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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말들

임자헌 지음
유유

2024년 0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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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8.98MB)
ISBN 979116089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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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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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오랜 고전 『논어』는 인류의 스승 공자, 그와 그의 제자, 주변인의 언행이 기록된 책. 자주 거론되는 고전 중 고전이지만 『논어』는 사람들에게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고 먼 얘기를 하는 책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그러나 역자는 사실 『논어』에서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고루하거나 딱딱한 것이 아니라며 그 자신의 발랄한 번역으로 읽기 좋게 버무려 내놓는다. 요즘의 시선과 말로 번역해 『논어』의 핵심을 이해하도록 돕는 이 책은 공력 높은 역자의 웅숭깊은 통찰력으로 독자를 우리의 스승 공자의 가르침 앞으로 이끈다.
재출간에 부쳐
머리말: 이 『논어』는 왜 군자를 버렸는가?
간단히 살펴보는 『논어』의 시공간
간추린 공자의 생애와 사상
『논어』 속에서 만나는 공자의 제자들
1. 학이學而: 자, 학문의 길을 열어 봅시다!
2. 위정爲政: 효孝란 무엇인가요?
3. 팔일八佾: 질서가 무너진 사회
4. 이인里仁 사람이 걸어야 할 길
5. 공야장公冶長: 제자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1
6. 옹야雍也: 제자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2
7. 술이述而: 배우려는 의지가 있어야 가르쳐 줍니다
8. 태백泰伯: 훌륭한 옛적 임금들
9. 자한子罕: 마음가짐이 위대함을 만듭니다
10. 향당鄕黨: 생활 속에서 공자는
11. 선진先進: 공자와 안연, 그 애틋한 사제 간
12. 안연顔淵: 인仁이란 대체 무엇인가요?
13. 자로子路: 때로는 귀엽고 멋진 남자
14. 헌문憲問: 이름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15. 위령공衛靈公: 진정한 지성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16. 계씨季氏: 숫자로 배워 보는 유학
17. 양화陽貨: 기회가 필요했던 공자의 갈등
18. 미자微子: 은둔파 현자들과의 만남
19. 자장子張: 제자들에게 배워 보는 시간
20. 요왈堯曰: 정치를 말하며, 이상 수업 끝!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 너무 먼 『논어』

중국의 고대 철학자이자 스승 공자, 그리고 공자와 그의 제자의 언행록 『논어』는 우리에게 지나치게 유명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도 나오고 사회에 나와서도 언제 어디서나 듣는 이름이죠. 『논어』에서 나왔다는 ‘불혹’ ‘지천명’이나 ‘과유불급’ ‘살신성인’ 같은 말은 더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논어』 읽어 보셨나요? ‘『논어』에 대한 책’이 아니라 『논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공자도 『논어』도 귀가 닳도록 익숙하지만 『논어』를 실제로 읽은 사람은 꽤 적을 겁니다. 『논어』를 읽기 어려운 이유를 대자면 대체로 이렇지 않을까요?

“배우기 시작하자마자 포기했던 한문을 갑자기 문법부터 공부시키는가 하면,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옛 중국 변두리의 역사를 공부시키는 것도 모자라, 지금은 알아 봤자 아무 소용도 없는 수천 년 전 중국의 제도와 문물을 공부시킨다. 도대체 춘추 시대 하급 공무원의 직함을 그때 용어 그대로 알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며, 지방 권력자의 덜떨어진 아들 이름까지 알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렇게 마구 쏟아지는 불필요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는 동안, 『논어』는 순식간에 지겨운 책이 되어 버리고, 정작 왜 우리가 『논어』를 읽으려 했는지는 잊어버리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자는 언제나 ‘꼰대’ 취급을 받았고, 지금 우리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소리만 늘어놓는 고리짝 시절의 옛사람 중 하나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렇지 않다고, 공자도 『논어』도 그런 사람, 그런 책이 아니고, 조금만 다르게 보면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다고 펴낸 책이 이 책 『공자의 말들』입니다.

