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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그 말이에요

김제동 지음
나무의마음

2024년 03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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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2.89MB)
ISBN 979119045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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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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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독자가 함께 읽고 공감한 전작 《그럴 때 있으시죠?》 출간 후, 8년 만에 선보인 김제동의 두 번째 공감 에세이! 《내 말이 그 말이에요》는 작가 김제동이 방송이나 공연하는 것보다 집에서 살림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로이 발견한 일상의 작고 기쁜 순간들을 담은 일기장 같은 책이다.
또한 이 책은 김제동이 나를 먹이고 남을 먹이고 돌보는 살림 이야기, 아이들을 만나 함께 웃으며 치유받는 뭉클한 순간들, 그리고 ‘임시보호’하던 강아지 ‘탄이’와 5년째 함께 살면서 느낀 가슴 따듯한 순간들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띄우는 편지와도 같다. 저자는 거창한 의미나 맥락보다는 친구들과 떡볶이집에서 수다를 떨 듯, 힘들 때나 기쁠 때 옆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서로 이야기 나누는 듯, 읽고 나면 풋! 하고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 김제동은 틈날 때마다 지인들에게 경복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담사(講談師, 조선시대 직업으로, 이야기장으로 불리는 사람) 역할까지, 자신의 일상을 독자에게 소상하게 전하면서 “여러분은 어떻게 잘 지내시는지?” “요즘 어떤 작고 기쁜 순간들로 마음을 채우시는지?” 다정한 안부 인사를 건넨다. 8년 만에 출간된 이 책은 방송인, 사회자 김제동의 입담이 그리웠던 독자들에게도 기쁘고 유쾌한 선물이 될 것이다.
머리말 /
아주 작은 웃음들이 모이면
우리 다 괜찮을 겁니다!

1. 봄 그리고 밥
한술만 떠봐요
나의 베이스캠프, 나
봄과 밥
이중인격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너로 살아도 괜찮아!”
복수초 필 무렵
꽃들에게, 당신에게

2. 이래야 우리 삽니다
초등학생 일기
살면서 미루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고양이 가족이 떠나고 새로 온 연탄이
“전형적인 똥개입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을 살리는 말
길 위의 인생 그리고 견생
인도의 아침
내 집 마당의 감나무

3. 어른이 되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나의 여름은
어른이 된다는 것
국진이형
그 자리와 그 사람은 함께 옵니다
부모 마음
‘국수게’, 게임도 수능 과목으로
“아저씨는 누구세요?”
어른들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4. 함께 가요, 같이 갑시다
갑을계약서 말고 동행계약서
저는 왕으로는 못 삽니다!
제주 동백 이야기
언제나 반가운 손님처럼
3일만 기다려주세요
“왜 저한테 물어요?”
“반사!”

5. “촌스러워서 고마워요!”
촌스러움과 학력에 대하여
철부지
남의 시선
가짜 뉴스, 어떻게 판별할까요?
뜨개질

6. “덕분입니다!”
내가 아는 무지출 소비
빵과 노트북
할머니가 찔러주신 2만 원
아빠 찬스
광대
자존
가을에게
김제동 초등학교 vs 김제 동초등학교

7. “외로운 사람 모여라!”
외로움부 장관
보통普通 날에
댓글 암호명 ‘베드로’
러브콜
‘아침구름감상협회’ 회원 모집 중
찐득하게 말고, 바삭하게

8. 저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것들
우울한 나의 동지들에게
수능날에
첫눈
진정한 성공이란
오늘도 어깨동무

♣ 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주세요. 그리고 말합시다. 이야기합시다. 그래야 우리 사니까요. (머리말. 아주 작은 웃음들이 모이면 우리 괜찮을 겁니다!)

♣ 오늘도 제가 집에 도착하면, 우리 ‘탄이’는 신이 나서 또 제 주변 을 다섯 바퀴쯤 돌겠지요. 가끔 왠지 모를 우울과 불안에 휩싸이는 저는 이렇듯 대책 없이 신이 나 있는 존재들 덕분에 위로받고 회복 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말. 아주 작은 웃음들이 모이면 우리 괜찮을 겁니다!)

