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과학
2024년 04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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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5540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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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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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새로이 개정하여 발간하는 이 책은 그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쏟아져 나온 이슈를 종합하여 더욱 복잡해진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통찰을 제시한다. 인간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생성형 AI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다룬 ‘컴퓨터과학’ 장과, 유전자가위 등의 기술로 더욱 우수한 종류의 작물과 인간을 만들어낸 ‘생명공학’ 장을 추가하여, 오늘날 첨예한 논란을 낳고 있는 과학기술들의 역사를 되짚고 더 나은 미래상에 살짝 발을 담글 수 있도록 안내한다.
추천의 말 2: ‘이해’를 넘어 ‘감동’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과학책
들어가며
여행에 앞서
연표 우주, 인류, 과학 역사의 결정적 순간
1부 생명을 탄생시킨 우주의 신비
1장 우주, 가장 보잘것없던 점이 광활한 천체를 이루기까지
2장 지구, 용암으로 들끓던 지옥이 최초의 생명을 품기까지
3장 바다, 고요한 침묵의 세계에서 역동적 약육강식의 세계로
4장 대륙, 지상을 정복한 히어로들의 파란만장한 진화 활극
5장 조상, 숨어 지내던 포유동물이 유인원으로 도약하기까지
2부 문명의 배를 탄 인류의 항해
6장 인류, 나무 위에서 내려와 지구 최강의 포식자가 되기까지
7장 무기, 들소를 겨누던 창촉에서 지구를 뒤흔든 핵폭탄으로
8장 농업, 생존을 보장하는 도구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로
9장 문자,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킨 결정적 힘
3부 생명, 문명, 우주로 나아간 과학
10장 컴퓨터, 창조자의 두뇌를 닮아가다 이를 넘어서기까지
11장 생명공학, 유전자 발견을 넘어 신의 설계도에 다가선 인간
12장 천문학, 천상의 질서를 뒤흔든 도전과 혁신의 지성사
13장 빅뱅, 우주 최고의 미스터리 앞에 선 인류의 과제
들어가며
다시 고개 들어 지평선을 보죠. 지금 지평선을 향해 출발한다면 인류 문명의 역사는 0.1초도 안 걸려 지나치게 됩니다. 하지만 지평선에 도달하려면 종일 걸릴 겁니다. 아마 중간에 다리 아파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138억 년이라는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인류 문명의 역사는 그냥 눈 깜짝할 사이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이렇게 우주의 역사는 정말 깁니다. 게다가 우리는 미래까지 다녀올 예정입니다. 이 여행의 스케일은 지금껏 여러분이 해왔던 여행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만큼 색다르고 놀라운 풍경들로 가득하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_12~13쪽
1장 우주
예를 들어 지구가 갑자기 부풀어 올랐다고 생각해보세요. 한국의 서울과 미국의 뉴욕 사이의 거리가 그만큼 멀어지겠죠?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간이 커지면 별과 별 사이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지는 거예요. 지금 여러분이 책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계속 멀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멀어지기 싫다면 그 별을 향해 초속 25km로 계속 달려가야 하죠. 초속 25km면 총알보다 25배 더 빠른 속도입니다. 그래봤자 가까워지기는커녕 간신히 멀어지지만 않을 뿐이지만요.
다만 가까이 있어서 강한 중력으로 서로 끌어당기고 있는 별들은 쉽게 멀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은하에 속해 있는 별들은 끼리끼리 중력으로 잘 붙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멀어지지 않죠.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 이 우주는 별 변화가 없어 보이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공간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고 저 멀리 다른 은하의 빛나는 별과 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죠.
_32~33쪽
2장 지구
만약 해변의 웅덩이나 돌 틈에서 생명체가 탄생해야 했다면 수없이 밀려드는 밀물과 썰물의 등쌀에 애써 생겨난 물질들이 순식간에 휩쓸려 가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났을 겁니다. 더군다나 당시엔 달이 훨씬 가깝다 보니 물을 끌어당기는 힘이 몇십, 몇백 배는 커서 밀물과 썰물이 초대형 쓰나미 수준이었죠. 게다가 바다가 물러가면 태양의 강력한 자외선이 물질들을 파괴합니다.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두꺼운 지금도 해변에 나가면 살갗이 타는데, 오존층도 없었던 당시엔 말할 것도 없이 더 강력한 파괴가 일어났을 겁니다.
