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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지워진 여성교육사 140년 추적
김태은 지음
인사이트브리즈

2024년 0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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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2.68MB)
ISBN 979118614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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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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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현대의 사관’ 기자 출신 작가 김태은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정신과 여성교육100년 ; 성신여대 전신 태화여학교’를 출간하며 한국여성교육사에 천착하고 있다. 1936년 이숙종이 설립한 것으로만 알려졌던 성신학원이, 1919년 3·1독립선언식이 이뤄졌던 태화관에서 생겨난 태화여학교를 인수했던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발견하며 시작된 연구는 ‘3·1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 지워진 여성교육사 140년 추적’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동시에 ‘태화성신연혁복원위원회’를 출범하며 잊힌 여성사에 대한 기억 회복을 촉구한다.

작가는 여성의 역사는 한 세대만 지나면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워지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여성사를 집필하게 됐다. 한 여자대학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며 이를 통해 한국여성의 근대화, 근대교육, 여권운동, 항일독립운동, 사회진출의 역사를 아우른다. 한국최초의 여권선언문도 1898년 ‘여학교설시통문’으로 시작됐을 만큼 여성교육에 대한 요구가 자생적 여성운동의 시작이었다. 항일독립운동과 궤를 같이해 온 한국여성운동은 전 민족적 혁명이라 할 수 있는 3·1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게 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여성참정권을 획득하고, 독립선언식이 이뤄진 ‘3·1운동의 발상지’ 태화관이 여성을 위한 교육·복지기관인 ‘태화여자관’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인구의 반을 차지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개화’되기를 욕구한 것을 기념하는 시·공간으로서 3·1운동과 태화관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시각이다. 여기서 탄생한 태화여학교가 국내 굴지의 여자대학인 성신여대로 발전한 사실을 재발굴하고, 개신교 첫 여성선교사가 입국한 18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여성의 공교육과 전문직업이 생긴 연원까지 파고든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에게 주어진 공간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태화관은 당대 그 결정체였다.

한국여성운동의 초석이 다져진 태화여자관을 배경으로 탄생, ‘여성의 지위 향상’를 노린 좌우합작 여성단체 근우회는 1930년 서울여학생만세운동을 주도한다. 한국여성들의 자발적 요구로 탄생한 태화여학교 역시 이 시위에 참여해 8명의 독립유공자가 추서된다. 시대적 필요와 조응해 여성의 학업과 일을 펼쳐온 공간은 오늘날 최고학부 성신여대로 발전해 여성이 주축이 되는 하나의 세계(universe, university)를 이룬다. 여성해방의 공간에서 여성 주체성의 맥을 이어온 여대가 21세기 미투운동의 보루가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 차례

[전자책을 내며]

[들어가며] 배제된 3·1운동의 여성사적 의미


1장. 여자대학이 된 민족성지 태화관

01. 고증 부족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민족의 심장에 일제 상징 박아 넣은 서울시 | ‘그때그때 달라요’ 역사관, 재귀적 좌파 이벤트 | ▶“3·1운동 기생 사진은 본래 여학생 사진”

02. 여성해방 상징하는 3·1운동 공간
외신들도 주목한 소녀들의 항쟁 | 태화관서 시작된 천지개벽, 여성참정권 획득 | ▶최초의 여성들, 잊힌 여성들의 비극

03. 3·1정신 이어받아 탄생한 성신여대
1886년 추정되는 태화의 뿌리 ‘성경학교’ | 하나의 조상, 여러 갈래로 뻗은 여성교육 | 여자대학들의 설립과 전통, 학원분규 | ▶첫 번째 ‘근대 여성전문직’ 전도부인

04. 확장되는 역사, 보이지 않는 전쟁터
역사 확장성 놓고 기억투쟁하는 대학들 | 성신여대의 잃어버린 15년 ‘태화’


2장. 3·1독립정신의 장소성 계승한 ‘적자’

01. 선구여성의 일터, 여성운동의 요람
민족성지 태화관의 여성해방 상징성 | 구여성도 신여성으로, 교사가 되다 | 모자보건의 시작, 여의사·간호사·산파 | ▶여자성인교육 선도, 태화여자관

02. 한양 중심석 있던 북촌의 갑제
권문세가들의 갑제에서 순화궁터로 | 조선왕실의 명당에서 친일파 소유로

03. 3·1독립선언식 전후의 태화정
독립운동 건축가 재건축, 재개발로 사라져 | ▶한국 최초의 여성전용 도서관

04. 3.1정신 간직한 천도교 중앙총부
천도교기념관에서 개교한 성신 | 성신이 거쳤던 역사적 장소들 | 태화의 기독교정신과 성신의 건학이념

3장. 서울여학생운동으로 발화한 성평등교육

01. 각성한 여학생들의 자발적 향학열
맹휴의 시대, 자주성 외친 여학생들 | 교육받은 여성의 임무, 농촌계몽운동 | ▶태화여학교 재학생들의 면면 | ▶학생들의 신망받은 장귀련 교사