‘오늘의 시선’으로 『논어』에서 사람다움을 건진다는 것

살기 팍팍해졌다고 많이들 말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과학 문명이 발달해 살기 편해진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 안에서 사는 건 여전히 사람입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가며 살펴야 할 도리는 어쩌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논어』는 바로 그 사람다움에 대해 스승 공자가 하는 얘기입니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논어』에는 공자뿐 아니라 그의 제자들과 당시 사람들도 나옵니다. 그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도리와 인정, 사람다움을 보여 주는 책이 『논어』이죠.

알고 보면 어려울 일이 없는 책이란 점을 꼭꼭 강조하면서, 이 책의 역자 임자헌 선생은 쉬운 요즘 말을 가져다 『논어』 각 장의 핵심을 시원시원하게 풀어놓습니다. 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시대 배경이나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고, 세월의 더께를 거둔 내용을 입말로 편안하게 펼쳐 보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볼까요?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신의가 없다. 글쎄……. 그래도 될까요? 그건 자동차에 동력 전달 장치가 없는 것과 같아요. 엔진이 있으면 무슨 소용입니까? 어떻게 움직일 수 있겠어요?”子曰,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車無?, 小車無?, 其何以行之哉.

이 문장은 제2편 위정의 22장입니다. 공자가 사람에게 신의가 있어야 함을 말하고 멍에가 없는 수레가 갈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내용입니다만, 수레도 멍에도 볼 일이 없는 우리에게 이 표현이 와닿지는 않습니다. 뒤쪽의 ‘?’(예)도 ‘?’(월)도 어려운 한자이죠. 그러나 이 문장을 역자 임자헌 선생은 자동차로 비유해 풉니다.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나요? 당시의 수레란 지금의 자동차와 같으니 상상하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해석이 너무 나아가는 것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겠습니다. 하지만 역자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공자는 우리가 생각하듯 그렇게 딱딱하고 고루한 사람이 아닐뿐더러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치고 농담도 잘하는 소탈한 사람이었고, 『논어』 역시 그렇게 까다로운 책이 아니라 무척이나 상식적인 책이라고요. 그래서 이 모든 걸 요즘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지요.

“나는 이 책이 『논어』로 들어가는 ‘문’이 되면 좋겠다. 어제를 통해 오늘을 볼 수 있는 문, 재미를 통해 의미를 볼 수 있는 문, 이 문을 거쳐 누군가는 더 깊은 궁금증을 품고 원문을 향해 나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학술서로 나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고전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

『공자의 말들』은 젊은 독자를 주요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미 『논어』를 여러 차례 읽은 독자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요즘 독자의 눈에 맞춘 해석이 신선하기도 하거니와 역자의 설명문에서 깊은 통찰을 살펴볼 수 있거든요. 공자 시대에 대한 너른 지식, 『논어』라는 고전에 대한 온전한 이해, 공자와 『논어』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대에서 사는 역자가 깨달은 것들이 밤하늘의 별빛처럼 작지만 또렷하게 빛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온전한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 살다 보면 언제나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답을 찾아 헤매는 우리를, 고전은 항상 가까운 곳에서 마르지 않는 숲속의 옹달샘처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을 성찰할 힘을 줄 책으로, 모든 독자에게 감히 권합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임자헌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잠시 미술 잡지 기자로 일하던 중, 우연히 접한 한학의 매력에 빠져 진로를 바꾸었다.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 상임연구부를 거쳐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번역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성록』 번역을 시작으로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으며 『조선왕조실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여 『정조실록』 『세종실록』 『세조실록』 등을 번역하고 있다. 옛 문헌 속에서 지내면서 자연스레 과거와 현재의 공통점과 간극을 읽게 되었고, 옛글들이 그 외투가 낡았을 뿐 내용은 얼마든지 오늘과 소통할 수 있는 생기발랄한 것들임을 발견했다. 때문에 ‘지금-여기’의 문제에 대해 과거가 줄 수 있는 지혜의 가능성을 열심히 모색하는 중이다. 지은 책으로 『나의 첫 한문 수업』 『마음챙김의 인문학』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민을 위한 조선사』 『銘, 사물에 새긴 선비의 마음』 『맹랑 언니의 명랑 고전 탐닉』, 옮긴 책으로 『군자를 버린 논어』 『오늘을 읽는 맹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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