그런데 열수분출공에는 딱 좋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뿜어 나오는 물의 흐름에 따라 물질들이 여기저기 쌓이면서 만들어진, 10분의 1mm밖에 안 되는 미세한 미로들이죠. 바로 이 곳에서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결합과 분해를 거듭하며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미로들 속에 쌓여갈 수 있었습니다. 열수분출공은 화학 실험실이면서 공장이며 동시에 창고이기도 했던 겁니다. 그러니 바로 이곳에서 40억 년 전 뭔가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_58~59쪽
3장 바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의 크기와 일정한 형태를 가진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대부분 흐물거리는 젤리 같은 부드러운 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형태도 단순해서 눈이나 입, 지느러미, 다리 같은 기관들은 찾아볼 수 없죠. 나뭇잎처럼 생겨 물결에 따라 출렁거리는 샤르니아Charnia, 납작하고 널찍한 둥근 매트 모양의 디킨소니아Dickinsonia, 짚신 발자국처럼 생긴 스프리기나Spriggina는 움직임이 매우 느려서 물결에 몸을 맡겨 떠다닌다든지 간신히 몇 밀리미터씩 스르르 미끄러져 가는 것이 다입니다. 지금 생물에 비하면 좀 심심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림의 미학’ 같은 매력이 있는 풍경입니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잘 어울린달까요?
_77~78쪽
4장 대륙
그런데 이런 생존 방식이 물고기의 상륙에 뜻하지 않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물속 덤불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데는 지느러미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물론 아주 작은 물고기는 덤불에 걸리지 않으니까 상관없었지만, 웬만큼 큰 물고기는 빠르게 수영하는 것보단 기어 다니는 것이 나았습니다. 바로 이런 필요가 지느러미를 변화시킵니다. 진화를 통해 물갈퀴와 몸 사이에 뼈가 생겨나고 길어지면서 점점 다리가 되어갔고, 물갈퀴에도 뼈가 생겨나며 발의 모습을 닮아갔죠. 구부렸다 펼 수 있는 다리와 덤불을 헤집을 수 있는 발을 이용해 물고기는 어기적거리며 좀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비유해보면 에우스테놉테론Eustenopteron에게서는 어깨에서 팔꿈치까지가 진화했고, 그 뒤를 이은 틱타알릭Tiktaalik은 팔꿈치에서 손목 위까지, 아칸토스테가Acanthostega는 손까지 생겼죠. 아칸토스테가는 악어와 비슷한 생김새로 엉금엉금 기어 다닌 최초의 물고기이며 얕은 물가에서 작은 먹잇감들을 잡아먹으며 살았습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 치열한 경쟁은 물속을 휘젓던 얇은 물갈퀴를 단단한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팔다리로 변화시킨 겁니다.
_99쪽
5장 조상
이제 새로운 진화의 주인공은 천적들을 피해 나무 위로 올라갔던 포유류였습니다. 그중 하나인 카르폴레스테스Carpolestes는 무게 100g, 크기 15cm에 불과했죠. 메기스토테리움에게 잡힌다면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크기였으므로 나무에 단단히 매달려 있지 않고서는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편평하고 딱딱한 발로는 나무에서 버틸 재간이 없기에 카르폴레스테스의 발은 독특하게 진화했습니다. 발가락들은 길었고, 심지어 안쪽 발가락은 마치 우리의 엄지손가락처럼 움직여 다른 발가락과 함께 나뭇가지를 움켜쥘 수 있었죠. 게다가 발톱 역시 남달랐습니다. 이전에는 늑대나 고양이, 독수리처럼 삐죽 나온 갈고리 모양의 발톱이었지만 카르폴레스테스의 신형 발톱은 인간들의 손톱처럼 납작하게 살 위를 덮고 있었죠. 덕분에 발톱 밑에 살이 있는 부위로 나무줄기를 좀 더 섬세하게 느끼며 정확한 자세로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_131~132쪽
6장 인류
그럼에도 불은 분명히 쟁취할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맹수들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보호 수단이기도 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탁월한 조리 수단이었기 때문이죠. 조상들이 많이 먹었던 고구마 같은 덩이뿌리나 동물의 고기는 불에 구워 먹으면 소화흡수가 훨씬 잘 됩니다. 그리고 불을 이용해 고기를 구우면 생고기일 때보다 훨씬 오래 저장해서 먹을 수 있고 기생충도 예방할 수 있죠. 먹을 것도 많아지고 소화도 잘되고 여러모로 편해졌던 거죠.
