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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나무옆의자

2024년 02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3월 05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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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80MB)
ISBN 9791161571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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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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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샛별야학으로! 다시 꿈꾸는 학교생활

평균 나이 65세. 가난해서 혹은 예기치 못한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할머니들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 『반짝반짝 샛별야학』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결핍과 열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최하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이 부에 대한 결핍과 열망이라면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이다.
올해 68세인 행자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온갖 허드렛일, 시다, 행상, 도매상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평생 일을 짊어지고 살았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어 노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끝마치지 못한 학업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애써 누르고 눌러온 한에 매번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아버지다. 명절 때마다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쌍놈이나 다름없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 친구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장통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았던 행자 할머니에게 ‘못 배운 놈’ 소리는 비수처럼 박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커질수록 학업을 향한 열망 또한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발견한 전단 한 장이 행자 할머니를 새로운 시간의 문으로 인도한다.

샛별야학 신입생 모집!
미뤄왔던 졸업의 꿈을 이루세요. 훌륭한 강사진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남녀노소 대환영!! (14쪽)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행자 할머니는 과감하게 그 문을 열었고, 어느 가을날 그토록 원하던 중학생이 되었다.
프롤로그 
첫날 
자기소개  
살다 보면 
엉망진창 수업 
첫 안경 
공황달리기 
현장학습 1 
현장학습 2 
이건 뭐에 쓰는 꼬부랑말? 
500/50 
노인도 슬프게 울 때가 있지
기시감 
담판 
두 대의 휴대폰 
돌아온 탕아  
고민의 늪 
악연 
발각
최후의 한 판 
이사 
에필로그 

작가의 말 

행자 할머니는 이 기묘한 감정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는지를 가만히 떠올렸다. 첫 집 장만 첫 출산 등이 스쳐 갔지만, 절대 똑같지 않았다. 그러다가 소풍이라는 두 글자에 생각이 가닿았다. 마지막 반 소풍날. 학교 근처 뒷산에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싸 온 김밥을 우유와 함께 먹으며 희희낙락하던 때. 보물찾기 상품에 눈이 멀어 산 반대편까지 갔다가 선생님에게 혼이 났던 때. 흙이 묻은 돗자리를 그대로 집에 가져갔다가 어머니에게 잔소리도 들었었지. 그래도 좋았다. 행자 할머니의 입가로 다시금 미소가 번졌다. 이날 밤은 양을 천 마리나 넘게 셀 때까지 잠들지 못했다. 새벽이 찾아올 즈음이 되어서야 까무룩 잠이 들었다. (17쪽)

승지가 울음을 그치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낯선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짙은 밤색의 타원형 식탁 위에는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만들었을 밑반찬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장아찌…… 오이소박이…… 계란말이…… 콩자반…… 콩나물무침…… 깻잎절임…….’
그리고 이내 승지 앞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갈비탕 한 그릇이 놓였다. 이 모든 걸 준비했을 이는 말없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옆에 놓아주고는 자신도 함께 먹기 위해 맞은편에 앉았다. 맑은 국물에 야들야들하게 잘 익은 고기 한 점과 노란 달걀지단까지. 승지는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나았다. 모락모락 나는 김 때문에 우는 모습이 가려질 터이니. 승지는 최선을 다해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힘을 짜내었지만 웅얼거림만이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연신 떠서 먹고 반찬을 가져다가 입에 넣었다. 한 번씩 고개를 들면 자애한 눈빛이 승지와 마주쳤다.
‘괜찮아요. 천천히 들어요.’
그리 말하는 듯했다. 그렇게 그릇을 다 비우고 나자 그제야 계면쩍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에게 너무 큰 폐를 끼친 것 같아서. 하지만 그녀는 무너져 내린 승지를 품어주기에 충분히 큰 그릇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끝까지 그녀는 말이 없었다. 승지는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 나왔다. 잠자리에 다시 든 순간 이제는 좀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내일 수업 때 어떻게 행자 할머니를 마주할지가 고민이 되었다.
‘갚아야지……. 이 큰 은혜…….’ (69쪽)

