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유리의 장벽
2024년 0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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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89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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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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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되었다.
개화기를 분수령으로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나누어진다.
현대 문학은 개인에 대한 집중, 마음의 내적 작용에 대한 관심, 전통적인 문학적 형태와 구조에 대한 거부하며 작가들은 종종 정체성, 소외, 인간의 조건과 같은 복잡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게 특징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 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인간적
장벽
이불
새벽부터 분주히 뚜드리기 시작한 최서방네 벼마당질은 해가 졌건만 인제야 겨우 부추질이 끝났다.
일꾼들은 어둡기 전에 작석을 하여 치우려고 부리나케 섬몽이를 튼다. 그러나 최서방은 아침부터 찾아와 마당질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우들부들 떨며 마당가에 쭉 늘어선 차인꾼들을 볼 때에 섬몽이를 틀 힘조차 나지 않았다. 그는 실상 마당질 끝나는 것이 귀치않다느니보다 죽기만치나 겁이 난 것이다.
--- “최서방” 중에서
짚을 축여 왔다. 그러나, 손이 대여지지 않는다. 어서 새끼를 꼬아야 가마니를 칠 텐데. 그래야 내일 장을 볼 텐데. 생각하면 밤이 새기 전에 어서 쳐야, 아니 그래도 오히려 쫓길 염려까지 있는데도 음전이는 손을 대기가 싫었다.
맴을 돈 것같이 갑자기 방안이 팽팽 돌며 사지가 휘주근하여지고 맥이 포근히 난다. 왜 이럴까 미루어 볼 여지도 없이 그것은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그 생리적인 징후가 또 사람을 짓다루는 것임을 알았다.
가마니를 쳐서 빨간 댕기를 사다 지르고 설을 쇠리라, 그리고 고무신도 하고 벼르고 별러 오던 설날, 그 설날은 이제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은 섣달 그믐의 대목 장날이다.
--- “장벽”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계용묵
평안북도 선천(宣川)에서 태어났다.
1925년 「상환」으로 등단한 후 4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1935년 「백치 아다다」를 발표하면서 그의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최서방(1927)」, 「인두지주(1928)」, 「장벽(1935)」, 「청춘도(1938)」, 「병풍에 그린 닭이(193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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