이러한 효과적인 영양섭취 방법은 인간의 중요한 특징인 ‘큰 뇌’가 생겨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인간의 뇌는 무게로는 전체의 3%에 불과한데도 에너지는 20%나 쓰는 부담스러운 신체 기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불을 쓸 줄 알았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경우, 조상들보다 덩치가 60%나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빨은 더 뭉툭하고 장의 길이도 더 짧았습니다. 불 덕분에 장과 이빨이 클 필요가 없었던 거죠. 대신 뇌는 약 1,000cc로 커지면서 현대인의 뇌 크기인 약 1,400cc에 근접하게 됩니다. 괜히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몰래 훔쳐와 인간에게 줬다는 내용이 있는 게 아닌가봐요. 불이 없으면 인간도 있을 수 없었던 거죠.
_164~165쪽
7장 무기
핵폭탄이 그렇게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물질 속에 숨겨져 있던 ‘핵분열’이라는 새로운 에너지 때문이었습니다. 핵분열은 화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빛과 열을 만들어냈고 사실상 또 하나의 태양이 생겨난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실제로 핵폭발이 일어나면 불덩어리가 생겨나는데 그 중심온도가 1억 도를 넘는다고 하니 태양의 중심온도 1,500만 도에 비하면 오히려 더 뜨겁습니다. 불과 500여 년 전 조잡한 화약을 터뜨려 간신히 돌덩이를 날려 보내던 사람들이 이젠 태양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겁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죠. 더 강한 핵폭탄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영국의 장궁에 맞서 프랑스가 대포를 내놨듯이 미국의 핵폭탄에 맞서 소련은 인류 최강의 폭탄을 만들어냅니다.
_202쪽
8장 농업
이렇게 농경은 토양 침식이든 토양 염화든, 결국 토양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수량이 풍부한 지역은 토양 침식 문제가 발생하고, 강수량이 부족한 지역은 토양 염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생각보다 농업은 자연친화적인 산업이 아닌 겁니다. 공업과 똑같이 환경을 파괴하며 토양이라는 자원을 이용하는 ‘산업’이죠. UN에 따르면 이미 침식과 염화, 산성화 등으로 토양자원의 33%가 황폐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속도로 토양이 계속 파괴될 경우 60년 후에는 지구상에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는 토양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 예상했죠. 위의 지도는 2002년 침식으로 인한 토양 파괴 지역을 나타낸 것인데 위험을 나타내는 빨간색이 굉장히 넓게 퍼져 있습니다. 너무 춥거나 건조한 지역, 열대우림 지대를 제외하면 농경이 가능한 지역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중 대부분의 지역이 침식 피해를 받고 있죠.
_245~246쪽
9장 문자
사람들은 책에서 순수하게 재미만 추구하진 않았습니다. 유익한 정보나 지식에 대한 욕구도 강했고 출판업자와 서적상들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그 요구에도 부응했죠. 그 결과 하층민들의 지적 능력도 무섭게 성장합니다. 1700년대 프랑스의 신부들은 ‘시골 사람들이 너무 독서에 심취해 휴일에 놀지 않고 독서하기를 선호하며 자신들보다 헌법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기록을 남길 정도였죠. 이렇게 형성된 시민들의 저력은 프랑스 혁명의 주요한 동력 중 하나가 되어 결국 정부를 무너뜨렸고, 그토록 신성한 존재로 추앙 받던 국왕을 단두대에서 처형하는 놀라운 사건을 일으킵니다. 책에 실린 글자들의 힘은 왕정 체제를 뒤엎고 민주주의 시대를 열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죠.
