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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세계

섬과달

2024년 02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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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804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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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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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지금껏 두어 편의 단편소설이 소개된 것이 전부지만 미국 소설가 에드워드 P. 존스는 흑인 문학, 나아가 미국 소설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작가다. 인종, 계급, 성을 떠나 특정 상황 속의 인간들과 그 삶 모두를 존중하는 공정한 태도, 격한 순간에도 격앙이 없는 언어, 풍성하고 섬세한 서사와 묘사, 이야기에서 시나브로 배어나는 문제의식. 그는 오래전부터 대학 강사로, 2009년부터 워싱턴 대학교 교수로 문예 창작을 가르치고 있는, 어느 모로나 부족함이 없는 완성형 작가고, 그래서 이 책 『알려진 세계』가 나왔을 때 미국의 언론들은 앞서 같은 계열의 작품을 쓴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등과 견주며 극찬을 퍼부었다. 다만 그가 마땅히 누려야 할 만큼의 유명세를 누리지 않고 있는 건, 그가 워낙 과작인 탓에 7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른 지금까지도 단편집 두 권과 장편소설 한 권, 이렇게 세 권의 책만을 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의 장편소설은 지금도 『알려진 세계』가 유일하다.

『알려진 세계』는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끝나기 10년 전인 1955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가상의 마을 맨체스터 카운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서른세 명의 노예를 거느린 노예 출신의 흑인 농장주 헨리 타운센드의 요절을 계기로 그의 가족, 노예, 지인 들이 맞는 변화를 그린 과도기의 초상이다. 당시 노예를 거느렸던 사람 중에는 흑인 자유민도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인종을 떠나 ‘사람이 사람을 소유하는 일’의 아이러니와 비애를 극상의 소설 언어로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

1 연락원. 가족의 온기. 모진 날씨.
2 결혼 선물. 처음엔 점심 식사, 그다음엔 아침 식사. 봉헌 전 기도.
3 가족의 죽음. 하느님이 계신 곳. 만 개의 빗.
4 신기한 곳 국경 남쪽. 아이가 길을 떠나다. 헨리 타운센드 가르치기.
5 저 위 알링턴에서의 그 일. 소가 고양이한테 목숨을 빌리다. 알려진 세계.
6 얼어붙은 소와 얼어붙은 개. 하늘의 오두막. 자유의 맛.
7 일자리. 잡종견들. 작별의 일침.
8 동명이인. 셰에라자드. 세상이 끝나길 기다리며.
9 부패의 고장. 겸손한 제안. 조지아 사람이 더 똑똑한 이유.
10 존경하는 재판장님 앞에서의 호소. 목마른 땅. 노새는 정말로 말보다 똑똑할까?
11 노새 일어서다. 시체와 키스와 열쇠에 관하여. 미국 시인이 폴란드와 필멸에 관하여 이야기하다.
12 일요일. 미주리의 바넘 킨지.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서.

감사
작가와의 대화
옮긴이의 말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그는 꼬박 열네 시간을 밭에서 보낸 참이었다. 그는 저녁의 고요가 몸을 감싸자 밭을 떠나기에 앞서 잠시 멈칫했다. 노새는 집과 휴식을 원하며 푸르르 떨었다. 모지스는 눈을 감고 몸을 수그려 흙을 한 꼬집 집더니 이건 한 조각 옥수수빵일 뿐이다 하는 생각으로 입에 넣었다. 그는 흙을 입속에서 굴리고 삼키고 하더니 태양의 빛줄기가 검푸른 색으로, 그러다 무(無)로 이우는 게 마침 보일 때쯤 고개를 젖히고 눈을 떴다. 노예건 자유민이건 흙 먹기 분야에서 남자는 그가 유일했지만, 노예 신분인 여자들, 특히 임신한 여자들이 알 수 없는 욕구 때문에, 즉 잿불빵(ash cake)과 사과와 비계가 주지 않는 무언가를 몸이 원해서 흙을 먹는 데 비해 그가 흙을 먹는 건 그래야 땅심을 파악할 뿐 아니라 흙 먹는 일 자체가 작은 세상 속의 그를 나름 인생이라 부를 만한 것과 묶어주는 유일한 끈이었기 때문이다.
-15~16쪽