02. 양성평등 여성교육·여권신장에 솔선
여선교사들의 페미니즘 사상과 한계

03. 태화여학교생 8명, 독립운동가 서훈
만세운동 태화여학교생 경·검 신문조서 | 6·10만세운동에 고초 겪은 태화여학교 | ▶광주학생운동 ‘여학도 투쟁기’ | ▶한 집안 이중포상의 문제

04. 태화 승계 성신의 혁신·여성연대
태화와 성신의 공통점과 차이점 | 여학교·여자대학은 왜 존재하는가 | ▶여자팀 감독은 여자선수 출신으로 | ▶성신여학교 출신의 성평등 공헌

4장. 여성계에 기여한 태화·성신의 인물들

01. 한국 땅에 헌신한 여성 선교사들
한국 관련 소설과 저작 남긴 와그너 | 격동의 한국근현대사에 휘말린 여선교사

02. 가정법 개정 앞장선 여권운동가 이숙종
이숙종의 성장환경, 미술가로서의 면모 | 언론에 비친 이숙종의 페미니즘과 부일 | ▶서울시내 사립여학교 교장 모임, 구인회

03. ‘여권통문’ 발굴, 박용옥 성신여대 교수
한국여성의 자생적 근대화 조명 | 식민사학 벗어난 주체적 여성사관

04. 북유럽 설립 국립의료원 간호대 승계
태화, NMC, 성신으로 이어진 간호 역사 | 4·19혁명 총상 학생들의 치료 거점 | ▶언론에 비친 간호대학

[나오면서] 한 세기라는 시간, 그리고 한 개인의 염원

[부록] 성신이 배출한 여성인물들

■ 본문 중에서

근대화엔 ‘주체적인 의식’이 작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여성선교사가 입국하며 자신들을 돕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선 한국여성들을 모아 가르친 것을 근대여성교육의 시초라 봐도 무방하다. 당대 한국인들은 여성은 교육받을 필요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여학교를 연다고 하자 “다음번에는 가축을 위한 학교가 열릴 거”라고 빈정거린 남성에 대한 보고가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장로교 부인선교사 해리엇 깁슨이 입국한 1885년 6월 직후 그해 가을에 2명의 조선부인들을 집에 초대한 데 이어, 집에 한국인 부인들을 모아 가르치고 있다는 1887년 1월 선교편지 기록이 있다. 동시에 한국땅을 밟았던 감리교 선교사 스크랜턴 부인이 1887년 고종으로부터 ‘이화학당’이라는 여학교 이름을 하사받기 전인 1885~1886년에 이미 한국여성들을 교육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도부인을 근대기 첫 여성전문직종로 본다면, 당연히 이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한국여성에 대한 첫 교육으로 여겨져야 함이 타당하다. 이는 자발적 여성성인교육의 시발점으로, 그 정통성이 3·1운동 이후 민족성지 태화관에서 탄생한 태화여자관(태화여학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태화여학교는 민중여성이 주체적으로 학교설립을 요청해 세워진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전자책을 내며])


그러나 국내 여성사 연구계는 이런 전복적 논의를 받아들일 만한 힘도 여유도 없어 보인다. 현시대가 처한 여성, 여성역사의 현실이 여전히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23년 닥친 ‘백래시’에 대해서는 여러 편의 독점기고를 통해 논했다. 우선 2012년 여성사박물관건립추친협의회가 발족한 뒤에도 계속 표류 중인 국립여성사박물관의 개관이 또 미뤄졌다. 2026년 개관으로 목표수정을 했지만, 담당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존폐를 두고 시끄러운 마당이니 사업이 제때 진척될 리 만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서울 인사동 태화여자관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 세워졌던 ‘서울여담재’가 3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은 것이다. 여러 여성기관과 관련 예산이 줄줄이 폐지·축소되는 가운데 단종비(妃) 정순왕후가 생계를 위해 염색을 한 ‘자지동천(紫芝洞泉)’과 거북바위가 위치한 옛 원각사 자리에 문을 연 ‘여성역사공유공간’ 서울여담재가 2023년 10월 폐관됐다. 국내에서 찾기 드문 조선시대 여성의 경제활동을 상징하는 장소임에도 조선 중기 실학자 지봉 이수광이 살던 ‘비우당’을 뜬금없이 복원해 놔 가려진 데 이은 것이다. 인근 숭인동 242-1에는 정순왕후를 돕기 위해 여인들이 차린 채소시장이 부녀자들만 드나드는 여인시장터로 기념되던 표석이 있었지만,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에 부딪혀 제거되기도 했다. ([전자책을 내며])


