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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아이작 버틀러 지음 | 윤철희 옮김
에포크

2023년 12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2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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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05MB)
ISBN 979119812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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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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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 변화무쌍하며 혼란스럽고 논쟁적인 연기 테크닉
메소드의 역사를 다룬 단 한 권의 책!

“메소드는 단순히 연기론이나 감독의 큐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울먹이게 만드는 든든한 방법이 아니다. 변화를 불러오고 혁명을 일으킨 현대적인 예술운동이자, 20세기의 위대한 생각이다.
무조음악, 모더니즘 건축, 추상미술처럼 “시스템”과 메소드는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버릴 인간 경험을 상상하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 _들어가며 중에서
들어가며: 메소드, 20세기를 뒤흔든 위대한 생각

제1막. 꿈의 왕국
1장 스타니슬랍스키 씨, 모스크바에 계신가요?
2장 사람들은 새 작품에서 새로운 답을 찾아냅니다
3장 〈갈매기〉 공연, 대성공, 끝없는 커튼콜
4장 영감은 초의식에 산다
5장 “시스템”은 그저 ‘스타니슬랍스키 질환’일 뿐
6장 나는 새로운 극단이 필요하네
7장 자네는 예술의 비밀을 아나?

제2막. 연대감
8장 무대 위에서 ‘진짜 사람’을 봤습니다
9장 스트라스버그, 애들러, 클러먼, 메소드의 맹아
10장 나는 이 작업이 정말 좋다
11장 소련의 무대는 사람을 울려요
12장 ‘정서 기억’은 출발점도, 핵심도 아니야
13장 시대를 대변하는 강력한 목소리
14장 꿈의 공장 할리우드를 향하여
15장 새롭고도 낯선 배우, 말런 브랜도
16장 영국식 연기 vs. 미국식 연기

제3막. 괴물 같은 존재
17장 할리우드에 불어닥친 매카시 선풍
18장 method에서 Method로
19장 제임스 딘은 말런 브랜도의 복사본인가
20장 메소드가 미국 배우들을 망치고 있다
21장 액터스 스튜디오 시어터의 런던 대참사
22장 기계 앞에서 대체 ‘어떻게’ 연기할까요?
23장 메소드의 또 다른 표준, 로버트 드니로
24장 좋은 연기의 다양한 형태

나가며: 메소드와 미래

감사의 말

참고문헌
도판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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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쪽
연기란 기기묘묘한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더 정확히는 거의 모두가-배우에 대해 말하고 생각하는 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쓴다. 우리는 배우들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안다. 그날의 화젯거리를 사람들에게 떠들어 대기 위해 배우들의 동정을 살핀다. 배우들을 꾸준히 평가하고, 뛰어난 연기를 펼치는 배우에게는 자동차 트렁크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상을 안겨준다. 그러나 좋은 연기가 실제로 무엇인지 설명해달라는 압박을 받으면 제대로 말하지 못해 진땀을 빼는 게 보통이다. 예술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어야 하는 우리 같은 평론가조차도 “설득력 있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를 펼친” “카리스마 넘치는” “대단히 사실적인” 같은 상투적인 표현에 의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 대다수는 포터 스튜어트 판사가 외설에 대해 했던 유명한 발언을 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뛰어난 연기는 보면 안다.’ 그런데 뛰어난 연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114~115쪽
어느 날 그는 투어에서 〈민중의 적〉의 스토크만 역을 연기하던 중 자신이 생동감이라곤 없이 기계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연기 시늉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감, 캐릭터의 영혼이 사라져버렸다. 그는 훗날 “순진함에서 나오는 행동들을 모방했지만 나는 순진하지 않았다. 발을 짧고 빠르게 움직였지만 잰걸음의 원인이어야 할 내 내면의 다급함을 감지하지 못했다”라고 썼다. 이 작품들 중 몇 편은 스타니슬랍스키가 수년간 공연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기가 일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일상에 안주하는 것은 그로서는 견딜 수 없는, 즉 예술에 대한 배신 그 자체였다.