모지스는 헨리 타운센드가 사들인 첫 노예였다. 325달러를 치르고 백인인 윌리엄 로빈스에게서 매도증서를 넘겨받은. 누가 저를 함부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과 저보다 두 단계나 까만 흑인이 정말로 저와 제 그림자까지 소유한다는 사실을 모지스가 이해하기까지는 두 주 이상이 걸렸다. 매매 후 첫 주간에 헨리와 한 오두막에서 나란히 누워 자던 모지스는 제가 백인의 노예가 되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세상인데 흑인이 같은 인종을 소유하도록 해놓은 걸 보면 하느님은 정말이지 매사를 비비 꼬아두셨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이젠 저 위에 계신 하느님까지도 사업에 관여하시나?
-25쪽

오거스터스는 제 자유를 산 지 3년쯤 지나서, 그러니까 아내 밀드레드가 스물여섯이고 제가 스물다섯일 때 아내의 몸값을 완불했다. 버지니아 하원의 1806년 법안에 따르면 전(前) 노예는 자유를 취득하고 12개월 안에 연방을 떠나야 했다. 노샘프턴 카운티 출신의 어느 하원은 해방된 니그로가 “자연스럽지 못한 생각”을 노예한테 과도하게 전파할 수 있다고 법안 통과 전 지적한 바 있었고, 거기에 글로스터 출신의 다른 하원은 해방된 니그로가 노예에게 가해지는 “자연스러운 통제”를 결핍하고 있다고 덧붙인 바 있었다. 하원이 포고하길 해방된 자는 누구든 1년 안에 버지니아를 떠나지 않으면 다시 노예 신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거스터스가 탄원을 하던 해에 그 일을 겪은 건 열세 명이었다─어른 남자 다섯, 어른 여자 일곱, 가족끼리 버지니아를 벗어나기도 전에 부모를 여읜 루신다라는 여자아이 하나. 오거스터스는 주로 제가 가진 기술을 내세워 윌리엄 로빈스 외 한 명의 백인 시민을 설득한 끝에 이대로 머물도록 허락해주십사 하는 탄원을 주 의회에 겨우겨우 올린 터였다. “우리 카운티는─사실상 우리의 소중한 연방은─오거스터스 타운센드의 재능이 없다면 그만큼 가난해질 것입니다”라는 게 탄원 내용의 일부였다. 그해에 받아들여진 탄원은 스물세 개 중에서 그와 기타 두 명의 전 노예를 위한 탄원이 고작이었다. 파티에 쓰일 정성 어린 케이크와 파이를 만드는 노퍽시티의 한 여자와 리치먼드의 한 이발사, 흑인보다 백인 고객이 많은 이 두 사람이 자유민이 되어도 버지니아에 남도록 허락된 거였다.
-33~34쪽

패터슨이 아버지에 대한 호의로 저를 고용해주었단 걸 늘 잊지 않았던 스키핑턴은 맨체스터 카운티의 재원이 받쳐주는데도 당장은 보안관보를 고용하지 않았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혼자서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키핑턴은 하느님에게 속하지 않은 건 죄다 카이사르가 지배했음에 유념해 콜팩스와 로빈스의 의중을 알아듣곤 “야간 조력자”로 근무할 열두 명의 순찰반, 노예 순찰대를 조직했다. 그는 맨체스터 카운티를 셋으로 쪼개어 구역별로 세 사람씩 야간 조를 짜 배치했다. 체로키족 사내 하나를 제외하면 그들은 모두 가난한 백인 순찰대원으로 그들 중 저희 이름으로 노예를 거느리고 사는 건 겨우 둘뿐이었다. 하나는 바넘 킨지, 당시 카운티에서 가장 가난한 백인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내로 한 이웃이 말하길 “오직 피부 색깔 때문에 검둥이 신세를 면한” 인물이었다. 바넘의 유일한 노예 제프는 제 주인이 순찰대원이 될 무렵 쉰일곱 살이었다. 이 노예는 금줄이 멋들어지게 들어간 5제곱야드짜리 푸른 비단, 사람이 올라타면 태양으로 쭉 빨려 들겠다고 남들이 말하던 그 비단과 함께 가져온 후처의 혼수품이었다. 제프는 일을 못 하게 되고부터 1년 동안 바넘 부부의 보살핌을 줄곧 받다가 예순두 살에 죽었다. 사후에 어디로 갔든 제프는 프랭클린의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바넘이 마지막 몇 달 동안 읽어준 데 고마워했을 것이다. “그 책 갖고 저를 마냥 웃기시는데 거 그만두셔야 해요, 바넘 씨,” 제프는 껄껄대면서 말하곤 했다. “제가 죽으면 그건 당신이랑 그 웃긴 책 때문이에요.” 제프가 죽은 뒤 바넘은 재혼에서 얻은 맏이를 밭일에 내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아이는 네 살이었고 그즈음 금줄이 들어간 마법의 푸른 비단은 죄다 팔렸거나 사용된 참이었다. 보안관 존 스키핑턴은 어느 날 바넘 킨지에 관해서 그는 나와 같은 종교를 지닌 사람들한테 모질 수 있는 곳엔 익숙해지지 못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게 될 터였다.
-68~69쪽

