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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현대시 기획선 90
원구식 지음
한국문연

2024년 03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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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104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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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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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시인이 있다. 그리고 그 곁에 슬퍼하는 한 독자가 있다. 아마도 시인과 그 독자, 이 둘의 관계는 오랫동안 꼭 돈키호테와 산초의 관계와 같아서일까. 돈키호테의 죽음 앞에 산초가 울부짖듯, 시인의 죽음 앞에 독자 또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 여기엔 시인의 죽음, 시인이 아니라 시인의 죽음이 있다.
“아직도 절대 시와 절대 책을 추구”하는 시인,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럼에도 거듭 이를 추구하는 시인. 시인은 이전 시집까지 40년 가까운 시간의 “습작기”를 마치고 “새로운 세계로 갈 것”을 선언했다. ‘시인-돈키호테’는 “세상을 바꿀 단 한 편의 시와 만물의 이론이 적혀 있는 단 한 권의 책을” 위해 “파동으로 가득”찬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비」, 문학과지성사, 2015)
그런데 이번 시집 「오리진」 안에는 뜻밖에도 “현실에서 저 너머로 떠난 것이 아니라, 저 너머에서 현실로 돌아온”(133쪽) 시인의 노래로 가득하다. ‘시인-돈키호테’의 모험은 그 중간과정이 생략된 채 곧바로 결말에 치달은 셈으로, 그간 ‘시인-세르반테스’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이길래 ‘시인-돈키호테’는 ‘상상’과 ‘환상’으로 채워진 모험이 아니라, 죽음으로 가득한 기원의 세계를 노래하는가. 혹 여기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인-세르반테스’의 복잡하고 씁쓸한 어떤 고뇌가 담겨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 여기 이곳엔 시인의 고뇌가 만들어낸 죽음의 세계가 있다. 그리고 독자는 이 죽음의 세계를 통과해 시인의 저 고뇌에까지 닿아야 한다. 만약 돈키호테가 모험을 다시 떠난다면 우리의 슬픔은 잦아들까. 키호티즘(Quixotism)의 좌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우리를 진정 슬프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우리는 ‘시인-세르반테스’의 고뇌에, ‘시인-돈키호테’의 비극에 가 닿아야 한다.
● 시인의 말

제1부
바깥들

식사 시간 13
바깥들 16
청춘의 연금술 18
놀란 귀 20
눈꺼풀 22
푸른 당나귀 26
닭똥의 평화 28
방 한 칸 31
밥 32
궤변 35
익사의 꿈 38
한우천국 40
부활_바흐의 시간 43
불멸 46

제2부
물의 생각

불광천 51
물의 생각 54

제3부
칼의 기원

나무의 발 61
시간의 얼굴 62
칼의 기원 64
모멸을 위하여 66
돼지 아파트 69
월세천 72
술독 74
기하학적 애인 76
문방구 소녀 78
불가능한 사랑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81
북위 38도 82
한탄강 87

