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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왕 5

허교범 지음 | 구현성 그림
위즈덤하우스

2024년 04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3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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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31MB)
ISBN 9791171719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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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5
대장장이 왕 5
11,760
대장장이 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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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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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왕 2
11,760
대장장이 왕 1
11,760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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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넓은 세상을 돌아보고 제국의 황제와 젤레즈니 여왕까지 만나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긴 편지를 남기고 신전을 떠난 에이어리는, 2권에서 용 크릉흥다르흐를 만나 새로운 문자를 획득하고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며 성장하기 시작한다. 3권에서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되는 에이어리는 그를 마법사 왕국으로 인도하는 구원자를 만나 또 다른 변화의 길목으로 들어서고, 4권에서 에이어리의 몸 안에 있던 ‘알’이라고 불리우는 마법 덩어리를 꺼내 마법사 왕국의 왕 라토의 몸 속으로 집어넣으며 마법과 신과 인간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5권에서는 겨울의 아루에 골짜기에 갇히지 않고 마침내 폴로 공국에 도착한 에이어리가 폴로 공국의 아크마트 대공으로부터 곧 일어날 전쟁에서 입장이 확실치 않은 자유 동맹에 가서 상황을 파악해 줄 것을 부탁받고 홀로 자유 동맹으로 떠나 자유 동맹 지도자와의 만남을 요청한다. 동시에 1권부터 5권까지 꼭 한 번씩 등장하여 작품 속 세계를 조망해 주던, ‘나, 이름 없는 관찰자’가 자신이 1대 대장장이 왕이었음을 밝히는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서막으로 여겨질 만큼 작품 속 세계를 뒤흔들며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대장장이 왕」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
1장/ 무의 군대가 전쟁의 제단에 들이닥치고 여섯 마리 말이 도망친다
2장/ 마르쿠스가 카니세리움에 쫓기며 플리니 공국을 향해 달린다
3장/ 에이어리가 폴로 공국의 기병대를 상대로 흙으로 만든 벽을 세운다
4장/ 놋 왕 페누아가 여유롭게 소설을 즐기다가 때 이르게 찾아온 방해꾼을 맞이한다
5장/ 겁이 많은 칼디가 여행을 결심하자마자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찾아온다
6장/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의 대답에 레푸스의 인내심이 바닥나 버린다
7장/ 나, 이름 없는 관찰자가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기억을 고백한다
8장/ 다이아몬드 카분이 마침내 에메랄드 라토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9장/ 고생 끝에 찾아온 플리니가 마르쿠스에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10장/ 데스커드와 투란이 다사의 흔적을 쫓다가 새로운 적과 맞닥뜨린다
11장/ 용감한 테리아와 가족들이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은 끝에 뿔뿔이 흩어진다
12장/ 아크마트 대공을 만난 에이어리가 그의 언변에 설복되어 새로운 나라로 출발한다
13장/ 카르멘이 카분의 초대를 받아들이고 하늘이 육각형으로 변한다
14장/ 바락 나지에가 자유 동맹의 수상한 대접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15장/ 에이어리가 자유 동맹을 침략하고 지도자와의 면담을 요구한다
작품 해설

사람에게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본능이다. 먹이나 번식을 위해 다투는 것은 여느 동물에게도 흔한 일이나 대규모로 조직을 결성해서 반대편의 목숨을 취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인간은 인간이 너무 미워 죽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어두운 밤에 불을 피워 놓고 추위와 짐승을 쫓으며 앉아 있노라면 불꽃을 응시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충동이 피부를 간지럽혀 기침하듯 토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본문 33쪽)

“그럼, 대체 무엇이 가장 무섭단 말입니까? 화가 나서 물으니까 지혜로운 사람이 대답했다는군. 그건 그때그때 다르다가 정답이네.” ”허무한 결론이네요.” “아직 끝이 아니야. 고작 그게 정답이냐고 따졌더니 지혜로운 사람은 갑자기 검은 용으로 모습을 바꾸었지.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사람에게 용이 충고했어. 두려움이 지혜의 원천이니 상황에 따라 그 대상을 바꾸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미련한 인간아.” (본문 36쪽)

