거워진 학교 폭력 소송전과 장애 청소년 문제 등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일련의 사건들 속에 끝없이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어온 변호사가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누구도 사과하거나 책임지지 않는 불행에 함께 맞서나가는 인권변호사 김예원의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와 연대에 관한 기록을 담은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되었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사람을 변호하는 일』은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인권변호사에 입문하게 된 과정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사건을 포함해 다양한 사건을 수임하며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어떤 가해자는 재판이라는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요절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자신의 의안(義眼)을 꺼내 보인 변론에서 무료 수임 사건만 맡게 된 계기까지
참을성 제로 변호인 김예원의 속 시원한 연대의 기록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사님.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꼭 보여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선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의안을 빼냈다. 살면서 남편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의안의 빈자리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마음의 결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친모의 동거남에게 맞아 한쪽 눈을 영영 잃은 5살 아이를 변호하기 위해, 가해자가 합당한 형량의 처벌을 받기 위해 용기를 내었다. ‘재심’ 사건으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가 “오직 김예원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변호”라 탄복한, 화제의 변론은 그렇게 탄생했다.
장애는 우연히 찾아왔다. 어머니의 난산 끝에 태아의 머리를 집게로 잡아 끄집어내는 겸자분만을 통해 태어난 저자는 오른쪽 눈이 크게 손상된 채 세상에 나왔다. 이후 안암이라는 오진을 받았고, 아기의 오른쪽 눈의 대부분을 드러낸 뒤에야 암세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이었음이 밝혀졌다. 수많은 놀림과 편견의 시간을 지내고서야 김 변호사는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억울한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무수히 일어나는 억울한 일에 맞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김 변호사에게 왜 인권변호사가 되었냐고, 하필 무료 수임 사건만 맡기로 했냐고 물으면 “너무나도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꾸거나 고쳐야 하는 것들을 보고도 어느 정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종잇장처럼 얇았고, 더군다나 수임료를 준다는 이유로 똥을 된장이라고 우겨대는 의뢰인에게 웃으며 맞장구쳐줄 마음의 아량도 없었다. 결국 대다수가 쉽게 지원하기 어려운 사건, 절대 수임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의 사건만 찾아가서 지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택했다.
법정에서 모유수유와 유축을 감행하며 변론을 지속하고, 막 백일이 지난 아이를 안고 육아휴직 동안 성폭력 전문 상담사 자격증을 따낸, 오로지 효율을 위해 수동 킥보드를 타고 경찰서와 법원을 종횡무진하며 가망 없는 사건도 어떻게든 “요절을 내겠다”는 다짐으로 맹렬하고 악착같이 사건에 뛰어드는 인권변호사. 이 책을 읽다보면,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살까” 묻는 말 대신 ‘당신 같은 변호사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에 울컥하게 된다.

"참혹한 사건도 들여다보면 그 속에 빛나는 인생이 숨어 있어요”
- 반보 뒤에서 피해자의 마음 동선을 살피며 함께 걷는 배려와 진심

피해자가 저녁도 못 먹고 올 것 같아서 막 끓인 사골 떡만둣국을 보온도시락에 담아간 저자에게 ‘친부 강간 사건’의 피해자는 마음의 빗장을 열었다. 이혼 소송 중인 부모 사이에 끼여 친모가 친부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 당시엔 피해자인 아이와 과자를 먹으며 공원을 걸었다. 부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직접 신고한 아이의 진술을 듣기 위해 ‘학탈(학교탈출)’을 감행해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네를 타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덕분에 어느 기관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마음속에 꼭꼭 숨겨온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반보 뒤에서 당사자의 마음 동선을 살피며 함께 걷는 배려와 진심이 피해자의 웃음꽃을 피우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슬픔이 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속 장면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낯선 변호사에 그 비밀스러운 슬픔과 괴로움을 고스란히 털어놓아야 했던 사람들 마음은 이리저리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할 것이다. 그 마음을 잘 아는 저자는 피해자들이 속마음을 여는 용기를 보여준 고마움에 자신도 같이 실타래를 푼다. 주저앉고 싶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두르고 “무슨 이야기든 다 괜찮으니 같이 이야기 나눠보자 말할 수 있는 것이 변호사로서 누리는 제일 큰 특권”이라 여기며, 그는 이 일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존재 자체로, 있는 그대로 타인에게 존중받고
수용되는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가”
- 흙탕물 속을 그저 견뎌내는 이들을 위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극에 맞서다