제4부
신동국정운

시감도 2013 93
마침표 화두 96
꺾쇠에 대하여 100
신동국정운 102

제5부
침대의 기원

열병합발전소와 시간의 기원 111
침대의 기원 116

▨ 에세이 | 시의 기원 120
▨ 원구식의 시세계 | 양순모 136

바깥들

최초의 책은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와
돌 위에 새겨졌을 것이다. 일곱 개의 별이 박힌 이 책을
사람들이 무덤으로 삼았으니, 책이 어찌하여
별의 부적이 아니겠느냐? 산 자들이
그 앞에서 죽은 자들을 장사지내고,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점을 친다. 무서울 정도로 단순한
나의 애인아. 진정한 삶은 이 세상에 없다.
몽매한 현자들이 점토판의 진흙이 굳기도 전에
쐐기로 제 두 눈을 찌르고, 하늘의 문자를 모방하여
불멸의 책을 구워냈으나, 살아서
돌아온 자가 없다.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색창연한 먼지로 뒤덮인 도서관의 책들을.
형이상학으로 가득한 이 책들은 온통
호명을 기다리는 죽은 아버지들의 이름들뿐!
도둑처럼 날이 저물고, 생각 없는 별이 뜬다.
골짜기의 백합보다 순결한 내 애인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중개하는 밤이 왔다. 죽음으로 봉인된
책이 열린다. 오, 존재가 사라진 공간 속으로
날아오르는 흑조들. 그 뒤로 죽은 아버지들이
전쟁 포로처럼 돌아온다. 이곳은 ‘바깥’들이 모인 ‘바깥’의
바깥들. 존재 없는 존재자들이 사는 곳. 죽은 자들이
산 자를 낳는 곳. 사물들이 모두 거울이 되는 곳.
나는 흑조를 쫓아 절벽 끝까지 내달린다.
순간 절벽이 나를 비추고 흑조가 나를 비춘다. 번쩍번쩍
비추는 대로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내 오늘 밤
저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던져 허공에 떠
유물론자와 물질주의자의 차이를 제법 유치하게
말해줄 수도 있지만, 애인이 서둘러 책을 덮는다.
최초의 아버지들이 미지의 행간 속으로 사라진다.
울지 마라. 모두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도서관엔 아직도 먼지를 털어내며 읽어야 할 책들이 수북하다.
옜다, 너도 한 권 가져다가 저잣거리에서
비린내 나는 생선이라도 한 마리 바꿔 먹으렴.
칼의 기원

경배하라.
신성한 금속은 하늘에서 온다.

기원을 알 수 없는 우주의 먼지 속에서
새로운 별이 태어나듯,

하늘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떨어졌다.

그러자 대지가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시퍼런 강물이 순식간에 말라버렸다,

지구의 맨살을 도려낸 듯
땅이 갈라진 자리,
상처를 치료하듯
붉은 용암이 흘렀다.

그날 이후 길흉화복이 바뀌어
자고 나면 새로운 왕들이 나타나
서로를 헐뜯고
전쟁으로 날을 지새웠다.

세상이 충분히 어지러워지자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사방 천 리 땅이 푹 꺼지고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분화구 아래
하늘에서 온
아주
단단한
금속이 있다는 것을.

이제 세상을 구원할
한 자루의 칼을 만들 때가 되었다.
침대의 기원

어떤 침대는 무덤보다 오래되어서
오르페우스의 하프가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기도 전에
형체도 없이 흩어져 버렸다. 다리가 짧은 난쟁이 목수들이
연장을 들고 은하수를 건너왔다.
그들은 사라진 침대의 점과 선과 면들의
정확한 위치를 연결했다.

복원이 끝나자
숙련된 시계 수리공들이
때를 맞춰
침대에
4차원의 태엽을
감아 주었다.

그러자 제일 먼저 동네의 개들이
몰려나와 짖었다.

멍멍.
이것은 침대다.

그다음, 그리스 철학자들이
틀릴까 봐 매우 조심스럽게 따라 짖었다.

멍머-엉.
이것은 침-대-다.

(그리곤 신화의 시대가 끝났다)

최초의 침대는 그보다 오래되어서
공화국에서 추방된 시인들의 후손들이 얼빠진 과장법을 익힐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거대한 운석들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45억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지는 불덩어리로 타올랐다가, 얼음으로 뒤덮였다가,
물속에 잠겼다가, 마침내 솟구쳐 올랐다.

오, 풀이여,
나무여,

물과
화강암과
산소와
생명체여.

화석 속에
종이보다 얇게 접혀진
삼엽충이여.
암모나이트 조개여.

오, 만물의 침대인
대지여.
자명한 공간이여.

시간의 연금술사인
잠이여.
그 속에 깃든 침대의 몫이여.
죽음이여.

작가정보

저자(글) 원구식

경기 연천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숭실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먼지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 「마돈나를 위하여」 「비」가 있다.

작가의 말

시인의 말 1
시인은 기원을 탐구하는 사람이다.

시인의 말 2
시집 표지에서 싸우는 두 거인은
‘시간’과 ‘공간’이다.

2023년 8월
원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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