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2024년 03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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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5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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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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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먹고사는 현직 소설가가 장편 소설, 단편 소설, 산문 등 자신의 작품을 사례로 들어 생생한 경험과 실전 노하우를 밝힙니다.
작법 이론 강의는 여기에 없습니다.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실전에서 좌충우돌했던 경험담만 ‘엑기스’처럼 담겨 있습니다.
소설을 쓰고 싶은, 출간을 하고 싶은 여러분이라면 꼭 필요한 조언을 정진영 작가에게 직접 들어보세요.
파이퍼 프레스의 〈경험들〉시리즈
진짜 지식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경험들〉은 직접 해본 사람이 쓰는 실용 경험 사전입니다.
책과 위키 사이, 경험자의 관점이 들어간 실용 지식을 제공합니다.
생생한 지식, 실용적인 재미를 발견하세요.
1.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
2. 이번 주말의 도쿄
3. 마법 같은 뮤지컬 생활 안내서
4.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5. 서울의 건축 여행자(가제, 근간)
전공은 필요조건이 아니다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엔딩 장면을 먼저 결정하라
2 일단 시작하고 반드시 완성하라 : 장편소설 『다시, 밸런타인데이』
「러브레터」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고민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쓰자
소설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쓴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3 준비된 자에게 운이 따른다 : 장편소설 『도화촌기행』
미련 가질 바엔 부딪혀 아픈 게 낫다
최선을 다해야 미련이 남지 않는다
운을 맞이할 확률을 높여라
4 분노와 열등감은 좋은 창작의 동기 : 장편소설 『침묵주의보』
분노에서 출발한 소설
작업에 집중할 수 있되 놀기에는 불편한 공간이 좋다
열등감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5 자기 치유를 위한 소설 쓰기 :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어머니의 일기
처음부터 어머니로 태어난 여자는 없다
만남만큼 이별도 소중하다
6 많이 경험하고 부족하면 취재하자 : 장편소설 『젠가』
죽음의 문턱 앞에 서니 모든 게 단순해졌다
소설과 작가 사이의 거리
디테일은 경험과 취재에서 나온다
7 장점을 강점으로 극대화하라 : 장편소설 『정치인』
욕심 때문에 흔들린 중심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라
서는 데가 바뀌니 풍경도 달라졌다
원작은 작가에게 훌륭한 무기이자 방패다
8 도대체 등단이란 무엇일까
누울 자리를 봐 가며 발을 뻗자
등단이 어떻게 질서가 됐는가
등단은 시작에 불과하다
당선 비결? 좋은 작품을 써라
9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어느 쪽이든 소수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0 등단 기회를 늘리는 전략 : 단편소설
장편보다 단편으로 등단할 기회가 더 많다
단편을 써야 오래 작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재고는 많을수록 좋다
당신의 모든 일상이 주제이며 소재다
11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출간할 순 없다 : 산문
산문? 에세이? 수필?
