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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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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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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4.68MB)
ISBN 979117165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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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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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안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일과 가정, 자유 시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실천적 대안

인간에게 일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일까? 생존하기 위해 임금노동에 스스로 복종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탈노동 프로젝트는 주로 남성 위주의 산업과 일자리에만 집중해왔다. 그럼으로써 흔히 가사노동으로 대표되는 ‘사회 재생산 노동’은 등한시되었다. 이 책은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의 변화를 살펴보고 우리의 미래를 내다보는, 더없이 소중하고도 긴급한 이야기다. 요리, 청소, 육아, 돌봄 등과 같은 무보수 가사노동이 어떻게 이전의 전통 사회보다 현대 생활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돌아보고, 그와 관련된 장벽과 난관, 불평등 문제를 논의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재생산 노동 담론에서 가장 필요한 네 가지 요소, 즉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에서 제기된 다양한 주장과 시도를 사례로 들면서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
•한국어판 서문

1│일을 줄일 수 있을까?
탈노동과 새로운 가능성
일이라는 게 뭘까?
코딩이 아니라 돌봄이다
자유 시간을 위한 싸움

2│기술의 배신
집 안의 산업혁명
코완의 역설
가사노동의 외연 확장
디지털 사회 재생산
상상에 갇히다

3│기준의 강화
더 깨끗해지려는 강박
음식에 대한 관심과 야망
꼬마 쥐들의 경주
잘 차려입고, 바쁘게 굴어
감시와 규율에서 벗어나기

4│가족 형태의 변화
생계 부양자의 탄생
국가의 강요
임금노동으로의 호출
변화하는 개념, 심오한 긴장

5│주거 공간의 재조직
가족 주거 공간의 정치학
대중을 위한 주택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무기
대항적인 공동체의 상상
어떤 집에 살 것인가

6│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시간이 나의 것일 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원칙
다양한 시도와 제안
한없이 프로메테우스적인 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가사노동의 절감은 오래전부터 이상적인 미래의 가정을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순위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가정에 갖가지 변화가 일어난 19세기 말에는 다수의 페미니스트 개혁가가 청소하기 쉬운 집을 옹호하고 나섰다. 스마트 홈 역시 그 기원을 들여다보면 가사노동을 절감한다는 개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가정 기술을 통한 더 많은 여가 시간의 추구는 오랫동안 (스마트 홈과 같은) 가정에 대한 상상의 특징’이었으며, 통합된 기술 시스템을 홍보하는 자료에서는 흔히 가정 기술이 가정 내 여러 절차를 단순화하고 능률화한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초연결된 하이테크 스마트 홈에 대한 상상을 잘 들여다보면, 가사 자체에 대한 고려는 부재하다. 기반 시설의 웅장한 발전이 가정 내 일의 성격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노동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건 왜 그럴까? [2ㆍ기술의 배신]에서

현재의 육아 문화는 불평등의 심화, ‘인적 자본’ 중심 경제로의 이동, 자본주의의 경쟁 심화와 같은 달라진 물질적 조건에 대한 상당히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어서 불안한 부모들은 자녀가 새 시대에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명문대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육아 목표가 어머니와 자녀 사이의 감정적 유대 쌓기였다면, 오늘날의 집중양육은 인적 자원 개발의 형태를 띤다. 그러기 위해 다른 아동과의 경쟁을 대비해 아이를 끊임없이 준비시키고 훈련하는데, 이를 ‘꼬마 쥐들의 경주(rug rat race)’라고 부른다. 경쟁이 이런 풍조를 부추기는 만큼, 사회적 불평등이 심한 국가들이 집중양육 스타일을 채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건 당연하다. [3ㆍ기준의 강화]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 어머니들은 계속 귀중한 가족 내 노동 예비군으로서 제 몫을 해냈다. 그런데 오늘날 여성에게 강조되는 역할은 가족 내 ‘임금’노동의 예비군에서 가족 내 ‘무보수’ 노동의 예비군으로 옮겨갔다고 주장할 수 있다. 남성 배우자를 둔 여성들은 재정이 악화되었을 때 전공인 재생산 영역에서 벗어나 임금노동을 하기보다는, 위급 상황-예를 들어 병든 노인, 만성 질환을 앓는 가족 구성원, 아주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임금노동에 종사하는 시간을 줄이고 돌봄에 나서기를 기대 받는다. 가족 밖의 자원-합리적 가격의 시장 기반 돌봄, 공공 지원, 자원봉사 등-이 부재한 상황에서 돌봄 노동의 맹공을 오롯이 받아내야 하는 건 가족이다. [4ㆍ가족 형태의 변화]에서

