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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4년 02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2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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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50.66MB)
ISBN 978890127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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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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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그저 밥인데, 먹다가 울컥하게 하는 밥이 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배달된,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녀석이 보낸 고추장 상표만 보아도, 삶과 죽음이 ‘한 팔 길이’로 달라진다는 노년의 해녀들이 고달프게 작업한 성게를 보아도 마음에 턱하니 걸려 삼키기가 어렵다. 이처럼 요리사이자 작가인 박찬일의 마음을 울린, 그래서 기어이 차오른 한편의 소설 같은 추억들을 오롯이 모았다. 《시사IN》 연재 당시, 독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며 연재 중단 소식에 독자위원회로부터 문의가 빗발쳤던 글들을 다듬고 더해 쓴 산문집 『밥 먹다가, 울컥』을 펴낸다.
이번 책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거쳐 간 사람들과의 추억들을 어렵게 꺼내 보인다. 때로는 너무 그리워서 수년간 입에 올리지 못했던 사람을, 서럽고 고달파서 쉬이 삼키기 어려운 주방 노동자들의 사연을, 또 때로는 서울 변두리 동네 가난했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끄집어내기도 하면서 연신 사라져 가는 것들을 어루만진다. 갈수록 냉기가 도는 세상에 기어이 차오른, 철없지만 다정했고 눈물 나게 고마웠던 음식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독자들의 마음에도 울컥, 치미는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먼저 읽은 이들의 말
펴내며 _ 잊지 않으려 쓴다

1 | 그렇게 사라져 간다
누구보다 만두에 진심인 사람이 있었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녀석의 마음이 왔다
짜장면을 안주로 들면 그가 생각난다
40년 만에 갚은 술값
미디엄 레어가 웰던이 되더라도
어느 악기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
너나없이 쓸쓸한 식욕으로 함바집을 찾았다
형은 미움이 없는 사람 같았다
뷔페의 시대가 가고, 친구도 갔다

2 | 차마 삼키기 어려운 것들
어차피 아무도 안 믿을 이야기
성게 함부로 못 먹겠다, 숨비 소리 들려서
요리사를 위한 요리, 스파게티 알라‘ 기레빠시’
무언가를 입에 대지 못하게 되는 일
사라지는 대폿집 겨우 찾아 아껴 먹는다
그 고생을 해서 일급 제빵사가 되었지만
그대 팔에 불기름 뒤집어쓸지언정
이모는 노동자가 아니라서 그랬을까
배달의 민족은 온몸이 아프다
소금 안주에 마시는 인생 마지막 술

3 | 추억의 술, 눈물의 밥
굶으며 혀가 자랐다
문간방 여섯 식구 밥솥의 운명
카레 냄새가 나던 일요일에는
종로 우미관 개구멍의 추억
찐개는 맞고 나서 만터우를 먹었다
그날 우리는 두부 두루치기를 먹었다 1
그날 우리는 두부 두루치기를 먹었다 2
우리는 그렇게 가난을 겨뤘다
노을이란 이름이 슬퍼서
매운 돼지곱창에 찬 소주만 마셨다

그는 정말 절박하게 학교를 다녔다. 이탈리아 학생들보다 더 악기를 잘 만들었다. 그는 쉼 없이 깎고 조이고 붙였다. 그가 학생 시절 만든 어느 악기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뜨거운 물병을 내게 안겨주고 재워준 값으로, 그 막막하던 날을 견디게 해준 그에게 보탠 악기 나무 값이었다. 그런 호의를 기억하는 그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2023년 가을, 나는 10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닫았다. 짐을 정리하는데, 그가 보내준 커다란 원목 도마가 눈에 들었다. 나를 위해 제일 좋은 나무를 다듬어 깎은 커다란 도마. 세계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도마. 나는 가만히 그 도마를 껴안았다. 마에스트로가 된 그를 기억하며.
- 1. 〈어느 악기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 중에서

우리들, 그러니까 오랜 친구들에게 돈 빌려달라고 전화한 것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였다. 회사가 망하는 판에 그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거래처 빚을 갚았다. 그러고는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서 마지막으로 직원 월급을 주려고 했다.
상가는 북적였다. 마치 호상 같았다. 바보 같은 친구가 뿌린 씨앗이었다. 돌아서는데 부인이 울면서 우리에게 한 장씩 봉투를 주었다. 답례 교통비 봉투인가 했다. 삼우제에 친구들이 다시 모였다. 큰돈을 친구에게 빌려준 녀석들이었다. 답례 교통비 봉투에는 친구의 사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 여덟 장의 편지를 모아 삼우제를 한 사찰 마당에서 태웠다. 친구의 마지막 밤은 그 편지를 쓰는 시간이었다. 광풍 같았던 뷔페의 시대는 흘러갔고 친구도 갔다.
- 1. 〈뷔페의 시대가 가고, 친구도 갔다〉 중에서