우리도 작가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째서 선조들은 사사로이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자들을 전부 처벌하고 쫓아낸 다음 벽에 뱀 대가리를 그리고 나트릭과 싸운 영웅의 이야기를 쓰는 인간들만 남긴 걸까? (본문 82쪽)

그때부터 하인들 여럿이 침대에서 뒹굴던 왕을 왕답게 보이게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왕이라고 해도, 나트릭의 자손이라 뱀 비늘 모양이 몸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사람은 벌거벗은 채로는 위엄이 없었다. 왕처럼 꾸며 놓아야 비로소 왕답게 보였다. (본문 83쪽)

여왕과 신하들 모두 전쟁이 일어나면 중립을 지키며 관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었다. 전에 황제였던 사람과 지금 황제인 사람은 그들이 혈연이라는 것도 잊고 가진 것을 모두 동원해서 상대를 부수려고 할 것이다. 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려면 그들보다 강해야 했다. 젤레즈니에는 그런 국력이 없었다. (본문 93쪽)

데네브는 동생의 마음이 정해질 때까지 여유롭게 기다리며 손짓으로 세르피나도 앉으라고 해 두었다. 그녀는 동생이 머뭇거리고 생각이 많은 것을 결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째서 뻔뻔스럽게 굴면서 잘난 척하는 것만이 고귀한 인간의 징표가 되었을까. 칼디는 겸손한 사람이라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했고 그것만으로도 누나의 마음에 들기에는 충분했다. (본문 94쪽)

옆에서 듣고 있던 투란이 끼어들었다. 아리셀리스는 예의 없는 짓이라고 생각해 표정이 변했으나 에이어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는 에퍼 출신이었으므로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이 따로 있다는 태도를 보일 배경이 없었다. 어려서부터 왕족으로 대접받았던 아리셀리스와 다른 점이었다. (본문 110쪽)

세간에 떠도는 말에 따르면 대장장이 왕의 힘과 마법사 왕의 힘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부딪히면 강렬한 반응을 일으킨 끝에 폭발한다. 그러나 우리 평범한 인간이 보기에 그들이 휘두르고 다니는 괴이한 힘은 다른 것이 아니라 모두 같은 종류로 분류해야 할 것이니 바로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힘이다. 그들을 세상에 풀어 놓은 것은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 아니요, 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언젠가 세상의 멸망이 일어난다면 두 힘이 충돌하는 데서 올지도 모를 일이다. (본문 124쪽)

나는 그녀를 어렸을 적부터 보았다. 밝고 활기찬 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간의 밝음을 어둡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위에 전통을 덧씌우는 것이다. 전통은 오랜 옛날 살았던 사람부터 지금 숨 쉬는 사람까지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강제적인 힘이다. 개인은 그 안에서 헤엄쳐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통은 활기찬 아이의 웃음을 비틀어 사제왕의 엄숙함으로 바꾸는 일을 어렵지 않게 해낸다. (본문 127쪽)

내가 그런 삶을 선택하는 바람에 대장장이 왕의 이름이 자꾸 퍼져 나갔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들이 신을 그냥 신이 아니라 대장장이 왕의 신, 줄여서 대장장이 신으로 부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에서도 나는 반성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며 내 이름을 떨치려고 했다. 신의 목소리, 혹은 그 뜻이 내게 다시 전달되는 일은 없었다. 나는 겉으로만 밝게 보이는 암흑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어두운 줄도 모르고 자신이 모든 것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오해했다. 모르는 대장장이를 만나 내가 그의 왕이라고 말하기를 즐겼다. (본문 132쪽)

아무튼 완성된 도끼는 왕이 쓰기에도 손색이 없는 것이었고 대장장이는 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의 능력을 빼앗지 않고 인정해 주었는데 내가 신의 능력을 받지 않았더라면 평생 노력해도 그의 경지에 이르렀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간혹 실력도 없으면서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들이 있었다. 나는 굳이 대결을 받아 주지도 않고 그냥 능력을 빼앗아 버렸다. 비록 대단하지는 않다고 해도 그들이 평생 단련한 결과물을 빼앗으면서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교만한 사람이 되었고 신이 나를 선택한 이유였을지도 모르는 예전의 작은 덕목들은 더 이상 내 안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피와 살과 가죽을 가진 인형이나 다름없었다. 단지 그 속에 신의 힘을 품고 있는 인형이었다. (본문 135쪽)