오늘날의 주택은 무엇보다도 금융 자산으로서, ‘수집용 자동차의 가치가 쇼핑을 하러 가는 수단으로서의 활용도와 무관하듯 거주지로서 기능하는 능력과 거의 무관하다’. 그 결과,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여러 도시에서 호화 주택이 폭증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재정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주택의 수가 부족해졌다. 주택의 자산화와 그에 수반되는 부담 가능성 위기가 초래한 영향-열악한 생활 조건, (거의 치명적일 만큼) 위험한 저질 건물, 토지은행제도, 오로지 투자 목적으로 지어져 방치되고 썩어가는 주택의 존재-은 이미 널리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의 관심은 이것이 어떻게 가정 모델의 다양화에, 나아가 탈노동 페미니즘 관점으로 가정을 재상상할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5ㆍ주거 공간의 재조직]에서

진정한 자유는 긍정적 형태를 취한다-어떤 제약조건이나 지배‘로부터의’ 자유일 뿐 아니라 정체성, 규범, 사회적 세계에 참여하고 그것들을 조합하기 ‘위한’ 자유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유의 영역에도 의무는 있다. 자유의 영역이란 우리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혼자 또는 남들과 함께 선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우리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는 프로젝트들의 영역이다. 이런 의미를 지닌 자유에서 일상적 노동과 여가 개념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이 프로젝트들이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썼듯이, ‘가령 작곡처럼 진정으로 자유로운 일이야말로 동시에 가장 지독하게 진지하고 가장 치열한 노력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담스럽고 불만스럽고 성가실 수 있는 활동이라도, 물질적 필요로 인해 강압적으로 하게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활동 자체가 좋아서 스스로 한다면 자유로운 활동이다. [6ㆍ어떻게 요구할 것인가]에서

‘일이 끝난 뒤’, 또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자유 시간을 누리는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일은 어떤 형태로 우리를 속박할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생존하기 위해, 즉 임금을 받기 위해 스스로 노동에 복종한다.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시간을 팔아넘기고 통제권까지 넘겨준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길바닥에 나앉아 배를 곯고 빈곤하게 살게 될까봐 두려워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 일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배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과 자동화 같은 혁신적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런 만큼 더 적게 일하고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새로운 탈노동 사회로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금노동이 아니라 미래의 노동자를 키워내고, 현재의 노동인구를 재생시키고,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부양함으로써 사회 자체를 재생산하고 유지시키는 ‘사회 재생산’이라는 일이다. 하지만 재생산 노동, 즉 육아, 돌봄, 잡다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집안일 등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탈노동 담론에서 ‘진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묵살되어왔다. 오랫동안 가사노동에는 금전적 이득과 구별되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 돌봄 노동은 가족에 대한 사랑의 노동으로, 가정은 외부 세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간주되고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
그럼에도 고착화되고 그릇된 편견이 지배하는, ‘기계가 아니라 살갗을 만지는 일’은 그 규모와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무보수 재생산 노동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201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는 장기 무보수 돌봄 노동에 81억 시간이 소요되었고, 미국인들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을 무보수로 돌보는 데에만 180억 시간을 썼으며,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데이터를 보유한 64개국에서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무보수 노동시간이 164억 시간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민 전체 노동시간의 45~55퍼센트가 무보수 재생산 노동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 가족이 잘 돌봐줄 거라고 기대하는가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억압적 노동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은 ‘사회 재생산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가사노동을 둘러싼 여러 담론과 논쟁, 그리고 열정적인 투쟁과 획기적인 실험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극대화하는 실천적 대안을 내놓는다. 물론 그 핵심은 가사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이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노동 문제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온 저자들은 이 책에서 모든 사람이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성차별적인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몇 세기에 걸친 변화를 추적,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재생산 노동의 핵심 사안을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탈노동 관점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오븐 등 각종 가전제품이 집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데도 가사노동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의 스마트 홈 기술은 가정을 해방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가정 기술을 둘러싼 여러 논의와 주장에 뒤이어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청결, 안락함, 육아, 그리고 전반적인 분주함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어떻게 강화되고 표준화되었느냐이다. 이에 대해서는 가정 내 청결, 말쑥한 몸단장, 육아 등의 규범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보편화된 결과 노동시간이 그 기준을 만족시키고 더 많은 결과물을 내는 데 투입되었다고 말한다.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어떻게 생계 부양자/가정주부 모델이 남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강압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는지, 관습적 단위인 ‘가족’이 언제까지 가사노동과 돌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그 해법이 무엇인지도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나아가 주거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의 실험 사례를 소개하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새로운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앞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 가지의 핵심 원칙, 즉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의 개념을 설명하고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탈노동 사회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 끊임없는 환경 변화와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는 장애물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듯, 그것은 한없이 프로메테우스적인 과정의 일부이고 궁극적으로는 시간을 해방시키고, 인류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악명 높은 근로시간, 최하위권의 워라밸 지수, 만성적 과로와 젠더 불평등, 가사노동의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은 무척이나 도발적이고 유용하게 읽히면서 많은 물음표를 던진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이 끝난 뒤(애프터 워크)’, 또 일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지금 우리는 이 두 갈래의 길 앞에 서 있다.

