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첫사랑_어른들을 위한 성경동화

방영미 지음 | 방영미 그림

노란수레바퀴 2024년 02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세상에 온갖 탁월한 진리로 무장된 경전은 많습니다. 다만 그 경전들은 인간의 본성을 너무 고귀하게 측정해서, 그래서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 중 DNA의 98%에 해당하는 동물성을 너무 간과해서 보통 사람들에겐 뜬구름 잡는다는 느낌이 없지 않죠.
그에 비해 성서의 인간 군상들은 대놓고 탐욕스럽고, 지나치게 어리석고, 역겹도록 비굴하고, 징그럽게 간악합니다. 허나 어쩌겠습니까, 이들이야말로 진짜 우리 인간과 똑 닮은 현실의 사람 모습인걸요.
이들 중 누구는 내 편이고 누구는 네 편이라 친소의 문제로 선악을 판단 받고, 우리 편은 선이고 남의 편은 적이라 악이 되죠.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이 점이 여전한 성서의 대중적 가치입니다. 우리의 현재 모습이 그대로 있기에 과거의 기록인 성서가 지금도 실존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그래서 저는 성서를 동화로 구성해서 보다 많이 읽히게 하고 싶습니다. 어른들도 동화가 필요하니까요. 누가 뭐래도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입니다. 그중 으뜸이 신의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요?
그 신이 인격적 존재냐, 자연의 섭리냐, 우주의 법칙이냐, 집단 무의식이냐 따지기 전에 허술하고 약점 많은 ‘나’보다 나은 존재가, 그 절대적인 무엇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은 그래도 마음 따뜻한 서사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 “하느님(하나님)의 첫사랑”은 가톨릭 성경 구약의 성서 구절과 역사적 사실로 인정된 자료만을 토대로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다만 가톨릭과 개신교의 번역 차이로 고유명사가 달라지는 점에 대해선 괄호 안에 개신교 용어를 넣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성서는 번역의 차이지 원전의 차이는 아니니까요.

목차

1부 에녹을 좋아하신 하느님(하나님)

1. 에녹을 좋아하신 하느님 – 하느님은 심심해  7
2. 가족이란 이름으로 - 카인과 아벨의 동생, 셋  13
3. 계획은 늘 변경되지 – 주인 사라와 몸종 하가르(하갈)  20
4. 내 손 안에 있소이다 - 이스라엘이 된 야곱  26
5. 2인자는 괴로워 - 모세의 대변인 아론  33
6. 생존의 기로에서 - 라합의 선택  39
7. 원수를 주님 손에 - 판관 기드온의 막내아들 요탐(요담)  45
8. 삼손 미안해 - 다곤 신 성전의 여사제 들릴라(데릴라)  51
9. 누군들 중요하지 않을까 - 창녀의 아들 판관 입타(입다)  59
10. 영원한 건 없다 - 판관 엘리와 그의 아들들  65

2부 쓰디쓴 진실과 달콤한 거짓

11. 영광의 어두운 그림자 - 초대 왕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탄(요나단)  73
12. 엇갈리는 사랑 - 솔로몬의 후궁 술람밋(술람미)  80
13. 낮은 곳을 살핀 예언자 - 엘리야의 제자 엘리사  88
14. 통치는 나의 전공 -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고레스)  93
15. 가난을 대하는 자세 - 의인 토빗과 그의 아내 안나  99
16. 친구가 불행할 때 - 욥의 친구 엘리파즈  104
17. 중용의 지혜 - 아구르의 잠언  110
18. 허무주의자 현인 코헬렛 - 오늘 죽을 것처럼  115
19. 우상을 만든 최초의 장인 - 아이돌은 아름다워  121
20. 쓰디쓴 진실과 달콤한 거짓 - 예언자 예레미야와 하난야  126
3부 이번 생이 처음이라

21. 칼날 위의 정의 - 네리야의 아들 바룩  135
22. 함정에 빠졌지만 – 요야킴(요야김)의 아내 수산나  140
23. 네가 하느님 할래? - 예언자 요나와 니네베(니느웨) 왕  147
24. 한 놈만 패면 안 돼? - 유다 백성과 예언자 미카(미가)  152
25. 고뇌하는 예언자 하바쿡(하박국) – 악인을 벌하소서  158
26. 건축왕은 나의 운명 - 최초의 유다 총독 즈루빠벨(스룹바벨)  163
27. 당신이 있어 내가 존재 -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  169
28. 왜 나만 힘든 거 같지? - 어느 예루살렘 주민 1인  175
29. 이번 생이 처음이라 - 하느님의 첫 사람 아담  181
30. 혼자서 뜰을 거니시는 하느님 – 짝사랑 전문가  187
저자의 말 -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195

책 속으로

하느님은 오늘도 혼자서 자신의 뜰을 거닐고 계십니다. 에녹은 하느님의 집을 관리하느라 바쁘고, 엘리야는 애제자 엘리사가 돌발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분통을 터뜨리느라 여념이 없었죠.
내가 왜 나의 사람들을 만들었을까, 나는 진정 인간과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걸까, 하느님은 깊은 생각에 잠기셨어요.
안식일을 만들어 쉬게 해줘도 그 안식일마저 강제 의무로 만들어버리는, 그야말로 쉬지 않고 사고 치며 사건을 만드는 인간들을 보면서 하느님은 가장 근원적인 고뇌에 빠지셨습니다.
나는 왜 인간을 버리지 못하는가, 나는 왜 아직도 인간들을 사랑하는가?

출판사 서평

힘겨운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어른을 위한 성경 동화
사는 게 버거운 어른들에게
잠깐 쉬어가라고,
기꺼이 어깨를 빌려주는 책

작가정보

저자(글) 방영미

가톨릭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요한묵시록(계시록) 13장의 짐승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요한묵시록에 나타난 여성 이미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종교 없이 신앙인으로 살기』(북랩),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파람북), 『팬데믹과 한국가톨릭교회』(공저, 기쁜소식), 『여성신비가들Ⅱ』(공저, 동연) 등이 있다.

이전에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석사 졸업하고 언어·논술 강사로 일하면서 2010년 월간문학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이때의 강사명은 강영원으로 다수의 수험서와 논술교재를 집필했다.

더 이전에는 덕성여대 사회학과를 다니면서 『캠퍼스 에세이』(공저, 책마을)를 출간했고, 졸업 후에는 동인 시집 『오래된 미래』(삶이 보이는 창)을 출간한 바 있다.

그림/만화 방영미

부모님이 명동성당에서 결혼하시고 모태신앙이었던 제게도 어린 시절 성서는 너무 막연하고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특히 요한 묵시록(계시록)은 지옥 풍경 같아서 페이지 넘기기도 무서워했죠. 그렇게 어른이 되고 나니 성서는 나와 동떨어진, 그러니까 내 인생에 의미를 주지 않는 책, 그저 오래된 기독교인들의 경전 정도로 생각됐습니다.

그런데 소위 이단이란 데를 접하면서 모략에 넘어가 성경 공부를 하고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비로소 성서가 얼마나 위험한 책인지 그러나 얼마나 달콤한 책인지 이해하게 되었죠. 그래서 만학도로 인생 중반부에 성서신학을 전공하고 요한 묵시록을 논문으로 썼습니다.

이게 도대체 뭔데, 뭔데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고 세계사를 주도하고 그랬을까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성서가 다른 어떤 경전보다 인간적인, 지독하게 인간적인 책이어서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란 사실을 알아버렸죠.

그래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감수 한가문연

가톨릭 내 성서연구자 및 종교학자/신학자로 구성된 학술문화연구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