_283쪽
10장 컴퓨터
그런데 퍼셉트론은 사람을 닮아서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원래 컴퓨터 프로그램은 사람이 일일이 한 줄 한 줄 짜 넣은 코드, 즉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죠.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사용하는 핸드폰의 각종 앱이나 컴퓨터의 운영체제인 윈도우 같은 프로그램들 거의 대부분이 코드로 만들어져 있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코드는 10억 줄이나 될 정도입니다. 그것을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한 줄 한 줄씩 만들어냈던 거죠. 그런데 퍼셉트론에는 그런 의미의 코드가 없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죠.
그 비결은 수학적인 뉴런들이 연결된 신경망 속에 있었습니다. 뉴런들은 서로 연결되어 단순히 신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입력받은 신호를 어떻게 전달할지 ‘판단’을 내리죠. 판단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입력받은 신호들을 합쳐봐서 ‘기준’에 못 미치면 무시해버렸고 ‘기준’을 넘어가면 다른 뉴런으로 신호를 출력해서 내보냈습니다. 자신만의 판단기준이 있는 스위치와 비슷하죠. 신경망은 스위치들이 서로 연결되어 신호를 주고받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연결이 모아져서 최종적으로 답을 만들어내죠.
_311쪽
11장 생명공학
덴마크의 요거트 회사 다니스코Danisco 연구원들은 어느 날 유산균에서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요거트를 만드는 유산균들은 파지바이러스(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감염에 취약합니다. 파지바이러스도 다른 바이러스들처럼 자신의 DNA를 세균에 주입해서 세균이 파지바이러스를 만들어내도록 하죠. 파지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산균은 자신의 에너지를 열심히 써서 바이러스를 계속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렇게 파지바이러스들은 유산균 속에서 점점 불어나다가 유산균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균의 세포막을 뚫고 나와 또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죠. 그런데 연구원들은 일부 유산균들이 파지바이러스에 잠식당하지 않는 모습을 관찰하게 됩니다.
연구원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서 이 유산균의 DNA를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모두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있었죠. 뿐만 아니라 더 신기한 것은 이 특정 유전자에는 유산균을 못살게 구는 파지바이러스의 DNA가 들어 있었습니다. 바로 이 특정 유전자가 요즘 생명공학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입니다. 크리스퍼 유전자는 마치 현상수배 전단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런 형태의 유전자는 세균에게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이니 없애버려야 한다’는 의미죠.
_341~342쪽
12장 천문학
이제 아인슈타인이 풀어야 할 문제는 ‘만약 지구에서 빛이 휘어진다면 도대체 왜 휘어지는 것이냐’라는 겁니다. 여기서 또 빛나는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바로 빛이 지나가는 시공간이 휜다는 거죠. 마치 당구공은 똑바로 굴러가려고 해도 당구대가 움푹 파여 있으면 당구공이 휘어지며 굴러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그 대단하다는 일반 상대성이론의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게 됩니다. 중력은 시공간이 휘어져 있어서 생겨난다는 겁니다. 마치 트램펄린 위에 무거운 볼링공을 올려놓으면 그 부분이 푹 들어가게 되고 다른 공들을 놓으면 전부 볼링공 쪽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시공간이 휘어지면 그쪽을 향해 중력이 생기면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죠.
_371쪽
13장 빅뱅
프리드만은 뛰어난 수학 실력으로 상대성이론의 복잡한 수식을 단순화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자로서 기존의 안정적으로 보이는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반중력을 집어넣어 수식을 복잡하게 만든 반면 프리드만은 순수하게 수학적으로 접근해서 이를 단순화합니다. 실제 우주가 이렇든지 저렇든지 상관하지 않고 말이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수식이 버스라면 프리드만의 상대성이론 수식은 자전거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자전거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이지만 버스는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안 보이죠. 그만큼 자전거가 원리 파악이 쉽습니다. 자전거가 어디로 갈지 알려면 페달 밟는 속도, 핸들의 방향, 사람의 무게 같은 요소를 알아보면 되죠. 마찬가지로 프리드만의 상대성이론 수식도 우주에 적용했을 때 우주가 어떻게 굴러갈지 알아내기에 더 쉬웠습니다.