왜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 시간을 갖지 못할까?
기술ㆍ사회적 기준ㆍ 가족 형태ㆍ주거 공간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

이 책은 우리의 자유 시간을 잡아먹는 재생산 노동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지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네 가지 요소를 끄집어낸다. 그것은 바로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이다.
다양한 가전제품과 로봇, 그리고 스마트 홈 기술이 도입되었는데도 왜 집안일은 산더미같이 쌓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난 ‘집 안의 산업혁명’과 기반 시설의 발전, 가전제품의 개발, 식품ㆍ의류ㆍ보건의 외주 등과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돌아본다. 또한 우리 시대의 가정 기술에서 일어나는 혁신이 어쩌다가 노동을 줄인다는 야심을 내려놓게 되었는지, 가사노동과 돌봄 노동의 자동화가 잠재력을 품고서도 막다른 길에 다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숙고한다.
다음으로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적 규범과 기준, 기대가 어떻게 강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혁신적 기술은 또 다른 일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결과물을 기대케 했다. 이로써 노동의 양이 줄어들 희망은 사라졌고, 개인의 자유 시간은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따르고자 하는 규범을 함께 결정하고 스스로 법을 제정하는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가정 내의 사회적 관계,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 재생산의 주체인 핵가족에도 주목한다. 사회 재생산 노동의 관점에서 핵가족은 비효율적인데다 각종 젠더 불평등의 온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핵가족 형태는 여전히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핵가족은 어떻게 탄생해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또한 관습적 가족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은 언제까지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것인가? 이렇듯 핵가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불합리한 문제와 제약, 그리고 변화하는 양상을 면밀히 짚어본다.
가정 공간을 어떤 형태로 조직하면 가정 내 무보수 노동과 돌봄 노동이 겪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20세기의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 실험, 즉 러시아 혁명 직후의 열린 공간인 ‘주택 코민’, 프랑크푸르트 주방, 붉은 빈, 드롭 시티, 랜다이크 운동 등은 생활공간과 대항적인 사회적 상상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재생산 노동을 둘러싼 네 가지 요소의 분석을 기초로 탈노동 미래를 위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이다. 이 개념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유연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자유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는 이 책을 쓸 때 주로 서방세계에 속한 고소득 국가들-사회 재생산 제도에서 대체로 유사한 궤도를 그리며 발달했고, 그로써 몇 가지의 일반화가 가능해지는 국가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은 그런 국가들과 몇 가지의 공통점을 보이지만, 물론 현저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 독자들이 이 책의 어떤 면모-특히 이 책에서 건네는 제안-를 읽는 방식이 서구의 영어권 독자들과 상당히 다르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과로에 반대하고 자유 시간의 젠더 불평등을 강조하는 이 책은 한국에 유독 적합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은 긴 근로시간으로 악명이 높다. 2022년 한 해 동안 한국의 평균 노동자는 1,901시간을 일했는데, 이는 독일 노동자가 일한 시간보다 560시간이나 길었다. 한국 노동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긴 수준이다. 기업 측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으로 늘리라는 압박을 가했으나, 노동조합과 청년들의 저항으로 겨우 저지되었다. 모든 분야의 노동자가 지난 몇십 년간 여가 시간의 감소를 겪었다. 2000년대에서 2010년대로 오는 동안 한국의 평균 노동자는 여가 시간을 14퍼센트 넘게 잃었다.
오랜 시간 일하는 문화는 한국 사회 도처에 남아 있는 젠더 격차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 비해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높아졌으나, OECD 평균에 비해 여성 취업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퇴근 후 회식 문화와 OECD 최장 수준인 통근 시간은 돌봄 의무를 지고 있는 여성을 노동력에서 배제시키는 데 일조했다. 한국의 젠더 임금 격차는 아주 크다-그로써 여성은 재정적 독립성이 부족해지고, 가족 내에서 무보수 돌봄 노동이 요구되는 경우 여성이 떠맡는다는 합리적 계산이 도출된다. 그 결과 여성은 매일 남성에 비해 무보수 가사노동에 거의 세 시간을 더 쓰고 있다-1년으로 따지자면 42일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남성의 유급 노동시간이 더 길다는 점을 감안해도 여성에게 주어지는 자유 시간은 여전히 남성보다 짧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에게는 자유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사회 전반이 임금노동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에서, 일의 종말을 논하는 이 책이 때와 장소를 잘못 찾아온 불청객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바로 그 이유에서, 한국 사회야말로 일과 가정과 자유 시간에 대한 접근법을 결정적으로 재고하자는 제안에서 얻는 것이 가장 많을지도 모르겠다.