“주인님이 죽었다고, 모지스?” 델피는 말했다. “우린 어떻게 되는데?” 그녀는 몇 달 뒤 마흔네 살로 제가 평생 가졌던 어떤 조상보다도, 그들을 하나하나 따져보아도 오래 산 터였다. 그녀는 자신에 관한 그 누대의 역사를 몰랐다. 다만 그녀의 뼛속에는 언제부턴가 미지의 세계에 발 들였다는 기분이 스며 있었고 그 기분 때문에 그녀는 제 발과 영혼에 너무 깊은 상처가 나지 않는 길을 걷게 되길 바랐다. 살아서 오십을 보는 게 그녀가 감히 갖기 시작한 소원이었다. 내 이름은 델피고 나이는 오십이에요. 세어봐요. 하나부터 시작해 전부 세어봐요. 델피 하나, 델피 둘, 델피 셋…….
-93쪽

헨리를 묻기 전날 밤 일라이어스는 제 딸 테시에게 줄 인형을 완성했다. 그는 제가 앉은 나무 그루터기 옆 땅바닥에 조각칼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한동안 인형을 든 채 이제 일이 다 끝났다는 공허함과 초조함을 느꼈다. 설레스트와 결혼한 이래로 자면서도 손이 쉬지 못할 땐 차라리 내내 뭘 붙들고 있는 게 도움이 되었다. 그의 다리는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잠결에 걷어차고 씰룩거리고 해서 설레스트가 밤엔 다릴 묶어놓겠다고 늘 협박이었다. “정말이지, 남편, 당신은 그 뜀박질하는 발로 나를 더 심한 불구로 만들 셈인가 봐.”
그는 손가락으로 인형의 얼굴을 죽 그어보더니 인형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는 인형이 테시처럼 보였으면 했지만 그러기엔 제가 한참 부족하단 걸 알았다. 이제 그는 손에 붙들 다른 무엇이 되도록 빨리 필요했다. 어쩌면 장남에게 줄 말 조각상. 그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한 마지막 날 배를 본 일이 있었지만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첫 배처럼은 깎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파란 하늘 밑을 조용히 항해해 가던 갈색의 거선. 배를 깎을라치면 아내 설레스트를 위해 만든 첫 빗 꼴이 될 터였다. 게다가 아들놈은 그걸 어디에 띄우게? 우물, 끝도 안 보이는 우물 저 밑에? 그는 테시에게 이 인형 얼굴은 네 할머니 얼굴이다 하고 말할 셈이었는데 그것은 딸아이 머릿속의 할머니 얼굴이 그가 기억하는 어머니 얼굴, 30년 동안 산산이 부서진 기억 속의 그 얼굴과 틀림없이 같아질 거란 이유에서였다.
-112~113쪽

『알려진 세계』는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끝나기 10년 전인 1955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가상의 마을 맨체스터 카운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서른세 명의 노예를 거느린 노예 출신의 흑인 농장주 헨리 타운센드의 요절을 계기로 그의 가족, 노예, 지인 들이 맞는 변화를 그린 과도기의 초상이다. 당시 노예를 거느렸던 사람 중에는 흑인 자유민도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인종을 떠나 ‘사람이 사람을 소유하는 일’의 아이러니와 비애를 극상의 소설 언어로 그리고 있다.

