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2024년 02월 29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2월 2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35.57MB)
- ISBN 979113065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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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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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어린것들이 그렇게 한 쌍의 비둘기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기특하고 측은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착하고 어진 자식들을 제대로 못 입혀 주고 못 먹여 주는 것이 어머니로서는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불쌍한 우리 아가들…… 아버지만 계셨더라면…….”
-10쪽
선영은 그냥 방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경수의 손을 쥔 채 그렇게 짜증을 부리고 있는 미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얘, 너 부엌에 가서 나 물 좀 떠다오.”
선영은 대답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움직이지도 않는다.
“얘, 너 귀가 멀었니?”
그래도 선영은 그대로 미옥을 바라다볼 뿐이었다. 미옥은 다시 발을 탕! 하고 구른다.
-62쪽
달이 뜬 밤이 되면 경수는 으레 이 노래를 부른다.
맑은 목소리가 뭔지 슬프게 떨리는 것이었다.
“누나?”
달을 보고 노래를 부르다가 경수는 선영을 불렀다.
“은하수가 어딨어?”
“하늘나라에 있어.”
“정말 뱃놀이하나?”
“그럼, 하늘나라 선녀들이 뱃놀이하지.”
“우리도 그런 데 가서 뱃놀이했음 좋겠다. 그지 누나?”
-81쪽
그때 선영의 눈에는 경수의 얼굴이 크게 떠올랐다. 은하수가 어디냐 묻던 그 귀여운 경수, 눈을 뜨게 하리라, 눈을 뜨게 해서 은하수 강물이 보이게 하리라.
노래가 끝났을 때 회장에는 우레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나왔다. 선영의 노래는 아이가 부른 노래가 아니고 그야말로 천사가 부른 듯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이었다.
-193~194쪽
대한민국 최고의 소설,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최초 쓴 장편동화 21년 만에 전격 재출간!
한국 문학사에 거대한 이정표로 남을 대하소설 『토지』. 이 장엄한 작품을 집필한 작가 박경리 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 작품에 작가 개인의 내밀한 서사가 담겨 있다는 점을 아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의료사고로 아들마저 떠나보낸 참혹한 경험을 선생은 장편동화 『은하수』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다산북스의 기획으로 새롭게 출간된 장편동화 『은하수』는 1950년대 말, 잡지 《새벗》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박경리의 첫 동화다. 2006년에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처음 선보였고, 그 후 21년 만에 새로운 판형과 편집으로 독자를 만나게 됐다. 이번에 펴낸 『은하수』는 원고를 옮기며 생긴 이전 판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세월이 흘러 낯설어진 표현에는 보충 설명을 달거나 알맞은 현대어로 바꾸었으며, 작가의 고유한 표현은 그대로 살려 글맛을 오롯이 담아내고자 했다. 여기에 박재인 작가의 일러스트를 곁들여, 지난한 현실과 대비되는 순전한 아이들의 모습을 투명한 색채로 그려내 덧붙였다.
밤하늘같이 어두운 현실에도 꺾이지 않고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희망을 꿈꾸는 다정한 두 남매 이야기
전쟁 통에 아버지와 헤어진 선영이네 세 식구는 외삼촌이 있는 시골로 이사를 온다. 서울에서는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괴롭힘을 당하고, 억울한 약점을 잡혀 헐값에 집을 빼앗기기도 했다.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기대한 선영과 경수 남매 앞에 나타난 새침데기 외사촌 미옥은 쌀쌀맞기만 하고, 세 식구를 맞이하는 외숙모의 태도도 차갑다. 서둘러 옮겨간 작은 집에서 따뜻한 일상을 보내나 싶던 선영이네 가족에게 또 다른 불행이 들이닥친다. 여름을 맞아 간 해변에서 남동생 경수가 눈을 다치고 만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경수를 보고 충격으로 몸져누운 어머니를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선영. 세 식구는 행복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국 문학의 거장 박경리 작가가 전하는 삶의 진실,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면 내일은 반드시 온다는 것
박경리의 소설은 전쟁의 참혹성과 잔인성을 그려내면서도, 인간이 가진 선함과 악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고통스러운 현실을 묵묵히 버텨내는 인간의 인내력, 숭고한 생명력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가일 것이다. 이런 특색은 어린이를 위한 글에서도 두드러진다. 극복할 수 없는 비극과 맞닥뜨렸음에도 가닿을 수 없는 ‘은하수’를 꿈꾸며 희망을 잃지 않는 주인공 선영의 긍정적인 태도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감명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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