<해외 서평>

★ 이것은 현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며, 사람들이 왜 일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기 위한 간절한 호소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 가사노동을 줄이기 위한 치밀한 연구와 민첩한 논쟁. <워싱턴 포스트>
★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정 영역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중요하게 살펴본다. <파이낸셜 타임스>
★ 명쾌하고 간결하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가디언>
★ 우리는 단독주택과 사유화된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애석한 사회 재생산 모델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배웠다. 여기, 현재의 패러다임을 넘어설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이고 창조적인 가이드가 있다. 케이시 윅스(『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의 저자)
★ 이 책은 플랫폼 자본주의의 부상부터 사적 가구가 떨쳐내지 못하는 돌봄의 부담까지 다양한 우려사항을 짚어나가면서, 모든 형태로 일에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지구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사회 변혁의 수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 앞에 펼쳐질 가시밭길에 대해 절망하지도 않음으로써, 이 책은 자유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열심인 모든 사람의 필독서가 된다. 줄즈 조앤 글리슨(『트랜스젠더 마르크시즘』의 공동 편집자)

작가정보

저자(글) 헬렌 헤스터

영국 웨스트런던 대학교에서 젠더, 기술, 문화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테크노페미니즘, 사회 재생산, 노동 이론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국제 작업 그룹 ‘라보리아 큐보닉스(Laboria Cuboniks)’의 일원이다. 지은 책으로 『노골적인 것을 넘어 : 포르노그래피와 성의 이동(Beyond Explicit: Pornography and the Displacement of Sex)』, 『제노페미니즘(Xenofeminism)』, 『포스트 워크(Post-Work)』 등이 있다.

저자(글) 닉 스르니첵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디지털 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플랫폼 자본주의(Platform Capitalism)』와 『미래를 발명하다 : 탈자본주의와 일 없는 세상(Inventing the Future: Postcapitalism and a World Without Work)』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관찰의 인문학』,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 『죽은 숙녀들의 사회』,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듣는 법, 말하는 법』, 『불안은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 『요즘 애들』, 『노동의 상실』 등이 있다.

작가의 말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는 이 책을 쓸 때 주로 서방세계에 속한 고소득 국가들-사회 재생산 제도에서 대체로 유사한 궤도를 그리며 발달했고, 그로써 몇 가지의 일반화가 가능해지는 국가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은 그런 국가들과 몇 가지의 공통점을 보이지만, 물론 현저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 독자들이 이 책의 어떤 면모-특히 이 책에서 건네는 제안-를 읽는 방식이 서구의 영어권 독자들과 상당히 다르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과로에 반대하고 자유 시간의 젠더 불평등을 강조하는 이 책은 한국에 유독 적합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은 긴 근로시간으로 악명이 높다. 2022년 한 해 동안 한국의 평균 노동자는 1,901시간을 일했는데, 이는 독일 노동자가 일한 시간보다 560시간이나 길었다. 한국 노동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긴 수준이다. 기업 측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으로 늘리라는 압박을 가했으나, 노동조합과 청년들의 저항으로 겨우 저지되었다. 모든 분야의 노동자가 지난 몇십 년간 여가 시간의 감소를 겪었다. 2000년대에서 2010년대로 오는 동안 한국의 평균 노동자는 여가 시간을 14퍼센트 넘게 잃었다.
오랜 시간 일하는 문화는 한국 사회 도처에 남아 있는 젠더 격차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 비해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높아졌으나, OECD 평균에 비해 여성 취업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퇴근 후 회식 문화와 OECD 최장 수준인 통근 시간은 돌봄 의무를 지고 있는 여성을 노동력에서 배제시키는 데 일조했다. 한국의 젠더 임금 격차는 아주 크다-그로써 여성은 재정적 독립성이 부족해지고, 가족 내에서 무보수 돌봄 노동이 요구되는 경우 여성이 떠맡는다는 합리적 계산이 도출된다. 그 결과 여성은 매일 남성에 비해 무보수 가사노동에 거의 세 시간을 더 쓰고 있다-1년으로 따지자면 42일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남성의 유급 노동시간이 더 길다는 점을 감안해도 여성에게 주어지는 자유 시간은 여전히 남성보다 짧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에게는 자유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사회 전반이 임금노동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에서, 일의 종말을 논하는 이 책이 때와 장소를 잘못 찾아온 불청객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바로 그 이유에서, 한국 사회야말로 일과 가정과 자유 시간에 대한 접근법을 결정적으로 재고하자는 제안에서 얻는 것이 가장 많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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