굳이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수용되고 존중받는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가. 나에게는 당연한 그 경험들이 누군가에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그런 삶이란 얼마나 척척할까. 『사람을 변호하는 일』에서는 스스로 권리를 옹호하기 힘든 아동이나 장애인, 취약한 상황의 범죄 피해자들을 저자가 10년 이상 무료로 대리하며 접한 사례들을 들려주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직장 내 성착취 사건부터 지적장애 여성의 집단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신매매 노동력 착취 사건, 아버지의 성추행 고발 이후 그룹홈과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자살 시도까지 이어진 사건, 보육원을 탈출한 아이가 소년보호시설을 거쳐 아무 죄 없이 소년원에 입소하게 되는 일까지, 알면 당혹스러울 만한 현실 앞에 ‘누구나 태어난 이유가 있다’라고 쉽기 말해주기 어려운 인생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피해자가 상담과 대화를 통해 낯선 이에게 마음을 열어보았던 일, 그 과정에서 찾아온 작은 위안들이 한 사람의 남은 인생을 살게끔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기며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주변에 참혹하고도 황당한 일들이 무수히 벌어지고 있음을 많은 이들이 알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갔다.『사람을 변호하는 일』에서 저자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부조리한 범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적, 제도적 문제와 늘 주변에서 일어나는데도 묵인되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까지 다루며 사회의 그늘진 일면을 바라보게 한다.

학교 폭력 소송전에서 교권 침해 사건까지
사회적 문제를 미완의 대책과 법안으로 덮으면 해결될까?
- 미국에서 방문연구자로 살며 알게 된, 학교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길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 사안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면서 정작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것들이 있다. 바로 바스라지는 ‘아이들’이다. 교육이 해결할 일을 무작정 사법으로 외주화하면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기에 되도록 조직 안에서 아이들을 쭉 지켜봐온 어른이 살피고 듣고 보듬고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저자는 미국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연구자로 지내는 와중에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자연스레 한국 학교와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과 달리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고소나 소송 대신 해당 사실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만 알린 채로 서로와 가정에 지속적인 당부를 한다는 점, 아이들이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는 시간을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안전하게 기다려준다는 점 등을 알게 된 저자는 부끄럽고 부러운 감정을 느낀다.
학교 내 문제를 포함해 사회적 문제를 법안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방향성이다. 출산율이 저하되는 문제를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로 덮으려는 사람들, 학교 폭력 문제를 가해 학생이 받은 학폭위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보존해 대학 입시에도 반영하겠다는 대책으로 막으려는 사람들,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여 범죄의 법정형만 두 배로 올려놓은 사람들. 이들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마련한 대안의 결과는 더욱 폭넓고 공공연하게 영아 유기를 조장하게 되었고, 학교를 소송 전쟁터로 만드는 동시에 법적 꼬투리가 잡힐까 봐 두려운 선생님들이 더욱 기계적으로 업무를 맡게 만들었다. 장애인 관련 성폭력 사건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경우 공소 유지의 어려움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기에 기소율만 반토막을 내며 현실적으로 어떠한 해결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
- 편견에 저항하고 제도의 맹점을 넘어, 무너진 한 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당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해하기도 한다. 이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너져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천천히 함께 걷다보면 느리지만 조금씩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건을 마주한 사람이 ‘나쁜 인간들은 언젠가는 꼭 잡히는구나’, ‘이제라도 끊어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와 같은 생각들이 쌓여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는 일은 저자에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그가 “어떻게 그렇게 힘든 사건만 하죠?”라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장애인이어서도 아니고,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도 아니고, 대단한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건 자체는 참혹하더라도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인생을, 그 들숨과 날숨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유 작가는 “잔혹한 인권 침해 사례도 그의 변론을 거치면 한 사람의 온전한 회복을 돕는 서사가 된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라며 사람의 마음을 돌려세울 줄 아는, 보기 드물게 인간적인 변호사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함과 편견을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는 김예원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지지하고 함께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그와 같은 이들이 있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안도감과 더욱더 통쾌하게 차별과 폭력을 부수고 이겨내길 바라는 뜨거운 응원의 마음도 싹트게 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예원

‘시각장애인 변호사’로 불리는 것보다 ‘인권 활동가’로 인식되길 원하는 공익변호사. 2009년 사법시험 합격 후 여성이나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지지 체계가 없는 사회적 소수자와 범죄 피해자들을 무료로 변호해왔다. 가망 없는 사건도 기사회생시켜 가해자가 엄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 나아가 소송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정책 연구, 입법과 제도 개선까지 연결하려 고군분투 중이다.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장애인차별시정위원, 문화다양성위원, 검찰인권위원 등으로 일했다. 제1회 곽정숙 인권상, 서울시 장애인 인권 복지 대상, 제12회 청년일가상, 그리고 4번의 장관 표창을 받았다. 특히 범죄 피해자 지원 공로로 2021년 대통령 표창, 2023년 변호사 공익대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 듀크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에서 방문연구자로 지냈으며, 현재 장애인권법센터에서 변호사이자 사회복지사로 즐겁게 일하는 중이다.
정책과 법안에 널리 인용되는 식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해설서(공저)』,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이상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아이』 등 여러 책을 펴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15분〉 등에서 인권과 차별을 주제로 강연해 화제가 되었다. JTBC 〈방구석 1열〉, CBS 〈한판승부〉, 〈뉴스쇼〉 등에 출연하며 대중과 인권법 인식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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