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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

신의 유무부터 블랙홀까지
찰스 세이프 지음 | 김동균 옮김
디케이제이에스(DKJS)

2024년 03월 31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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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8.80MB)
ISBN 979119865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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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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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잘것없는 숫자는 왜 우리에게 두려움과 경외를 불러일으키는가?”
지금껏 의심하지도, 알아채지도 못했던 제로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제로(0)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0이 없는 숫자 체계는 상상하기 어렵고 0의 존재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생활 구석구석에서 0은 다른 숫자와는 다르게 묘한 이질감을 드러낸다. 일단 키보드나 전화기의 숫자판을 보자. 맨 앞에 있는 숫자는 무엇인가? 0이 아닌 1이다. 크기대로 배열한다면(수직선에서처럼) 당연히 0이 첫 번째 자리에 와야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왜일까?
나이에서도 이런 어색함이 느껴진다. 아이가 태어나서 열두 달이 지나면 한 살이 된다. 그렇다면 아직 이 시점에 이르지 못한 아이는 0살이라고 해야 일관성이 있다. 하지만 0살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없다. 아이가 이제 6주가 되었다거나 아홉 달이 되었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0살이라는 표현을 애써 피한다.
한 세기의 시작은 언제일까? 0년은 없으므로 서기 100년의 나이는 99살이다. 100번째 생일은 101년 1월 1일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는 새천년의 시작이라며 요란스러운 기념일을 챙긴 바 있다. 사실 새천년은 2001년 1월 1일에 시작되는데 말이다.
이러한 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0이 본디 있었던 숫자가 아니라 아주 긴 시간이 지난 후 나중에야 발명된 숫자이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0이 필요하지 않았다. 0마리의 가축을 기록하거나 0명의 자녀를 셀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없는 것을 나타낼 숫자는 당연히 필요치 않았다. 0은 불필요했고 그래서 오랫동안 출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BC 300년 무렵 바빌로니아에서 자리 기호로서의 0이 발명되었다. 하지만 이때도 숫자를 구분하는 용도의 자리 기호였을 뿐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값을 갖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바빌로니아 기수법에서 0은 혼자 쓰일 수 없었고, 외톨이 0은 언제나 말썽을 피웠다.
보통의 수는 어떤 수에 그 자신을 더하면 다른 수가 된다. 1 더하기 1은 2이고, 2 더하기 2는 4이다. 그런데 0은? 아무리 더해봤자 0이다. 이처럼 0은 ‘어떤 수에 그 자신을 충분히 여러 번 더하면 다른 어떤 수보다 커진다’는 아르키메데스의 공리에 어긋난다. 또한 이 실체 없는 숫자에는 곱셈과 나눗셈 같은 수학의 가장 단순한 계산을 무너뜨릴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0을 곱하면 모든 수가 0으로 되돌아가 수직선이 붕괴하고, 0으로 나누면 논리학과 수학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0은 인류가 사용해온 숫자 가운데 가장 기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수였다. 수는 있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데, 0은 없는 것을 나타내는 숫자이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 유럽에서는 무(無)를 공포스럽게 생각했고 이단과 동일시했다. 유럽에서 수 세기 동안 0을 거부한 이유다. 0과 1은 아주 작은 차이지만, 없음과 있음의 엄청난 차이이고, 무에서 유의 창조이다. 0은 이처럼 인간이 고안해낸 것 중 가장 풍성하고도 위험한 개념이다. 피타고라스, 뉴턴, 페르마,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 그리고 오늘날의 천체물리학자에 이르기까지 전설적인 천재들도 모두 0 앞에서 고심했다. 이 사소한 숫자에 철학, 종교, 수학, 물리학의 근간을 뒤흔들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의 찰스 세이프가 쓴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는》 인류사의 각 분야를 넘나들며 0의 출현에서부터 억압, 성장 등을 일대기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책을 읽고 나면 분명 0이 다시 보일 것이다.
Chapter 0 아무것도 아닌, 그러나 비할 데 없이 막강한 숫자
Chapter 1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뒤흔들다 {0의 기원}
0 없는 삶
0의 탄생
무의 가공할 속성
Chapter 2 무는 무에서 나왔다 {0을 거부한 서양}
그리스 수철학의 기원
무한, 진공 그리고 서양
숨은 날짜
0번째 수
무의 크레바스
Chapter 3 험난한 여정 끝에 거둔 승리 {동양으로 간 제로}
0의 환생
아라비아숫자
나는 나 자신이다: 무
제로의 승리
Chapter 4 무한, 무, 진공 그리고 신의 존재 {제로의 신학}
금이 간 호두 껍데기
제로와 무
신성한 도박
Chapter 5 무한개의 0과 신앙심 없는 수학자들 {0과 과학혁명}
무한개의 0
0과 신비로운 미적분
신비주의의 끝
Chapter 6 무한대의 쌍둥이 {0의 무한한 속성}
허수
점과 대점
무한의 0
Chapter 7 절대적인 숫자 0 {0의 물리학}
열역학의 0: 절대영도
양자론의 0: 무한 에너지
상대성이론의 0: 블랙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Chapter 8 빅뱅의 0시와 블랙홀의 그라운드 제로 {시공간의 기원}
0의 추방: 끈이론
0번째 시간: 빅뱅
Chapter ∞ 제로의 최종 승리 {시간의 끝}
무한대와 그 너머로
부록 A
부록 B
부록 C
부록 D
부록 E
참고문헌