419쪽
메소드the Method-모두들 메소드를 언급할 때 대문자 M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제 미국에서 유행하는 연기였다. (…) 스트라스버그의 메소드가 미국 배우들을 통해 퍼져나가는 지금, 구파와 신파 사이에, 스트라스버그 버전의 스타니슬랍스키 메소드와 그룹의 옛 라이벌들이 가르친 버전 사이에 전선戰線이 그어지고 있었다. (…) 그룹이 와해되고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스텔라 애들러나 샌퍼드 마이즈너가 리 스트라스버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도 부드러워지지 않았다. 세 교사 모두 ‘경험하기’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는 같은 입장이었지만, 스텔라와 샌퍼드가 보기에 스트라스버그는 유해할 뿐만 아니라 도움이 안 되는 연기 이론을 전파하는 사기꾼이었다.

440~441쪽
1950년대에 브로드웨이에 퍼진 농담 하나는 〈파자마 게임〉과 〈댐 양키스〉로 잘 알려진 작가/제작자/연출가 조지 애벗과 한 메소드 배우가 벌인 대결에 관한 것이었다. 어느 날 리허설 중에 애벗이 배우에게 무대를 가로지르라고 지시했다. 배우가 “그런데 제가 그래야 하는 동기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애벗이 답했다. “네 밥줄!” 이 농담에 담긴 의미는 분명하다. 메소드에 빠진 이놈들은 순전히 자기밖에 모르기 때문에 연기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다. (…)
말런 브랜도가 〈위험한 질주〉에 출연한 후 액터스 스튜디오와 메소드는 불만을 품은 미국 백인 청년들 사이에서 들끓던 반항 정신의 상징이 되었다. 브랜도의 설득력 있는 연기는 수많은 모방꾼을 양산해냈다. (…) “말런은 말런이죠. 그런데 제록스 복사본들이 전부 스스로를 액터스 스튜디오의 브랜도라고 불렀어요. 망할!” 제임스 딘 역시 이런 복사본 중 한 명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는 미국 문화와 메소드를 바라보는 시각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552~553쪽
드니로 이후 메소드의 두 형태는 거의 완전하게 갈라졌다. 준비, 조사, 신체적 변신 등으로 구성된 정교한 이야기가 미디어와 시상식 캠페인의 주요 요소가 되면서, 메소드는 배우가 캐릭터로 살아가며 신체를 완전히 바꾸고 촬영장에서 일단 연기를 시작하면 멈추기를 거부하는 바로크 스타일의 연기 과정과 동의어가 되었다. 1988년에 잡지 『스파이』가 뉴욕의 연기 교사를 다룬 장문의 심층 취재기사를 실었을 때, 기사를 작성한 제이 마텔은 메소드가 과도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십 가지 사례를 열거했다. 하나같이 드니로의 강박적인 준비 과정과 신체적 탈바꿈을 기반으로 변형된 버전들이었다. (…) 연이어 등장하는 예들은 위대한 예술에 복무한다는 명목으로 기이한 행동을 모아놓은 사례집이나 다름없다.


584~585쪽
이 새로운 세상을 보다보면 메소드는 숨을 거둔 것처럼, 어쩌면 영원히 효력을 잃고 쇠약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당신은 그곳에서 “시스템”과 “시스템”의 자녀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들을 미국 문화의 모든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연기, 텍스트의 극적인 해석, 인간이라는 존재의 진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가르치고 오해하고 옹호하고 비방하는 메소드는 여기에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머리 위를 맴돌면서 항상 존재하는 동시에 우리의 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는다.

영화와 연극을 좋아하고,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메소드’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메소드는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와 하나가 된 상태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특별히 메소드 배우라고 지칭하지 않더라도 현대 연기에는 어느 정도 메소드 연기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메소드의 등장은 ‘연기 혁명’이라 불릴 만큼 연기에 대한 접근법은 물론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던 연기에 대한 개념까지 바꿔버렸다. 하지만 메소드는 논란이 많은 테크닉이기도 하다. 감정을 끌어내는 몇몇 방식이 배우들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평론가이자 연출가인 저자 아이작 버틀러는 아역 배우로 활동했고, 한때 메소드에 반했던 젊은 배우였다. 그러나 연기에 필요한 감정을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그는 결국 배우를 그만두고 연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경험은 그에게 메소드라는 연기 테크닉에 대해 여러 의문을 갖게 했고, 이 책 『메소드』의 집필로 그를 이끌었다.
버틀러는 메소드를 몇몇 전설적인 천재들의 이야기 또는 몇몇 스타 배우들의 기이한 연기 테크닉이라는 프레임에서 꺼내, 메소드 자체가 주인공인 새로운 문화사를 만들어냈다. 그는 메소드에게는 부모가 있으며, 메소드와 메소드를 둘러싼 논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메소드가 살아온 시대와 당시 문화적 맥락에서 이를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 이전의 러시아에서 시작된 연기 철학이 어떻게 미국으로 건너왔고,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를 점령하며 미국 연기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는가를 주제로 다룬다.

