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시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나

해설이 있는 시집

야마노구치 바쿠 지음 | 조문주 옮김

좋은책 2024년 02월 2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나』은 1964년에 초판 출판된 야마노구치 바쿠의 유고시집을 편역, 해설한 것이다. 편저자는 총 127편의 시를 딸, 가난, 부부, 반전·반핵, 오키나와, 피난지, 동경 등 7장으로 나누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편저자의 섬세한 해설이 당시의 시대 상황과 시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야마노구치 바쿠의 가난한 삶과 전쟁에 반대하는 용기 있는 모습을 시와 해설을 통해 간결하게 풀어내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핵무기와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꾸던 가난하지만 당당한 야마노구치 바쿠를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5

그리운 고향, 오키나와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나 沖縄よどこへいく 16
물림의 추억 おさがりの思い出 22
귀와 난민 풍경 耳と波上風景 23
가지마루나무 がじまるの木 25
불침 모함 오키나와 不沈母艦沖縄 27
양계장 풍경 養鶏場風景 29
오키나와 풍경 沖縄風景 31
섬에서 있었던 이야기 島での話 33
설날과 섬　正月と島 34
섬 島 36
총탄을 덮어쓴 섬 弾を浴びた島 38
섬에서 불어온 바람 島からの風 40

반전反戦, 반핵反核
소집 応召 43
쥐 ねずみ 45
꿈을 평하다 夢を評す 47
그의 전사 かれの戦死 48
복숭아나무 桃の木 50
배 船 52
참치와 정어리 鮪に鰯 53
양 羊 55
기지 일본 基地日本 57
바쿠 貘 60
구름 밑 雲の下 62
구름 위 雲の上 64
소와 주문 牛とまじない 66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
살아가는 앞날 生きる先々 69
하늘에서 내려온 말 天から降りて来た言葉 71
형의 편지 兄貴の手紙 73
코의 한 장면　鼻の一幕 75
작가 作者 77
김 湯気　 78
어떤 의사 ある医師 79
녀석 奴 81
박학과 무학 博学と無学 82
고별식 告別式 83
처녀 시집 処女詩集 85
흐린 봄날 花曇り 87
고개 首 89
밑바닥을 걸어 다니며 底を歩いて 91
코 鼻 93
버릇이 있는 구두 癖のある靴 94
핵심 核 95
은밀한 대결 ひそかな対決 96
가난한 삶
새해 첫 꿈 初夢 99
무승부 相子 101
세금의 노래 税金のうた 103
빚을 짊어지고 借金を背負って 105
남의 술 人の酒 107
심야 深夜 108
보스턴백 ぼすとんばっぐ 110
대차 借り貸し 111
그림자 影 112
피아 彼我 114
찻집 珈琲店 116
사슴과 빚　鹿と借金 117
자문자답 自問自答 119
시든 약속 萎びた約束 120
분수에 맞지 않는 날 柄にもない日 122
무전취식 無銭飲食 123
현관 玄関 124
톱니바퀴 歯車 126
신사 느낌 紳士寸感 127
입이 있는 시 口のある詩 128
파초 옷감 芭蕉布 130
12월 十二月 132
너구리 たぬき 134
위 胃 136
만원 전차 満員電車 137
재앙 祟り 138
문패 表札 140
12월의 어느 밤 十二月のある夜 142
구경꾼 野次馬 144

남편과 아내
갈림길 曲り角 147
또 시작이다 またはじまった 149
순무 절임 蕪の新香 151
송년의 시 年越の詩 153
돌과 참새 石に雀 155
주정꾼의 이야기 酔漢談義 157
로맨스그레이 ろまんす・ぐれい 158
머리를 감싸 쥔 우주인 頭をかかえる宇宙人 159
그의 부인 かれの奥さん 161
설날 풍경 元旦の風景 163
어느 가정 ある家庭 164

딸, 미미코
툇마루 볕 쬐기 縁側のひなた　 166
미미코 ミミコ 168
미미코의 독립 ミミコの独立 169
야마구치 이즈미 ヤマグチイズミ 171
짚 변소 藁の厠 173
군화 編上靴 174
소용돌이 巴 176
부녀 親子 177
술책 공개 たねあかし 179
오른쪽 보고 왼쪽 보고 右を見て左を見て 181
달맞이꽃에 대한 논의 月見草談義 183
복사꽃 桃の花 185

피난지 이바라기
토지 1 土地１ 188
토지 2 土地２ 189
토지 3 土地３ 190
대밭과 그 정경 竹畑とその点景 192
도시락 弁当 194
피난민 疎開者 196
동쪽 집 東の家 198
시골 在 200
팻말 立札 201
암거래와 공정 가격 闇と公 203
파리 蝿 205
양배추 きゃべつ 207
도네강 利根川 209
기차 汽車 210
죠반선 풍경 常磐線風景 212
도네강 利根川 214
그 밭 その畠 215
우체부 아저씨 郵便やさん 216
스쳐 지나간 소녀 すれちがいの娘 217
서쪽 집 西の家 218
뜸을 뜨다 灸をすえる 220
동쪽 집과 서쪽 집 東の家と西の家 222
승천한 보병 昇天した歩兵 226