이 책은 제로(zero), 즉 0에 대한 이야기다. 0이 고대에 출현해 동양에서 성장과 번영을 이루고, 유럽 사회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 서양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현대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위협이 되어온 역사를 다룬다. 이는 또한 신비한 숫자 0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했던 학자, 신비주의자, 과학자, 성직자 등이 펼쳤던 힘겨운 투쟁의 기록이자, 동양의 아이디어를 난폭하다 싶을 정도로 거부했으나 결국은 실패한 서양의 헛된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순박해 보이는 숫자가 금세기 가장 탁월한 지성들까지도 뒤흔들고 과학적 사상의 전체 틀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역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_p.6, 〈Chapter 0 아무것도 아닌, 그러나 비할 데 없이 막강한 숫자〉 중에서

수의 값은 수직선에서 다른 수들과 비교된 위치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2는 1의 뒤와 3의 앞에 있으며 다른 곳에 있으면 2가 아니다. 하지만 처음에 0의 기호는 수직선에서 어떤 위치도 갖지 못했다. 그냥 기호였을 뿐이라 수의 서열 속에서는 아무 곳에도 놓일 수 없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우리는 0이 독자적인 값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때로 수가 아닌 것처럼 취급하여 숫자 0을 수 0과 아무 관련이 없는 듯 자리 기호로 사용한다. 전화기의 다이얼이나 컴퓨터 키보드의 위쪽에 있는 숫자 키들을 보자. 0은 자기 자리인 1 앞이 아니라 9 다음에 온다. 자리 기호로서의 0은 어디에 있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수의 배열 가운데 어디에나 놓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0이 명확한 독자적 값을 가지므로 수직선 위에서는 아무 곳에나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0은 양수와 음수를 가르는 수이다. 0은 짝수이며 1의 앞에 온다. 0은 수직선 위에서 -1과 +1 사이라는 분명한 위치에 있어야 하며 다른 곳에 있으면 0이 아니다. 그런데도 0이 전화기 다이얼의 아래와 컴퓨터 숫자 키들의 끝에 있는 이유는 우리가 뭔가를 셀 때는 항상 1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_pp. 24-25, 〈Chapter 1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뒤흔들다〉 중에서