달동네박물관으로 들어선 할머니들은 놀라운지 연신 눈을 비벼댔다. 박물관의 내부는 자신들의 전성기였을 1970~1980년대 모습 그대로였다. 폰트며 상호며 건물까지 모두 똑같았다. 옛 생각에 눈물을 훔치는 할머니도 있었다. 행자 할머니는 덤덤한 듯 앞서 걸었지만, 점점 걸음이 느려졌다. 떡방앗간을 했던 엄마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5남매를 먹여 살리겠다고 큰어머니와 떡방앗간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림을 꾸렸다. 열여덟에 시집와서 온갖 고생을 한 걸 알기에 장녀인 행자 할머니는 도저히 학교를 계속 다니겠다고 할 수 없었다. 육성회비가 밀려 담임 선생님이 독촉하자 서러운 마음에 그길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지만, 쉽게 한 결정은 아니었다. 자신의 미래가 달린 일이었고, 그리하여 어린 나이에도 오래도록 고민했던 일이었다. 단지 육성회비 사건은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됐을 뿐. 그때 기억이 자꾸만 떠오르자 행자 할머니는 툇마루에 걸터앉아 뒷사람을 먼저 보냈다. (89쪽)

오늘도 수업 시간보다 일찍 나온 어르신들은 각자의 공부 노트를 서로 보여주며 하소연했다. 태어나 단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외국어를 칠순이 다 된 나이에 배우려고 하니 머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다는 어르신도 있었다. 다들 영어 과목이 포함된 날이면 수업 시간보다 30분은 먼저 와서 써보고 달달 외우지만 그렇게 해서 되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깨닫고 있었다. 그렇다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순전히 봉사의 의미로 가르쳐주는 선생님에게 가외로 또 공부시켜달라고 하기에는 정말 미안했다. 그래서 할머니들끼리 한 시간 일찍 와 밥도 같이 먹고 공부도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여기에 행자 할머니와 석순자, 박시옷 그리고 박선녀까지 합류했다. 이렇게 넷은 졸지에 영어 스터디를 결성하게 되었고 어느새 공부를 핑계로 돈독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112쪽)

그렇게 석순자는 마음에 품고만 있던 가게를 열게 되었다. 그것도 시세의 반값인 500/50에 말이다. 그 중개자가 평소 조용하고 말 없는 행자 할머니일 줄이야. 순자는 그 후로는 행자 할머니가 지나가는 길에다가도 감사하다는 절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 가게가 실은 행자 할머니의 것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 제 가격에 내놨던 것을 순자를 위해 반으로 깎았다는 사실도. (118쪽)

푹 곤 한우 사골국은 보온병에 담았다. 수육은 2단 도시락 위 칸에 넣고 아래는 잡곡밥으로 채웠다. 마지막으로 함께 먹을 김치는 큼직하게 잘라 따로 플라스틱 통에 담았다. 그것들을 쇼핑백에 차례로 넣고 나서야 학교 갈 준비가 끝이 났다. 가방을 메고 쇼핑백까지 야무지게 든 뒤 집을 나서는 길이 설레기까지 했다. 영어 스터디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일찍 학교에 가야 하지만 오히려 좋았다. 빈 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 싸 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밥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국민학교를 그만둔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때마다 보리밥 한 덩이와 노릇노릇하게 부친 소시지를 나눠 먹던 옛 친구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빨개졌다. 그리운 학창 시절. 너무 짧았던 학교생활.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었다. (130쪽)