그렇게 지쳐가고 있을 때였는데, 가게에 웬 소포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고추장 1킬로그램과 마른 멸치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서울의 그 녀석이 보내준 것이었다. 운송료가 고추장과 멸치 값의 열 배는 들었을, 지구를 반 바퀴 돌다시피 해서 녀석의 마음이 왔다. 밥을 지어서 고추장 두 숟갈쯤에 멸치 몇 개를 부수어 넣고 엑스트라버진 최상급 올리브유로 비볐다. 먹는데 눈물이 났다.
정작 한국에 와서 진짜로 크게 울어버리는 일이 생겼다. 녀석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저세상으로 떠나버린 것이었다. 영정 안에서 웃고 있는 후배를 보니 심장이 턱 막혔다. 요즘도 마트에서 고추장을 볼 때마다, 내게 보내준 것과 똑같은 빨간 상표 고추장을 볼 때마다 나는 발바닥이 쑤욱 꺼지는 것 같다.
- 1.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녀석의 마음이 왔다〉 중에서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털며 할매 해녀가 집에 찾아든 손님에게 밥상을 차린다. 그만두시라고 만류해도 주섬주섬, 어머니들이 그렇듯 뚝딱 밥상이 놓인다. ‘천초’라고 부르는 해조 무침이 맛있어서 기억해두었는데, 나중에 누구에게 이 말을 듣고 지워버리고 말았다.
“그 천초라는 게 바다에 무성하게 자라면 작업하는 해녀 발을 붙들고 놔주지 않는다 합니다. 저 검은 바닷속은 순간에 생사가 갈립니다. 그래서 하늘 천(天) 풀 초(草)라고 하는 이도 있어요. 하늘에 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나요. 바다 밑은 용궁이고, 저 위는 하늘입니다. 어쨌든 그 위험한 천초를 싫어하는 해녀가 많습니다…….”
- 2. 〈성게 함부로 못 먹겠다, 숨비 소리 들려서〉 중에서

“옛날엔 제일 좋은 호텔이었는데 오래됐으니까. 내가 지었으니까 마음에 짠하지. 길 가다가 높은 건물이 있으면 그냥 보이지 않아. 계단도 보이고, 비계(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임시 작업대)도 보여. 짓는 모양이 눈에 다 보이는 거지. 사람들은 몰라. 우리가 뼈 빠지게 져다 날라야 건물이 된다는 걸.”
시장통에 가게를 하나 얻었다. 만 원 주고 대폿집이라고 페인트로 써 붙이고 장사를 시작했다. 음식 솜씨가 좋아 장사가 잘됐다. 그렇게 해서 벌써 50년이다. 어디 번듯한 가게들은 노포라고 칭찬도 받는데 이 집은 찾아갈 수도 없는 시장 구석에 반쯤 없는 듯 있다. 낮술이 취한다. 걸어 나오는데 그이가 지었다는 늙은 관광호텔이 간신히 숨을 몰아쉬며 서 있다. 미지근한 시간이 또 이 지방 도시를 채우고 있다.
- 2. 〈소금 안주에 마시는 인생 마지막 술〉 중에서

페이스북이 진규의 소식을 알려왔다. 다시 중앙시장에서 만났다. 30년 만이던가. 돼지곱창 안주였다. 여전히 매웠다. 아린 속에 찬 소주를 붓는 방식으로 마셨다.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소주 도수만 25도에서 18도로 낮아졌고 우리는 늙었다. 진규는 어쩌다가 그 골목에서 돼지곱창 노점을 인수해서 한동안 장사를 했다고 한다. 장사가 제법 되었다. 한 사람 건너 식당 차리고 카페나 술집을 하는 나라다운 일이었달까. 기술자였던 진규는 곱창을 볶고, 글 쓰던 나는 파스타를 볶는다. 다들 볶고 있으니 사 먹는 건 누구의 몫인지. 하기야 식당 주인들이 돌려막기 하듯 서로 각자의 식당 밥을 팔아주며 버티는 건 아닐까.
- 3. 〈매운 돼지곱창에 찬 소주만 마셨다〉 중에서