하루의 첫째 시간은 자정의 0초부터 시작하고, 둘째 시간은 오전 1시부터 시작하며, 셋째 시간은 오전 2시부터 시작한다. 곧 우리는 첫째, 둘째, 셋째라는 방식으로 서수를 이용하여 세면서, 시간은 0, 1, 2라는 기수를 이용하여 나타낸다. 이것이 맞는 방법이건 잘못된 방법이건 우리 현대인은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익숙하다. 아이가 태어난 뒤 열두 달을 보내면 한 살이라고 말하는데, 이처럼 1년을 살고 난 후에야 한 살이라고 한다면, 아직 이 시점에 이르지 못한 아이들은 0살이라고 하는 게 일관성 있는 선택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6주가 되었다거나 아홉 달이 되었다고 말하며, 0살이라는 어색한 표현을 피하면서 현명하게 대처해왔다. _pp. 80-81, 〈Chapter 2 무는 무에서 나왔다〉 중에서

제로(zero)라는 말에서도 인도와 이슬람의 뿌리가 감지된다. 이슬람인은 인도숫자와 함께 0도 받아들였다. 0의 인도 이름은 공(空)을 뜻하는 수냐(sunya)였는데, 아랍으로 건너와 시프르(sifr)가 되었다. 서양의 몇몇 학자는 새로운 이 수를 동료 학자에 소개하면서 라틴어 발음과 유사하게 시프르를 제피루스(zephirus)라 썼고 이것이 오늘날 제로(zero)의 어원이 되었다. 다른 서양의 학자들은 그다지 심하게 바꾸지 않고 시프라cifra라고 불렀으며 여기서 사이퍼(cipher, 암호)라는 말이 나왔다. 이 새 숫자 표기법에서 0은 워낙 중요했기에 사람들은 다른 숫자들까지 모두 사이퍼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숫자를 뜻하는 프랑스어 시프르(chiffre)는 여기서 유래했다. _p. 96, 〈Chapter 3 험난한 여정 끝에 거둔 승리〉 중에서

데카르트에게 0은 무한과 마찬가지로 신의 영역을 의미했다. 예수회 교육에 충실했던 데카르트는 옛 아리스토텔레스의 교리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0과 무한을 이용해 신의 존재에 대한 예전 증명 방식을 대체하려고 노력했다. 고대인과 마찬가지로, 데카르트는 지식을 포함한 모든 것이 무에서부터 창조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모든 생각, 철학, 관념 및 발견이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뇌에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움은 단지 머릿속에 새겨져 있는 우주 운행의 법칙을 해독해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우리 마음속에 무한한 완전 존재에 대한 개념이 있으므로, 데카르트는 이 무한하고 완전한 존재인 신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모든 존재는 신보다 못하고 유한하며, 신과 무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무한대와 0의 조합인 것이다. _p. 124, 〈Chapter 4 무한, 무, 진공 그리고 신의 존재〉 중에서

미분 방정식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적인 수식들과 다르다. 일상적인 수식은 어떤 수를 넣어주면 다른 수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기계와 같다. 미분 방정식도 일종의 기계이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어떤 수식을 넣어주면 다른 수식을 내놓는다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공이 등속으로 움직인다’라거나 ‘공에 힘이 가해진다’와 같이 주어진 상황에 관련된 조건을 묘사하는 수식을 넣으면 ‘공이 직선으로 움직이거나 포물선으로 움직인다’와 같은 얻고자 하는 답이 담긴 수식이 나온다. 이처럼 하나의 미분 방정식이 셀 수 없이 많은 수식 법칙을 지배한다. 나아가 미분 방정식은 소소한 수식 법칙들처럼 때로는 성립하고 때로는 성립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제나 성립하므로 보편법칙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우리는 대자연의 구조를 엿볼 수 있다. _pp. 155-156, 〈Chapter 5 무한개의 0과 신앙심 없는 수학자들〉 중에서

