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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이은정

이은정 지음
낭독자 ordiro 선영
포르체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4년 01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7월 14일 출간

총 시간
4시간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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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578.00MB)
ISBN 979114124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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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 이은정 총 5회
1회. 01 프롤로그

3분 8.00MB

2회. 02 1장 당신과 온기를 나눈다는 것

62분 142.00MB

3회. 03 2장 나의 오늘에 충실할 것

65분 149.00MB

4회. 04 3장 나에게 말을 건 생각들

72분 167.00MB

5회. 05 4장 슬픔을 딛고 다시 삶으로

48분 112.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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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고 쓰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인 이은정 작가의 생활 산문집이다. 흔히 우리가 ‘전업 작가’를 떠올리면 다소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은정의 생활 산문은 우리가 작가에 대해 품고 있던 환상을 깨뜨린다. 한겨울에 기름보일러를 땔 기름이 없어서 장갑을 끼고 글을 쓰고, 쌀 살 돈조차 없어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며 글 값 좀 달라 해야 하는 삶. 가난한 전업 작가 이은정은 때로 궁핍한 생활에 지치기도 하고, 문학을 집어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턱 끝까지 차오르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작가 이은정은 자신의 글을 좋아해주는 사람들, 잘 알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응원을 건네주는 사람들 덕에 끝까지 작가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은정의 이 말은 독자들이 전하는 응원과 위로가 곤궁한 작가에게 얼마만큼 크게 가닿는지 가늠해보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당장 내일이 막막한 오늘을 살아내면서도 문학을 향해 나아가는 이은정 작가를 문학이 외면받는 시대에 ‘대한민국에서 작가로 사는 삶’의 고단함을 알아차리길 바란다. 생의 마지막까지 작가로 살겠다고 다짐한 이은정에게 독자의 응원이 꿈으로 향하는 더 큰 확신으로 더해지면 좋겠다.

눈길이 닿는 곳, 발길이 향하는 곳에 사랑을 보내자
그렇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마음 수리공이 된다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특별한 이벤트 없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매일매일을 살면서도, 작가는 그 안에서 다른 누군가와 기쁨을 주고받았던 순간들을 포착하여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는 이은정의 마음가짐과 시선은 읽는 우리로 하여금 무심코 흘려보냈던 일상 속 행복을 깨닫게 한다. 이은정이 나열하는 따뜻한 날들의 기록은 소소해서 더욱 특별하다. 전세든 월세든 좋으니 들어와서 살라고 말해주었던 집주인 아주머니, 자신에게 마음 수리공이라고 말해주었던 전기 수리공 아저씨, 반찬을 나눠주고 싶어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집까지 찾아왔던 이웃집 할머니…. 이은정이 써 내려간, 누군가와 마음을 주고받은 날들의 기록은 우리가 크고 작게 응원과 사랑을 주고받았던 경험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손해 보고 싶지 않아 마음을 숨기며 점점 고립되어 가는 일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먼저 마음을 쓰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은정의 글은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고립감과 외로움을 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우리가 서로의 마음 수리공이 되어줄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되어줄 것이다.

비로소 애틋해진 나의 하루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된 것들에 대하여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인생의 실패가 자신을, 그리고 다른 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고 밝힌다. 여러 모양의 아픔을 수도 없이 겪으며 때로는 무너졌지만, 과거의 아픔이 자신을 성숙시켰음을 글을 통해 보여준다. 이은정이 적어 내려간 실패의 기록은 취업, 연애, 꿈, 뭐 하나 뜻대로 되는 것이 없는 우리에게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고, 처음이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너그러움이 되어준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더 성장하고 온전해진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나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계속해서 흔들리는 듯한 삶의 지반에 서툴게라도 발을 내디뎌본다. 더디게 나아가지만 물러나지는 않는다. 획일화된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작가의 용기는 흔들리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실패의 기록을 통해 희망을 비춰내는 이은정의 글이 독자분들의 마음에 희망의 빛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01 프롤로그
02 1장 당신과 온기를 나눈다는 것
03 2장 나의 오늘에 충실할 것
04 3장 나에게 말을 건 생각들
05 4장 슬픔을 딛고 다시 삶으로

