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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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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9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2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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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4.97MB)
ISBN 978895469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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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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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처럼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빛”(『참담한 빛』)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여름의 빌라』) 그리고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반짝이는 언어로 ‘눈부시다’ ‘찬란하다’는 감상을 이끌어내며 어느덧 ‘빛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백수린의 첫번째 소설집 『폴링 인 폴』을 출간 십 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등단 당시 한국문학의 거목과도 같은 김윤식 문학평론가로부터 “물건 되겠다 싶데”라는 촌평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새롭게 비출 작가의 탄생을 기대하게끔 했던 백수린은 그후 삼 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으로 신인작가로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을 갖췄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소설세계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는 찬평을 받은 바 있다. 그후로 십 년의 시간 동안 작가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한 권의 장편소설을 더 펴내며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아왔다.
그런 작가가 “이 책으로 내 글을 처음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과 이미 나의 책들을 읽어온 오랜 독자들에게 내가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그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라고 소개한 이번 개정판에는 “단면이 거칠고 부서질 듯 가벼운 첫 눈송이” 같았던 작가의 “소설을 향한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개정판 작가의 말’)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눈송이들이 모이고 쌓여 이토록 찬란하게 반짝이는, 단단하고 고유한 백수린의 소설세계가 탄생했음을 알기에 그의 첫 소설집을 다시 만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표지와 판형으로 재탄생한 이번 개정판은 전 작품을 세심히 손보고 차례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초판에 해설을 실었던 서영채 문학평론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수린 소설세계가 지나온 궤적을 톺아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사은품으로 『폴링 인 폴』 초판에도 실리지 않았던, 작가의 ‘진짜’ 첫 소설이라 할 만한 습작품 「셀로판 나비」가 담긴 한정판 소책자를 제공한다. 이처럼 이번 개정판만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요소들은 기존에 『폴링 인 폴』 초판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선물로 다가갈 것이다.
거짓말 연습 007
폴링 인 폴 035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 067
감자의 실종 099
자전거 도둑 129
밤의 수족관 165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199
꽃 피는 밤이 오면 233
유령이 출몰할 때 267

초판 해설 | 서영채
신진기예 백수린의 작가적 가능성 297

인터뷰 | 서영채×백수린
눈부신 처음으로부터-『폴링 인 폴』 재간에 부쳐 327

초판 작가의 말 355
개정판 작가의 말 359

어디서 왔니, 왜 왔니, 무슨 일을 하니? 이곳에 온 이래로 내게 돌아오는 질문은 늘 비슷한 것들뿐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이국의 언어로 할 수 있는 말이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표현되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의 부스러기들이 언제나 내 안을 둥둥, 떠다녔다. 그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지칠 때까지 걷다가 멈춘 채 카페나 레스토랑 안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거짓말 연습」, 23쪽)

나는 말을 마쳤다. 오랜만에 내 가슴에서 빠져나간 말들이 공중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나는 천천히 관찰했다. 내 말이 가닿았는지 부인은 다 알아들었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알아들었을 리가 결코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니, 알았기 때문에 마음이 놓였다. 거울을 보지 않더라도 나는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케이크는 달고, 부드러웠다. (「거짓말 연습」, 26쪽)

성당은 촛불이 일렁이며 만들어내는 빛의 그림자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형형한 빛의 조각들이 그려놓은 무늬들로 아름다울 뿐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오르간 소리가 들려오더니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빚어내는 울림이 높은 대리석 천장을 공명시켰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그 곡조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천천히 가로지르며 흘러갔다. 물줄기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화음. 그 장엄하고 우아한 화음을 듣다보니 이 도시에 온 이후 처음으로, 르블랑 부인을 찾아가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푸르비에르는 참 아름답군요. (「거짓말 연습」, 29쪽)

나는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종종 이국의 뜨거운 햇볕에 그을린 젊고 탄탄한 사내의 팔뚝이 하얗고 가는 엄마의 허리를 끌어안는 상상을 했다. 네 아버지가 그날 밤 내게 그 먼 곳에서는 모래바람이 분다고 했단다. 그 바람의 이름은 할라스라더구나.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이니. 할라스. 나는 그날 밤, 아버지 옷 어딘가에, 혹은 머리카락 사이에 섞여온 이국의 모래알로 만들어진 아이였던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것은 분명 내 존재를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핑계였다. 엄마는 이 세계가 그럴듯한 거짓말들에 의해서 견고히 다져질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려 했던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처음으로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어쩌면 거짓말이야말로 엄마가 나에게 가르쳐주려 했던 가장 건전한 소통 방식이었는지도. (「거짓말 연습」, 31~32쪽)

이것은 폴에 관한 이야기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내가 아는 만큼의 폴에 관한 이야기. 이것이 폴이라는 한 인간의 실체인가 하면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타인과 조우하고,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며, 그 착각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길 잃은 사람처럼 헤매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그것을 폴에게서 배웠다. 폴 자신은 내게 그런 것을 가르쳐준 일 없노라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므로 나는 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저멀리 바다 건너, 나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대륙의 한복판에서 한 여자의 남편이 되겠다고 서약하고 있을 폴.