도쿄 생활
피 血 229
첼로 チェロ 232
시노바즈 연못 不忍池 234
그날 그때 その日その時 236
좌상 坐像 237
사고 事故 238
대바늘 編棒 239
낡은 양말 ぼろたび 240

부록 원어로 읽는 야마노구치 바쿠 241
해설 잃어버린 류큐, 흔들리는 정체성 255
연보 야마노구치 바쿠의 생애 264
해설에 인용한 야마노구치 바쿠 작품 게재지 일람 267
시집 ・ 참고 문헌 268

책 속으로

사피선의 섬
아와모리의 섬

시의 섬
춤의 섬
가라데의 섬

파파이야에 바나나에
향귤이 열리는 섬

소철과 용설란과 카지마루의 섬
하이비스커스와 제오 같은 진홍색 꽃들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섬

지금…이렇게 향수郷愁에 이끌린 채로
어찌할 바 모르며
또 한 줄씩
이런 시를 쓰는 이런 나를 낳은 섬
이제 류큐琉球는 이름뿐인 것처럼
옛 모습은 하나도 남아있는 것이 없고
섬에는 섬과 같을 정도의
포장도로가 나 있다고 한다
그 포장도로를 걸어
류큐여
오키나와여
이제는 어디로 간다는 말이냐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나 중)

출판사 서평

아름다운 휴양지 오키나와의 숨겨진 역사와 오키나와 출신 시인의 삶을 알리고자 하는 편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엄연한 독립 국가였던 류큐 왕국이 일본에 의해, 말과 문화를 빼앗기고 일본이 일으킨 2차 대전으로 전 인구의 25%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후 27년간 미군의 시정권 하에 있었으며, 차별과 박해를 피하고자 류큐민족 스스로가 ‘조국 일본 복귀’를 외치며 일본인이 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오키나와 사람들은 자문화의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때로는 비굴할 만큼 자신의 문화를 비하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상한 나르시시즘에 빠지기도 했다.
일문학자 조문주가 해설과 함께 소개하는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는 이런 오키나와 사람의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독자는 시와 해설을 통해 그 시대 오키나와 지식인의 의식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에는 가족, 빈곤, 방랑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그의 시에는 편견에 노출된 오키나와 사람의 미묘한 의식이 드러나 있지만, 암울하지 않고 무사태평하며 때로는 유머가 넘친다. 야마노구치 바쿠는 천성이 자유인이었다. 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고, 차별과 전쟁에 반대하는 용기도 가지고 있었다.
편저자의 섬세한 해설을 통해 독자는 사회의 밑바닥에서 시대를 응시하고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오키나와 출신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의 인생을 알게 될 것이다. 세상살이에 지친 여러분께 ‘가난의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를 권해 드린다

작가정보

저자(글) 야마노구치 바쿠

야마노구치 바쿠: 일본 오키나와 출신의 시인이다. 본명은 야마구치 쥬자부로. 19세에 오키나와에서 도망치듯이 동경으로 상경해 방랑생활을 하면서 197편의 시를 남겼다. 그의 필명인 ‘바쿠’는 인간의 악몽을 먹고 산다고 하는 전설 속의 짐승이다. 바쿠의 시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바쿠’는 시인의 고단한 현실과 그가 원하는 꿈(시)을 이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야마노구치 바쿠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시는 해학과 풍자가 넘친다. 일본의 대표 현대 시인 중 한 사람인 가네코 미쓰하루는 바쿠의 첫 시집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쿠 군에 의해 사람은 사는 법을 고치게 된다. 먼저 인간이 동물이라는 의미에서 인간이 아니면 안 된다는 멋지고 관대한 원리에까지 가 닿는다.’ 시인 고우라 루미코는 바쿠의 시에 대해 ‘바쿠는 지구 옆에서 와서 문명을 내포한다. 세상이 문명이라고 구가하는 것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미개한 것인가를 그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는 생활의 시이고 풍자시이며, 문명 비평시이기도 하다.

번역 조문주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바이코 가쿠인 대학교에서 고전 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해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일본에 관한 12가지 질문』, 『완역 해설 봄과 아수라』, 『해설이 있는 시집 나는 가난뱅이랍니다』, 함께 지은 책으로 『영화인문학 산책』, 처음 만나는 북유럽 동화 시리즈의 『무서운 것을 모르는 소년』과 『마법에 걸린 왕자』, 일역서日譯書로 『シンバラム経営がもたらした奇跡』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