3·1운동이 가져온 가장 가시적 변화도 ‘여성’이라는 존재의 대두였다. … 여러 보도매체들에 남아있는 근대사의 증언만 봐도 역사가들에게 여성과 여성사가 얼마나 소외당하는지를 알 수 있다. 수개월간 지속된 만세운동 가운데 여성들에 의해 조직되고 주도된 평화적 행진이 많았고, 임시정부에서 여성참정권을 얻는 계기가 되지만 이에 대한 기억은 너무 쉽게 사라져버렸다. 임시정부의 적통을 계승하겠다면 한국여성의 활약상과 참정권 쟁취에 관한 부분을 반드시 한 몫으로 다뤄야할 것이다. 여성의 광범위한 독립운동은 임시정부의 여성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 남녀평등 방침이 제도화됐고, 여성과 여성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 (1장 여자대학이 된 민족성지 태화관, 02 여성해방 상징하는 3·1운동공간)

성신의 전신 태화여학교가 한국 근현대교육사에서 가장 독특한 점을 꼽으라면 한국여성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이다. 보통 정규학교는 창립자의 선구적 뜻에 의해 설립되고 학생을 모집해 운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 수순이다. 국·공립 외에는 설립자로 모셔지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이들의 동상 등을 세워 기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여학교들도 선교사에 의해서나 여성교육에 뜻을 가진 선각자들에 의해 시작됐다. 태화여학교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한국여성들의 요청으로 시작된 매우 이례적 학교다. … 민중, 그것도 이름 없는 여인들이 주체가 돼 학교설립을 요청해 이뤄냈고, 그 학교가 현재 국내 유수 4년제 종합여자대학교로 발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유례없는 하나의 기적이다. … 3·1운동이라는 민중이 일으킨 혁명의 파장과 그 발원지 태화관의 장소적 힘이 오랜 기간 규방이나 부엌, 집안일에 묶여있던 여성들을 자극해 만들어낸 혁신이자, 배움의 때를 놓쳤지만 이를 보충해 뒤처지지 않고 살아보겠다는 갈급한 욕구가 만들어낸 이변이다. 영웅사관에 대치해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보는 ‘민중론’이 제기됐지만, 이중 여성의 몫을 제대로 평가하는 여성사적 시각이 얼마나 고려됐는지는 의문이다. 식민지 압제와 전근대적 여성의 처지라는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는 조선여성들이 깨어나 이룩한 대사건으로 반드시 재평가 받아야할 것이다. 같은 시기 어느 나라에서도 여성의 반식민지 투쟁이 이처럼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은 없었다. 이는 여성해방 물결로 이어졌는데, 당대 상황을 보자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3장 서울여학생운동으로 발화한 성평등교육, 01 각성한 여학생들의 자발적 향학열)

1930년 1월 ‘서울여학생만세운동’(허정숙사건, 근우회사건)은 1929년 11월 ‘광주학생항일운동’의 부수적 여파 정도로 여겨지곤 했으나,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가 심도 깊게 진행되며 3·1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언급됐던 ‘대한민국애국부인회사건’(김마리아사건)과 함께 여성이 온전한 주체가 된 독립운동으로 그 의미가 승격됐다. 국가보훈처가 직권발굴한 여성독립운동가들 중 태화여학교에서는 서울여학생만세운동에 참여한 김동희(1900~?), 김상녀(1912~?), 남윤희(1912~?), 노보배(1910~?), 민임순(1913~?), 신준관(1913~?), 정태이(1902~?), 홍금자(1912~?) 등 8명이 서훈됐다. 이들은 1930년 1월15일 서울에서 광주학생운동에 동조하는 만세운동과 동맹휴교에 참여하다 체포돼 20일 구류형을 받은 것이 확인돼, 모두 대통령표창을 추서 받았다. 태화여자관이 한국 근대사 격동의 한가운데서 서울을, 또 한반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바뀌는 고난을 고스란히 겪느라 학생들에 대한 자료는 모두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 태화여학교에서는 위에 언급한 서훈자 8명 포함 총 9명이 ‘구류20일’의 같은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18세의 ‘서중랑’(본적 내자동 128)은 아직 서훈을 받지 못했다. (3장 서울여학생운동으로 발화한 성평등교육, 03 태화여학교생 8명, 독립운동가 서훈)