웅변하듯 내지르던 연기에서 실제 삶을 사는 듯한 연기로

뛰어난 연기란 무엇인가. 뛰어난 연기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무대와 스크린에서 배우의 연기를 보는 순간, 그것이 뛰어난 연기인지 아닌지를 직감적으로 안다. 배우는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 달리, 배우 자신이 재료인 특별한 영역이다. 화가인 동시에 회화인 셈이다. 배우들은 대체 어떻게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서 ‘자아’를 꺼내 예술에 쏟아 넣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 차르가 통치하던 러시아에서 이 문제에 천착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스타니슬랍스키다. 그와 네미로비치단첸코는 러시아의 검열제도와 틀에 박힌 연기에 갇힌 연극을 개선하고자 모스크바 예술극장이라는 극단을 만들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차르 표도르 이바노비치〉와 〈갈매기〉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스타니슬랍스키가 연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그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 〈민중의 적〉에서 스토크만 역을 연기할 때였다. 자신이 무대 위에서 생동감이라고는 없이 연기 시늉만 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에게서 영감을 이끌어내고자 무대 연출이나 디자인을 활용해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떻게 해야 ‘공연 포스터에 적힌 그 시간’에 무대 위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스타니슬랍스키는 당시 유행하던 관습적인 감정 표현과 웅변 위주의 연기를 버리고 ‘페레지바니예’, 즉 ‘경험하기’를 통한 연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레지바니예는 배우가 캐릭터가 처한 상상 속 현실에 철저히 녹아들어 캐릭터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배우가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 때 발생한다. 즉 ‘배역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페레지바니예는 완전히 그 캐릭터가 된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배우의 살아 있는 의식과 캐릭터의 허구적 의식이 만난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를 위해 스타니슬랍스키는 “시스템”이라는 연기 테크닉을 개발했다. 그중 지금도 논란의 대상이 되는 개념 하나가 바로 ‘정서 기억’이다. 스타니슬랍스키는 기억력처럼 정서적 인상 역시 저장하고 떠올릴 수 있으며 훈련하여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연극 〈파랑새〉, 〈검찰관〉, 〈시골에서의 한 달〉에서 이를 활용해 관객과 평단 모두의 호평을 받았다. 이로써 러시아의 연극과 연기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시스템”, 메소드가 되다

그러는 동안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이어진 혁명이 러시아를 뒤흔들었다. 모스크바 예술극장은 유럽 투어에 이어 미국 투어를 떠났는데, 이때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공연을 보고 충격을 받은 미국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들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단원이었던 리차드 볼레슬랍스키와 마리야 우스펜스카야 등은 투어 이후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에 남게 되었고, 아메리칸 래버러토리 시어터를 설립하여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을 미국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다닌 학생들 중에 리 스트라스버그, 스텔라 애들러, 해럴드 클러먼 등이 있었다.
192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정형화된 멜로드라마 일색이었다. 연기에 있어서도 외적인 표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테크닉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독감과 대공황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이 반영된 드라마를 보고 싶어 했고, 이 욕망이 미국 연극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리 스트라스버그와 해럴드 클러먼은 새로운 미국에 맞는 새로운 연극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그룹 시어터’를 설립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이 배운 “시스템”을 미국 연극에 적용하기 위한 그들만의 방법인 ‘메소드’라는 연기 테크닉을 개발한다. 리 스트라스버그는 연극 〈코넬리의 집〉, 〈백의의 사람들〉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소드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의 메소드는 배우들을 힘들게 했다. 정서 기억을 활용하기 위해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방식은 배우들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특히 스텔라 애들러는 “시스템”이 연기의 즐거움을 앗아갔다며 괴로워했다. 그러다가 파리 여행에서 스타니슬랍스키를 만난 애들러는 그에게서 직접 연기를 배우고 돌아와 스트라스버그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룹 멤버들에게 알리며 공식적으로 분열의 길을 열게 된다. 애들러는 스트라스버그의 정서 기억 대신 행동과 상상력을 강조하며 과도하게 감정을 파고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샌퍼드 마이즈너 역시 ‘반복 훈련’을 비롯한 자신만의 연기 테크닉을 만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갔다.