♣ “한술만 떠봐요.” 제가 뽑은 ‘올해의 말’입니다. 저도 이제 저녁밥 먹었으니 함께 사는 탄이와 산책하러 가야겠습니다. 마음속 하늘에 별이 많아, 마음이 꽃밭 같은 밤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밥도 잘 챙겨 드세요! (1. 봄 그리고 밥)

♣ 모든 꽃의 고유성을 찬양합니다. 당신의 찬란한 개별성을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봄입니다. 꽃입니다. 당신입니다. (1. 봄 그리고 밥)

♣ 살면서 누군가에게 따뜻했을 사람들에게, 귀퉁이에 심은 고추만 큼의 은혜라도 갚고 살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아직 날이 찹니다. 문득 선물 받은 수면양말의 감촉만큼, 뽀송 따땃한 밤이 되시기를 빕니다. (2. 이래야 우리 삽니다)

♣ 누군가의 불행과 슬픔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바로 언젠가 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마음을 열고 들어보려는 노력은 하자고 다짐합니다. (2. 이래야 우리 삽니다)

♣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한 명쯤은 필요하다는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 누구라도요. 아참,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래도 또 괜찮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면 되니까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첫 번째로 들어주는 사람이 내가 될 때 내가 나를 또렷이 만질 수 있을 때 사람은 좀 안정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랬습니다. (2. 이래야 우리 삽니다)

♣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도 이 나이 되고 보니까 어른 되면서 걸어온 여러분의 길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여러분, 어른 되느라고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3. 어른이 되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 당수나무 아래 시원한 그늘 같은 그런 사람이 여러분 마음속에도 하나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그런 사람, 그런 공간이 문득 떠올라서 여러분 모두가 한순간 오롯이 웃음 지을 수 있다면 저는 그곳이 천국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계신 그곳이 여러분으로 인해 천국이 되기를 빕니다. (3. 어른이 되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 살아가면서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 내가 너무 힘들 때 누가 나타납니다. 안 나타날 거 같은데, 누가 나타납니다. 이렇게 나타나서 도움을 줘요. 안 믿어지죠? 저는 그랬습니다. (3. 어른이 되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 저는 가끔 사람이 하는 말 때문에 상처받지만, 또 사람으로 치유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제 직업이라는 것이 너무 좋고 행복해요. (4. 함께 가요, 같이 갑시다!)

♣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던 말은 “너 그 사람 정말 좋아했구나”라는 인정의 말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한 사람을 사랑했던 마음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였으니까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것이라고, 누군가 제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봐 줄 때 제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4. 함께 가요, 같이 갑시다!)

♣ 이제라도 촌村스럽다라는 말에 새롭게 빛나는 뜻을 더해주고 싶습니다.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농촌, 어촌, 산촌에 사시는 분들을 칭하는 촌스럽다는 뜻이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친근하다, 이런 새로운 뜻으로 사전에 등록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촌스러워서 고마워요!”)

♣ “야! 오늘은 누구한테 돈 오는 날이고?” 무슨 영화 속 대사같이 들리지만, 이 말은 저와 친구들이 대구 대명동의 계명전문대학교 (현 계명문화대학교)계단에 앉아서 제일 많이 하던 말입니다. 자취하는 아이들이 워낙 많았고, 모두 학생이니 돈은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경삿날이란 고향에서 부모님이 용돈을 보내주시는 때였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시기가 다 달랐는데, 누가 일하 고 언제가 돈 들어오는 날인지를 서로가 훤히 꿰고 있었어요. (6. “덕분입니다!”)

♣ ‘남을 돕는 일이 곧 나를 돕는 일이다. 이런 걸 알고 실천하시는 분들이 진짜 현명하게 사시는 분들이다.’ 저는 요즘 이런 생각합니다. (6. “덕분입니다!”)

♣ 제가 학교를 지었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이렇게 물었어요. “혹시 지은 학교 이름이 ‘김제동 초등학교예요?” 아닙니다. ‘김제 동초등학교’가 실제로 있긴 한데, 가끔 사람들 이 제가 지은 학교인 줄 착각해요. (웃음) 띄어쓰기 잘해야 합니다. (6. “덕분입니다!”)

♣ 혹시 아십니까? 영국에는 ‘외로움부 장관’이라는 게 실제로 있더라고요. 영어로 부서 이름이 ‘The Minister of Loneliness’입니다. 찾아보세요. 실제로 있어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외로움입니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장관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외로움부 장관.’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그런 거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으로 장관 하고 싶었어요. (웃음) 제가 초대 장관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장관 자리는 제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를 자신합니다. (웃음) (7. “외로운 사람 모여라!”)

