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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작하는 마음

위아영 4
책폴

2024년 03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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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33MB)
ISBN 979119316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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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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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아 가는 ‘위 아 영We are young’ 시리즈 네 번째 책 『봄, 시작하는 마음』이 출간되었다. 시리즈 첫 책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가 학창 시절 ‘겨울 방학’ 이야기를 선보였고 두 번째 책 『우리 지금, 썸머』에서 ‘여름 방학’ 이야기를, 뒤이어 세 번째 책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이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있었던 일을 그려 낸 데 이어 이번 책은 ‘시작’이라는 테마 아래 봄, 신학기, 새로 맞이하는 처음의 풍경을 담백하고 진솔하게 펼쳐 보인다.

새롭고 설레면서도 때로는 너무 두려워서 그 순간을 빨리 외면하고 싶어지는 ‘시작’의 나날. 새 학교와 새 학기에 대한 걱정과 불안, 낯선 만남 너머의 따스한 친구들과 너그러운 선생님, 비로소 발견하게 된 나의 취향과 좋아하는 마음, 잊고만 싶었던 잔혹한 시절의 기억, 그해 봄 나를 떠나 사라진 것들과 오래도록 곁에 머물러 준 것들……. 여덟 명의 작가가 털어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출발선에 다시 선 용기와 다정의 순간들을 가까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본문에 실은 그림 작가 임나운의 일러스트레이션은 각각의 풍경을 고유한 색채로 바라볼 수 있도록 다정히 독자를 안내한다.
이주호│봄은 발끝으로부터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기억을 담는 나만의 방법 찾기

태지원│그해, 봄의 톤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세상의 이야기를 활자로 펼쳐 내기

김해리│나는 그냥 나이기로 했다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뜻밖의 쓸모를 만들며 나처럼 살아가기

김신식│데뷔만 세 번째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개인의 고유함을 존중하는 단체 연락하기

황효진│스무 살, 일을 시작하다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아침밥 챙겨 먹기

강지혜│2000년, 서넛의 지혜들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솜털을 벗고 깃털을 입기 위해

채반석│포식자의 봄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시간의 분절점을 제거해 보기

이승주│무슨 사연이 있겠지
어른이 되어 새롭게 시작한 일: 누군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그림 작가의 말
임나운│전학생

3월이라지만 강당은 겨우내 사람의 온기 없이 찬 공기에 얼어 있던 터라 발목이 시렸다. 사회를 맡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동안 눈에 띄지 않게 가끔 뒤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는 얼굴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낯섦이 안도감으로 교체되었고 동시에 새로운 시작에 걸맞지 않은 구면의 출연에 신선함이 반감되기도 했다. 중학교가 같았던 무리들은 벌써 팔짱을 끼고 귓속말을 하면서 킥킥대고 있었다. 다른 학교에서 똑같은 마음일 친구들을 떠올렸다. _12쪽, 이주호 「봄은 발끝으로부터」에서

만화부라는 이름에 솔깃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이름도 없고 허가도 안 된 곳에 들어가는 게 맞나. 동아리에 들어가면 선배들과도 어울려야 하는데. 새로운 무리에 적응하고 관계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솔직히 두렵기도 했다. 에잇, 그래도 한번 시도해 보자.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심사를 나눌 수 있다면 학교생활의 지루함이 좀 덜어질 것 같았다. _38-39쪽, 태지원 「그해, 봄의 톤」에서

남들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나처럼 살고 싶었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두려웠다. 정말로 그럴까? 정말 내 모양대로 살아도 될까? 혹시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남들이 ‘쓸데없다’고 말하는 것을 계속해서 좋아해도 될까? 내가 가진 것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어떡하지? 정말로 ‘망해 버리면’ 어떡해? _66쪽, 김해리 「나는 그냥 나이기로 했다」에서

