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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도쿄

한정현 지음
스위밍꿀

2024년 01월 24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1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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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37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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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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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부터 1994년 사이에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던 클럽, 줄리아나 도쿄. 이 클럽은 특히 일반 무대보다 높은 단상으로 유명했고, 여성들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이 단상 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 저자는 줄리아나 도쿄를 직접 체험한 적 없는, 1980년 이후 태생인 인물들에게 그 흔적만을 쥐여 준다. 한주, 유키노, 김추는 각각 식당에서 우연히 본 가요 프로그램, 서랍 속의 오래된 사진 한 장, 어머니의 회상을 통해 이 클럽과 연결된다.

사랑이라고 부르는 관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주. 심각한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한주는 그 후유증으로 외국어증후군을 얻고 모국어를 잃어버린다. 이제 그녀가 말할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유일한 언어는 일본어뿐이다. 살아남았기에 살아가려 하지만, 한주에게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은 계속 찾아온다. 하지만 그녀는 익숙한 불행 쪽으로 자꾸 기울어지는 마음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옮겨놓으려 애쓴다. 그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가 있다. 함께 서점에서 근무하던 동료 유키노다.

유키노는 사람들에게 곧잘 오타루에서 도쿄로 왔다는 자기소개와 함께 눈이 내리기 전 눈의 요정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 대부분은 아름다운 눈 이야기에 감탄하며 그에게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유키노는 눈도, 그런 반응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 환심을 사고 그 안에 섞여들기 위한 나름의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그에게 처음으로 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와는 나이, 성별, 성정체성, 국적 등 많은 면에서 다른 한주다.

두 사람은 돈을 합쳐 안전과 공간을 마련하기로 하고 동거인 사이가 된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유키노는 한국인인 한주가 어째서 한국어를 전혀 할 수 없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한주는 유키노의 연인을 알게 된다. 서로가 사랑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임을 알아본 그들은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에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찾아보면서 한주와 유키노의 시간은 다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유키노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1. 한주의 이야기
눈의 요정 9
경찰의 전화 17
녹지 않는 눈 24
아사쿠사바시의 꼬치구이 노인 34
르 카페 도토루 45
긴자의 칼가게 52
동거인 57
실종 73
오타루의 집1 유키노의 어머니 이야기 84
오타루의 집2 줄리아나 도쿄 95

2. 유키노의 이야기
상담 #1 빛에 번진 사진 한 장 111
상담 #2 한수를 사랑하는 이유 124
상담 #3 제자리에 있어주세요 139
상담 #4 오타루를 떠나 도쿄로 151
상담 #5-1 좋아하는 것 말하기 163
상담 #5-2 도쿄를 떠나 부산으로 169

3. 다시, 한주의 이야기
유키노, 정추, 김추 185

4. 김추의 이야기
학회장1 주인공이 되고 싶어 195
눈밭의 칼과 아이 204
학회장2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219
의외의 메일 229

5. 한주와 유키노의 이야기
고백 237
그날 244
이제 길을 건너서 254

번외
눈이 내린다 259

작가의 말 288

“누구든 원하는 곳이 제자리인 거 같아서요.”(15쪽)
상처는 완전히 잊혀진 듯했다가, 가장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그 존재를 다시 드러내니 말이다.(23쪽)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지.’(43쪽)
‘내가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내게 일어난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나는 보고 싶어.’(92쪽)
“분명하게 고르거나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삶에는 훨씬 많습니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 인생에는 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선택이라고 말합니다.”(103쪽)
자리를 끊임없이 선택하지만 그곳에 완벽히 소속되지는 못하는 삶들. 어째서 모든 선택들이 전부 ‘진짜’가 될 수는 없는 걸까.(188쪽)

연대의 공복감이 틀림없이 채워질 수 있다고 믿는,
한 소설가의 첫인사를 전합니다

1970, 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을 통해 자신은 물론, 국적과 세대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인물. 분명히 다름에도 겹쳐 보이는 한일의 역사와 그 안의 여성들. 미혼모와 성매매 여성들의 삶. 성소수자와 혐오의 양상. 전공투와 클럽을 나란히 놓고 살펴보는 문화연구자의 시선…… 한 작가가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세상에 건네는 첫인사에는 이러한 것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중 무엇보다 가장 힘주어 전하고 싶은 것은 마음의 허기를 느끼고, 이것이 든든하게 채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믿음이다. 선택한 적 없으나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되어버리는 상처의 경험은 그 사람을 과거에 묶어둔다. 누군가와 친밀한 감정을 나누고 깊이 연결되고 싶다는 바람은 불가능한 이상이 되어버린다. 혼자 버티고 각자 알아서 헤쳐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인 오늘. 그러나 그런 상태는 허기와도 같아서 영원히 굶주릴 수는 없는 것이다. 연대의 공복감을 알고, 틀림없이 채워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쓰여진 이야기, 스위밍꿀의 세번째 소설, 한정현의 『줄리아나 도쿄』를 함께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이름은 몰랐지만 우리가 이미 본 적 있는 클럽
‘줄리아나 도쿄’