『알려진 세계』는 출간된 그해에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 결선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퓰리처상, 이태 뒤인 2005년에는 영어로 쓰였거나 번역된 세계문학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문학상”으로 불리는 국제더블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높은 공신력을 지닌 온라인 문학잡지 [밀리언스(The Millions)]의 주관하에 문학평론가, 작가, 편집자 등 마흔여덟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단이 선정한 ‘2000년도 이후 최고의 소설’에서 2위를 차지했고, 2015년에는 영국 BBC의 주관하에 미국 문학평론가들이 선정한 ‘21세기 현재까지의 가장 위대한 소설’에서 2위를 차지했다.

“최상급. 깊은 감동으로 절묘하게 만든 이 소설은 노예제를 다룬 위대한 미국 소설들이 놓인 선반에서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와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의 옆자리를 영원히 맡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글로브

노예제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일상과 딜레마
인종과 계급을 넘어 그 시절의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

『알려진 세계』는 1855년, 미국 버지니아주 맨체스터 카운티의 흑인 농장주 헨리 타운센드의 때 이른 죽음으로 이야기의 문의 연다. 어른이 되기 전까지 그는 맨체스터 카운티의 백인 유지인 윌리엄 로빈스의 노예였으나, 훗날 자유민이 되고부터는 그 백인의 신뢰와 후견으로 자립해 부를 쌓고 농장과 노예를 거느리게 되었다. 그는 백인의 법과 제도를 받아들이되 여느 농장주들과는 다른 규율로 농장을 운영 중이었지만 그가 죽자 그의 재산은 농장 운영에 서툰 그의 아내에게 물림되고, 그 변화 속에서 농장의 기강은 차츰 와해되기 시작한다.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잠겨 농장 단속에 소홀한 농장주의 아내, 보잘것없는 안정이나마 누리지 못한 채 뿔뿔이 팔려 갈까 봐 불안해하는 노예들, 그리고 한편에선 혼란을 틈타 도망의 길을 고민하는 노예들. 때는 남북전쟁이 벌어지기 몇 년 전, 타 지역에서 노예 반란 소식이 하나둘 들려오는 시점이었다. 그런 가운데 헨리 타운센드 농장의 혼란은 알게 모르게 농장 밖으로 번져, 헨리 타운센드의 가족, 노예, 주변인 모두가 각자 맞물린 상황 속에서 이런저런 선택과 도덕적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알려진 세계』는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이 닥치기 전 남부 어느 마을의 한 시절을 그린 소설이지만 지금껏 수많은 시대물이 그려온 모습과는 다른 풍광을 담는다. 인종, 성, 계급의 잣대가 뚜렷하던 시절을 이야기하면서도 특정 집단의 문제로 눙치기보다는 노예제 아래의 개인, 그 개인들의 일상, 개인들이 관계 맺고 살아가는 미시적인 모습에 깊이를 부여하는 데 주력한다. 흑인, 백인, 인디언, 귀족, 서민 할 것 없이 노예제가 그들에게 어떤 딜레마를 안겼는지, 그 속에서 맺힌 응어리를 그들이 어떻게 극복하는지, 혹은 거기에 어떻게 굴복하는지 에드워드 P. 존스는 속 깊은 애정과 존중으로 그려나간다.

