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하는 것 같습니다만 나는 가난뱅이랍니다

위로를 주는 일본 명시

야마노구치 바쿠 지음 | 조문주 옮김

좋은책 2024년 02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를 소개한다. 가난에 살고 가난에 죽은 시인, 정신의 귀족, 자연인, 야마노구치 바쿠를 가리키는 말은 많지만, ‘가난’이라는 단어만큼 이시인에게 어울리는 말은 없다. 이 책에 수록된 시는 대부분 1923년에서 1940년 사이에 쓰인 것이다. 일본이 전쟁에 뛰어들었던 시대에 오키나와 출신의 방랑자는 시를 쓰며 풀뿌리처럼 살았다. 자신과 전쟁, 형제, 가난, 결혼 등에 대해 철저하게 체감한 것만 적었다. 강한 풍자와 비판을 근저에 두면서도 결코 소리 높여외치지 않았고, 소중한 것, 지켜야 할 것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호소했다.편역자는 야마노구치 바쿠의 전기(前期) 작품으로 분류되는 71편의 시를 창작 시기 순으로 정리해, 시인의 변화와 성장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목차

가난의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 8
넝마주이 이야기 14
동물원 15
맑은 하늘 16
산보 스케치 18
하늘 19
말뚝 20
구혼 광고 21
만약에 여자를 잡는다면 22
교회 처녀 23
뒤숭숭한 봄날 24
현금 25
머리말 26
좌담 27
입술 같은 양심 30
맹아 31
비와 이발소 32
오도 가도 못함 33
자기 소개 34
식인종 35
거울 36
귀찮음 37
논지 39
생활의 무늬 40
야경 41
무제 42
피곤한 일기 44
여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46
활기찬 생활이다 48
푸른 하늘에 둘러싸인 지구의 꼭대기에서 50
해체 52
밤 54
꿈에서 깨어난 후 56
광선 58
사는 위치 59
돌 60
첫인상 61
완구 63
곶 64
인사 65
일요일 67
회화 68
음악 70
무기물 71
매너리즘의 원인 73
다 못 먹은 나 75
존재 76
나의 시 78
수학 80
우산 82
방석 84
재회 85
찾아온 이유 87
생각 89
이사 91
고양이 93
사족 94
코가 있는 결론 96
가토 기요마사 99
누더기는 누워 있다 102
날씨 104
종이 위 106
탄흔 108
상행열차 110
꿈을 꾸는 신 112
결혼하기 좋은 날 114
결혼 116
추억 118
숯 120
다다미 121
세상은 가지가지 123
상이 있는 풍경 125
『생각의 정원』 서시 사토 하루오 127
「나의 처녀 출판」 야마노구치 바쿠 128
야마노구치 바쿠 연보 129

책 속으로

인편으로 전해 온 그 편지 속에
동생의 눈길을 느끼며
나도…육칠 년 만에 편지를 써보려고는 합니다
이 오빠는
성공이야 하든 말든
결혼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런 말은 쓸 수가 없습니다
도쿄에 있고
오빠는
개처럼 얻어먹고 싶어하는
얼굴을 하고 있습니 다
그런 말도 안 적습니다
오빠는…주소가 없습니다
그렇게는 더더욱 쓸 수가 없습니다

(시 '여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중)

출판사 서평

NHK가 주목한 전설의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
국내 최초! 날카롭고도 간결한 해설과 함께 바쿠의 시를 음미하다

야마노구치 바쿠는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차별을 받던 시대에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한 오키나와의 시인이다.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에는 편견에 노출된 오키나와 인의 미묘한 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인생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는 읽는 사람의 감정 속에 작은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킨다.
시인은 가난이라는 현실 속에서 느끼는 창피함은 눈을 감아도 눈이 부실 정도이고, 아무리 배를 곯아봐도 배고픔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대의 억압과 사회의 부조리 앞에서 야마노구치 바쿠가 겪었던 가난과 연애, 결혼이라는 현실 문제는 우리의 고민과 닮아 있고, 그가 노래한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우리에게 울림이 되어 다가오고, 웃음이 나는 동시에 슬퍼진다.
“진짜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나는 사람이고 싶어.”
진짜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시인처럼 우리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고난의 시대를 살면서도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고 살았던 오키나와의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의 시를 추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야마노구치 바쿠

번역 조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