방금 말한 처음의 특성이 고등학교 때 내가 유독 앓은 1학년 1학기 콤플렉스의 특징이다. 아이돌 생활에 비유하면 이런 거다. 내 고등학생 시절은 A란 이름으로 데뷔했다가 다음 해 다시 데뷔하는 일과 비슷했다. 고등학교 2학년은 A로 보내는 아이돌 2년 차가 아니라, B란 이름으로 재시작하는 1년 차였다. 고등학교 3학년은 A로 보내는 3년 차, B로 보내는 2년 차가 아니라 C란 이름으로 시작하는 1년 차였다. 내 고교 시절은 해마다 데뷔해 데뷔만 세 번째인 아이돌 같았다. _80쪽, 김신식 「데뷔만 세 번째」에서

누군가는 동네 작은 마트의 계산원으로, 누군가는 호프집에서 서빙 담당으로, 누군가는 과외 교사로 일했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서 일하는지에 관계없이 일은 공평하게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우리는 모이기만 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얼마나 괴롭고 싫은지, 우리를 고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별로인지, 일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한지 떠들었다. 우리가 똑같이 이렇게 괴로운 건, 우리가 모두 아르바이트생이라서 그런 걸까? 나중에 ‘진짜’ 회사에 ‘진짜’ 취직을 하면, 그때는 괜찮을까? _112쪽, 황효진 「스무 살, 일을 시작하다」에서

2000년의 지혜는 얼마나 숱한 구조 요청을 보냈던가.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은 열네 살의 소녀가 견딜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내가 좌초된 곳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거기서 만난 생경한 존재들이 다시 나를 살게 했다. 무인도에서 만난 것들은 신비롭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했다. 그것을 써 내려가면서 나는 천천히 궤도로 돌아왔다. _139쪽, 강지혜 「2000년, 서넛의 지혜들」에서

얼마간 자연 상태의 시간이 지나가면 한 반 안에서, 학교 안에서의 싸움 서열이 대체로 잡혔다. 교실은 평평하고 네모났지만, 맨 뒤에 있는 몇 자리는 삼각형의 꼭짓점처럼 좁고 높았다. 여기 앉은 일진들은 제비뽑기를 하든 뭘 하든 어떤 식으로든 뒷자리를 지켜 냈다. 시선을 독점하는 뒷자리에 앉아 남들을 내려봤다. 만만한 아이들은 누구나 때리고 다녔고, 아무에게나 명령할 수 있었다. 돈을 빌리기만 하고 갚지는 않는 식으로 세금도 걷었다. 폭군이었고 독재자였다. _152-153쪽, 채반석 「포식자의 봄」에서

백일장에 다녀온 후 나는 반장보다 더 글을 잘 쓰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왜 반장은 장원을 받았는데 나는 받지 못했는지 알고 싶었다. 다른 학교 아이가 장원을 받았다면 나는 아마 백일장 참가만으로도 뿌듯했을 것이다. 그런데 반장은 나와 같은 반에서 공부하고, 같은 선생님께 배우는 학생이었다. 쟤는 되는데 나는 왜……. 나는 반장이 부러워서 그 애를 미워했다. 왜 부러우면 미워하게 되는 걸까. _180-181쪽, 이승주 「무슨 사연이 있겠지」에서

영어덜트 서사의 새로운 프리즘, ‘위 아 영’ 시리즈 04
“처음과 끝이 모두 있던 어느 봄을 떠올린다.”

봄처럼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계절이 있을까. 파릇파릇 싹이 움트는 생명의 기운이 샘솟는다지만, 겉옷을 더욱 싸매야 하는 매서운 꽃샘추위를 얕볼 수 없다. 따사로운 햇살에 한껏 마음이 나긋해지다가도, 별안간 멜랑콜리한 기분에 휩싸여 사는 게 다 별로라는 생각도 든다. 온화하면서도 날카롭고, 따듯하면서도 잔혹한 ‘봄’의 세계는 끝과 시작이 맞닿아 있는 생의 꼭짓점인 듯하다. 그래서일까, 봄은 삶을 포괄하는 가장 익숙한 메타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작하고, 이별하고, 사랑하고, 싱그럽고, 찬란하고, 잔혹하고, 새롭고, 끝내 잊힐, 가슴 시린…… 찰나에 뒤바뀌면서도 끝없이 반복되는 봄의 시간들.