『알려진 세계』는 주요 등장인물만 수십 명, 그중에는 노예 신분을 겪어보고도 노예를 거느리려는 아들과 반목하는 헨리의 아버지 오거스터스도 있고, 노예를 재산 이상으로 보지 않지만 흑인 첩과 흑인 자식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백인 실력자 윌리엄 로빈스도 있고, 제 주인이 죽자 주인의 삶을 꿈꿔보게 되는 헨리의 첫 노예이자 십장 모지스도 있고, 낮에는 좋은 일꾼이지만 밤에는 정신이 나가 싸돌아다니는 미친 여자 앨리스도 있고, 절름발을 타고났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세상 앞에 굳게 서는 설레스트도 있고, 처음부터 자유민으로 태어나 노예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헨리의 아내 캘도니아도 있고, 부모와 일찍이 헤어져 무지 속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스탬퍼드도 있고, 하느님의 정의로운 자식이지만 세속적 결함을 지닌 보안관 존 스키핑턴도 있다. 이 밖에도 그 시절을 투영하는 수많은 인물이 에드워드 P. 존스가 고안한 가상의 마을, 역사 속 어디엔가 분명히 존재했을 법한 맨체스터 카운티 안팎을 채우며 남북전쟁 이전 시절의 초상을 완성한다.

“너무나도 완전히 깨달았고 너무나도 훌륭히 설계되었으며 너무나도 강렬히 마음에 남아 읽으면 기뻐지는 책. 자기가 창조하는 세상에 이토록 완전히 들어가 사는 소설가, 혹은 그 세상을 이루는 사람들에게 이토록 완전히 살을 붙이는 소설가는, 본 서평가의 경험상 귀하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독기보다는 연민으로 인간사를 달래며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지도를 채우는 글쓰기

“권위 있는 작품. 미국 주요 문학작품 목록에서 한자리를 차지할 걸작.”
-타임

노예제와 흑인의 삶에 관해서 지금껏 수많은 연구와 작품이 있었지만 『알려진 세계』가 또 하나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건 그동안 많은 경우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 소설은 인종 무관, 거의 모든 인물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저마다의 삶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노예제에 대한 가치판단이 끝난 지금도 역사에는 재단될 수 없는 허점이 있으며, 그 틈을 들여다보면 백인과 흑인과 인디언, 계급과 계급이 서로 얽혀 있는, 노예제가 낳았지만 노예제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복잡다단한 상황들이 삶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알려진 세계』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장 단위로, 문단 단위로, 때로는 문장 단위로 넘나들면서,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전지적인 눈으로 불시에 넘나들면서 귀하든 천하든, 크든 작든 모든 인물의 삶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독자의 마음속에 심란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500여 쪽이 넘는 긴 이야기임에도 매 행 낭비가 없는 문장, 수많은 복선과 맥거핀, 어느 인물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공정함, 건축공학적인 이야기 구조 모두 에드워드 P. 존스의 글이 지닌 장점이지만 그의 글에서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그는 가치판단 따위는 미뤄둔 채 정말로 그 시절을 목격한 듯한 담담한 어조로, 노예제라는 현실과 자신의 천성 사이에서 분투하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달랜다.

“이 나라 역사의 가장 경멸스러운 일면조차 인간애와 시어(詩語)로 전하는 대가다운 솜씨에 당신은 몇 번이고 보상을 받을 것이다. 이 마술 같은 소설은 당신을 심오한 방식으로 감동시킬 것이다.”
-피플

주요한 업적.
-타임 아웃 뉴욕

탁월한 스토리텔링. 존스의 인물들은 완전하고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남북전쟁의 시발점에 올라선 미국의 복잡한 초상을 전지적 시점의 글쓰기로 독자에게 제공한다.
-로키 마운틴 뉴스

찬란한 장편 데뷔작.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입이 떡 벌어진다. 이야기꾼이자 문장가로서 존스의 재능은 가타부타 말할 게 없다. 조용히 흐르는 단어들이 점점점 쌓이다가 최고조에서 끝내 마음을 찢어놓는다. 대사는 완벽한 음정을 띠고 배경은 진짜 같으며 개인들의 분쟁은 언제나 지혜의 판결을 받는다.
-워싱턴 타임스

일단 시작하면 훅 걸려드는 책. 끝에 가서 책을 내려놓으면 남북전쟁 이전 남부 노예들의 삶을 알게 될 뿐 아니라 깊은 감동이 밀려든다. 이 소설은 필독서로 넣으시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

마음을 찢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글. 마지막 장(章)은 응보의 장면들을 우리에게 제공하는데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그 깊이 있는 연민으로 당신의 숨을 멎게 할 것이다.
-QBR 블랙 북 리뷰