0과 무한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동등하지만 반대이고, 음과 양이며, 수의 영역 양극단에서 동등한 힘을 갖는 맞수이다. 골치 아픈 0의 속성은 무한대의 기이한 힘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0을 연구하면 무한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밝히기 위해 수학자들은 원이 선이 되고, 선이 원이 되며, 0과 무한대가 양극에 자리 잡은 환상의 세계를 탐험해야 했다. _pp. 172-173, 〈Chapter 6 무한대의 쌍둥이〉 중에서

수학자들이 0과 무한대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동안 물리학자들도 자연에서 0과 마주치기 시작했다. 0은 수학을 넘어 물리학으로 건너왔다. 열역학에서 0은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가능한 가장 낮은 온도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0은 별들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괴물 같은 블랙홀이 되었다. 양자역학에서 0은 무한하고 어디에나 있으며 심지어 가장 깊은 진공에도 존재하는 기이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무에 의해 행사되는 유령과 같은 힘의 근원이기도 했다. _pp. 205-206, 〈Chapter 7 절대적인 숫자 0〉 중에서

0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나란히 놓인 곳에 존재한다. 0은 두 이론이 만나는 곳에 살면서 두 이론을 충돌시킨다. 블랙홀은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에 내포된 0이며, 진공 에너지는 양자역학의 수학에 나타나는 0이다. 우주 역사상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사건인 빅뱅은 두 이론 모두의 0이다. 우주는 무에서 나왔는데 두 이론 모두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실패했다. 빅뱅을 이해하려면 물리학자는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결합해야 한다. 물리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하여 몇 해 전부터 상당한 성과를 얻었는데, 그 결과 중력의 양자역학적 본질을 해명하는 괴물 같은 이론이 만들어져서 우주의 창조 자체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그들이 해야 했던 것은 0을 추방하는 것뿐이었다. _p. 250, 〈Chapter 8 빅뱅의 0시와 블랙홀의 그라운드 제로〉 중에서

물리학의 커다란 수수께끼 뒤에는 항상 0이 있다. 블랙홀의 무한한 밀도는 0으로 나누기다. 무에서의 창조를 낳은 빅뱅도 0으로 나누기다. 진공의 무한한 에너지도 0으로 나누기다. 하지만 0으로 나누는 것은 수학의 막을 찢고 논리학의 틀을 망가뜨린다. 나아가 과학의 근저 자체를 약화하는 위협이 된다. _p. 277, 〈Chapter ∞ 제로의 최종 승리〉 중에서

없는 것을 나타내는 신의 경지, 제로
무, 무한, 진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

서양에서는 0을 오랫동안 거부했다. 수와 도형을 동등하게 바라본 덕분에 고대 그리스인은 기하에 능통했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으로는 0을 숫자로 여길 수 없었다. 0을 나타내는 도형이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0을 오랫동안 서양에 발붙일 수 없게 만들었다. 그에 따르면 천구는 각자의 자리에서 천천히 회전하며 온 우주에 퍼지는 천상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정지한 지구는 회전의 원동력이 될 수 없으므로 안쪽 천구는 그다음 바깥쪽 천구에 의해 움직여야 하고, 그 바깥쪽 천구는 다시 그다음 바깥쪽 천구에 의해 움직여야 하며, 이 과정이 되풀이된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무한은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므로 필요하지도 않고 사용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무한대가 없으니 천구의 수도 유한하고, 따라서 맨 바깥의 천구를 움직여줄 천구도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운동에는 궁극의 원인이 있어야 하고, 그 궁극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바로 ‘신’인 것이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의 교리를 의심하는 것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과 같았다. 그의 말처럼 무한이 없다면 무한과 쌍둥이 개념인 무(無와) 진공(0)도 없다.
반면 동양에서는 0이 번성했다. 인도 수학자들은 그저 0을 받아들이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인도인은 1÷0이 무한대임을 깨달았고, 12세기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는 “분모가 0인 분수는 무한한 양이라고 일컫는다. 여기에 어떤 수를 더하든 빼든 아무런 변화도 없다. 영원불변의 무한한 신에게 어떤 변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했다. 0과 무한대에서 신이 발견된 순간이다. 이후 0은 인도에서 이슬람에 전해졌고, 서양은 결국 이슬람으로부터 0을 받아들였다. 0은 아무것도 아닌 무(無)이지만, 피타고라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연한 논리를 파괴할 만큼 그 힘이 강력했기에 먼 길을 돌아 서양에 받아들여졌다. 0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