“그렇다면 뭘 만들어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까?” “사실 아직도 고민하는 중이야.” 나는 신에게 대장장이가 되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대장장이 중의 대장장이가 되고 나니 그 역할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데 어째서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말인가. 내 마음에 그런 생각이 자라기 시작했다. “신의 힘으로만 만들 수 있는 물건이라면 만족하시겠습니까?” 가르젠은 농담처럼 그렇게 물었지만 나는 그때 가르젠을 보고 있었다. 그는 혼자서 생각하고 말하고 보고 듣는다. 얼마나 정교한 기계인가? 그때 나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이나 다름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생명체를, 그중에서도 궁극의 생명체인 인간을 내 손으로 만들게 된다면, 그들이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나를 찬양하고 섬기며 살아간다면 대장장이 왕으로서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다른 자들이 내 뒤를 잇는다고 해도 내가 영원히 대장장이 왕 중 왕이 되는 것이 아닌가. (본문 139쪽)

“신은 우리에게 능력을 주셨으면서 왜 명령을 내리지 않고 침묵하시나요?” 어린 제자가 물었다. “이제 제법 그럴듯한 질문을 하는구나. 내 생각을 말하자면 신은 우리가 그 힘을 어떻게 쓰는지 시험하시는 거란다.” “시험요?” “그래, 대장장이 왕은 시험을 받는 자리야. 받은 힘을 자기 것이라고 여기면 그 순간부터 실수가 나오는 거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저지른 실수가 뭔가 하면.” 오카브의 입에서 쓴맛이 났다. (본문 142쪽)

”이 차는 땅의 선물입니다. 이걸 마셔야 산지의 혹독한 환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딜 수 있는 법입니다. 제국에 갇혀 식견이 좁은 학자였던 시절에는 몰랐으나 자연은 놀라운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더군요. 문제를 내민 곳 근처에 해답도 같이 주는 것이 자연입니다.” (본문 172쪽)

“그 말씀이 옳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련하게 자연에 대항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지금은 대항하지 않아도 미련한 일일 겁니다. 옛날 대장장이 왕 중 한 분이 말씀하셨죠. 사람이 세상을 이길 수는 없지만 때로는 세상에 대항하는 것에 사람의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본문 200쪽)

“그건 안 됩니다. 자유 동맹의 수도는 허가가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 자유 동맹이잖아요? 그런 건 자유가 뜻하는 게 아니에요.” “자유라는 말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상대를 죽이고 싶다고 칼로 찔러서 죽이면 그건 자유입니까?” (본문 263쪽)

“신은 우리에게 능력을 주셨으면서 왜 명령을 내리지 않고 침묵하시나요?”
“신은 우리가 그 힘을 어떻게 쓰는지 시험하시는 거란다.”

5권에서 단연 흥미로운 장면은 1권부터 5권까지 꼭 한 번씩 등장하여 작품 속 세계를 조망해 주던, ‘나, 이름 없는 관찰자’가 자신이 1대 대장장이 왕이었음을 밝히는 부분이다. 신이 능력을 부여할 정도로 특별했던 그는 막상 신의 능력을 얻고 나서는 공명심에 위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이 그런 삶을 선택하는 바람에 대장장이 왕의 이름은 자꾸 퍼져 나갔고, 그래서 결국은 사람들이 신을 그냥 신이 아니라 대장장이 왕의 신, 줄여서 대장장이 신으로 부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에서도 그는 반성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며 자신의 이름을 떨치려고 했고, 그 후로 신의 목소리, 혹은 그 뜻이 그에게 다시 전달되는 일은 없었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고, 가장 추악한 모습은 자기를 모를 때 나타난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산다. 내 행동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 결과, 여파를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산다. 그리고 모든 사유는 뒤늦게 아픔이 찾아올 때 피해를 당하고 적을 응시할 때 시작된다. ‘나, 이름 없는 관찰자’ 또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어마어마한 현실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때가 되어서야 그가 교만한 사람이 되었고 예전의 작은 덕목들을 더 이상 그 안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을 때 인간성과 공동체는 붕괴된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갈 때는 그 이후의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때 그 실체를 인식하기란 불가능하다. 없는 실체를 있는 존재로 만들려면 반드시 비유가 필요하다. 「대장장이 왕」 시리즈의 놀라운 점은 이 이야기가 앞에서 언급한 모든 것의 비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깊은 사유 없이는 써내려 갈 수 없는 이야기이다. 깊은 사유는 저절로 넓고도 쉬운 이야기가 되는 법이다. 이 방대한 서사가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려면 그들보다 강해야 했다.’
‘사람이 세상을 이길 수는 없지만 때로는 세상에 대항하는 것에 사람의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약자인 나만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찾아 헤매는 여정을 떠나다