『봄, 시작하는 마음』은 그 찰나와 영원 속의 기억을 한 조각씩 꺼내 모은 앤솔러지 에세이집이다. 시리즈 전작인 겨울 방학, 여름 방학, 야자 시간에 이어 이번 책의 테마는 ‘봄, 시작하는 마음’이다. 서점 MD ㆍ 교사 ㆍ 문화기획자 ㆍ 감정사회학자 ㆍ 작가 ㆍ 커뮤니티 운영자 ㆍ 기자로 살아가는 여덟 명의 작가가 봄처럼 다채로운 시작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온라인서점 MD로 일하며 글을 쓰는 이주호,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등의 청소년 교양서와 『그림의 말들』 등의 에세이를 두루 쓰는 작가이자 교사 태지원,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김해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감정 갈등에 대해 기고하고 강의를 해 오고 있는 감정사회학자이자 『다소 곤란함 감정』의 저자 김신식, 『어른이 되면 고민이 끝날까?』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등의 책을 썼고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황효진,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감히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등의 시와 에세이를 쓰면서 제주에 살고 있는 강지혜, 기자로 일하며 다른 일도 많이 하고 있는 채반석, 인간의 내적 · 외적 공간에 관심이 많은 소설가 이승주. 하는 일도 살아온 환경도 저마다 다른 여덟 명의 작가가 꺼낸 봄의 조각들은 ‘과거의 나’를 통과해 서로 맞물리며 이곳에 한데 모아진다.

누구에게는 그리움과 이별이었고, 누구에게는 반성과 발견과 새로움이었으며, 누구에게는 잊고 싶은 순간이었을 그 시간들을 건너 ‘지금의 나’를 마주하는 용기와 다정의 고백들이 애틋하다. 글을 읽으며, 독자 여러분도 봄이 건네는 자기만의 메타포를 발견할 수 있기를. 잊었거나 잃어버렸던 씨앗 하나씩을 찾아낼 수 있기를. 다가오는 새봄을 마주할 수 있기를.

출발선에 다시 선 용기와 다정의 순간들
“내 손으로 짓고 허물 수 있는 세계를 처음으로 발견한, 그런 봄이었다.”

첫 번째 에세이 「봄은 발끝으로부터」의 이주호 작가는 ‘새봄에는 어떤 책이 나올지 궁금해하며’ 지내는 온라인서점 MD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책뿐인 일을 하고 있는 그가 이렇게 글 가까이 머물며 사는 건 운명이었을까? 만약 운명이 맞는다면, 좌절의 시간이 뒤따른 운명에 가까울 테다. 글 쓰고 책 읽는 삶을 오래도록 갈망했지만 그 ‘시작’을 선뜻 실천하지 못하고 학창 시절을 보냈던 까닭이다. 지망하던 학교와 학과에 못 갈 바엔 차라리 취직과 진로가 유망한 경영학과에 가기로 결정했고, 얼른 입시에 마침표를 찍고 싶기도 했던 그였다.
하지만 “언제나 부끄러움이” 따르는 일상이었다고 이주호 작가는 고백한다. 그런 그를 묵묵히 지켜보고 다독여 주었던 ‘늙은 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행로가 틀어진 채 어딘지 헤매는 마음이었던 그가 선생님을 떠나보내고 비로소 ‘시작의 마음’을 품으리라는 것을. 찬 공기가 서린 3월의 입학식에 처음 만나 다시 보지 못할 작별을 마주하기까지, 선생님이 내어준 조건 없는 신뢰와 애정이 차곡히 스며든 이야기. 어쩌면, 작가가 선생님께 보내는 헌사이자 늦지 않은 봄의 안부이기도.

