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레버리지
2024년 01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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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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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목적 상승론이나 폭락론을 경계하고 찾아낸 가장 냉정한 해답
‘강남도 못 피했다… 전국 아파트값 하락(경향신문).’
‘노도강 ‘영끌족’ 비명… 집값 하락률 서울 평균 2배(매일경제).’
집값이 떨어진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한국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조짐”이라거나 “일본형 불황의 신호탄”이라는 예측까지 등장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을 휩쓴 ‘잃어버린 30년’이 한국에서 시작되리라는 전망은 벌써 몇 차례 제기되었지만 언제부터 시작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2024년 현재 일본형 불황의 가능성을 살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지난 세월 단 한 번도 ‘진짜’를 겪지 않았다. 경제가 힘들다, 살림이 어렵다는 말이야 입에 달고 살았지만 인구·물가·경제성장률은 항상 우상향했다. 둘째, 일본 버블 붕괴와 유사한 시나리오가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부동산 몰락에서 하우스 푸어, 이후 소비력 감소로 이어지는 과정이 그렇다.
워런 버핏은 “쉽게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며 거대한 불황을 이미 경고했다. 초장기침체라는 쓰나미 앞에서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브로큰 레버리지》는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법을 부동산·주식·소비·취업·노후 대책의 측면에서 꼼꼼히 알아봤다. 또한 일본 경제가 최근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불황 탈출의 실마리를 찾았다.
1부 ‘잃어버린 30년’의 시발점은 부동산 몰락
“내가 그때 집 사자고 했잖아!”
한국 아파트는 감가상각도 피해간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는 과정
하락세에도 굳건한 도쿄 23구 지역
그래서, 집 사라고 말라고?
2부 10년 전 가격과 10년 후 가격이 같다면
도쿄보다 비싼 서울 물가
인플레이션 0%로 한 세대가 흘렀다
부자 나라의 가난한 국민
“한국은 꼭 일본 버블 시대 같아요”
3부 90년대 임금 받고 일하겠습니까?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세상
‘법카’로 회식은 옛말
학원은 사치, 체험 학습도 못 간다
돈 되는 일자리 찾아 떠나는 사람들
한국에서 발견되는 불황의 조짐
4부 재테크 최우선 원칙은 ‘현금 지키기’
주식은 한국인 필수 과목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소비는 멀리하고, 투자는 더욱 멀리하라
[인터뷰]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에 주목하라”
- 이재영 수석 이코노미스트
5부 경기 흐름 따라 울고 웃는 세대
일본 취업 시장은 그야말로 대호황
대졸 취업률 97.3%의 기적
아무도 신입을 뽑지 않던 암흑기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일할 사람이 없어서 문 닫는 가게
한국에서 중소기업 가면 ‘실패자’
6부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돈 없어서 은퇴 못한다
정부 믿지 말고 2억은 모아라?
연금 덕분에 폐지 줍지 않는 일본 노인
부모보다 가난해지는 첫 세대
고령자는 일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인터뷰] “버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
- 김명중 주임연구원
맺는 말 · 그들은 어떻게 버티고 살아남았는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부동산을 공부하던 M 씨의 생각이 달라진 건 이때쯤이었다. 마침 일본에서 1990년대 버블 붕괴로 수도권 집값이 폭락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됐다. ‘한국도 일본처럼 집값이 꺼질 때가 왔어. 고도 경제 성장도, 경기 침체도 10~20년 간격을 두고 일본을 따라갔잖아? 요즘 경기도 안 좋다는데, 일본처럼 집값이 반 토막이 될 날이 머지않았어. 실제로 결혼한 뒤 집값이 오른 적이 한 번도 없잖아? 내 집 장만에 집착하는 건 집값이 폭등하던 우리 부모님 세대 때 생각이야.’ _본문 20쪽 중에서
해가 바뀌자 부동산 시장은 M 씨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돌아갔다. 결혼 후 아이를 낳을 때만 해도 5억 원도 안 했고, 2017년에 조금 올라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도 6억 원 남짓하던 분당 정자동의 아파트가 불과 1년 만에 7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 2018년 말이 되자 8억 원을 가볍게 찍어버렸다. M 씨 아내의 대학 동창이 2017년 말 10억 원에 산 경기 과천시의 45평 아파트가 불과 1년 만에 18억 원까지 뛴 게 아내의 단톡방에서 화제가 됐다. M 씨 부부의 다툼이 잦아진 건 대략 그때부터다. _본문 22쪽 중에서
도쿄 시나가와구의 ‘도무스 다카나와’라는 아파트는 1988년 12월 준공 당시 가격이 17억9500만 엔에 달했다. 1988년 고급 아파트로 명성을 날리던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48평)가 1억4000만 원가량 했던 때이니, 도쿄 고급 아파트가 서울 고급 아파트보다 100배 넘게 비쌌던 때다. ‘도무스 다카나와’ 아파트는 지금도 있다. 준공 30년을 훌쩍 넘은 이 아파트의 2023년 가격은 방 3개짜리 146㎡가 3억500만 엔이다. 분양가의 5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 2023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48평 가격은 50억 원을 훌쩍 넘었다. _본문 41쪽 중에서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1989년 452만 엔이었던 일본인의 평균 임금(실질)은 2018년 433만 엔으로 30년 사이에 오히려 4.2% 감소했다. 1990년대 고용노동부 조사의 한국 월평균 임금(실질)은 2011년 270만 원에서 2022년 324만 원으로 상승했다. 조사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양국의 임금 상승 수준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임금 격차가 이렇게까지 좁혀졌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일본에 오면 물가가 싸다고 느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한국의 대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보다 월급을 더 받을 수 있었다. _본문 83쪽 중에서