브로드웨이를 넘어 할리우드로 간 메소드

그룹에 불만을 품고 있던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향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간 할리우드는 메소드 배우들을 환영했다.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는 무대와 달리 더 세심하고 내밀한 연기를 요구했다. 이는 메소드 배우들에게 특화된 연기 기술이었다. 또한 엘리아 카잔은 말런 브랜도라는 세기의 배우를 발굴해 미국 관객들에게 메소드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브로드웨이에서 승승장구하던 카잔 역시 할리우드로 향하게 되는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워터 프론트〉 등 여러 히트작을 내면서 할리우드에 메소드를 뿌리내리게 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후 카잔과 보비 루이스, 셰릴 크로퍼드는 ‘액터스 스튜디오’라는 오늘날에도 유명한 단체를 만들어 배우들이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을 수 있는 터전을 제공했다. 액터스 스튜디오 출신인 몽고메리 클리프트, 킴 스탠리, 로드 스타이거, 모리스 카노브스키 등의 배우들, 시드니 루멧, 마이클 니컬스, 아서 펜 등 감독들이 티브이와 스크린을 점령하면서 메소드는 20세기 미국 연기의 주류로 떠오르게 된다.
관객은 이제 영화와 티브이에서 우리 주변에서 보는 평범한 사람, 인간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표현된 삶을 만나게 되었다. 메소드 연기가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그런 이유로 메소드는 ‘일상적인 연기 스타일’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 제임스 딘의 등장은 메소드에 또 하나의 이미지를 더했다. 그는 말런 브랜도와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모방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위험한 매력에 열광했고 메소드를 연기에 대한 접근법이 아닌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였다. 말런 브랜도를 통해 미국의 반항하는 청년을 상징하던 메소드는 제임스 딘이 만들어낸 1950년대 새로운 청춘 문화와 엮이면서 메소드의 대상을 성인에서 청소년기로 옮겨 또 다른 형태의 반항 스타일을 창조했다.

메소드가 미국 배우들을 망치고 있다?

메소드를 오늘날 우리가 아는 스타일로 각인시킨 배우는 바로 로버트 드니로다. 스텔라 애들러에게 배운 드니로는 역할을 준비하면서 책을 읽고, 캐릭터와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역할에 필요한 훈련이나 습관을 익혔다. 오늘날의 배우들에게는 거의 기본적인 준비로 알려진 것들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센세이션한 준비 과정이었다. 대본을 세밀하게 분석해 대사를 직접 새로 쓰는 경우도 많았다. 〈분노의 주먹〉에서 그는 권투를 익히고 캐릭터의 실제 인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를 분석했다. 근육을 키워 권투선수의 몸을 만들었다가, 선수 은퇴 후의 모습을 표현할 때는 체중을 27킬로그램이나 불렸다. 드니로 이후 메소드는 또 한 번의 의미 변화를 겪게 된다. 스트라스버그의 가르침이라는 ‘사적 메소드’와 배우들의 작업 과정을 일컫는 ‘공적 메소드’로 분열된 것이다.
준비, 조사, 신체적 변신 등으로 구성된 정교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흥미를 돋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미디어와 시상식 캠페인의 주요 요소가 되면서, 메소드는 배우가 캐릭터로 살아가며 신체를 완전히 바꾸고 촬영장에서 일단 연기를 시작하면 멈추기를 거부하는 연기 과정과 동의어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과장이 덧붙여지고, 메소드에 대한 다양한 조롱과 가십을 만들어내며 메소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슈퍼 블록버스터 시대를 맞이한 할리우드에서는 더 이상 메소드 연기가 필요하지 않았고, 그러면서 메소드는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메소드가 주인공인 재미있고 독창적인 문화사