나는 도대체 어쩌다가 폴에게 빠져버린 것일까. (「폴링 인 폴」, 37~38쪽)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수많은 취객들 사이에 마주앉아, 폴이 들려준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지금, 삶이란 신파와 진부, 통속과 전형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말해질 수밖에 없는 것들에 의해 지속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러자 내게 실연을 안겨준 그가 더이상 원망스럽지만은 않았다. 실연당한 여자의 자기 위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그가 해준 이야기가 내 초라한 사랑에 대한 그만의 응답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폴링 인 폴」, 64쪽)

일상을 지켜내야만 했으므로 나는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가 내가 아는 것과 일치한다는 확신이 생길 때에만 비로소 그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었다. (…) 허구의 인물처럼 나는 주어진 문장들 속에 내 진심을 숨겼다. 그렇게 말들을 고르고 고르면서 나는 타인의 말을 빌릴 때에만 내가 안전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감자의 실종」, 116쪽)

어둠 속으로 빛이 들어오려는 찰나, 갑자기 물결의 흐름이 바뀐다. 세기가 바뀐다. 물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점점 더 빨리 움직인다. 차갑고,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움직임 속에서, 나는 내 가슴을, 허벅지를, 복부를 할퀴고 지나가는 이것이 물이 아니라 말이라는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꽃 피는 밤이 오면」, 236쪽)

당신의 말들을 받아 적으며 나는 당신의 말이 외국어로 된 노래와 닮은 것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이국의 전위 시 같기도. 빗소리인지 파도 소리인지 모를 물소리가 가까운 듯 멀리서 리드미컬하게 들려왔다. 말끝이 부서져내리는 당신의 목소리와 그보다 한 소절씩 늦는 자판 두드리는 소리는 마치 돌림노래처럼 들렸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캄캄한 고래 뱃속을 가득 채웠다.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 가닿을까. (「꽃 피는 밤이 오면」, 263쪽)

나는 오래전의 당신이 그리했을 것처럼 물살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겨우 발끝만이 바닥에 닿을 뿐이었지만. 저멀리에서 찬란한 빛이 쏟아지고 있으므로. 그것이 어디로 인도할지는 모르지만, 빛인 까닭에. (…) 아, 저 노래를 내가 받아 적어야 하는데. 나는 물속으로 떨어지며 그렇게 생각했다. 어둠 속. 차갑다. 그러나 나는 수영을 익혀두었다. 물살을 헤치기 위해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꽃 피는 밤이 오면」, 265쪽)

수없는 오해와 덧없는 이해 사이,
희미한 언어와 선명한 침묵 사이를 가로지르는
백수린의 섬세하고 유연한 빛줄기

백수린의 등단작이자 개정판의 문을 여는 「거짓말 연습」은 “말 그리고 소통 부재의 현실에 대한 질문이라고 할, 자못 의미심장한 주제를 이만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소설가 박범신 임철우, 2011년 경향신춘문예 심사위원)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훗날의 백수린이 갖추게 될 확고한 주제 의식과 탄탄한 필력을 가늠하게끔 한, 백수린 소설세계의 원형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중에서 모종의 아픔을 겪고 이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온 화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고요함과 더불어 쓸쓸함을 느낀다. 허름한 진실보다 그럴싸한 거짓을 말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던 그는 모국에서도 불가능했던 투명한 소통의 가능성을 회의하며 침묵하지만, 어떠한 순간들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입을 떼고 말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달고 부드러운 케이크의 맛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 완전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해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눈빛과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다.