“철학과 종교, 수학과 물리학의 가장 깊숙한 곳에 0이 있었다!”
철학과 과학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펼쳐지는 제로의 연대기

철학과 종교뿐이 아니다. 0의 활약은 미술, 수학, 물리학에서도 두드러진다. 15세기 화가들은 아마추어 수학자였다. 1425년,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의 세례당 건물을 그리면서 그 중앙에 길이도 너비도 높이도 없는 0차원의 점을 놓았다. 화폭 위의 미세한 0차원 물체가 바로 소실점이다. 소실점은 관찰자로부터 무한히 먼 곳을 나타낸다. 그림 속 물체는 관찰자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소실점에 더 가까워지면서 계속해서 작아진다. 그리하여 관찰자로부터 충분히 멀어지면 사람이든 나무든 건물이든 모든 물체가 0차원의 점이 되어 사라진다. 그림 중앙의 0은 무한한 공간을 담고 있다. 이 소실점 덕분에 그림은 생생하게 살아나 3차원의 실물과 흡사해진다. 소실점은 0과 무한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소실점은 대부분의 우주가 작은 점 하나에 모이게 한다. 이는 과학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인 일종의 특이점(singularity)이기도 하다.
자연의 언어라고 불리는 미적분에서도 0은 대활약을 펼친다. 뉴턴은 0을 0으로 나눈다는 부실한 토대 위에서 미적분의 논리를 전개했다. 그리고 열역학에서 0은 넘을 수 없는 장벽이자 가능한 가장 낮은 온도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별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괴물 같은 블랙홀이 되었으며, 양자역학에서는 무한하고 어디에나 있으며 심지어 가장 깊은 진공에서도 존재하는 기이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다.
책은 이처럼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0의 활약을 숨 가쁘게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개념과 역사가 자연스레 습득되고, 철학자와 수학자 그리고 과학자의 인간적인 면면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대중의 오해와 달리 수학자는 가장 명석한 작가이기도 하며, 세이퍼는 그 좋은 예이다.”
_「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투션(Atlanta Journal Constitution)」

“이 매혹적인 연대기에서 제로는 벅찬 지적 수수께끼로 등장한다. 물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_「북리스트(Booklist)」

“세이퍼의 이야기는 역사와 철학에서 과학과 기술로 매끄럽게 이동하며, 복잡한 아이디어를 명료하게 제시한다.”
_「댈러스 모닝뉴스(The Dallas Morning News)」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제로가 인류가 고안해낸 아이디어 중 가장 풍부하고 가장 위험한 아이디어라는 세이프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독자는 없을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작가정보

(Charles Seife)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뉴욕대학교 언론학 교수.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수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예일대학교에서 확률이론과 인공지능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이언스」 「뉴 사이언티스트」 「이코노미스트」 「와이어드」 등의 유명 매체에 글을 썼다.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는 「뉴욕타임스」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펜/마르타 알브랜드 상(PEN/Martha Albrand Award)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만물해독』 『알파와 오메가: 우주의 시작과 끝을 찾아서(Alph and Omega)』 등이 있다.

미국 대형 회계법인과 다국적 기업의 M&A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귀국, LG전자 전략기획실에서 일했으며 이후 넥슨 모바일과 게임하이의 해외사업을 책임지다가 독립하여 게임 개발사를 경영했다. 20여 년간 실무에서 경험한 재무, 금융, 세무, 마케팅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의 스마트폰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재테크 스타트』를 썼으며, 옮긴 책으로 『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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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
    신의 유무부터 블랙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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