♣ 제 팬클럽 이름이 ‘베드로’입니다. 동트기 전에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처럼, 누가 김제동 팬이냐고 물어보면 세 번 부인한 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다른 팬클럽 회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누가 욕하면 “우리 오빠/언니 건드리지 마세요” 이렇게 말한다는데, 저희 팬클럽 회원들은 각자 자기 인생을 삽니다. 마치 얼마 전 탄이가 산에 서 멧돼지를 만났을 때 저를 버리고 도망갔을 때처럼 말이에요. 저 는 그런 게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7. “외로운 사람 모여라!”)

♣ “너의 마음을 인정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이건 상대가 내 고백을 거절할 때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죠. 그러니까 바삭바삭하게 고백하세요. 찐득찐득하게 하지 말고 바삭바삭하게. (7. “외로운 사람 모여라!”)

♣ 만약 누군가 제게 어떤 세대로 기억되고 싶냐고 묻는다면,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나이 어린 세대를 편들어 주는 나이 든 세대!’ 저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습니다. (8. “저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습니다.”)

♣ 우리의 우울도, 슬픔도, 이끼도 모두 초록빛이라고 우리도 찬란한 쪽빛이라고. 우울과 눈물이 뿌리는 습기가 없으면 세상 모든 기쁨도 헛것이라고. 우울한 나의 동지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서로의 우울을 안고 지키고 칭찬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울과 푸름은 둘이 아님을, 기쁨과 슬픔은 대립이 아니라 좋은 짝임을, 슬픔과 우울 덕분에 우리는 서 로에게 더 다정해질 수 있었다고 그들에게 고마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전적으로 제 안의 우울에게 바칩니다. (8. 저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습니다.)

♣ 가끔 바람 불고 마음 소란스러울 때 있겠지만 다들 거뜬히 봄을 시작하셨으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8. 저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우울하거나 행복할 때 꺼내 읽는
서랍 속 오래된 그림일기 같은 정겨운 이야기들
이 책에는 아이에서 어른까지 사람의 마음을 대책 없이 무장해제 시키는, 김제동만의 공감과 위로가 담겨 있다. 특히나 김제동과 아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꽤나 공감의 폭이 넓고 예측불허의 웃음이 가득하다.

“요즘 사는 게 어떠냐? 민철아?”
민철이가 중저음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괜찮은데요.”
듣고 있던 아이들이 강당이 떠나갈 듯 웃습니다. 도대체 민철이와 제 말 중 어느 부분이 그렇게까지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덕분에 저도 덩달아 웃습니다.
아이들이 물어보면 뭐든 사실대로 말합니다.
“아저씨는 어떻게 힘든 일을 이겨내셨어요?”
“못 이겨냈는데….”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애들이 막 “와~ 못 이겨냈대.”
이렇게 말하면서 웃어요.
이런 날이면 돌아오는 길에 왠지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집에 돌아갈 때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말 〈아주 작은 웃음들이 모이면 우리 다 괜찮을 겁니다〉 중에서

김제동의 직업이 작가인 줄로만 아는 아이들은 “아저씨 누구세요?”라고도 묻고, “지금까지 왔던 분들 중에서 제일 재밌었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가끔은 아이들을 만나러 새벽에 일어나 먼 길을 가느라 너무 피곤할 때는 ‘이제 그만해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는 김제동. 하지만 막상 아이들을 만나면 너무 신나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 역시 이게 내 체질이야”라고 외치며 매번 기차와 버스, 자동차에 몸을 싣는다.