프리드만은 상대성이론에서 우주가 어떻게 굴러갈지는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내죠. 첫 번째는 우주의 팽창력, 두 번째는 물질의 양, 세 번째는 물질들 사이의 반중력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팽창력과 반중력은 둘 다 우주가 팽창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죠. 팽창력은 사방으로 쫙 늘어나는 트램펄린을 상상하면 되고, 반중력은 물질들을 서로 멀어지게 하는 힘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들과반대로 작용하는 게 물질의 양인데 물질들이 많으면 끌어당기는 힘, 즉 중력이 커지면서 우주가 오그라들게 되죠.
_396~397쪽
“138억 년의 역사를 단숨에
쪼개진 과학 지식을 한눈에
자연과 인간의 미래를 동시에”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꼭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의 행성을 찾고자 우주를 탐사하고,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존재로 생성형 AI를 만들고, 완전한 신체를 얻기 위해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하며,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대체에너지를 찾기에 이르기까지. 과학은 날이 갈수록 우리 생활 곳곳에서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필수 교양이 있다. 바로 ‘빅 히스토리’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빅 히스토리 콘텐츠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과학문외한들에게는 그 유명한 《코스모스》와 같은 책도 너무 어렵게만 느껴진다. 과학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거대한 우주 한복판에 놓인 지구와 인류의 운명을 알려면, 그리고 청소년과 다음 세대가 과학에 기초하여 더 나은 내일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싶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빅 히스토리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
180여 그림으로 떠나는 우아한 과학 여행
《세상의 모든 과학》은 이같은 ‘과학문외한’들의 바람에 응답하며 지난 7년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꾸준히 운영해온 저자 이준호 선생님은 과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놀라운 식견, 탁월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이 책을 써냈다. 출간 후 꾸준히 학부모나 교사들의 입소문을 탄 결과 스테디셀러에 올랐고 세종우수교양도서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
우주의 시작부터 인류의 미래까지 시간 순으로 역사를 해설할 뿐 아니라, 천문학ㆍ물리학ㆍ생물학ㆍ인류학 등 분과 학문들까지 통합하여 소개하는 이 책은 말 그대로 ‘한 권으로 과학을 끝내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저자가 직접 어려운 과학적 원리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30여 가지 아름다운 풍경화와 150여 가지 손그림을 그려내어, 여느 과학책에서도 볼 수 없던 따뜻함과 친절함을 선보인다.
7년 만에 새로이 개정하여 발간하는 이 책은 그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쏟아져 나온 이슈를 종합하여 더욱 복잡해진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통찰을 제시한다. 인간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생성형 AI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다룬 ‘컴퓨터과학’ 장과, 유전자가위 등의 기술로 더욱 우수한 종류의 작물과 인간을 만들어낸 ‘생명공학’ 장을 추가하여, 오늘날 첨예한 논란을 낳고 있는 과학기술들의 역사를 되짚고 더 나은 미래상에 살짝 발을 담글 수 있도록 안내한다.