성신의 내력을 찾아올라가며 오랜 여학교간의 자매애를 발견하고 여성의 역사를 회복하는 동시에, 한국여성들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여권운동의 맥이 흐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미국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태화여학교를 천도교의 도움으로 개교한 성신여학교가 인계하면서, 근대사립학교의 주요 뿌리인 기독교계 미션스쿨과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민족사학의 전통을 모두 이어받은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3·1운동의 양대 주체라 할 수 있는 기독교와 천도교의 영향을 당대에 모두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민족정신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유연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융합학문시대에 걸맞은 협동적이고 통합적인 학풍을 가지게 됐다. ‘여성’이 주체가 된 교풍은 여성중점의 교육과 여성시각의 연구를 지속가능하게 한 요체였다. 직업학교 역할로 점점 전락해가는 대학에서 학생들은 점점 보수화되며 대학이 가져야할 신선한 혁신의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다. 오직 여대들만이 ‘미투운동’으로 변혁의 중심이 섰다는 것은 3·1운동과 서울여학생만세운동의 기개를 떠올리게 하는, 여성주도의 진보성과 선진성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젊은 여성들이 모여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여자대학의 존재 이유는 뚜렷하다. ([나오면서])

여성사적 의미로 새롭게 다뤄야할 3·1운동과 태화관


“대한독립을 위한 첫 피는 대한여자에게서 흘렀다” ― 독립신문 1920년 2월17일자

“시내 인사동 만세사건으로 유명한 전 태화관터에 위치를 점령한 태화여자관”― 조선일보 1925년 3월30일자

“동덕학교에 이웃한 동료의 학교가 성신여학교이다. 이 학교의 전신은 구 태화여학교이니, 창설된 지가 18개성상이라 할 수 있으며 소화11년 3월부터 현 교장 이숙종씨가 인계경영을 하게 되면서 발을 더 한층 힘있게 내어디디게 되었다”― 동아일보 1938년 5월28일자

“조선의 자부심과 영광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품격을 높이는 장소로 거듭나게 됐다”― 엘라수 와그너 (태화여자관 3대 관장)



남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투사한 역사서술에 공을 들여왔다면 여성의 역사는 개별, 파편화되기 일쑤였다. 이 책은 한 여자대학의 뿌리를 찾아올라가며 이를 통해 한국여성의 근대화와 여권운동의 역사를 아우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여대는 여성의 영역에서 이뤄지던 일들의 연장선상에서 발전해왔다는 점에서 하나의 세계(universe, university)를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국최초의 여권선언문도 1898년 ‘여학교설시통문’으로 시작됐을 만큼 여성교육에 대한 요구가 자생적 여성운동의 시작이었다. 항일독립운동과 궤를 같이 해온 한국여성운동은 전 민족적 혁명이라 할 수 있는 3·1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게 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여성참정권을 획득하고, 독립선언식이 이뤄진 ‘3·1운동의 발상지’ 태화관이 여성을 위한 교육·복지기관인 ‘태화여자관’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태화여자관을 배경으로 탄생, ‘여성의 지위 향상’를 노린 좌우합작 여성단체 근우회는 1930년 서울여학생만세운동을 주도한다. 한국여성들의 자발적 요구로 탄생한 태화여학교 역시 이 시위에 참여해 8명의 독립유공자가 추서된다. 1936년 여권운동가 이숙종에게 인계돼 성신여학교가 되고, 오늘날 최고학부 성신여대로 발전해 여성자신이 주축이 되는 학문적 공간을 이어오고 있다. 여성 주체성의 맥을 이어온 여대가 21세기 미투운동의 보루가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3·1혁명이 시작된 태화관에서 기려져 하는 것은 당연히 그 핵심적 결과물인 ‘여성의 권리’다. 서울의 중심점에서 민족성전으로, 여성운동과 여성교육의 터전으로 계승돼온 장소적 상징성이 보여주는 바는 뚜렷하다. 이중삼중으로 핍박받던 인류의 절반이 자존을 되찾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다. 작가는 여성사와 여성주의를 결합한 글쓰기를 통해 여성에게 지워진 ‘공간의 불평등성’까지 논의를 확장시킨다. 시간의 연속성을 상기시키는 것은 ‘장소’라는 것을 웅변하듯, 현재에도 직관할 수 있는 역사의 숨결을 따라잡기 위한 서술을 이어간다. 여성들 사이의 유대와 그것이 만들어낸 연계를 통해 1885년 또 하나의 여자대학의 싹이 움터 오르고 있었음을 논증하며 아직까지는 왜 여학교/여대가 필요한지를 역설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태은

언론인 출신 작가로 태화성신연혁복원위원회를 꾸려 대표를 맡고 있다.
헤럴드경제신문을 거쳐 머니투데이에서 일간신문 국내최초 인터넷이슈팀장을 맡아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정식 취재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통신사 뉴스1 차장, 뉴시스 문화전문기자를 역임했다. ‘김에리’라는 필명으로 문화평론가로 활동했고, JTBC ‘시청자의회’ 등에 고정출연하며 미디어 비평을 해왔다.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등 여러 권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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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지워진 여성교육사 140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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