행자 할머니는 아이가 잘 걷고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단어장을 하나씩 넘겼다. 영어 단어 밑에 자신이 손수 적어놓은 한글 발음을 보며 입 모양을 만들어 읽었다.
‘버내나.’
‘비이.’
‘피쉬.’
그때마다 채란의 수업 때 보았던 영상의 리듬이 떠올랐다. 교실에 울려 퍼지던 목소리와 쩌렁쩌렁한 드럼 소리도 생생했다. 행자 할머니 자신도 모르게 몸이 들썩거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아이의 손을 놓쳤다.
‘샌드.’
‘퀴즈.’
‘악스.’
행자 할머니의 어깨는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리듬에 맞춰 제멋대로 춤을 췄다. 그리고 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명에 퍼뜩 현실로 돌아왔다. (138쪽)

부장은 의자 위로 무너지듯 앉았다. 결국 협상은 실패했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한 게 아니었음에도 패배감이 엄습했다. 자신이 이토록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다. 샛별야학의 창립 멤버이자 30년 가까이 교단을 지켜온 자신이었다.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그런데 돈 앞에서, 자본주의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법? 결국은 법에 호소하게 될 것이다. 남은 방법이라곤 그것밖에 없으니까. 어쨌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하니까. 그러나 부장도 알고 있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 되리라는 걸. 법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었다. 아니다. 법을 무시하고, 법 위에서 날뛰는 무법자들이 법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예상대로 두통이 해일처럼 부장을 덮쳤다. 최근에는 거의 매일 만나는 두통이었지만 그런다고 그 고통이 익숙해지지는 않았다. 부장은 머리를 감싸 쥔 채 책상 위로 무너져 내렸다. (215쪽)

가슴이 훅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고작 가방을 보았을 뿐인데도 그랬다. 행자 할머니는 망설이다가 가방을 끌어당겨 열었다. 교재를 꺼내 하나씩 넘겨보았다. 페이지 곳곳에 행자 할머니의 흔적이 보였다. 참 열심히도 적었다. 선생님 말씀도 받아 적고 그때그때 생각난 것도 적고 모르는 것도 적고 아는 것도 적었다. 모르는 건 나중에 찾아보려고 적고 아는 건 잊어버릴까 봐 적었다. 그렇게 적은 삐뚤빼뚤한 글자가 교재의 여백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느새 행자 할머니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때 경쾌한 소리를 내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받지 않고 그냥 두었으나 끊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소매로 눈가를 문지르고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227~228쪽)

쌈닭 같은 학우들, 그들을 아우르는 행자 할머니

과감하게 새로운 시간의 문을 열고 뛰어들었지만 학교생활은 위태롭기만 하다. 순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온 학우들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험난한 인생을 헤쳐온 이들답게 걸핏하면 싸우고 툭하면 교실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다. 나이 어린 새내기 교사는 그들을 다스리기는커녕 오히려 먹잇감이 되기 일쑤다. 쌈닭들을 진정시키고 번번이 파국을 막는 것은 행자 할머니다. 어린 선생님에게는 위로를 주고, 함께 공부하는 벗들은 공평함과 따뜻함으로 감싸 안는 행자 할머니의 말은 어느덧 흥분한 마음들을 가라앉히는 진정제 역할을 한다. 행자 할머니가 기꺼이 그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함께 공부하는 그 시간이, 벗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50여 년간 유예해두었던 꿈을 마침내 이루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행자 할머니의 노력 덕분에 학우들은 점점 서로에게 스며들고 종내는 친자매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된다. 특히 행자 할머니를 비롯해 순자, 선녀, 시옷으로 이루어진 할머니 4인방은 남들보다 일찍 등교해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고 공부하며 졸업의 꿈을 키운다.