대장장이 왕 에이어리가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아리셀리스에게 본래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하는 인사를 건네자, 아리셀리스는 “그 인사는 본래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하는 겁니다. 대장장이 왕으로부터 그 인사를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대장장이 왕은 “알고 있습니다, 아리셀리스 님. 저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라고 답한다. 데네브는 동생 칼디의 머뭇거리고 생각이 많은 성향을 세상 사람들이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째서 뻔뻔스럽게 굴면서 잘난 척하는 것만이 고귀한 인간의 징표가 되었을까 하고 안타깝게 여긴다. ‘나, 이름 없는 관찰자’는 루 도인 사제의 엄숙한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의 밝음을 어둡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강제적인 힘인 전통을 덧씌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테리아의 오빠는 제국으로 피난 가자는 아버지에게 제국은 끝났고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며 “정세를 냉정하게 파악해서 이길 것 같은 쪽의 편이 되어야 해요. 지는 쪽은 모든 것을 잃는다니까요?”라며 그게 요새 사람들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모두 인간과 인간 사이 힘의 양상을 포착하거나, 통념에서 벗어난 화두를 던지는 장면들이다.

통념에서 벗어난 글은 어렵게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시대에 대세인 캐릭터를 ‘시대적 인격’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각자도생으로 누가 더 강한가를 경쟁하는 곳이다. 사회적 약자가 경험을 드러내면 사소한 것임에도 불안하게 느껴지고, 가진 자의 논리는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사회에서 인간성은 어디를 향하게 될까. 모든 창작은 작가 고유의 사유를 거쳐, 작가의 몸을 통과해 걸러진 재현이다. 작가는 독자가 익숙한 말은 진부하게 여기고,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말에 호기심을 보이기를 기대하며 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악은 규범적이지만 강약은 맥락적인 개념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고정된 약자나 강자는 없다. 이야기 속에는 앞에서 언급한 장면 외에도 힘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양상이 소개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본격적인 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간 전쟁이 있다. 전쟁은 ‘진리는 하나’라는 확신 때문에 발생한다. 좋은 세상에서는 나쁜 사람이 잘 드러나지만, 나쁜 세상에서는 악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이 판타지 소설 속 인물들이 벌이는 절체절명의 힘의 대결을 바라보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이야기 속 세상이 절대 평화롭지만은 않기 때문이며,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약자인 나만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찾아 헤매는 나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허교범

198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비룡소에서 주최한 제1회 스토리킹에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로 당선되었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전 14권), 『불붙은 링을 뛰어넘는 소년』에 이어 「이리의 형제」 시리즈와 「대장장이 왕」 시리즈를 동시에 쓰고 있다.

그림/만화 구현성

보편적인 형식과 서사보다는 실험적이고 변칙을 추구하는 만화와 일러트스레이션을 작업하고 있다. 기존의 구조와 형태를 해체하거나 재구성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얻어지는 특이점과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대표작으로 [망상의 집] [smog] [unspace] [undead] 등이 있고, 『별무리』 『인코그니토』 등의 책과 여러 컨셉아트 포스터를 작업하였다.보편적인 형식과 서사보다는 실험적이고 변칙을 추구하는 만화와 일러트스레이션을 작업하고 있다. 기존의 구조와 형태를 해체하거나 재구성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얻어지는 특이점과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대표작으로 [망상의 집] [smog] [unspace] [undead] 등이 있고, 『별무리』 『인코그니토』 등의 책과 여러 컨셉아트 포스터를 작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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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대장장이 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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