두 번째 에세이 「그해, 봄의 톤」의 태지원 작가는 학교는 조금 따분하고 유치한 곳이라 생각해 왔지만 열일곱의 봄은 달랐다. 여자 중학교를 졸업하고 남녀 공학 고등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순정 만화를 즐겨 보던 그는 호기심과 환상을 잔뜩 품었지만 입학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금세 ‘현타’를 느끼고 만다.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3월의 학교는 설렘과 흥분의 기운이 감돈다. 들썩이는 분위기는 ‘동아리 신입생 모집’ 덕분. 밴드부, 풍물부, RCY와 같은 선배들이 자신의 부서를 홍보하려 쉬는 시간마다 1학년 교실에 찾아오는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며 “동아리 활동 하나 한다고 보람차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정말 가능한 걸까?” 의아함을 품던 그는 홀로 만화 그리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3월의 어느 날, ‘만화 동아리’라고 소개하는 한 무리의 선배들이 교실에 찾아온다. ‘만화부’라는 이름에 솔깃하면서도 불안한 마음, 아니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그는 만화 동아리 면접을 보고 합격한다. 그 후 이어지는 나날은 태지원 작가가 마주하는 ‘새로운 세계’의 도입인 셈이다. 싱그러운 톤으로 펼쳐지는 그해 봄의 이야기.

세 번째 에세이 「나는 그냥 나이기로 했다」의 김해리 작가는 “넌 꿈이 뭐니?”라는 질문을 되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어른들은 자꾸 “커서 뭐가 될래?”를 물었던 걸까, 어린이가 그걸 어떻게 안다고! “반쯤은 농담 삼아 묻는 것 같지만, 자꾸 질문받다 보면 뭔가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그는 계속해서 뭔가가 ‘되기를’ 꿈꾸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말해도 괜찮았던 날들이 흘러가니 점점 꿈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고, 꿈 자체가 재능 있는 친구들을 위한 사치처럼 느껴져서 단어가 싫어졌다.
작가는 ‘나다움’을 하나씩 누르고 ‘남들처럼’ 살아가는 게 맞는다고도 생각했지만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며 다시 꿈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억의 한편엔 ‘동생’이 있다. 그는 여섯 살 차이 나는 동생의 관심을 위해 각종 놀잇거리를 직접 구상하고 만들며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로 구현해 함께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나’를.

네 번째 에세이 「데뷔만 세 번째」의 기억은 무력감이 마음속을 지배하던 고등학교 시절에서 비롯된다. 김신식 작가는 고교 시절 동안 “1학년 1학기 콤플렉스라 부르는 괴로움”에 시달렸다. 낯섦과 두려움, 허탈을 동반하는 ‘처음’의 증상을 유독 앓았던 시기였던 것. 대략 아이돌 생활에 비유하면 A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가 다음 해 다시 데뷔하는 일이다. 즉, 고등학교 2학년은 A로 보내는 아이돌 2년 차가 아니라, B라는 이름으로 재시작하는 1년 차. 그러므로 작가는 “내 고교 시절은 해마다 데뷔해 데뷔만 세 번째”인 것 같았다고 김신식 작가는 말한다.
그런 그가 ‘마야와키 사쿠라’(르세라핌 멤버)를 주목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 토크쇼에서 ‘데뷔’에 관해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미야와키 사쿠라라는 게 힘들었어요.”라는 사쿠라의 솔직한 심경을 듣게 되면서,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1학년 1학기 콤플렉스’의 근원을 되돌아본다. 현상과 감정을 꼼꼼하게 톺아보며 명료한 이치를 발견해 가는 작가의 ‘또 다른 데뷔’를 환영합니다!

