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무기여 잘 있거라 / 킬리만자로의 눈 /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2024년 02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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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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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인과 바다</b>
노인과 바다…11
<b>무기여 잘 있거라</b>
제1편…79
제2편…149
제3편…221
제4편…286
<b>킬리만자로의 눈</b>
킬리만자로의 눈…377
<b>해는 또다시 떠오른다</b>
제1편…407
제2편…466
제3편…612
<b>헤밍웨이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b>
헤밍웨이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635
헤밍웨이 연보…678
불굴의 인간 표상《노인과 바다》
전쟁과 인간 그 부조리의 비극《무기여 잘 있거라》
결코 닿을 수 없는 이상향《킬리만자로의 눈》
‘잃어버린 세대’ 슬픈 자화상《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b>미국 현대문학의 개화기 ‘잃어버린 세대’</b>
‘로스트제네레이션(Lost Generation)'의 작가들. 그 잃어버린 세대란, 전쟁의 체험 때문에 종교도 도덕도 인간적인 정신도 모두 무너져 희망을 잃고 절망과 허무에 빠진 미국의 젊은 지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들은 거의 18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로, 그들의 나이가 마침 병역 적령기일 때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그들도 유럽 전선에 나가야 했다. 그들은 전쟁의 쓰라린 경험을 안고 돌아와, 전후 환멸의 분위기 속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하여 미국 문학을 이끌었다. 퓰리처상, 노벨문학상 수상자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대표적 작가이다.
<b>《노인과 바다》</b>
《노인과 바다》는 1952년 〈라이프〉지 9월 1일호에 게재되어, 9월 8일 스크리브너사에서 출판되었다. 헤밍웨이의 말을 빌리면 ‘200회가 넘게 되풀이해 읽고 고쳐 쓴’ 끝에 일 년 뒤에 완성, 발표했다고 한다. 이 작품으로 1953년도 퓰리처상, 그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헤밍웨이 생전에 출판된 마지막 작품으로, 아름다움과 힘이 넘치는, 거장 헤밍웨이의 맨 마지막 역작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노인과 바다》의 주제는 인내와 용기다. 샌티아고 노인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용기와 인내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헛된 결과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그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남자답게 견디고 절대로 패배자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패배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인간은 비록 죽임을 당할지라도 결코 패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샌티아고 노인의 신조였다.
거대한 다랑어는 노인의 적수이자 친구다. 노인은 물고기와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지만, 그것은 증오나 미움의 감정이 아니라 애정이 바탕에 깔린 싸움이었다. 죽여야 하는 상대이지만 그 때문에 더욱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결국 잡은 다랑어를 상어 떼에 빼앗기고 말자 ‘내가 우리 둘 다 망쳐 버렸구나’하며 후회한다.
샌티아고에게는 ‘잃어버린 세대’가 갖는 상처는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는 인간이 싸우고 괴로워하고 죽어야 하는 운명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용기를 가지고 상대와 맞싸울 때는 반드시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는 존재이다. 샌티아고는 좌절하지도 않고 생명을 잃지도 않는다. 그는 물고기를 온전히 건사하여 가지고 돌아오지도 못하고, 너무나 지쳐 오두막에 들어가 쓰러져 버린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도 않고 환멸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격렬한 노동 뒤의 깊은 단잠 속에서 다시 사자를 꿈에 본다. 샌티아고는 승리자이다. 그러나 그 승리는 결코 세속적인 것이 아니다. 그의 예사롭지 않은 모습에서 인간의 비극적인 운명을 느낄 수 있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고독한 늙은 어부의 순수한 행동을 통해 이른바 문명에 따르는 안이감·침체감·정신적 마비에서의 탈출을, 다시 말해 인내·용기 그리고 근본적인 인간정신의 해방을 지향한다.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 문학의 총결산으로 허무에서 긍정적 세계로 돌아온 그의 철학 체계의 마지막 귀결점이다.
<b>《무기여 잘 있거라》</b>
《무기여 잘 있거라》는 헤밍웨이의 두 번째 장편으로, 1929년 스크리브너사의 잡지 〈스크리브너즈〉에 연재된 뒤, 9월 말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 작품은 헤밍웨이가 수없이 퇴고를 거듭한 것으로 유명한데, 맨 마지막 장은 열일곱 번이나 고쳐 썼다고 한다.
주인공 헨리 프레더릭은 미국인이지만 이탈리아군 중위로서 부상병 수송부대에 근무한다. 어느 날 포탄을 맞아 다리에 부상을 입고 적십자병원에 입원하는데, 그곳에서 간호보조 캐서린 버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회복된 뒤 그녀와 앞날을 약속하고는, 임신한 연인을 뒤에 남기고 다시 전선으로 향한다. 이탈리아군 패배로 대규모 후퇴의 와중에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캐서린에게로 돌아가, 함께 스위스로 탈출한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그들에게 영원한 행복을 안겨주진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난 밤, 헨리는 혼자 빗속을 걸어 호텔로 간다. 그 상실감은 그 무렵 헤밍웨이의 삶의 부조리를 확인한 체념과 맞닿아 있다. 인간은 져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생각은 헤밍웨이의 신념이었다.