매혹적이고 마음에 사무친다. 복잡하고 세련된 소설.
-볼티모어 선

감동적이다. 매혹적이다.
-뉴스위크

성경 같은 운율이 깊은 도덕적 혼란을 다룬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덴버 포스트

놀랍도록 풍성하다. 타인을 소유하는 인간이 지닌 ‘권리’의 특수성과 결과를 전례 없는 독창성과 강렬함으로 극화했다. 주요 문학상 수상 후보가 되어야 마땅하다.
-커커스 리뷰

흥미진진한 야심작. 이 책은 독서 모임의 이상적인 선택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생생하다. 서사시 같은 소설.
-북리스트

눈부시다. 철저히 독창적이어서 노예제에 관하여 이전에 쓰인 대부분의 책을 시시한 구식으로 만든다.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방대하고 신들린 역사소설. 어떤 찬사를 받든 이 소설은 자격이 된다.
-시카고 트리뷴

힘들게 얻은 지혜와 매우 효과적인 절제가 빛나는 작품. 모순의 영역을 파고들어 노예제가 받을 형벌의 무게를 단다.
-뉴욕 타임스

엄청나다. 몇 년간 내 책상에 다녀간 미국 소설 중 최고의 작품.
-조너선 야들리(Jonathan Yardley. 퓰리처상 수상 도서비평가)

내가 긴 세월 읽어온 책들 중에서 가장 강렬한, 깊이 깨달은 책. 에드워드 P. 존스가 써낸 이 현대의 고전은 잊히지 않을 이야길 들려주되 그것도 끝내 상상력을 뒤흔드는 고상함과 우아함과 수수께끼로 들려준다. 문학이 가야 할, 문학이 갈 수 있는 바로 그 문학의 모습이 이 소설이다.
-제프리 렌트(Jeffrey Lent. 소설가)

알려진 세계의 아이러니와 슬픔, 기쁨, 고통, 수수께끼, 우리 덧없는 인간 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유머를 또렷이 드러내 보이는 엄청나게 감동적인 소설─깊은 연민과 드문 재능을 지닌 작가의 강단 있고 섬세하고 대담한 책.
-피터 매티슨(Peter Matthiessen. 소설가, [파리 리뷰] 공동 창립자)

작가정보

(Edward P. Jones)
미국 소설가. 1950년 워싱턴 D.C.의 노동자 가정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나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열여덟 살까지 단칸방을 열여덟 번가량 전전하고 지적장애가 있는 남동생이 보호시설에 구인될 만큼 가난한 생활을 했지만 어머니의 지극한 헌신과 사랑 속에서 자랐다. 문맹인 어머니는 객실 청소, 주방 일 등으로 가족을 돌보았다. 일곱 살 무렵 만화책으로 글을 떼기 시작했고 열세 살에 쓰레기 더미에서 건진, 그림이 없는 “진짜” 책을 처음 접하곤 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홀
리 크로스 칼리지에 진학해 글쓰기 강의를 듣고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엔 잡지사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다가 버지니아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서른한 살이던 1981년 순수예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교열자, 대학 강사 등으로 일하면서 소설을 발표, 1992년 데뷔작이자 첫 단편집 『도시에서 길 잃기Lost in the City』를 출간해 그해 전미도서상 결선에 올랐고 이듬해 펜/헤밍웨이상을 수상했다. 2003년엔 첫 장편소설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장편소설인 『알려진 세계』를 발표, 그해 전미도서상 결선에 오르고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퓰리처상, 2005년 국제더블린문학상과 맥아서 장학 기금을 수상했다. 2006년엔 두 번째 단편집 『모두가 하갈 아주머니의 자식들All Aunt Hagar’s Children』을 발표, 이듬해 펜/포크너상 결선에 올랐다. 2010년엔 단편소설에서의 성취를 인정받아 펜/맬러머드상을 수상했다.
고향인 워싱턴 D.C.의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2009년부터 교수 생활을 시작해 지금껏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2007년부터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옮긴 책으로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카차토를 쫓아서』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소설집』 『영화광』 『아빠의 어쩌면책』 『줄라이, 줄라이』 『알려진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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