줄리아나 도쿄는 1991년부터 1994년 사이에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던 클럽이다. 이 시기는 버블경제가 붕괴된 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 속에 있었다. 이 클럽은 특히 일반 무대보다 높은 단상으로 유명했고, 여성들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이 단상 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 아마 이름은 몰랐더라도, 이미 이를 본 적은 있을 것이다. 1990년대 가수 이정현의 강렬한 부채춤, 또 최근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안영미 등이 결성한 여성 그룹 셀럽파이브가 선보인 화려한 군무가 바로 이 클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줄리아나 도쿄를 직접 체험한 적 없는, 1980년 이후 태생인 인물들에게 그 흔적만을 쥐여준다. 한주, 유키노, 김추는 각각 식당에서 우연히 본 가요 프로그램, 서랍 속의 오래된 사진 한 장, 어머니의 회상을 통해 이 클럽과 연결된다. 그리하여 눈이 드문 항구도시인 도쿄에 사흘 내내 흰 눈이 쏟아지는 동안, 이들은 꿈같던 한 시기를 추적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의미를 발견한다.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너에게서 벗어나서.”
사랑에서 겨우 살아남은 한주의 이야기

한주는 사랑이라고 부르는 관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이다. 지적이고 다정한 연인은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하고, 그때마다 그녀는 그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으며 후회한다. 결국 심각한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한주는 그 후유증으로 외국어증후군을 얻고 모국어를 잃어버린다. 이제 그녀가 말할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유일한 언어는 일본어뿐이다. 그녀는 다시 한국어를 배운다면 그동안 잘 하지 못했던 말들, ‘아니오. 싫습니다. 안 하고 싶습니다’와 같은 거절의 말들을 단호하게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도쿄로 간다.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던 그녀에게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더이상 없었으므로.

살아남았기에 살아가려 하지만, 한주에게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은 계속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폭력의 순간들, 또 그때 하지 못했던 말―이 관계를 끝내고 자신의 삶을 찾고 싶다는 고백 같은. 특히 낯선 이로부터 호의를 받거나, 친밀한 감정이 도리어 불안해질 때 한주는 마치 고인 시간 속에 놓인 듯하다. 하지만 그녀는 익숙한 불행 쪽으로 자꾸 기울어지는 마음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옮겨놓으려 애쓴다. 그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가 있다. 함께 서점에서 근무하던 동료 유키노다.

“나의 친구 한주의 생일을 축하해. 눈의 요정이 너를 지켜줄 거야.”
마음의 허기를 달래준 유키노의 말들

유키노는 사람들에게 곧잘 오타루에서 도쿄로 왔다는 자기소개와 함께 눈이 내리기 전 눈의 요정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 대부분은 아름다운 눈 이야기에 감탄하며 그에게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유키노는 눈도, 그런 반응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 환심을 사고 그 안에 섞여들기 위한 나름의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그에게 처음으로 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와는 나이, 성별, 성정체성, 국적 등 많은 면에서 다른 한주다.

두 사람은 “돈을 합쳐 안전과 공간”을 마련하기로 하고 동거인 사이가 된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유키노는 한국인인 한주가 어째서 한국어를 전혀 할 수 없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한주는 유키노의 그이, “관계에서 생기는 우위가 있다면” 그 모두를 실어주고 싶었다던 연인 ‘한수’를 알게 된다. 그러니까 그들은 서로가 사랑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임을 알아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에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찾아보면서 두 사람의 고인 시간은 다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유키노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작가의 말

“만약 글이 정말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나아가게 한다면, 그 글은 물론 도서관 서가를 가득 메운 정전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듯 어느 서랍 속 오래된 수첩 안의 메모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껏 공부를 해오고 소설을 써왔지만,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처럼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소설이 그 누군가에게 제가 발견했던 오래된 수첩의 메모처럼 어떤 용기가 되기를, 위안이 되기를, 의지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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