헤밍웨이 자신의 근원적인 체험을 모티프로 하면서도, 그는 이 작품에서 삶의 부조리에 지고 마는 인간의 보편적인 비극을 독특하고 간결한 필치로 정감 있게 그렸다. 거기에는 천성인 재능에 덧붙여 작가적 상상력이 충분히 드러난다. 젊은 시절에 실제로 겪은 일에 너무 기대지도 않고, 엄청난 스케일의 비극을 창조해 얻은 《무기여 잘 있거라》는 단편만이 아니라 장편작가로서의 헤밍웨이의 가능성과 역량을 증명해 준 기념비적인 수작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무기여 잘 있거라》의 가장 압권인 부분은 카포레토 패주 장면이다.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을 면밀히 조사하여 거기에 자신의 경험과 작가적 상상력, 그리고 1922년 그리스·터키전쟁 때 종군기자로서 목격한 그리스군의 퇴각 장면을 더하여 카포레토의 패주를 묘사했다. 비와 진창 속에서의 철퇴, 지휘계통의 혼란, 탈주병의 속출, 야전헌병의 즉결처형, 피난민들의 고통 등이 마치 실제 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것이 얼마만큼 카포레토 패주의 진실을 뚜렷이 나타냈는지는, 무솔리니가 이 작품을 발매금지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카포레토 패주 묘사가 이탈리아군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렸다는 이유였다. 전쟁의 실태를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그 때문에 발매가 금지되었다. 진실을 추구하는 작가에게 이 이상의 명예는 없다.
<b>《킬리만자로의 눈》</b>
《킬리만자로의 눈》은 1936년 발표한 헤밍웨이의 대표 단편이다. 그전까지 헤밍웨이는 작품에서 사회적 관심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으나, 《킬리만자로의 눈》에서는 빈부의 문제, 작가의 사회적 관심이 자조적인 형태로 희미하게나마 나타나 있다.
이 작품에서 헤밍웨이는 물질적인 풍족함과 여자가 주는 안락함을 예술가를 파멸로 이끄는 가장 큰 요소로 보고 있다. 작가로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해리는 돈 많은 미망인 헬렌과 결혼해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헬렌의 보살핌으로 안락과 쾌락에 빠져 작품 쓰기를 계속 미뤄왔다. 그런데 사냥 중에 다리에 작은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것이 괴저(壞疽)로 악화되면서 킬리만자로 산기슭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을 눈앞에 둔 해리는 그제야 작가로서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난날을 후회하고 아쉬움을 느낀다. 그는 헬렌이 자신의 앞날을 망쳤다고 원망하며,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킬리만자로의 눈 덮인 정상을 꿈꾸며 자신을 구하러 올 비행기를 기다린다. 문득 해리는 비행기에 탄 채 킬리만자로의 눈 덮인 정상을 내려다본다. 그가 늘 꿈꿔왔던 예술가로서의 이상향, 그러나 그는 끝내 그곳에 닿지 못한다.
이 작품의 서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엔 얼어붙은 표범의 사체가 하나 있다. 도대체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무엇을 찾고 있었던 것인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지막 순간에 해리는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b>《해는 또다시 떠오른다》</b>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헤밍웨이가 27살 때인 1926년 10월에 발표한 첫 장편으로, 이 작품으로 그의 이름은 단번에 유명해진다. 초판이 그해에만 2만 6천 부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27살의 젊은 신인작가로서는 더없이 화려한 출발이었다.
속표지에는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입니다.”라는 거트루드 스타인 여사의 유명한 문장이 실려 있다. 분명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풍속소설이자 청춘소설로, 전쟁에 휘말린 젊은 세대의 전후 반응을 가장 먼저 작품화한 소설이다. 헤밍웨이 자신도 참전했다가 이탈리아 전선에서 부상당했었다. 전쟁을 직접 겪은 젊은이가 그려낸 세대적인 자화상이란 점에서 높은 평판을 받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참혹한 전쟁을 직접 겪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잃어버린 세대’이다. 이 작품의 절정인 팜플로나 축제 대목은 단순히 힘차고 역동적인 투우 묘사가 중심이 아니다. 마음속에 상처와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자연과 활력을 절실하게 추구하며, 낚시와 투우가 주는 충실감과 생명감이 싱싱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본질적으로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전후세대의 환멸을 그린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단순히 소박한 생명력을 찬미하는 소설도 아니다. 이러한 두 대조적·대립적인 태도와 모티프가 뒤얽혀 이 작품의 싱싱한 활력의 원천을 이룬다. 청춘은 언뜻 날카롭고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질기고 방자한 강인함을 감추고 있다. 그러한 젊음의 본질을 무심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정보
번역 양병탁
역자 양병탁은 일본 도쿄고등사범학교를 거쳐 인디애나대 대학원 졸업하다. 경희대학교 교수 및 사범대학장을 역임하다.
지은책에 《미국문학사》《미국문학의 이해》《미국소설의 전통》 등이 있고, 옮긴책에 멜빌《백경》 호돈《주홍글씨》 C.브론테《제인 에어》 스타인벡《에덴의 동쪽》 스위프트《걸리버여행기》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 헤밍웨이《무기여 잘 있거라》, 평론에 〈영문학상에서 본 자연정신〉 〈헤밍웨이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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