★ 만화가 강풀 ㆍ 영화감독 변영주 추천 ★
★《시사IN》 독자들이 오열한 화제의 연재 ★

사라져 가는 것들이 그리워, 잊지 않으려 쓰는 이야기
- 갈수록 냉기가 도는 세상에 목젖까지 차오른 소설 같은 추억들을 꺼내다

어떤 추억은 차마 꺼내기가 두렵다. 유독 마음에 턱하니 걸리는 그리운 사람, 생각만 해도 ‘울컥’해 말을 잇기 어려운 순간들을 당신도 기억 저편에 묻어두지 않았던가. 그와 함께 나누던 밥과 술, 함께 걷던 그날의 온도와 눈앞에 펼쳐지던 풍경 같은 것들 말이다. 모든 것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는 사이, 그리운 것들은 사라지고 잊힌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 삶과 음식의 관계를 정의했던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사라져 가는 추억들을 기억하기 위해 어렵게 꺼낸 이야기들을 엮어 신간 『밥 먹다가, 울컥』으로 독자 곁을 찾아왔다.
대한민국에서 음식과 술, 노포와 추억에 관한 글이라면 박찬일을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기자로 시작해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다녀온 그는 2000년대 청담동 일대에 로컬 재료를 메뉴에 올리며 파스타 신드롬을 일으킨 주인공이고, 와인과 요리, 제철 음식과 절집 밥상까지 가로지르며 최초로 ‘글 쓰는 요리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국내 서점가의 독보적 에세이스트다. 소설가 김중혁이 명명한 것처럼 대단한 ‘국수주의자(짜장에서 냉면까지 국수를 좋아해서 붙은 별칭)’로서 면 요리를 다룬 글과 책도 남겼다. 전국의 노포를 취재하며 남긴 책(『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과 『노포의 장사법』)과 인터뷰로 ‘국립민속박물관 자료 기증자’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더 진하고 깊어진 산문 세계를 보여준 이번 책의 주제는 ‘잊지 않으려 쓰는 이야기,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웠던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녀석의 고추장에서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가 웰던이 되더라도 받아야 할 전화,
광풍과도 같던 시대를 등진 친구가 남긴 마지막 편지까지
- 삶의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29편의 에세이, 그 오래된 위로

이 책은 2022년부터 1년간 주간지 《시사IN》의 동명의 칼럼 〈밥 먹다가, 울컥〉에 연재한 원고들을 다듬고 더해 쓴 글들을 묶은 것이다. 2023년 6월 연재 중단 소식에 독자위원회로부터 중단 사유를 묻는 문의가 빗발쳤을 만큼, 매주 독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부와 성공에 대한 욕망이, 기술과 혁신에 대한 추앙만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작가 박찬일이 꺼내든 사람과 추억, 그리움과 탄식으로 가득한 이 ‘오래된 위로’는 마치 시대를 역주행한 이야기 같다. 어느 독자는 그의 글을 두고 “삶의 ‘페이소스(pathos, 깊은 감정)’가 짙게 느껴지는 글”이라 평했을 만큼, 모두가 잊었던 시절과 추억을 깊고 진하게 자극했다.
“자꾸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나이가 되”어 “한국의 100대 명산과 지하철 2호선 노선도까지 외웠다”는 저자가 잊지 않기 위해 쓰기로 한 것들은 결국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들이다. 도무지 말로 할 수 없는 밥과 사람들, 이를테면 그가 어느 식당을 개업하려던 때 무허가 건물의 복잡한 공사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주고도 “내가 무허가 인간”이라며 사라진 조선족 찐쩐룽 아저씨라든지(19-25쪽), 이탈리아 유학을 가서 생고생을 하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을 때 고추장과 멸치를 보내 사람을 울리더니 불현듯 세상을 떠난 어느 후배(31-33쪽) 같은 이들 말이다.
이제 그는 어렴풋이 안다. 사업 수완이 대단했던 그의 친구가 광풍과도 같던 사업의 흥망을 맞이하곤 친구들에게 빌린 돈 대신 죽기 전 남긴 편지에 담긴 마음(88-90쪽)을, 인지 장애를 겪는 그의 은사(恩師)가 요리사가 가장 바쁠 저녁 시간에 ‘시를 읽어주겠다’며 전화를 걸어오면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가 웰던이 되더라도” 받아야하는 이유(49-55쪽)를 말이다. 결국 고된 인생을 버티게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었다.

‘총무님’ 명한 한 장에 눈시울이 붉어지던 아주머니,
알고선 먹을 수 없는 해녀들의 성게,
돌솥비빔밥 ‘3층 쟁반’ 나르다 온몸이 ‘아작난’ 배달의 기수들…
- 식당 주방을 지탱하는 사람들, 도무지 밥알이 넘어가지 않는 사연들을 듣다