‘일상의 순례자’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당신의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마법 같은 책
김제동은 일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밥을 짓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바쁜 연예인으로 살다 보니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던 것을 이제 살피는 것, 미워하고 째려보는 일이 많았던 자신에게 사과하듯 스스로를 먹이고 돌보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일상성을 회복하면서 나를 만나는 일, 나를 잘 먹이는 일, 나를 북돋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밥 해 먹이고
자기를 극진히 돌보는 일,
스스로를 살뜰하게 살피는 일,
저는 이 일이야말로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자꾸 바깥쪽을 향했던 시선이 안으로 향하면서 달라진 것들이 있다고 한다. 자신과 조금 더 친해지고, 일상을 좀 더 따듯하게 돌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동네 단골집에서, 산책길에서 또 인생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반려견 탄이 덕분일 것이다.
한편, 김제동은 자신을 위해 차리고 먹이는 밥도 괜찮긴 한데, 그보다는 누구 먹일 때가 더 좋다고 한다. 애들이 먹는 것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탄이 밥 먹는 와그작와그작 소리는 늘 왠지 짠하고, 장하고, 기쁘다고 말한다. 아이들 밥 먹는 모습과 탄이가 밥 먹는 소리가 늘 어우러진 세상이면 좋겠다는 바람 속에서 우리 모두 밥은 먹고 하자는, 그래야 우리가 산다는 일상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제가 탄이하고 같이 하루에 아침저녁 두 번씩 산책을 다녔더니 그 모습을 보았는지 어느 날 우리 동네 통장님이 이렇게 말해요.
“제동씨, 맨날 개자식하고 같이 다닌다고 고생이 많네.”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아니, 통장님 누구 보고 얘기한 건지 눈 방향을 똑바로 정해 주세요.
어느 쪽이 개자식인지 정해 달라고요.”
통장님이 슬쩍 웃으면서 저보고 이래요.
“아휴, 탄이 아빠도 참.”
“아빠 아니에요. 형이라고요. 아빠 소리는 딴 애한테 들을 거라고요.”
“아이고, 희망은 안 버렸나 보네. 중성화 수술은 했어?”
우리 통장님 진짜 웃기거든요. 제가 “네. 하고 왔어요”라고 하니까 통장님이 뭐라고 하신 줄 아세요?
“같이 하지 그랬어.”
통장님도 고소하려다 참았습니다. (웃음) 어느 날은 통장님이 제게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그냥 돌아다닐 바에는 동네 순찰을 좀 하 는 게 어때?”
제가 지나가는 말로 “네, 알겠습니다” 했는데, 바로 다음날 통장님이 제게 경광봉과 형광 조끼를 주시는 거예요. 등 뒤에 크게 ‘자율 방범’이라고 적혀 있는 조끼를요. (웃음) 어쩌다 보니 저녁에 조끼 입고 경광봉 들고 동네 방범 활동을 하고 있어요.
-2. 〈이래야 우리 삽니다〉 중에서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가
어느새 콧노래를 부르게 될
아주 작고 소중한 우리들의 이야기
살다 보면 가끔 누구에게나 왠지 모를 우울과 불안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럴 때 김제동은 아이들, 반려견 탄이처럼 대책 없이 신이 나 있는 존재들 덕분에 위로받고 회복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은 김제동이 그런 가슴 찡한 순간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 쓰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그럴 때 있지 않냐고 묻는다. 누군가와 마음으로 연결되고 싶고, 소통하며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문득문득 힘들고 지칠 때, 정말 다행히도 인생이 아무리 불행하게 느껴져도 그 불행의 총량만큼 기쁨이 있어야만 균형이 맞춰지는 건 아니라고 다독인다. 우리는 아주 작은 기쁨으로도 삶을 회복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어떤 작고 기쁜 순간들로 마음을 채우시나요?”
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말하자고 한다. 이야기하자고 한다. 그래야 우리 사니까. 이 책에서 살림꾼 김제동, 경복궁 강담사 김제동, 탄이 아빠? 형! 김제동, 아이들과 세대 차이 없이 소통하는 작가 김제동의 일상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김제동은 오직 ‘나’라는 이유만으로,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이렇게 내 얘기에 맞장구 쳐주고 어깨를 내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 무서울 게 뭐고 부러울 게 뭐가 있겠냐고 말한다. 그의 말마따나 내 엄마, 내 아빠, 내 친구, 내 연인, 내 사람의 또 다른 이름은 공감과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바람 불고 마음 불안해 웃지 못하는 사람들도 웃게 하고 싶은 것, 그래서 함께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오늘도 그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이유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제동

혼자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침드라마에서처럼 6개월 된 동생 ‘탄이’가 생겨버린 사람.
동네사람들은 ‘탄이 아빠’라고 부르지만 한사코 ‘탄이 형’이라고 불러달라는 사람.
여러분들에게 둘이 사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자칭 타칭 우리나라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광대와 전기수傳奇叟, 강담사講談師의 맥을 잇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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