우주의 시작에서 인류의 조상에 이르기까지,
감탄하다 보면 지구의 역사가 저절로 읽힌다
우주가 아주 작은 하나의 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점이 얼마나 작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책은 단순히 작았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최초의 우주 크기를 우리가 실감할 수 있게끔 묘사해낸다. 바로 1,000분의 1m씩 9번 내려가는 ‘마법의 계단’이라는 비유를 통해서 말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거대한 충돌과 함께 불기둥이 솟구치는 아기 지구의 생생한 역사를 마치 영화의 스틸 컷처럼 웅장하게 그려낸다. 또한 최초의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생명체는 수십억 년에 걸쳐 어떻게 분화해갔는지, 바다와 육지를 정복한 생물들이 주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지구 전체에 영향력을 끼쳤는지 그 파란만장한 진화의 활극이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나무에서 내려와 최강의 포식자가 되기까지,
영화를 보듯 인류 문명사가 단숨에 그려진다
원숭이가 유인원을 거쳐 인간으로 진화하고, 인간이 수렵채집 시대를 거쳐 농경사회로 나아간 역사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발달을 촉진시킨 것이 ‘기후변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농업은 그리 자연친화적인 산업이 아니며, 인류 문명을 흥하게도 하지만 망하게도 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은 인간이 자신의 필요를 위해 발전시킨 중요한 도구인 무기, 농업, 문자를 중심으로 인류 문명이 흥망성쇠를 겪게 되는 비밀을 흥미롭게 파헤친다. 그저 연대기 순으로 쭉 펼쳐놓는 기존의 역사책들과 달리 저자는 과거의 장면을 오늘날의 문제적 장면과 바로 연결시킴으로써 약 200만 년의 인류 역사를 단숨에 꿰어낸다. 마치 영화의 ‘디졸브’ 장면과 같이 펼쳐내는 저자의 서술은 역사를 조망하는 우리의 시야를 한 단계 더 높여준다.
중력의 발견을 넘어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기까지,
도전을 거듭해온 과학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갈릴레오가 천체 망원경을 만들었고,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갈릴레오보다 먼저 천체 망원경을 발명한 사람이 있었고, 뉴턴의 법칙은 불안정했으며,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후대 과학자들에 의해 계속 도전받았다.
이 책은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며 과학을 개척해온 이들의 활약상을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그려낸다. 거대한 에니악부터 ChatGPT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뇌를 모방하고 넘어서온 컴퓨터과학자들의 도전이 펼쳐지고, 요구르트 회사 연구원들이 ‘우연히’ 발견한 유전자가위를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명공학 기술로 발전시켰는지 흥미롭게 소개된다. 아울러 인간이 발전시킨 이러한 과학기술이 과연 우리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릴지, 아니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지에 대해 다양한 뉴스와 사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전망한다.
기후변화, 토양파괴, 전쟁의 위기, 저출산 등
전 지구적 시야에서 인류의 과제를 내다본다
생명의 행성인 지구는 인간을 탄생시켰고, 인간은 지구라는 터전을 이용해왔으며,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기나긴 역사를 일구어왔다. 그러나 인류 문명은 종종 자신의 위치를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위기를 자초했다. 이산화탄소의 다량 배출은 지구 전체의 기후변화를 불러왔고, 농업의 발달은 비옥한 토양을 갉아먹었으며, 핵폭탄의 개발은 동족 살인과 전쟁의 위기를 증대시켰다.
《세상의 모든 과학》은 장엄한 생명의 역사를 일궈온 전 지구적 시야에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도 가늠한다. 저자는 우리 앞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암울하게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류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닌 유일한 종”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가 맞이할 미래를 ‘어두운 버전’과 ‘밝은 버전’ 두 가지 풍경으로 보여주며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더욱 풍성한 내용으로 돌아온 《세상의 모든 과학》은 그간 출간된 ‘쉬운 과학책’ 중에서도 “영원한 스테디셀러”(최재천)로서 클래식처럼 읽힐 것이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찬사***
“‘빅 히스토리’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과학을 동화처럼 엮어내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 부담 없이 쉽게 술술 읽힌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교사다”
“과학문맹자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눈높이를 확 낮추었다”
……
작가정보
인천 백석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주최 과학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탄소로 열어가는 세상〉으로 우수상을 수상했고,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한 융합인재교육 STEAM 교재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통합형 과학 교양서인 《과학이 빛나는 밤에》, 초등학생들을 위한 〈개념똑똑 이야기과학시리즈〉 중 《렌즈 이야기》, 《기체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고갱의 유명한 화두가 있지요. 이 책은 그 질문에 최대한 쉽고도 재미있게 답하고자 부족하나마 제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풀어쓴 과학이야기입니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개정판에서는 최근 급부상하는 컴퓨터과학과 생명공학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의 수준에 이르렀는지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불가피하게 분량이 늘어나게 되었지만, 오늘날 인류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고자 하는 분들께 더욱 충실한 과학교양서로 다가서고자 합니다. 자연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 있는 과학지식을 간편하게 섭취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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