내 말을 들은 주인아주머니는 대단히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람들이 집을 보러 많이 오는데 보통은 말없이 가버린다고. 계약하지도 않을 거면서 다시 돌아와 인사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가진 게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세도 좋고 월세도 좋으니 여기 와 살라고.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내 주인아주머니는 내 손을 꼭 잡더니 고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바르게 살면 좋은 일들이 생긴다고…. 그 말 때문에, 그 따뜻한 손 때문에, 나는 그만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여기 와서 글 열심히 쓰겠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나에게 아주머니는 더욱 반색하며 말했다.
“작가였구나! 좋은 작가가 되겠어.”
나는 그 집에서 쓴 소설로 문학상에 당선되어 소설가가 되었다.
- p.16-17, 기적은 가까이에 있다

“나는 전기 수리공이고, 작가님은 마음 수리공이네요.”
아! 마음 수리공이라니!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을 오랫동안 품고 살아갈 것 같았다. 그래, 나도 병든 마음을 글로 치유했었다. 쓰고 읽는 일만이 나를 구원해주었던 과거가 있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 누군가의 마음 수리공이 아닐까.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읽고 쓰는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 p.43, 마음 수리공

누가 먼저 마음을 쓰면 어떤가. 내 마음도 완전히 막혔던 때가 있었지만, 누군가 먼저 문을 두드려 주었고 나는 문 너머에 누가 있는지 궁금해서 문틈으로 마음 밖을 내다보곤 했었다. 조금씩 열다 보니 어느새 활짝 열고 먼저 안부를 묻기도 했다. 닫힌 문에 노크할 수 있는 용기가 마음을 얻고 사람을 얻는다는 생각에 확신이 생긴 날이었다.
- p.49, 닫힌 문에 노크하는 용기

따뜻함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장면을 줄곧 지켜보았다. 차가운 쪽은 물이 맺히지 않는다. 물방울이 맺히고, 주르륵 흐르다 넘치는 건 언제나 따뜻한 쪽이었다. 따뜻함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에 알맞은 온도다. 너무 뜨겁거나 차가우면 곤란을 겪는 상태가 꼭 생기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어찌 다를까. 사람이 흘러가야 하는 방향은 궁극적으로 온기가 있는 쪽이어야 함을 아로새기며 새날을 걷는다. 가슴에 결로나 곰팡이가 생긴 사람은 없는지 간간이 돌아보면서.
- p.66-67, 사람이 흘러가야 하는 방향

매달리는 것. 그게 철봉이든 꿈이든 나는 지금도 매달리는 것을 잘한다. 꿈에도 행복에도 계속 매달리고 있다. 그것들이 당장 내게 오지 않더라도 매달리다 보면 매달리는 방법을 알게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내가 아니까, 내가 알면 되니까. 막상 해보면 그 과정도 즐거운 순간이 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온몸을 바둥거리면서 매달리는 내가 기특하고 예쁜 그런 순간. 그 덕분에 나는 이렇게 잘 버티고 있다.
- p.117, 매달리기를 잘하는 아이

비단 사랑뿐만은 아니었다. 많은 걸 깨닫게 해준 ‘첫’들의 실패를 통해 나는 조금씩 인생을 배운 듯하다. 내 인생의 실패는 타인을 이해하는 아량도 덤으로 가지고 왔다. ‘첫’ 실수에 대해서는 대체로 용서를 베푸는 사람이 되었다. 때로는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하고, ‘첫’ 실패를 한 사람에겐 그 경험이 가져올 혜안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관대하지 않던가. 모험이든 도전이든, 실수든 실패든.
- p.133-134, 모든 인생은 날마다 처음

작가라는 신분에 솔직함이 제약이 된다는 말은 내가 겨우 쌓아가고 있는 내 인생에 대한 모독처럼 들렸다. 나는 솔직하지 못한 작가는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픽션이 됐든 논픽션이 됐든 글에는 반드시 글쓴이의 영혼이 들어가게 되어있는데,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의 글에서만 빛을 발하는 감동과 공감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 p.220, 참을 수 없이 부끄러울 때

문학마저 집어치우고 싶어질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내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내게 자꾸 손을 내미는 사람들. 내가 밥은 먹고 사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걱정하는 사람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나 대신 내 운명에 구애를 펼치는 사람들. 아무리 습작을 해도 삐걱대기만 하는 나의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울먹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이번 생에 내게 도착한 사람들. 나의 사람들.
나는 이제 계속 쓸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보답이라는 걸 알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번아웃이 온다 해도 극복할 문제지 포기를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 내가 작가가 되고 나서 받았던 모든 기적을, 기적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그러니 나는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
- p.281-282,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은정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2018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일간지에 짧은 에세이를, 계간지 《시마詩魔》에 ‘이은정의 오후의 문장’ 코너를 연재 중이다. 저서로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2020), 《눈물이 마르는 시간》(2019),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2020,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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