한국에서 이 정도로 극단적으로 군살을 덜어낸 이발소나 식당, 헬스장이 등장할 수 있을까. ‘이발소에서 머리도 안 감겨주나?’, ‘미용실에서 새치 염색도 안 해준다고?’, ‘상추 한 접시를 돈을 주고 시키라고?’, ‘헬스장에 샤워할 곳도 없다고?’라며 불만을 가질 소비자들이 많겠지만, 날로 치솟은 물가에 ‘다 필요 없고 싸게 커트만 해주면 된다’, ‘고기만 주면 OK’, ‘잠깐 들러 운동하기 좋다’ 등의 수요는 앞으로 한국도 저성장이 지속되고 사람들의 소득이 정체된다면 언제라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_본문 106쪽 중에서
임금은 한국보다 낮아졌고 과거에 비해서는 팍팍해졌다지만 정년까지 길게 회사에 다닐 수 있는 환경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한 뒤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기업에서 일손이 부족해지자 정년퇴직 이후에도 재고용돼 일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정년 후 재고용은 임금도 절반 이상 깎이고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지만, 60~65세가 넘은 나이에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한국 직장인 입장에서는 부러울 뿐이다. _본문 142쪽 중에서
30년 가까이 오르지 않는 주식 시장에서 돈을 불리겠다고 투자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상할 수 있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건 결국 자산 가치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적어도 지금 일본 경제의 주축 세대인 30~40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주식으로 돈을 번 경험도 없고, 자국 내에서 그런 경험을 공유해 본 적이 없는 세대다. 버블이 한창이었던 1980년대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망한 개인 및 기업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다. 이런 이유를 들어 한국과 일본은 국민 기질이 달라 일본과 같은 투자 부진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_본문 191쪽 중에서
한국은 2023년 5월 기준 전체 취업자(2736만 명)의 20%인 550만 명이 자영업자다. 반면 일본은 2022년 기준 취업자 6740만 명 중 자영업자가 648만 명으로 10%가 채 안 된다. (…) 한국에서 자영업에 나서는 상당수가 취업을 못 하거나 취업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혹은 중·장년에 구조조정 및 조기 퇴직으로 그만둔 뒤 제2의 인생을 위해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2012년 이후 10년간 자영업자가 10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취업 시장 활황을 보이고 기업에서 일손이 부족해 퇴직자에게 고용 연장의 기회를 줄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_본문 255~256쪽 중에서
이런 현상으로 최근 일본에서는 ‘8050 문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자식이 부모를 돌보거나 걱정하는 게 아니라, 80대 부모가 50대 자식을 책임지고 걱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자식이 50대가 되도록 번듯한 직장 없이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도 안 하고 집에서 나이가 든 80대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런 가정에서 가장 확실한 수입은 다름 아닌 부모의 연금이다. 부모의 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부모가 죽었는데도 사망 신고를 하지 않고, 때로는 사체를 유기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사회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_본문 290쪽 중에서
“성장기의 호재는 침체기의 악재”
기존 경제 상식대로 소비·투자하면 100% 실패한다
어느 일본 가정의 경제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자. 35년 만기 대출로 구매한 자가가 있으나 집값이 매년 3%씩 하락한다. 주식이나 펀드는 아예 모르고 현금은 전부 예금에 넣어두었는데 금리가 제로에 가까우니 이자 소득은 없다. 외벌이 중인 남편의 월급은 약 35만 엔이다. 그의 아버지가 그와 같은 나이에 받았던 임금이 월 34만 엔이었으니 거의 30년간 연봉이 동결된 셈이다.
한국인의 눈에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그 흔한 재테크 하나 안 하고 어떻게 노후를 대비할지 우려스럽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이해한다면 이 가정은 매우 합리적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부동산·주식·물가·월급이 모두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현금을 보유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로큰 레버리지》를 쓴 이상훈 기자는 오랫동안 한일 경제를 관찰했고 2022년 도쿄 특파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생생한 현장을 목격했다. 재테크라면 ‘돌다리를 두들긴 뒤에도 건너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일본의 젊은 세대가 왜 그리 안정 지향적으로 변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한국인이 교훈 혹은 반면교사 삼아 참고할 만한 사례를 정리한 뒤 한국의 현실과 비교했다.
도쿄조차 피하지 못한 부동산 폭락세에도 가격 방어에 성공한 지역의 특징은 무엇이었는가. 일본에 비해 내수 시장이 작고 산업 경쟁력이 낮아 기초 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경제의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주가지수와 평균 임금은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인가. 레버리지와 같은 성장기의 ‘상식’이 침체기에는 함정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떠올리며 우리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공부해야 한다.
작가정보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서강대 영문학과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 석사과정을 밟았다.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동아일보에서 경제부, 산업1부를 거치며 주요 경제 부처 및 대기업을 담당했다. 2022년 도쿄에 부임해 ‘잃어버린 30년’을 딛고 변하기 시작한 일본의 오늘을 취재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에게 전하며 저성장 문턱에 들어선 한국 경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일본의 과거 및 현재가 한국에 던지는 교훈을 찾는 중이다. 《일본은 왜? 한국은 어디로?》를 공동 집필했고 《아베 스캔들》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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