“엄마! 어머니! 엄니!”
결코 평탄하지 않은 졸업의 길

시작부터 그랬다. 등교 첫날, 아들이 전화를 해서는 온갖 이유를 대며 행자 할머니의 학업을 만류했다. 그러나 한번 결심한 일은 결코 무르는 일이 없는 행자 할머니였다. 소란스럽던 교실 분위기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낯설고 어색했던 선생님, 벗들과도 서로의 가정사를 챙기며 돌봐주는 사이로까지 발전했다. 간절히 다시 한번 원했던 소풍의 꿈도 이뤘다. 생애 처음으로 배우는 영어는 수업 시간을 기다릴 만큼 재미나기만 했다. 길을 걷다가도 파닉스 시간에 공부한 영상 리듬이 떠오르면 저도 모르게 몸이 들썩거렸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신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학우들과 의기투합해 졸업을 향해 질주하던 행자 할머니에게 제동이 걸린다. 불안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다. 맞벌이 부부인 아들은 손녀를 돌봐달라는 이유로 툭하면 행자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고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행자 할머니는 그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아들은 매번 ‘한 번만’을 외치지만 행자 할머니는 알고 있다. 한 번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예상대로 그 한 번이 반복된다, 어느 날 행자 할머니가 영어 단어 외우기에 몰두한 사이 손녀가 달려오는 차 앞에서 넘어져 다치기 전까지는. 손녀의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그 사건은 행자 할머니의 마음에 자책감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더불어 깨달음도 함께. 자신이 얼마나 친구들과 교실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간절히 원하는지를. 손녀의 손을 놓치는 것도 알지 못할 만큼 자신이 얼마나 샛별야학 교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를. 이제는 결심을 해야 할 때다. 벌써 칠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행자 할머니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아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술자리를 함께한 뒤 행자 할머니가 선언하듯 말한다.

“내 마음의 순위는 바뀜이 없어. 항상 너희가 최우선이야. 하지만 너의 엄마이자 효영이의 할머니이기 전에 나라는 사람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고 그때, 마치지 못한 숙제 같은 게 있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니 아부지랑 같이 어떻게든 너네 먹여 살리려고 오랫동안 그냥 둔 숙제인데 그걸 이제는 해야 할 것 같아. 엄마도 벌써 칠순이잖아. 더 늦으면 살아생전에 못 할 거야. 그래서 말인데, 엄마는 학교 졸업할 때까지 효영이를 봐줄 수 없을 것 같아. 그 문제는 너랑 혜인이가 상의해서 도우미를 들이든지 아니면 학원을 더 보내든지 했으면 한다. 내 말이 다소 야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야.” (148~149쪽)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듯 보였던 ‘야학’이란 소재를 2024년에 다시 꺼내 든 이유

소설은 행자 할머니를 중심으로 한 할머니 4인방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리고 있다. 왜 하필 다시 야학일까. 야학을 소재로 한 소설은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최하나 작가는, 나이는 많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어르신들이 다시 학교에 간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한다. 그 궁금증은 먹고살기 바빠서 정규교육을 받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대를 어떻게든 버티며 살아온 윗세대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각박한 시대를 살아온 세대답게, 혹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민망해하던 197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이들답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속내 표현에는 서툴고 언뜻 거칠고 사나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소설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들은 모두 ‘척’하고 있다. 행자 할머니는 아닌 ‘척’하며 어린 교사와 학우들을 돕고, 순자와 선녀는 짐짓 서로를 싫어하는 ‘척’하고 싸우는 ‘척’한다. 괜찮은 ‘척’하지만 실상은 괜찮지 않고, 모르는 ‘척’하지만 사실은 서로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한다. 이 ‘척’이 소설에 웃음과 반전의 재미를 주고 생동감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때로는 더 큰 감동까지.
그래서, ‘척’의 달인인 이 할머니들은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무사히 손에 쥐었을까. 어쩌면 소설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으니까. 온갖 편법을 동원해 샛별야학을 벼랑으로 내모는 빌런의 등장과 함께 행자 할머니의 눈부신 활약이 이제부터 시작될 테니까.

작가정보

저자(글) 최하나

소설과 에세이를 주로 쓴다. 저서로 장편소설 『강남에 집을 샀어』, 청소년 앤솔로지 소설집 『너의 MBTI가 궁금해』(공저), 에세이 『직장 그만두지 않고 작가되기』, 『생존커피』(밀리의 서재 오리지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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