이 책은 메소드의 탄생과 성공, 내리막길의 서사가 뼈대를 이루지만 뼈대를 둘러싼 이야기를 풍성하고 생생하게 만드는 것은 당시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얽히면서 빚어낸 다양한 일화들이다. 앞서 밝혔듯 메소드는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문화적 변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메소드가 거쳐온 100년의 시간 동안 벌어진 러시아 혁명, 미국의 대공황, 매카시 선풍, 할리우드 스타 시스템, 영화 기술의 발전 등 정치적ㆍ사회적ㆍ문화적 사건들 역시 메소드의 일생에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훌륭한 문화사로서 이 책의 읽는 재미를 더한다.
스타니슬랍스키가 네미로비치단첸코를 처음 만났던 1897년 모스크바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모스크바에서 뉴욕(브로드웨이)으로, 로스앤젤레스(할리우드)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갈매기〉, 〈차르 표도르 이바노비치〉, 〈백의의 사람들〉, 〈레프티를 기다리며〉 등 연극 작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대부〉, 〈졸업〉, 〈분노의 주먹〉 같은 할리우드 영화, 말런 브랜도, 더스틴 호프먼,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등 메소드 배우들의 연기 특징을 상세히 다룬다. 그밖에도 198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아메리칸 곤조’와 메릴 스트리프 등을 비롯한 다양한 연기 테크닉을 소개하며 메소드 이후의 변화도 소개한다.
20세기 중반에 전성기를 누린 메소드는 전성기가 지난 지 한참인 지금까지도 미국 문화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처럼 메소드는 밤하늘의 별자리가 되어 항상 우리를 굽어보고 있으며, 진실과 예술에 대한 메소드의 사상은 아무리 흔들어도 끄떡없을 만큼 너무나 강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메소드는 배우들을 위한 연기 테크닉을 넘어 예술과 인간을 바라보는 혁신적인 사고로서 지금까지도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연극평론가 빈슨 커닝햄은 “메소드의 역사는 강렬함의 역사다”라고 말했다. 이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연기 예술’을 감상하는 새로운 안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메소드』는 미국의 영화와 연극을 완전히 변화시킨 창의성, 경쟁심, 예술성, 부조리로 가득한 매혹적인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이 변화의 반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느껴지고 있다.
_윌리엄 J. 만(William J. Mann), 『도전자(The Contender)』 저자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 중 하나인 메소드 속으로 뛰어드는 다채롭고 신나는 다이빙. 버틀러는 분열, 실험, 돌파구, 붕괴를 추적하며 연기를 과학과 신앙으로 바꾸기 위한 절박하고 때로는 암울했던 투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_에밀리 누스바움(Emily Nussbaum), 『나는 보는 걸 좋아합니다(I Like to Watch)』 저자

아이작 버틀러는 멋진 발상을 손에서 놓기 어려울 만큼 재미있고 상당히 독창적인 문화사로 만들어냈다. 많이 배웠고 정말 즐거웠다!
_줄리 샐러먼(Julie Salamon), 『악마의 사탕(The Devil’s Candy)』 저자

작가정보

Isaac Butler
평론가. 연출가.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활동했고, 대학 때까지 연기를 공부했다. 이후 연출 쪽으로 방향을 틀어 미네소타 대학에서 논픽션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미국에서 초연되어 현대 연극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구술사를 기록·정리한 『세상은 오로지 앞을 향해 나아간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오르막길(The World Only Spins Forward: The Ascent of Angels in America)』의 공저자이며, 이 책은 2018년 NPR 베스트북에 선정된 바 있다. 연출가로서 그는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 퍼블릭 시어터, 뉴욕의 타운홀 등에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그중 음악, 비디오, 세트 디자인 등을 활용하여 미국 음모론의 세계를 탐구한 멀티미디어 연극 〈리얼 에너미즈Real Enemies〉는 ‘음모론과 편집증을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5년 『뉴욕 타임스』 최고 라이브 이벤트로 선정되었다.
『뉴욕』 『슬레이트』 『가디언』 『아메리칸 시어터』 등에 글을 썼으며, ‘셰익스피어와 정치’ ‘창작 프로세스’ 등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현재는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뉴스쿨에서 연극사와 연기를 가르치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화 전문지에 기사 번역과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웨스 앤더슨』 『크리스토퍼 놀란』 『타란티노』 『위대한 영화』 『스탠리 큐브릭』 『클린트 이스트우드』 『히치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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