당신도 산문집 작가가 될 수 있다
나만 쓸 수 있는 글이 경쟁력이다
12 조금 늦게 시작해도 괜찮은 직업
예술은 젊은 천재의 몫이다
소설은 둔재의 예술이다
라이터스 하이
이 초라한 시작이 나중에 소설을 쓸 때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줄지 그땐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내 장편소설 『침묵주의보』 『젠가』에 당시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양한 경험, 그중에서도 실패한 경험이 많을수록 소설을 쓰는 데 좋다. 소설은 얄궂게도 실패를 먹고 자란다. 나는 마음이 평안하고 살림이 넉넉한데 소설을 쓰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15쪽 [실패한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 직업]
나는 제작사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왜 무명작가의 망한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려느냐고 물었다. 제작사 관계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언론을 다룬 드라마를 제작하고 싶어 원작으로 삼을 만한 소설을 샅샅이 찾아봤는데, 『침묵주의보』보다 괜찮은 작품이 없었다는 거다. 또한 기존 한국 소설과 달리 서사가 뚜렷해서 영상화하기에 장점이 많다는 평가도 받았다. 51쪽 [분노와 열등감은 좋은 창작의 동기 : 장편소설 『침묵주의보』]
살면서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면,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정리해 직시해 보자. 처음에는 아플지 몰라도 치료 효과는 확실하다. 나는 소설 집필을 마치면서 비로소 탈상을 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경험자로서 확실한 효과를 보장한다. 62쪽 [자기 치유를 위한 소설 쓰기 :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직장인 생활을 해본 작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작가를 배출하는 시스템은 출판사, 대학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출판사 편집자와 대학 강사 등 일반적이지 않은 직업군이 유독 소설에 자주 노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쓴 산문집이나 웹소설, 웹툰이 기존 한국 소설이 외면해 온 영역을 메우며 소설의 역할을 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2쪽 [많이 경험하고 부족하면 취재하자 : 장편소설 『젠가』]
전 과목 평균 100점 만점에 90점인 학생과 수학 점수만 늘 100점이고 나머지는 낙제 수준인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전자가 후자보다 석차에선 앞설지 몰라도, 수학 올림피아드에 대표로 나갈 가능성은 전자보다 후자가 더 높지 않을까. 단점 보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장점을 강점으로 극대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 초고는 본판이 엉망이지만 매력 하나는 확실했다. 80-81쪽 [장점을 강점으로 극대화하라 : 장편소설 『정치인』]
장편소설 공모로 등단에 도전하는 일은 주식 투자와 비교하면 집중 투자와 비슷하고, 단편소설 공모로 등단에 도전하는 일은 분산 투자에 가깝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왜 나왔는지 생각해보라. 게다가 주식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일지 몰라도, 장편소설 집필은 대개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이다. 공모에 당선돼 출간에 성공하더라도, 인세로 의미 있는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데다 단편소설 청탁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다. 110쪽 [등단 기회를 늘리는 전략 : 단편소설]
장편소설을 쓰는 과정은 정신 노동과 육체 노동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이는 허세나 과장이 아니다. 나는 장편소설 초고 한 편을 완성하는 사이에 최소한 4~5kg의 몸무게가 빠지고, 완성 후에는 후유증 때문에 최소한 한 달 이상 방전 상태로 지낸다. 내가 아는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은 장편소설 쓰기다. 136쪽 [조금 늦게 시작해도 괜찮은 직업]
드라마가 되는 소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는 작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일까?
글쓰기 교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실전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답변을 위트 넘치고 속도감 있는 매력적인 문장으로 만난다.
소설을 쓰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문학을 전공해야 할까? 작가 클래스를 들어야 할까? 스터디 모임에 참여해 합평을 해야 할까?
글 써서 먹고살기 어렵다는 세상에서 판권이 팔리는 소설을 쓰는 작가 정진영의 답은 이렇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경험과 취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문단의 데뷔 기준으로 인식되는 ‘등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로커를 꿈꾸다 법학을 전공한 후 기자 생활을 하면서 데뷔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이력을 출간한 작품들과 연결해 설명하면서 소설 쓰기 방법을 공유한다.
핵심은 이렇다.
‘‘쓰는 사람’ 스스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만이 쓸 수 있는 주제를 찾아 경험을 살리고, 치밀하게 취재해서 끝까지 완성해 내라.‘
어떠한 글쓰기 교본에서도 본 적 없는 현실적인 조언들은 정 작가의 위트 넘치고 직설적인 문장들에 담겨 그 자체로 문학 작품이 되었다. 웃기기도 슬프기도 한 인생의 경험들이 소설로 탄생하는 과정, 등단 없이 데뷔해 겪은 어려움과 황당하고 불쾌한 경험들까지, 다이내믹한 스토리들이 디테일한 묘사와 함께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소설을 쓰고 싶은 이들뿐 아니라,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빠져들어 읽을 수밖에 없는 글들은 소설보다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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