다섯 번째 에세이 「스무 살, 일을 시작하다」의 황효진 작가는 커뮤니티 운영자, 팟캐스트 진행자, 작가 등 그야말로 동시에 여러 일을 하며 ‘요즘 트렌드에 맞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그 역시도 “일을 조금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일을 적게 하는 삶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렇다고 “일하는 걸 싫어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막상 그렇지는 않다. 일하는 데 있어 성취감과 우정, 연대의 과정을 누구보다 좋아하기 때문. 그가 이렇게 “일의 이런 부분은 좋아하고 저런 부분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명하게 바라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황효진 작가는 처음 일을 시작했던 ‘스무 살’의 기억으로 우리를 이끈다. 과외, 스파게티집 서빙, 카페 알바 등 밤낮 쉬지 않고 일하는 동안 친구들도 각자의 첫 번째 일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이었다.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서 일하는지에 관계없이 일은 공평하게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통해 궁극적 ‘일의 즐거움’ 또한 하나둘 배워 간 시절. “내가 일해서 직접 돈 번다.”는 문장에 담긴 일터의 생생한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여섯 번째 에세이 「2000년, 서넛의 지혜들」의 강지혜 작가는 자신의 이름인 ‘지혜’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대체 1980년대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혜’라는 이름이 그리 많았던 건지 작가는 궁금하다. 그가 가장 많은 지혜와 보낸 시간은 중학교 1학년. 지극히 평범한 ‘중닭 지혜’ 중 한 명이었던 그였지만, 열네 살 가슴속에는 날마다 폭풍이 몰아치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에는 부모가 없고 돌봐야 할 동생과 가사 노동이 있었다. 학교도 그다지 재미있진 않았지만 집보다는 낫기 때문”에 그나마 학교를 꾸역꾸역 다녔을 뿐.
자신에게 부여된 ‘착하고’ ‘어른스럽고’ ‘듬직한 딸’이라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열네 살의 지혜는 스물네 살인 척, 마흔네 살인 척 지냈다. 그러기에 열네 살의 기억들을 잊고만 싶었고 다행히 망각의 선물로 많은 것이 홀연히 바래져 버리기도 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강지혜 작가는 “실패를 기록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 실패에 대한 끄적임이 누군가에게는 지도가 되리라는 마음으로, 삶의 첫 페이지에 존재한 열네 살 지혜를 아낌없이 안아 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

일곱 번째 에세이 「포식자의 봄」의 채반석 작가는 봄의 낭만에 과감히 반기를 든다. 익숙함이 편한 사람들에게 봄처럼 잔인한 계절이 있을까 묻는다. 추위가 여전한 3월이지만, “봄은 아직 움츠리는 사람들이 여며 잡고 있는 익숙함이란 겉옷을 강제로 벗겨” 낸다. 낯선 등굣길, 다른 층의 다른 반으로 이동, 친구와 짝꿍이 바뀌는 일이 한꺼번에 이루어진다. 빳빳한 교과서, 차가운 교실, 새 담임과 어색한 친구들. “그렇게 싫어하며 보낸 몇 번의 봄들 사이에서도” 작가의 최악은 중학교로 진학한 중1 시기다.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키 정도만 차이 날 뿐 그저 다 같은 어린이들이었는데, 중학교에서는 “도저히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을 수 없는” 학생들이 우글우글하다. 학기 초가 지나면 학급과 학교 내 싸움 서열이 잡혀 간다. 이 과정에서 일진과 양아치들이 촘촘하게 형성되고, 이들의 앞뒤 없는 폭력과 무차별한 폭행에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이 고통을 겪는 일이 생겨난다. ‘끝내 목도하고, 겪어 내야 했던’ 폭력의 굴레였던 사춘기의 봄. 결코 ‘과거’라 말할 수 없을 이 기억의 복원은 지금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덟 번째 에세이「무슨 일이 있겠지」는 천천히 글의 호흡을 따라 읽게 되는 이야기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장소로서의 공간, 기억을 공유한 장소에 마음이 간다는 이승주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열세 살로 돌아가 읽는 이에게 기억을 나누자고 의자 하나를 내어주는 듯하다. 막상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펼치다 보면 정작 이야기 속의 그는 앉아 있기보다 서 있거나 어딘가로 걸어가곤 한다. 큰오빠 방에 서서 조용필 LP를 들여다보거나, 하룻밤도 못 넘기고 집에 들어갔지만 말없이 혼자 집을 나온 날.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 모르는 사람들, 낯선 공기,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는 현란한 불빛들”을 실감하며 거리를 걸었던 기억. 담임 선생님이 읽어 준 『폭풍의 언덕』을 학교와 집 근처 헌책방에선 찾을 수 없어 걷고 또 걷다가 괴한을 만났던 아찔했던 날도.
열세 살의 그가 보고 느끼고 걸었던 시공간이 아련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또렷한 음성이 들려온다. 일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잘 써서, 너무 착하고 예뻐서 만나고 싶었다는 교장 선생님 앞에 ‘앉은’ 그의 대답은 “나가고 싶어요.”. 이후 그는 아무에게도 일기를 보여 주지 않는다. 두 권의 일기장을 쓰며 이야기를 ‘짓기’ 시작한다. 뭐든 직접 손을 대 보며 나 자신의 세계로 걸어 나간 연둣빛의 회고담.