총 3부로 나누어진 이번 책에서, 1부가 작가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던 고맙고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면, 2부는 그의 일터인 식당과 주방에서 만난 서럽고 고달픈 사람들과 그 사연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경상도 어느 해안에서 만난 노년의 해녀들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성게 잔가시와 내장을 빼내는 뒷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그 보드랍고 고운 성게가 목에서 걸”리고(105-109쪽), 사라진 새댁 대신 가게를 40년 넘게 맡아주고 있다는 군산 ‘홍집’의 사장님의 툭툭 내어주는 제철 진미와 마지막에 받게 되는 말이 안 되는 영수증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93-99쪽).
특히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왔다는 ‘윤씨 아줌마’의 이야기도 쉬이 넘기기 어렵다. 요식업계에서 ‘아라이(洗い)’라고 불리는, “가장 낮은 일인 밥하는 직종에서도 더 낮은 몫인 보조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던 그녀를 부르는 ‘이모, 아줌마, 찬모, 혹은 엄마’ 등 다채로운 호칭들을 보면 누구라도 뜨끔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그녀에게 작가는 ‘총무 OOO’라고 명함을 파주었다(154쪽). 눈시울이 붉어지며 ‘태어나서 처음 벼슬해본다’며 울먹이던 그녀는 수많은 체불과 임금 떼이기를 겪다가 지금은 여의도 모 식당에서 ‘정식 찬모’로 일한다. “한번 놀러오라”며 20년째 그에게 명절마다 문자를 보낸다.
서로 누가 ‘기름빵(손이나 팔에 기름이 튀어 벌겋게 상처 난 흔적)’ 크기가 큰지 농담 삼아 겨룰 지경이라는 중국 요리 주방장들의 ‘동그란’ 고생담, 칼을 많이 써 ‘칸딘스키 스타일’로 상처가 남는다는 양식 조리사들의 ‘직선’의 무용담을 읽다보면 역시 말문이 막힌다(144-145쪽). 평생을 동대문 시장에서 머리에 ‘3층 쟁반’을 쌓아 배달하던 여사장님은 산재 처리도 안 되는 온갖 디스크에 관절염으로 척추에서 무릎까지 ‘아작’이 났다(162-165쪽). 돌솥 무게만 1킬로그램이 넘는다는 돌솥비빔밥 대유행의 시대를 견딘 수많은 배달아주머니들의 후과(後果)를 우리는 잘 모른다. 남의 밥을 해먹이기 위해 고생하고 희생하는 이들의 기막힌 사연에 우리는 왜 이토록 무심했을까.

“나는 결국 평생을 살아도 옛날만 사는 것 같다”
처절하게 가난과 사투를 벌였던 박찬일의 유년 시절
함께 버티고 자라던 친구들, 그리고 아버지…
- 나를 만든 사람들과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쉬지 않고 쓴 글이 건네는 위안

저자가 언젠가 적어두었다는 버킷리스트에는 “아버지랑 동네 목욕탕에 가서 목욕하고 병 우유 마시기”가 있단다. 이제는 이룰 수 없는 소원이다. 두부요리의 달인이었던 아버지, 긴 시간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폐병을 얻어 늘 ‘큼큼’하는 소리를 내던 아버지는 이제 지구에 없고, 더운 우유를 하나 사주고는 신문을 보며 담배를 피우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의 기억 속에 산다. 그가 “나는 결국 평생을 살아도 옛날만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어른이 못 되었다”(8-9쪽)고 고백하며 잊지 않으려 쓴 글들은 그래서 더 애잔하고 먹먹하다.
‘가난을 겨뤘다’고 말할 만큼 모두가 가난하고 어렵게 성장한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모두가 저마다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골목길을 활보하던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이제는 영화관 ‘개구멍’을 함께 드나들던 녀석도, 동네 건달로부터 자신을 구해주던 영웅 같던 친구도 각자의 시간을 걷는다. 누군가는 교도소를 다녀왔고, 또 포장마차를 끌거나, 공공근로 산불감시원이 되기도 했으며, 혹은 사라졌다. 줄곧 전학을 다녔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던 저자는 요리사가 되었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기자 직함을 벗어던진 후 20년 넘도록 많은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잊지 않기 위해 쓴다’는 그가 이 책을 마무리하며 남긴 말은 “마음 속 깊은 곳의 죄송함을 다 털어 썼다”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 역시 각자 인생의 어느 한 지점을 어루만지며 마음의 회한을 털어내기를, 그를 통해 위안 받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찬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사력을 다해 쓰는 사람.
서울에서 났다. 1970년대 동네 화교 중국집의 요리 냄새 밴 나무 탁자와 주문 외치는 중국인들의 권설음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장면이 식당에 스스로를 옭아맬 징조였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했으며, 국밥에도 적당히 빠져 있다. 이탈리아 요리는 하면 할수록 알 수 없고, 한식은 점점 더 무섭다.
다양한 매체에 요리와 술, 사람과 노포 등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했다. 『짜장면 :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노포의 장사법』,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펴내며 ‘미문의 에세이스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tvN 〈수요미식회〉, 〈어쩌다 어른〉, 〈노포의 영업비밀〉 등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광화문 몽로’와 ‘광화문국밥’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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