우리가 하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곳에 진실한 것이 하나라도 존재했다면 그것은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행위, 그것뿐이었을 것이다.
(…) 라디오 진행자는 빠르고 단정적인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식당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높낮이가 각기 다른 억양과 발음으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한발, 대화 밖으로 떨어져나와 그것을 듣다보니 그들의 대화는 성당에서 들었던 성가곡의 가락처럼 들렸다. 창밖은 완연한 여름이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곡조의 결을 가만가만 짚어보았다. 그리고 그 곡조가 익숙해졌을 때, 고요하게 울리는 그 합창곡에 끼어들기 위해서 나는 굳게 닫고 있던 입술을 살짝 떼었다.(31~33쪽)

이어지는 표제작 「폴링 인 폴」에서 한국어 강사인 ‘나’에게는 과외 시간마다 찾아오는 수강생 ‘폴’이 있다. 재미 교포인 그는 서툰 한국어로 아버지와의 갈등에 대해, 자신이 짝사랑하는 일본인 학생 ‘유리코’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와 유리코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리코를 사랑한다는 폴에게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을 해?”(43쪽) 묻던 ‘나’는 폴의 이야기들을 듣는 동안 어느새 “단정한 문장들의 세계를 흩어놓는 빗방울처럼”(45쪽) 다가온 폴에게 빠져들고, 그간 모국어를 통해 “한 번도 그럴듯하게 명명된 적이 없는 초라한”(65쪽) ‘나’의 사랑은 폴의 낯설고도 불완전한 언어를 경유하고서야 비로소 ‘폴링 인 폴’이라 명명된다.

내가 온전히 발음할 수 없고, 폴의 부모도 온전히 발음할 수 없을 그 이름, Junchan. 그라는 사람은 준찬과 Junchan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었다. 나는 이번엔 폴의 발음을 교정해주지 않았다. 비록 내가 그의 이름을 그가 발음하는 대로 부를 수 없더라도 이것이 내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나는 믿었으므로.(66쪽)

그 밖에도 소설집에는 어느 날 자신이 ‘감자’라고 알고 있는 동물을 사람들은 ‘개’라고 부른다는 것을 깨달은 이의 혼란을 그려낸 「감자의 실종」, 사고로 온전한 언어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의 파편만을 내뱉게 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이야기 「꽃 피는 밤이 오면」 등 우리가 자연스레 향유했던 언어가 우리를 떠나가고 집어삼킬 때 겪는 혼란을 담아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나의 믿음이 나를 배반하고 나의 언어가 나를 증명해 보일 수 없을 때, 부드럽게 나를 감싸안고 유유히 흐르던 물이 어느 순간 삶을 뒤흔드는 파도가 되어 돌아올 때 백수린의 화자들이 택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한번 ‘말’, 침묵의 대립항으로서의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그럼에도 이해해보고자 받아 적고(「꽃 피는 밤이 오면」), 참이든 거짓이든 완전하든 불완전하든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거짓말 연습」), “그의 이름을 그가 발음하는 대로 부를 수 없더라도” 그저 불러보는 것(「폴링 인 폴」). 그렇게 소통에의 시도를 멈추지 않을 때 모국어와 외국어, 진실과 거짓, 이해와 오해의 이분법을 가르는 잣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 순간 우리가 이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은 그에 이르러 탄생한다.
그러므로 백수린의 화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 멀리에서 찬란한 빛이 쏟아지고 있”다고, “그것이 어디로 인도할지는 모르지만, 빛인 까닭에”(「꽃 피는 밤이 오면」, 265쪽) 괜찮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그 단단한 믿음의 언어로 백수린은 우리를 다시 한번 데려간다. 더 먼 곳으로, 빛이 드는 쪽으로.



십 년 만에 첫 소설집을 다시 묶는다. 책이 출간된 지는 십 년이 되었지만, 여기에 실린 글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쓰였다. (…) 이번에 『폴링 인 폴』 에 실린 원고들을 다시 읽으며 내 마음속에 자주 떠오른 것은 그런 새하얀 눈의 이미지였다. 소금 결정처럼 단면이 거칠고 부서질 듯 가벼운 첫 눈송이. 시간이 흘러 봄이 오면 녹아 없어지는 것이 당연한, 그래서 내가 이젠 상실했으나 한때 분명히 내 안에 존재했던, 소설을 향한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 그런 의미에서, 이 개정판은 이 책으로 내 글을 처음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과 이미 나의 책들을 읽어온 오랜 독자들에게 내가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그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다.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그의 소설은 매우 촘촘하게 직조된 직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특성 역시 언어에 대한 그의 관심과 무관할 수는 없겠다. 소설이 직물이라면 문장은 실이다. 서사라는 직물의 결이 촘촘하다는 것은, 문장과 단위 서사 자체 및 그 결합체의 밀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많은 경우 백수린의 소설들은, 여러 겹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찰성을 서사 구성과 문장의 기본적인 속성으로 지니고 있다. 세상사를 바라보는 그의 눈이 단순하지가 않은 것이다. _서영채(문학평론가)

작가정보

저자(글) 백수린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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