작가정보

저자(글) 이주호

‘붉고 넓게 물들이다.’ 이름의 다른 뜻을 태양이라 해석하고서 이름처럼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기쁘다. 교보문고에서 MD로 일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이 닿게 하고 싶다. 새봄에는 어떤 책이 나올까 궁금해하며 지낸 지 5년이 지났다.

저자(글) 태지원

지식의 부스러기를 모아 글로 엮어 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 대학 졸업 후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 10여 년간 근무했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중동에서 생활하며 글쓰는 일을 시작했다.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타임라인 경제교실』 등 청소년 교양서를 집필해 왔다. 글쓰기 플랫폼에서 ‘유랑선생’이라는 필명으로 에세이를 쓰기도 한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봄에 자주 졸고, 자주 설렌다.

저자(글) 김해리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낯설게 상상하고, 가능성의 씨앗을 뿌리는 일을 한다. 엉뚱한 싹을 틔우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저자(글) 김신식

감정사회학자 겸 작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감정 갈등에 대해 기고하고 강의를 해 왔다. 최근엔 민원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감각 갈등을 탐구 중이다. 현재 문예지 『비유』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풀 죽은 문화예술 작업자를 위한 기획을 맡고 있다. 봄이 되어서야 지난 한 해 겪은 일들이 실감 나는 편이다. 그 느낌이 싫지 않다. 쓴 책으로 『다소 곤란한 감정』 등이 있다.

저자(글) 황효진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뉴그라운드’를 만들고 있다. 모두가 조금 덜 괴롭게 일할 수 있으려면 일터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타인과 함께 일하는 우리는 또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가장 자주 떠올리는 질문은 ‘일하지 않거나 일할 수 없는 사람도 잘 살아갈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이다. 봄에는 프리지어 꽃을 자주 집에 둔다. 그동안 쓴 책으로 『어른이 되면 고민이 끝날까?』『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등이 있다.

저자(글) 강지혜

시와 에세이를 쓰면서 제주에 살고 있다. 큰 강아지와 작은 사람을 돌보고 있다. 혼자가 좋다. 혼자가 되면 글을 쓸 수 있고 고독의 바다에서 유영할 수 있다. 혼자가 싫다. 따뜻하고 귀여운 존재들에 둘러싸여 언제까지고 기쁘고 싶다.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선우정아의 〈봄쳐녀〉와 새소년의 〈난춘〉을 반복해서 듣는다. 봄은 소리로 온다고 믿는다. 바로 지금, 여기저기 봄꽃 터지는 소리. 그동안 쓴 책으로 『감히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오늘의 섬을 시작합니다』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등이 있다.

저자(글) 채반석

글밥 먹고 살고 싶다는 이유로 기자를 희망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다른 일을 더 많이 하고 산다. 인생 생각대로 가지 않아도 좋더라. 가능성을 품고 생동하는 봄의 연록처럼. 쓴 책으로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가 있다.

저자(글) 이승주

2017년 『현대문학』 등단, 소설집 『리스너』가 있다. 인간의 내적 · 외적 공간에 관심이 많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장소로서의 공간, 기억을 공유한 장소에 마음이 간다. 봄이 오면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보고 싶다.

그림/만화 임나운

그림으로 기억을 기록한다.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다. 『여름은 자란다』 『고냥 일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 『산산죽죽』 등을 펴냈고 『불량 수제자』 『동희의 오늘』 『용기가 필요한 여름』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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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시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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